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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자본주의와 정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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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7 22:07: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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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인 |
 [제정남] 울산 북구 재선거, 민주노동당 왜 졌나, <민중의소리>2005.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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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재선거, 민주노동당 왜 졌나
대역전 결국 실패...비정규, 노동+α 등 취약지점 드러나
제정남 기자
<민중의소리>2005.10.26.
민주노동당 정갑득 후보가 결국 막판 대역전에 실패, 10.26 재선거에서 울산북구의 수성에 실패했다.
조승수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재선거가 치러진 울산북구에서 민주노동당은 무난히 승리하리라던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선거 초반에서부터 선거 후반까지 꾸준히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에게 밀리는 상황이 연출됐었다.
◆ 3일만의 대역전극은 결국 실패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들어가기 전인 지난 11일 실시된 한국사회연구소의 여론조사결과는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믿기 힘든 결과였다. 당시 <한겨레>가 보도한 바에 의하면 울산북구에서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가 41.8%의 지지를 받은 반면 민주노동당은 28%의 지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된 것.
당내 경선을 통해 10일 저녁에서야 정갑득 후보가 민주노동당 최종후보로 선출되어 주민들에 인식이 되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울산북구의 여당은 우리'를 자부해온 민주노동당은 이 여론조사결과가 발표될 때만 해도 '믿기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선거중반에 들어서며 민주노동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에서도 한나라당 윤 후보에게 10%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더군다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표심마저도 한나라당 윤 후보에 비해 절반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파악되자 민주노동당 선거대책본부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민주노동당의 약세는 지난 주 토요일이던 22일까지 계속됐다. 당시 민주노동당이 자체 조사한 바에 의해도 약 6.5% 수준의 차로 한나라당에 뒤지고 있었다. 당시 민주노동당 선본 관계자는 "이곳에는 우리가 여당이라 굳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지만 내심 초조한 기색을 숨기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여론조사결과가 완벽히 들어맞지는 않았지만 민주노동당의 패배는 꾸준했던 각종 여론조사결과에서 이미 예고되고 있었다.
◆ 너무 늦게 불붙은 현장...묘한 견제심리 작동?
울산북구에 자리한 현대자동차 내의 현장 노동자조직들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노동당에 비관적인 결론들이 난무하던 지난 18~19일을 기점으로다.
"당시만 해도 설마설마 하던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비공식적인 발언이긴 하지만, 당연히 이길 것으로 예상하고 각 정파들이 현대자동차 노조선거를 준비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이곳에서 국회의원을 당선시키지 못하면 향후 진보진영에 미칠 파장이 클 것이란 판단으로 각 현장조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투표일 1주일을 앞두고선 현대자동차 내의 진보진영 활동가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을 비롯, 노동시간 외에 거의 모든 시간을 정치활동에 쏟아 부었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 민주노총 조합원은 "민주노동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이후 내부를 추스르지 못한 상황에서 곧바로 선거가 들어갔었다"며 "선거 초반에는 운동에 집중하지 못했지만 중반 이후에는 현장 활동가들이 선거운동에 집중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하곤 했었다.
하지만 '어떤 정파에서는 모 정파의 독주를 경계하고 있다더라' '어떤 정파는 현자노조 선거에만 관심이었다' '어떤 정파는 지지기반 강화를 위해 미리 지자제 선거 준비에 여념하더라' 등의 평가들이 선거운동 기간에 난무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10.26 재선거에서 울산북구의 진보진영이 재선거 승리를 위해 힘차게 달려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들게 된다.
◆ 비정규직-정규직 노동자간의 숨은 갈등 드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지지가 높다고 평가 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었을까. 한나라당 윤두환 후보 측은 선거 막바지에 와서 큰 도박을 걸게 된다.
한나라당이 24일 현대자동차 정문에 내건 '비정규직 합의한 노동귀족 뽑지 말고 고용안전 이룩할 희망 주는 일꾼 뽑자!'라는 도발적인 현수막을 내건 것. 과거 정갑득 후보가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으로 있을 적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을 16.9%선까지 합의해준 것에 대한 공세의 일환으로,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간의 '노노갈등'을 유발시키는 전략을 펴고 나섰다.
이에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조합은 즉각 "정리해고 날치기, 근로자파견법을 만든 한나라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두 번 죽이지 마라!"며 강한 적개심을 표현하고 나섰다.
하지만 '선거 승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표심에 있다'란 분석에 비춰보면, 일정수 이상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표심이 한나라당 측으로 향한 것은 사실로 분석된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났었던 것처럼,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노동자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나타나진 않았더라도, 민주노동당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취한 것임은 명약하다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자체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더 열악한 처지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노동자들에 비해 민주노동당을 덜 지지한 것은 사회적 약자의 정당을 내세운 민주노동당으로서는 두고두고 반추해 보아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
◆ 안타까웠던 조승수 전 의원의 '석고대죄'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것은 물론, 현장 활동가들의 움직임이 부족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을까.
조승수 전 의원은 성큼 다가온 겨울을 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던 20일 오전 현대자동차 명촌주차장 앞에서 출근하는 노동자들을 향해 '석고대죄'에 나섰다. 조 전 의원의 이 같은 행동은 같은 날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퇴근시간에 다시 한 번 이뤄졌다.
'주민 여러분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겼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조승수'라 손수 작성한 입간판 옆에 꿇어앉은 조 전 의원을 지나가는 노동자들은 안타까운 눈으로 지켜봤었다.
당시 조 전 의원의 이 같은 행동을 전해들은 민주노동당 선본사무실은 한동안 발칵 뒤집어 졌었다. 가까운 지인에게도 미리 알리지 않고 불시에 조승수 전 의원이 석고대죄에 나선 것이다.
조 전 의원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로 선거운동은커녕, 공식적으로 주민들과 접촉을 할 수 없었던 상황. 때문에 당시 민주노동당 선본관계자들은 "자신을 의원으로 당선시켜줬던 지역주민들과 대화를 나눌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었다.
조 전 의원의 행동은 즉각 민주노동당 활동가들의 선거운동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조승수 의원이 뭘 잘못했다고. 의원직 박탈도 서러운데 석고대죄까지 하나. 보수기득권 세력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는 결의가 민주노동당 운동원들 사이에 급속히 전파됐다. 조 전 의원의 석고대죄 소식을 전해들은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마음이 꿈틀했을 것이란 판단이 오류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조승수 의원의 석고대죄도 민주노동당을 향한 민심의 향배는 뒤 돌아지지 않았다. 아마 이번 선거의 석패를 가장 아쉬워하는 사람 세 사람을 꼽으라면, 정갑득 후보와 그의 부인, 그리고 조승수 전 의원의 이름이 들먹여질 것이다.
◆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이 오히려 악재?
당초 민주노동당은 울산북구의 투표율을 35~40%선으로 내다봤고, 또 이 투표율에서 당선을 자신했다.
'투표율이 높아지면 불리하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는 대게 다른 지역의 경우 투표율이 높아져야 민주노동당에 유리한 것과는 사뭇 다른 판도였다.
울산북구의 특징상 지역주민과 현대자동차 노동자와 그의 가족들 간의 대결로 점쳐졌던 것이 높은 투표율을 꺼려했던 민주노동당의 분석이었다.
9만6천여의 투표인수 중 8천5백여명이 현대자동차 노조원이다. 그의 가족 수를 포함하면 '현대표'는 대강 1만5천표 정도.
때문에 40%의 투표율이라면, 3만8천여명의 유권자중 1만8천명의 표심만 잡으면 당선이 확정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투표율이 40% 이상을 올라가면 현대자동차 노동자 표심 외에도 지역주민들의 표도 일정부분 받아야 당선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민주노동당은 순수한 조직표 동원이 가능한 투표율 40%선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투표가 진행되던 26일 하루, 민주노동당 선본은 예상보다 높아지는 투표율로 인해 "이건 어떻게 되는 건가"라며 표계산으로 정신없는 장면이 연출됐었다.
조직 노동자 밀집지역으로 이미 계급투표가 현실화되어 있던 북구에서의 패배는 '노동+알파'없이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정갑득 후보의 장점이었던 '현장출신'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는 의미에서다.
민주노동당이 지역주민들 속으로 더욱 파고들어가면서도 현장노동자들의 이해관계를 꿋꿋이 대변하는 것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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