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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자본주의와 정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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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0 20:49: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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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인 |
 [강병익] 위기의 시대, 민주노동당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 <진보정치연구소>2005.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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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민주노동당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10.26재보궐 선거 이후 정치동향과 민주노동당의 혁신-
강병익(상임연구위원)
<진보정치연구소>2005.11.02.
이번 재보선결과를 보면서 26년 그 날이 떠오르는 것은 단순히 우연의 일치에 의한 연상작용일수도 있겠지만, ‘유신의 심장’이 관통 당했던 10.26과 ‘진보의 심장’-정확히 얘기하면 진보의 심장으로 ‘여겨졌던’-이 관통당한 10.26이라고 의미부여 하며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주관적 ‘소회’일까? 어쨌든 민주노동당의 텃밭으로 인식되었던 울산북구의 참담한 패배와 당지지율을 한참 밑돌며 대중의 기억속에 잊혀진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3개 지역의 선거결과는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재보선은 지난번 4.30재보선에 이어 한나라의 완승으로 끝났다. 예견되었던 결과이기는 했지만, 막상 현실의 문제가 되면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앞으로 각각 당의 진로를 놓고 격심한 내홍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지도부가 일괄사퇴하고 비상대책위체제를 운영한다고 결정한 상태이다.
열린우리당1: ‘대통령 정치’가 불러온 당내 위기
중간선거가 정권평가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여당에 불리한 선거일 수밖에 없다는 일반적 선거정치 경향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재보선 결과는 집권세력에 적지 않은 후폭풍을 몰고 올 태세다.
먼저 그 동안 잠복해 있었던 일방적 당청관계에 대한 열린우리당 내 불만이 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2일 출범한 문희상 의장체제는 이른바 ‘4대입법’논란을 둘러싸고 열린우리당 내에서 벌어졌던 이른바 ‘실용 대 개혁’의 노선대립에 대한 청와대발 정리작업의 성격을 띠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대통령의 정치’의 실체는 연정제안으로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하나는 연정의 조건으로 선거구제 개편과 궁극적으로는 개헌으로의 가능성까지 열어둠으로써 정치쟁점이 여당과 야당의 관계속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입장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다. 즉 총론을 대통령이 제시하면 여당은 각론을 형성하는 식의 분업체계를 일컫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통령의 ‘의제 던지기식’ 정치행태는 열린우리당 내 보수파와 재야파의 불만을 누적키시는 결과를 야기할 뿐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정당성을 갖는 국민적 의제를 통해 ‘공중전’ 성격의 공세적 대야당 정치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즉 지역주의타파를 위해서는 권력의 전부를 이양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적극적 연정제안에는 한나라당을 지역주의정당에 묶어둠으로써 향후 정세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 연정을 통한 상생의 정치가 참여정부가 의도한 의제이었다면, 비정규직 문제, 부동산정책, 교육문제와 같은 사회경제적 의제는 주어진 의제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사회경제적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도 정치적 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전자에 대한 국민적 지지형성에도 실패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대통령의 강조점과는 다르게 정치와 사회경제적 영역에 대한 분리경향을 가속화시키고 말았다.
이러한 ‘대통령 정치’의 실패과정은 열린우리당의 지지층 이완경향에 그대로 투영되었고, 10.26재보선완패라는 결과를 정점으로 당내 계파간 책임공방으로 전화하고 있는 것이다.
열린우리당2: 대권구도 조기가시화?
문희상체제의 조기낙마는 열린우리당내 대권구도 조기가시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 지점에서는 두 가지 딜레마가 존재한다. 첫째 당내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습하기 위해서 차기 대선주자들의 당내복귀가 뿌리칠 수 없는 유력한 카드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러한 대안이 대통령의 때 이른 레임덕과 맞물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지점에서 당청 사이에 시각차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내년 초에 선출될 당의장이 유력한 대권후보의 지위를 선점한다는 점과 현재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당청관계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점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할 수도 있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또한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없는 자리임이 틀림없다. 또한 현재와 같은 당내외의 사정을 볼 때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완패도 예약되어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속에 때 이른 대권주자 가시화가 곧바로 때 이른 대권경쟁 탈락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당내 양대축을 형성하고 있는 정동영(계)과 김근태(계)는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세균 원내대표를 정점으로 하고 있는 비대위는 내년 전당대회 준비체제의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당내 각 계파간 공방의 수위조절도 어느 정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조기 대권구도 가시화가 갖는 양면성 때문에라도 당권경쟁 국면에서는 합종연횡이 불가피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당청간에 불거져 나오고 있는 갈등양상 역시 정기국회에서 이해찬 총리가 제안한 ‘국민통합 연석회의’라는 제안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이 총리의 이러한 제안은 연정구상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지만, 그 의제가 양극화와 노사문제, 국민연금, 저출산 문제 등 주요한 사회경제적 영역에 있기 때문에 청와대와 당내 재야파 사이에 완충의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을 것이다. 물론 국회무력화를 내세우며 반대하고 한나라당의 태도 역시 완강하기 때문에 ‘반부패 사회협약’의 복사판이 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한나라당: 반사이익 정치의 결말은?
이번에도 ‘이삭줍기’에 성공한 한나라당은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재보선의 완승이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의 승리라기보다는 여당의 정치실패에 따른 반사이득을 챙긴 것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여기에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강정구 교수사태를 빌미로 한 ‘색깔있는’ 지원사격 또한 보태지는 마당에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완승이 아니면 완패인 선거였다는 점도 간과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당내에서 습관적으로 보였던 선거결과에 대한 ‘아전인수’식 해석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더군다나 대구동을의 경우, 박근혜 대표가 보름 남짓한 선거기간 중 5번이나 방문하는, 그야말로 총력전을 편 끝에 신승했기 때문에 박풍에 대한 일반적 평가와는 달리 그 실체에 대한 좀 더 신중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건 카드라는 변수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미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후보 구도는 박근혜와 이명박으로 굳어진 듯하다. 문제는 이러한 당내구도, 즉 당권경쟁구도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정당지지도로 연결되고, 부동층을 흡수할 수 있느냐에 있다. 즉 보수층 결집의 효과만으로는 30% 정당을 넘어설 수 없으며 부동층을 견인할 수 있는 흡입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어느 정도 검증된 두 사람에게는 한나라당의 고질적인 장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한계지점으로 지적될 수 있겠다. 또한 정당으로서의 의제형성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될 수 있다. 모든 사안과 의제에 대해 한나라당은 언제나 방어적이었고 수세적이었다. 유독 색깔논쟁에만 강한 면모를 보였는데, 이 역시 보수층내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숙제다.
향후 정세의 주요 키워드: 탈당, 거국내각, 개헌
10월 재보선 이후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하여 신문의 정치면을 장식할 주요 키워드는 대통령의 연정시리즈 중 탈당에 이은 거국내각 구성, 선거구제 개편논의, 그리고 개헌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여전히 한나라당의 반대입장이 견고하고, 대선 전초전으로서 한나라당은 지방선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해를 넘길 수도 있는 의제들이다. 여기에 가칭 ‘국민중심당’의 행보도 주목거리다. 국민중심당이 중부권신당의 발현태이기는 하지만, 실제 지역적 영향력은 충남정도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과 민주당과의 공조 내지는 합당, 더 나아가 현재까지 유력한 대선후보인 고건과의 관계설정 여부가 내년 이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의 실현 여부에 따라 지방선거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고, 기존 정당구도에 따른 역학관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1: ‘정체성 정치’의 실종과 원내진출 1년에 대한 심판
울산북구 선거패인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공식평가는 ①촉박한 선거일정으로 인한 선거준비 부실, ②조의원 의원직 박탈의 부당성에 대한 대중적 투쟁이 충분히 전개되지 못함 ③현장은 조직되었으나, 자영업자, 주부 등 중간층과 지역으로 확산되지 못함 ④비정규직 노동조합 및 노동자들의 열의가 충분히 조직되지 못함 ⑤노동계 비리에 대한 대중적 거부감이 지지세 확산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함 ⑥지역현안(음식물자원화재처리시설)으로 인한 지역 주민의 당에 대한 반감원 중간층 견인 실패 등을 꼽고 있다. 물론 울산북구에 갖는 정치적 상징성으로 볼 때 나열된 모든 요인이 선거결과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울산의 이 같은 결과는 해당 지역에만 국한시켜 사고하기보다는 원내진출 1년을 넘긴 시점에서 민주노동당의 정치활동에 대한 대중적 심판이라는 관점에서 파악해야 할 것이다. 울산북구가 더욱이 노동자밀집지역으로서 그 동안 민주노동당이 핵심적 선거전술로 내세웠던 ‘계급투표’의 주요대상 지역이었다는 점에서 당활동 전반에 대한 재고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먼저 노동자 서민의 정당,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당의 기본가치를 보여주는 진보정치의 역동성을 구현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이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당에 진보적 가치에 대한 시대인식이 과연 있는 것인가하는 매우 철학적인 문제에서부터 결정된 정책을 대중들에게 설득하기 위한 다양한 정치적 기제발굴에 이르기까지 민주노동당은 진보성과 정당의 역할을 교차시키는 실험에는 무기력했다. 정세대응에 대한 갑론을박은 있었지만, 견고한 보수정치체제속에서 진보담론과 의제를 정치화·사회화시키는 진보정당다운 정치활동에는 미숙함을 보였던 것이다. 독도문제와 중국의 동북아 공정에 대한 보수정당을 능가하는 민족주의적·국가주의적 대응은 신문만평에 희화화된 소재거리로 등장했고, 사회적 양극화와 비정규직에 대응은 이해당사자들을 조직하고 주체화시키는 정당의 정치활동으로 대중들에게 인정되기보다는
관련 법안을 둘러싼 정치세력간 정쟁 정도로 인식되는데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제차원에서의 진보성은 물론이거니와 ‘당의 정치’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민주노총, 전농 등과 협력관계도 중요하지만 정당으로서의 노동자정치와 농민정치에 대한 영역이 필요한 것이다.
한편 이번 재보궐 선거는 그 동안 10%에서 고착화된 정당지지도의 실체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성찰적 의미가 있다. 즉 2004년 총선을 즈음하여 민주노동당의 주요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던 중간계층-30대 화이트칼라가 중심이 되는-의 지속적 지지철회 양상이다. 울산에서는 이와 같은 양상이 지방자치·지역정치라는 측면에서 당에 대한 실망층이 대거 생성되는 과정과 연동되어 나타났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10.26재보선 결과(괄호는 17대 총선 결과)
울산 북구(정갑득) 대구동을(최근돈) 부천원미갑(이근선) 경기 광주(최종원)
득표수(명)22,835(27,212) 1,380( - ) 1,295(5,712) 2,140( - )
득표율(%) 45.51(46.89) 1.97( - ) 3.37(8.37) 3.71( - )
민주노동당2: 책임정치의 부재와 당의 혁신
민주노동당은 기회있을 때마다 정당정치와 책임정치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정당정치와 책임정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정당정치의 부재는 앞에서 기술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당의 책임지지 않는 정치풍토에 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책임정치란 정책실현을 둘러싼 제반 정치과정과 결과에 대해 정당이 갖는 공적 행태와 선거나 기타 정당 활동에 대한 책임성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지도부는 창당 이래 정책오류와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를 취한 적이 내 기억에는 단 한 번도 없다. 아마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두고 단행된 지도부 총사퇴가 유일한 선례로 남을 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그 동안 책임질 만한 일이 없었거나, 의례화된 관성 또는 당내 세력간 역학구도에서 발생하는 견제와 봐주기의 관행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첫 번째는 이유가 될 수 없다. 비근한 예로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졌던 국가보안법 철폐투쟁에 대한 평가에서 보인 당지도부의 태도는 무책임하고 무기력했다. ‘국가보안법 연내폐지’를 하반기 핵심투쟁과제로 내세우며 이의 관철을 위해 ‘열린우리당 2중대’ 발언으로 당내 논란까지 일으켰던 당지도부(최고위)에서 국보법 처리가 무산된 데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못하고 흐지부지 넘어간 것은 보수정당-이부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은 3대입법 논란으로 사퇴-에서도 볼 수 없는 무책임한 자세였던 것이다.
지도부의 책임성과 관련하여 의원단 역시 비판의 과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 의원단의 역할은 의회정치에 국한되지 않는다. 의정활동은 국회의원의 고유한 활동영역인 것이고, ‘거대한 소수전략’이라는 당 정치활동의 기반은 당이 정치활동의 중심에 서게 될 때 가능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보이지 않는 지도부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표피정당’이 아닌 한 정책과 전략, 혹은 당의 정체성을 둘러싸고 논쟁하는 것은 당의 외연확대과정에서 성장통으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의원단은 이러한 당내문제에 관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혹시 ‘당직공직겸직분리’라는 제도탓으로 돌린다면 이는 태도문제를 벗어나 의원단의 무능을 오히려 자인하는 꼴이 될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당원과 지지자들은 국정감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우등생 국회의원도 자랑스럽게 여기겠지만, 정태적이고 근엄하기까지 한 국회의사당에서 한국사회의 진보적 개혁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이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입을 통해 설파되는 장면을 더 기대할 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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