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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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2 20:58:26
박성인
[최은아] 스크린쿼터 축소반대 운동에 가려진 것들, <인권하루소식>2989호,2006.02.11.
스크린쿼터 축소반대 운동에 가려진 것들

최은아
<인권하루소식>2989호,2006.02.11.

교보빌딩 앞, 영화계의 별들(?)이 연일 스크린쿼터 축소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의 선결조건으로 정부가 지난 1월 26일 한국영화 상영의무 일수를 현행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할 것을 밝힌 이후 영화배우들은 거리로 나왔다. 이들의 결연함은 찬 기온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 하다.

불공정한 국제관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자유무역이 실은 '자유'라는 환상에 기반해 강자의 경제적 이해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음은 자명하다. 한미자유무역협정 역시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의료 교육 문화 식량 등 유 무형의 공공적 재화들을 교역의 대상으로 삼아 초국적 자본의 이윤창출에 이바지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 중 특히 영화는 산업일 뿐만 아니라 문화로서 보호·육성되어야 할 영역으로 자유무역의 대상이 아니다. 자국의 문화정책으로서 스크린쿼터는 유지되어야 하고 정부는 스크린쿼터의 축소발표를 철회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5일 <한겨레>에 실린 '박중훈 씨 1인 시위' 사진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한미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조속히 실현시키려는 정부가 '국익'을 앞세우더니,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영화배우들의 피켓에도 '국익'이 등장하는 게 아닌가! "영화인도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입니다. 스크린쿼터는 국익을 위한 것입니다" 라고 쓰여 진 피켓을 보며 착찹함이 앞선다. 영화배우 박중훈 씨는 <한겨레>와 가진 인터뷰에서 "스크린쿼터 축소가 진정한 국익이라면 받아들어야겠지만 국익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8일 이루어진 1인 시위에서 장동건 씨는 "스크린쿼터의 친구가 되어주세요. 태극기를 휘날리겠습니다"라는 피켓을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부도 영화인도 '국익'을 앞세우면서 스크린쿼터 축소 찬반의 논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국익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황우석 사건에서 국익에 대한 환상을 뼈져리게 느꼈다. 천문학적인 경제적 이윤, 잘못된 세계 제일주의가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국민들에게 강요되었을 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이 저질러질 수 있는지 국민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면서 알게 되었다. 대자본의 이익이나 정치권력의 이권이 국익으로 포장되는 것을 신물나게 보지 않았는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크린쿼터 축소반대의 논리도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이익과 일치해야 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05년 한국영화산업 통계를 살펴보면 국내 배급시장의 64%를 쇼박스(33.6%)와 CJ엔터테인먼트(30.7%)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영화산업에서 거두어들인 이익을 과연 영화인 전체 공동체와 나누고 있는가?

2004년 한국영화산업의 규모는 2조8천억원 가량으로 한국영화를 본 관객규모(2005년 현재 1억4300만 명)도 연평균 20.4% 증가하고 있으며, 순제작비 규모는 14억(99년)에서 28億(2004년)으로, 마케팅 비용은 5억(99년)에서 14억(2004)으로 상승하였다. 하지만,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임금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노동자 평균 환산 연봉은 6백40만원이고, 1회 최장 근로시간은 40.5시간이며, 4대보험 가입률은 1.3%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영화의 성장에 가려진 영화노동자들의 삶을 보건대 이들이 말하는 국익의 허실은 드러난다. 영화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억누르고 만들어진 '국익'은 더 이상 공동체의 이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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