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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중연대와 국제연대, 시민운동 |
주간동향과 초점 > 동향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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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0 21:0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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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인 |
 [전진] 전국연합의 '대규모 연합전선체 건설을 위한 방침'에 대하여, 2005.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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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연합의 '대규모 연합전선체 건설을 위한 방침'에 대하여
전진 정책위원회
2005.09.19.
최근 ‘민중연대와 통일연대의 통합을 통한 대규모 연합전선체 건설’이라는 이야기가 운동진영 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아직 논의가 공식화되지 않고 있고, 제안 주체도 불명료하면서 힘 있게 진척되고 있지는 않지만, 분명한 하나의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 전국연합은 2005년 1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대규모 연합전선체 건설을 사업방침으로 확정하였으며, 심지어 민주노동당의 하반기 사업계획에서도 양 연대조직의 통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서술되어 최고위원-의원단-시도당위원장 워크샵에서 공개적으로 문제제기가 되기도 하였다.
민중연대 나아가서는 전선(연대)운동에 대한 당의 정치적 실천적 방침이 충분히 논의되고 공유되지 못한 상태에서 먼저 양 연대조직의 통합을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대한 당의 지지와 지원을 언급하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것이다. 민중연대를 포함한 연대운동, 전선조직에 대한 당의 정치 방침을 보다 구체화 현실화하기 위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1. 민중연대, 통일연대의 통합 구상의 의미와 배경
민중연대는 출범 당시 민중진영의 ‘상설적 공동투쟁체’라는 위상을 가졌다. 이는 다른 개별 대책기구나 연대조직과 성격과 위상에서 그 질을 달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민중연대 이름에 포함되어 있는 ‘민중생존권, 민주주의, 민족자주’라는 세가지 투쟁과제를 실천 강령으로 하여 출범하였다. 출범을 전후한 당시에 작은 논쟁이 하나 있었는데, 통일운동의 과제를 민중연대가 담당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상설 공투체로서의 위상이라면 민족문제, 통일운동에서 나타나는 투쟁의 과제를 담당해야 한다는 의견과 통일연대가 통일운동의 결집체로서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굳이 그 과제를 민중연대의 과제로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었다. 결국 이 논의는 민중연대의 과제를 통일운동 ‘일반’이 아닌 민족자주의 문제, 반제와 반미의 투쟁 과제를 포함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여기서 문제는 시작되었다. 후자의 견해를 밝혔던 동지들에게 민중연대는 통일연대와는 질적으로 다른 연대기구로 인식되지 않았으며, 더욱 심오하게는 민중생존권 전선체로서의 ‘민중연대’와 민족자주권 전선체로서의 ‘통일연대’를 위치지우는 것으로 논리를 전개하기도 하였다. 민중진영의 상설적 공동투쟁체로서 개별적이고 한시적인 조직이 아니라 일상적인 민중진영의 연대기구라는 위상에 애초부터 동의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에 근거하고, 또 현실적으로는 민중연대의 올 사업에서 통일행사와 반미투쟁의 비중이 갈수록 커져가면서 통일연대 사업과의 질적 차별성이 없어지고 있다는 점과 615공준위가 출범하면서 통일연대의 독자적 사업영역과 과제가 615공준위 체제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중연대와 통일연대의 실용적인 조직통합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민중연대를 민중진영의 상설 공동투쟁체로 위치짓고, 여타의 다른 연대기구와 조직과는 그 질을 달리했던 출범의 기본정신을 훼손한 것이다. 이미 비정규공대위, 여중생범대위, 매향리범대위, KOPA, 빈곤사회연대 등의 다양한 연대조직의 틀이 있었지만 우리는 이를 민중연대와 동질적으로 사고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다양한 개별 투쟁을 전략적으로 이끌어가는 연대조직으로서의 민중연대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현실에서 민중생존권 쟁취,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투쟁과제에 실천적으로 부응하지 못한 민중연대의 현실을 보면서 조금씩 무너져갔다.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구었던 비정규직 투쟁(특히 올 초 현대자동차 불법파견과 비정규 노동자들의 농성투쟁)에서의 민중연대의 역할, 최근 삼성게이트 사건에서의 민중연대의 역할, 부동산 문제, 쌀 비준 거부 투쟁 등 현실의 사회 정치적 쟁점에 대한 민중연대의 활동은 아주 미흡하거나 기자회견식의 이벤트로 대체되기 일쑤였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투쟁, 반미투쟁으로 편중되는 모습만이 부각되었다. 이것은 현실에서 통일연대의 역할과 겹쳐지는 것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으며, 그 실천적 귀결이 양 조직의 통합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투쟁의 과제와 목표를 현실에서, 민중들의 투쟁에서 찾아내고 조직하려기 보다는 자신들의 관념과 주관적 의지에 근거하여 정하고 조직하려고 했던 것이 이런 상황의 근본적 이유이다. 이 문제는 핵심적이고 심각한 것이다. 민중진영의 상설적 공동투쟁 조직이 공동 투쟁과제를 무엇으로 설정하고, 조직사업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를 규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의 근거에는 민중생존권 쟁취를 경제주의적, 조합주의적 투쟁으로 생각하고 반미투쟁을 고도의 정치투쟁으로 생각하는 단계론적이고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기에 실천적 결론과 대안은 민중연대와 통일연대의 통합이 아니라 민중연대에게 주어져 있는 민중진영 공동투쟁의 과제를 뚜렷이 인식하면서, 이를 실천적으로 담보할 수 있도록 조직체제와 사업계획를 정비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과제 선정과 사업계획의 편향성을 정정해야 한다. 전략적 연대조직이니 대규모 연합전선이니 하는 조직형식적 논의는 이러한 과제를 담보하기 위한 실천활동을 왜곡시키고, 형식적인 조직 위상 논쟁으로 비화할 뿐이다.
2. 민주노동당과 전선운동의 관계에 대하여
엄밀히 말하면 전선운동, 즉 통일전선운동과 연대운동은 동일한 개념이 아니지만 현실에서는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통일전선운동은 특정한 역사적 조건과 정세 속에서 공동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상이한 정치조직과 사회단체, 계급 계층 조직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조직을 의미한다. 통일전선은 정치적 목표를 중심으로 단결하였기에 정치적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연대운동, 연대조직이라고 지칭할 때는 현실에서 요구되는 공동 투쟁의 과제, 공동의 실천 과제를 중심으로 조직되는 연대기구를 의미한다. 연대조직에도 정치적 성격과 목표가 녹아있지만 그 비중은 통일전선조직에 비하면 2차적이다. 그래서 연대조직이 통일전선보다 더 일반적이고 넓은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일단 전선운동(연대운동)과 정당은 상호보완 협력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민주노동당은 민중연대에서 정치적 주도성을 발휘하고 다양한 의제들을 정치적으로 대변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며, 다양한 민중연대의 참여조직들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의제들을 집약하여 공동의 과제로 정립하고 민주노동당을 보완하고 지원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과거의 공산당이 전선조직을 지도하거나 하부조직화하는 것과는 다른 정치적 리더쉽의 문제이다.
그러나 ‘진보정당은 연합전선체가 제도권에 파견한 정치적 대표체’라는 규정은 전선조직과 당의 관계에 대한 관념적 주관적 의지의 즉자적 표현이다. 현실의 연대운동에 대한 평가가 없이, 자신들의 관념에 존재하는 전략적 통일전선론에 근거한 규정인 것이다.
현실의 민주노동당은 현실의 전국연합이나 민중연대가 제도권에 파견한 조직이 아니다. 또한 전국연합이나 민중연대는 통일전선 조직의 현실태도 맹아조직도 아니다. 그러나 이들의 머리 속에는 주체주의로 단결된 자신들의 핵심대오가 있고, 이들이 조직 지도하는 다양한 조직들이 참여하는 전선조직과 그 전선조직의 한 구성원이자 합법정치부대인 진보정당이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들에게 필요할 때는 민중연대와 통일연대는 별도로 운영할 수도 있고, 필요하면 통합할 수도 있는 대상이다. 민주노동당 또한 전선체에서 제도권에 파견한 정치부대이며, 필요할 때는 독자적으로 유지할 수도 있고, 필요할 때는 자유주의자들과 통합시킬 수도 있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민주노동당 당원을 포함하여 각급 사회단체와 대중조직의 성원들을 동원의 대상과 수단으로 사고하는 지극히 비주체적이고 패권적인 발상에서 나오는 것이다.
여러 조직들이 모여 있다고 다 통일전선적 성격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통일전선은 다양한 조직과 개인, 높은 수위의 정치조직이든 낮은 수위의 조합조직이든, 모두가 동의하는 공동의 정치강령을 확립하는 것이 핵심적이다. 파시즘정권에 대한 맞서 대항하는 반파쇼인민전선, 통일조국과 새사회 건설의 과제를 핵심으로 하는 민주주의민족전선과 같은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적 성격을 가지는 통일전선은 새로운 권력 대안의 주체라는 성격을 가지는 ‘정치적’ 조직이다. 그러기에 통일전선에서 당의 정치적 역할과 위상이 중요한 것이며, 높은 사상적 정치적 결사체로서의 당이 다양한 대중조직과 사회단체를 새로운 대안사회와 권력의 주체로 세워내는 것이 바로 통일전선전략이다.
이것과 우리가 현실에서 만나고 접하는 연대조직은 그 성격이 다르다. 연대조직은 연대투쟁의 과제, 공동투쟁의 과제를 중심으로 조직된다. 개별 투쟁을 중심으로 형성될 수도 있고, 일시적으로 조직되고 해소될 수도 있고, 중장기적 실천과제를 중심으로 조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권력을 문제를 제기하는 정치적 성격을 강하기 띠기보다는 현실의 공동실천을 조직하는 연대기구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보이게 된다. 민중연대는 이 같은 상설적 연대조직이다.
당의 입장에서 보자면 민중연대는 당이 민중진영의 각 조직, 각 투쟁들과 일상적으로 만나면서, 당의 정치적 입장을 설득하고 영향력을 민중진영 전반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통로이자, 또 거꾸로 민중진영의 각 투쟁들을 당의 정치활동과 과제에서 반영하여 당의 민중적 투쟁적 성격을 강화할 수 있는 의미를 가지는 조직이다.
그러나 현실의 민중연대는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지 못했고, 당은 민중연대에서의 정치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이것은 민중연대가 민중진영 내부의 정치적 견해 차이를 뛰어넘는 공동투쟁의 구심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특정 정치그룹의 헤게모니가 배타적으로 관철되고, 민중진영 공동투쟁보다는 반미투쟁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으로 전락한 현실과 맞물려 있다. 민중연대의 혁신과 발전은 바로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고 극복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통일전선적 대중정당’이라는 담론은 상호모순적이며 관념의 혼란상태를 반영하는 표현이다. 이미 민주노동당은 당 조직 내부적으로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을 비롯한 계급대중들과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조직적으로도 이들을 대변하기 위한 조직제도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일반적인 정당과는 달리 민중진영의 다양한 집단과 계층들의 사회정치적 이해를 대변하고 반영하는 ‘통일전선적’(?)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당과 별개로 전략적 성격을 가지는 통일전선조직(대규모 연합전선체라는 관념은 이를 내포하고 있다)의 필요성과 현실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또한 정당은 연대조직과는 달리 개별 계급계층과 집단들의 요구를 나열하거나 병열하는 것으로 그 역할이 끝나지 않는다. 이러한 각 요구들을 노동계급적 시각에서 총화 정리하여 당의 강령과 정책으로 표현해야 한다. 우리는 이를 노동계급 중심의 진보정당이라고 표현하며, 사상 이념적으로는 사회주의적 지향과 가치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개별 요구와 과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굳이 표현하면 통일전선적 조직구조와 노동계급 중심적 이념성이 바로 민주노동당의 모습이다.
즉 통일전선적 대중정당이라는 표현이 가지는 긍정적(?) 측면은 사상 이념적 측면에서는 당의 통일성을 높이려는 노력과 조직제도와 구조에서는 다양한 부문과 계층을 대변하고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통일전선적 대중정당을 주장하는 세력들은 거꾸로 당의 사상 이념을 다양한 계급계층들의 이해와 요구를 나열하는 것으로 해소시키려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 대중정당론은 당의 이념과 정책을 하향평준화시키는 것이며, 통일전선적 정당론은 당의 이념과 정책을 다양한 집단들의 요구를 나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당의 생명은 이념과 사상, 정책이다. 당의 조직 구조에서 다양한 계급계층과 집단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조직적 노력을 한다는 것과 당의 이념과 사상을 노동계급의 사상, 농민들의 이념, 중소자본가들과 종교인들의 가치 지향을 한데 모아놓은 잡탕형 이념정당으로 만든다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서로 질적으로 다른 이야기이다.
3. 전국연합의 위상과 역할
전국연합은 이미 연합전선체도, 통일전선체의 맹아 조직도 아니다. 전국연합은 노동자의 힘이 그러하듯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정치그룹이다. 이들은 2005년의 핵심과제로 ‘자주통일 원년, 주한미군철수 원년 사업에 총력 집중’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는 세력이고 조직이다. 이들의 영향력에 있는 세력들을 민주노동당에 적극적으로 배치하고, 자신들의 영향력이 강한 민중연대와 통일연대를 통합하여 강력한 연대조직을 구성하여 이를 지렛대로 정치적 영량력을 극대화시키고, 현실적으로 자신들의 영향력이 약한 다른 연대기구나 사회단체에 대해서는 ‘분파주의 배격’이라는 정치구호를 통해 무력화시킨다는 조직방침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전국연합의 조직을 한 축에서는 전략적이고 더욱 강한 결사체로서 자신들의 대오를 재조직하고, 다른 축으로는 민중연대와 통일연대의 통합조직으로 자신들을 해소하겠다는 이중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것은 특정 정치그룹의 방침이기에 옳고 그르고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민중연대와 통일연대의 통합을 전선조직에서의 질적 도약으로 선전하는 것은 자신들의 정파주의적 사고를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며, 자주통일과 주한미군철수 원년 건설이라는 정치방침으로 연대조직의 활동을 이끌겠다는 것은 기간 민중연대의 정치사업과 투쟁활동에 대한 진지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부정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연대조직의 위상을 내용과 실제 투쟁에 근거하지 않고 조직 형식주의적 논리로 과대포장하는 것은 자기 조직의 조직 이해관계에 근거하여 사업을 집행하는 패권주의적 발상에 다름아니다.
그러나 전국연합의 방침 중에서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지점도 적지 않다. 노동운동, 농민운동의 혁신을 통해 대중적 기반을 확대 강화해야 할 필요성, 학생운동의 대중적 기반을 다시 재조직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지적은 전적으로 올바르다. 이것은 민주노동당의 활동과 민중연대를 비롯한 민중진영의 발전을 위해 사활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다. 민중진영의 기층과 밑바닥 조직이 무너지고 쇠퇴하고 있는 현실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운동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이것은 기층 조직으로의 하방과 활동을 통해 해결해나가야 하고 한축에서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자기혁신과 반성을 통해 이루어가야 한다.
전국연합은 우리가 그 존재를 인정해야 할 하나의 사회단체이고 정치그룹이다. 그러나 전국연합이 자신들의 관념에 근거하여 현실의 운동을 재단하고 패권적으로 재편하려고 할 때 우리는 냉혹한 사상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독립성과 자유주의 개혁세력에 대한 태도에서의 동요, 대중성과 연대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정치활동에서의 우경적 편향, 통일전선적 대중정당론에서 드러나는 조직 형식주의, 많은 사회경제적 쟁점에서 보여주는 비(非)진보적 민족주의적 편향에 대한 문제 등에 대해 치열한 토론의 과제가 주어져 있다.
4. 좌파의 실천적 대안에 대하여
전국연합의 ‘통일전선적 대중정당론’과 ‘대규모 연합전선체 건설론’에 대한 비판은 비판의 문제제기와 더불어 각급 대중조직과 사회단체, 지식인사회 속에서 원칙적이고 올바른 입장을 확산하는 실천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럴 때 비판은 완결될 수 있다.
첫째, 민주노동당이 노동자 대중 속으로 더욱 뿌리를 내리고 확대시키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 동시에 노동계급 중심성이 당 내에서 흔들릴 수 없는 원칙이 되도록 정책, 정치, 조직활동에서 노동계급 중심성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노동자 이기주의로 전락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과 긴장관계를 또한 유지해야 한다. 당 지역위원회에서도 지역의 노동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정치활동과 조직공간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 지역조직과 현장조직이 상호 부딪히고 갈등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포함하고 담아낼 수 있는 사업방식이 발굴되어야 한다. 민주노총 등 중앙조직의 방침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노동사업을 발굴하고, 기층의 노동자들을 당원으로 조직하고 당의 주체로 세워내려는 사업이 전개될 때 당의 노동계급 중심성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노동계급 중심성을 몇몇의 제도적 장치로 대체하려는 시각을 넘어서야 하고(물론 부정해서는 안되지만), 노동계급 중심성을 다양한 계급계층의 참여와 대립하는 것으로 사고하는 발상을 극복해야 한다.
둘째, 시민단체과 사회단체들 속에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를 형성하거나 또는 더 적극적으로 민주노동당에게 우호적이고 원칙적인 입장을 가지는 사회운동적 흐름을 조직해야 한다. 당 내에서, 당원들 사이에서는 계급적 원칙적 입장을 강하고 ‘깊게’ 형성해야 하지만, 당의 주변에서는 당을 지지하는 흐름과 조직들을 ‘넓게’ 형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당의 발언 수위를 낮추거나 당의 입장을 변화시켜서 주변의 사회단체의 입맛에 맞추는 것으로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이고 편향이다. 당의 우경화와 개량주의를 부추킬 뿐이다. 당의 독자성과 독립성을 강하게 유지하는 것과 당의 연대사업과 대중사업을 유연하고 폭넓게 추진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특히 여성운동에서는 이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여성운동 주류의 자유주의적 성격과 열린우리당 지지 성향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여성운동적 흐름을 당이 주체적이고 전략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여성운동과의 협력관계를 만들고 연대하는 것을 부정하지 않지만, 그것으로 당의 여성운동에 대한 개입과 대안전략을 대체해서도 안된다.
셋째, 모든 연대사업을 민중연대로 집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가능하지 않고, 민중연대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서도 적절하지 않다. 다양한 의제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연대기구 중에서 당의 중심 의제와 연결되는, 즉 빈곤과 노동, 세계화의 문제에 대한 연대조직에 대해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인적 역량을 배치하는 계획이 필요하다. 민중연대가 민중진영의 상설 공투체이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제와 사안의 연대활동을 배치하고, 이를 민중연대의 강화로 수렴하려는 노력은 실패했다. 오히려 민중연대의 제 위상을 찾기 위해서라도 빈곤과 노동, 여성, 세계화의 의제를 가지고 실천하는 연대운동, 연대조직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 당과 사회운동, 대중조직 등 다양한 공간과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들에 대한 교육을 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자신이 속한 공간의 시야에 국한되지 않고, 이를 뛰어넘어 전사회적 시야와 전망을 가지고 자신의 구체적인 활동을 만들고 실천할 수 있는 활동가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전략적인 의미를 가진다. 당 활동가들이 노동의제에 무지하거나, 노동활동가들이 당의 정치현안과 의제들에 무감각하거나, 또는 이들 모두가 제국주의와 세계화의 문제, 반전과 대안사회에 대한 상을 가지고 있지 못할 때, 활동은 파편화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활동은 두가지로 진행되어야 한다. 각급 현장단위에서 개별적이고 분산된 방식이 아니라 대중적이고 대규모적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 한축에서는 노동과 당, 반전과 세계화 등 개별 영역의 의제에 갇히지 않는 총체적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 속에서 우리는 당과 사회운동, 계급 대중운동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정치적 흐름을 형성할 수 있고, 그러한 주체 역량을 발굴하고 강화시킬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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