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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0 21:07: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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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인 |
 [최성진] (가칭)사회과학대학원 제1차 교과과정 연구발표 및 제1차 추진위원회 결성을 위한 토론회 참관기, <사노넷>2005.1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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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 사회과학대학원 제1차 교과과정 연구발표 및 제1차 추진위원회 결성을 위한 토론회 참관기
최성진
<사노넷>2005.11.08.
지난 11월 5일 연세대 상경대에서 “사회과학대학원 제1차 교과과정 연구발표 및 제1차 추진위원회 결성을 위한 토론회”가 있었다. “(가칭)사회과학 대학원 건립을 위한 공청회”가 작년 7월달에 있었던 점을 상기해 보면 상당히 오래간만에 진행경과에 대한 소식을 듣는 셈이다.
행사의 진행은 미리 공지된 것처럼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우선 해당 교과영역 별로 간략한 교과과정 발표가 이루어졌다. 이어 대략적인 대학원 운영의 방안과 추진위원회 결성에 대한 자유 토론을 진행하였다.
학제 간 경계를 뛰어넘는 총체적인 교과과정을 수립하자
교과과정은 역사, 철학, 과학철학, 사회학, 정치경제학, 정치학, 심리학에 걸쳐 포괄적인 발표가 이루어졌다. 특히 이날 발표자들은 기존에 자신들이 가져왔던 연구성과에 기반해 전문성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이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분과 학문간 연계성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풀어냈다. 이는 사회과학대학원 추진주체가 표방하고 있는 제도권 교육의 분절화된 학문편제를 지양한다는 점, 특히 신자유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연구자이자 실천가로서의 유기적 지식인을 창출하는 목표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더불어 사회과학대학원의 포괄범위를 통상적인 사회과학의 경계를 넘어 인문학, 과학철학, 그리고 심리학으로까지 확대한 점이 또한 눈여겨 볼 지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상은 아직까지 그야말로 문제의식과 구상 차원에 머물러 있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듯하다. 전체적인 교과과정의 틀이나 구체적인 내용들이 정해졌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발표자들 사이에서 그 구체적인 상에 있어서도 조금씩 다른 상을 가지고 있어 학제간 경계를 뛰어넘는 총체적인 교과과정 수립은 여전히 문제의식에 동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듯하다. 이는 그만큼 기존 제도권 교육제도의 틀을 뛰어넘어 맑스주의의 총체적인 교육 틀을 형성하는 문제가 녹녹치 않은 과제라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반대로 이런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많은 문제들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날의 발표회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전반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새롭게 발걸음을 내딛는 자리로써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학원의 운영방향을 둘러싼 난상토론
- 대학원의 입학대상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2부 순서로는 “운영방안과 추진위 조직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2부 토론 자리에서는 정해진 토론내용에 국한되지 않고 향후에 만들어질 대학원에 대한 다양한 상에 대해 난상토론이 펼쳐졌다. 참석자들의 많은 수가 대학원이 학문분야 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들 - 혁명운동에 요구되어지는 제반 연구활동, 한반도 혁명전략의 문제, 정당 건설의 문제, 현장과의 연계성 문제 등등 - 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이는 대학원이 단순히 일반적인 학문적 기능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들에 과제들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이에 대해 사회를 맡은 황선길 교수는 대학원이 “(논리적 사고를 가진) 유기적 지식인의 양성에 우선해야 한다”며 “이전에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당시 논의의 결과 학문영역과 실천영역의 (대학원 교육과정에서) 분야를 나누는 것과 엄밀한 유기적 과학자를 형성하는 것으로 일단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지난 논의를 과정을 설명하며 자신의 입장을 제시했다. 이종영 교수도 엄밀한 과학자를 길러내야 한다는 황선길 교수의 입장에 동의하며 “엄밀한 인식대상을 가진 우수한 학자들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대학원이 목적은 (현장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술적 문제가 먼저 입증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참석자 일각에서는 학술연구자 양성 중심의 대학원 운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최규진 동지는 “학자들을 배출하는 것이라면 외국유학도 있고 (성공회대, 한신대 등과 같은) 기존의 대학원도 있는데 (신생) 사회과학 대학원이 경쟁력이 있겠냐”며 현실적인 문제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대학원의 방향과 관련해서는 “대학원은 현실적인 과제들을 추려내어 자기 과제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대학원은 지식인과 현장의 네트워크, 현장과의 긴밀한 연계망을 가진 새로운 판으로 기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신을 활동가라고 소개한 한 동지는 직접적으로 “제도교육의 학제 형태는 철폐되어야 한다”며 제도권 교육제도 내의 졸업장 제도(학사, 석사, 박사학위제도)가 아니라 다양한 현장 활동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경로를 설정해야 함을 주문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대학원이 일반적인 제도교육의 틀을 거부하는 문제, 그러니까 제도교육의 졸업장을 인정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연관되면서 어떤 학생들을 받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아무래도 정식 학위 절차를 도입하여 입학의 문턱을 높인다면 다양한 활동가들이 대학원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였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문제는 대학원의 현장 접근성과 연관되어 제기된 문제였다. 대학원의 입학 대상(예상 교육 수혜자)이 현장 활동가나 진보적 학생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어떤 학생을 받을 것인가가 현실적으로 고민되는 문제의식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대학원의 진학조건과 학위 수여여부에 따라 대학원 참여의 폭과 주요한 성격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파리 제8대학의 정신분석학과의 경험(진보적이고 우수한 학자들과 학생들이 많이 집중했음에도 정식 학위증을 부여받지 못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식 대학원으로써의 위상과 활동가들에 대한 교육과 소통의 장이라는 문제를 동시에 추구하자는 의견, 대학원과 별도로 사회과학 학교를 건립하자는 의견 등이 제출되었지만, 정식으로 논의되지는 못했다.
또한 학위 수여 여부와 무관하게 대학원의 전문성과 교육질을 확보하는 문제도 제기되었다. 전문성과 교육질의 확보는 기존에 노동자 (평생)교육기관으로 이미 기능하고 있는 노동자 대학이나 사이버 노동대학 등과 기능, 내용적으로 어떤 차별성을 가질 것인가라는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 논의과정은 대학원의 상을 결정하기에는 논의할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음을 인식케 했다.
어떻게 추진의 주체들을 모아갈 것인가?
한편 대학원 추진위원의 확대방안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현재 대학원의 제안자들(강내희, 금민, 김세균, 김수행, 오세철, 정병기, 최규진, 황선길)이 주축이 되어 점진적인 추진위원 확대에 나서자는 제안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과거 간헐적으로 진행되었던 (진보적) 대학건설의 과정을 반추하며 “지난 대학건설의 과정들이 한 정파에 의해서만 진행된 역사도 있었다”며 “그런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개별적으로 아름아름 조직하는 방식보다는 전체적인 운동을 통합해 가는 방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대학원의 확대방향이 넓게 포진한 세력들의 힘을 하나로 응집한 계기로 기능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더불어 한 참석자는 기간에 대학원의 설립이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으나 구체적인 진행사항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못했던 점을 지적하며 “핵심 추진 선생님들이 강의식 세미나와 연구 단위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서 학제간 연계는 어떻게 이루어지며,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실제과정을 미리 보여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제로 (추진위원 구성을 위한) 동기부여가 될 지 의심스럽다”고 추진위 구성과 관련된 날카로운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구체적인 사업들을 진행하고 가적인 성과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대학원의 건립의 실제적인 주체들을 모아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날 발표회는 아직 대학원 구성을 위한 방향과 계획을 추진하는데 있어 해결해야 할 무수한 과제들이 존재함을 확인한 자리였다. 그 만큼 대학원이 만들어지기까지 지난한 과정들이 요구됨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맑스주의와 노동계급운동에 기초한 대학원을 건립위해 힘들지만 반드시 거쳐 가야할 관문들임에 분명하다.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은 만큼 다양한 의견들을 경청하고 공동의 의견을 모아나가는 과정들이 더욱 더 요구될 것이다. 이날 대학원 건립의 한 주체가 추진위 결성 전에 현장활동가들과 연계된 토론의 모임을 가지고 이날 나왔던 문제들을 논의를 우선 논의하자는 것도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생 친구를 갈망하는 한 노동자의 바램과 죽음이 의로운 지식인들의 각성을 불러온 역사가 있었다. 하지만 그 각성의 시작은 애처로운 노동자들에 대한 시혜적 관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적 각성은 노동자의 고달픈 삶에 대한 양심적 연대를 뛰어넘어 혁명적 맑스주의에 입각한 계급적 연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입각해 보면 노동자들에게는 분명 자신들을 혁명적으로 조직할 당도 필요하지만 스스로 해방의 주체로 발전할 이론적 지반 또한 절실하게 요구된다. 그만큼 우리 운동에서, 특히 노동운동에서 맑스주의의 기반은 넓지도 깊지도 못한 것이 현실이다. 적지 않은 활동가들과 이론가들이 대학원의 건립이 필요성에 동의할 수 있는 요인은 여기에 있을 것이다. 혁명적 맑스주의를 재조명하고 그것의 현대적이고 현실적인 요소들을 발전시킬 필요성은 항상적으로 제기왔던 문제들이었기 때문이다.
대학원 건립까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 운동에 절실하게 필요한 이론가이자 실천가인 유기적 지식인의 창출을 위해서; 혁명적 맑스주의과 노동계급운동의 결합을 위해서 더디지만 착실한 발걸음을 내딛어가야 할 것이다.
대학원 건립을 위한 1차 추진위원 구성이 이루어지는 데로 사무국 설치 등을 통해 구체적인 대학원 건립 사업들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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