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생연대회의 활동가 동지들에게
먼저 이 글의 성격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 같네요. 게시판이 논쟁으로 뜨거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글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논쟁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연대회의 활동가 동지들에게 전하는 글이지만 이 곳에 오시는 다른 동지들도 관심있게 봐주시면 좋겠네요.
이 글은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의 2005년 세미나를 알리는 광고글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글이 연대회의 동지들과의 대화를 위한 글로, 단순한 광고는 아니기를 기대해봅니다.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는 “전문성 현장성 계급성의 확보를 기본목표로 삼고 노동계급의 계급적 정치적 발전을 위한 이론 및 정책을 개발하고자 하는 곳”입니다.
볼 기회가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매월 ‘현장에서 미래를’이라는 잡지를 펴내는 곳이기도 하지요.
한노정연에서 다음주 월요일부터 그러니까 5월 23일부터 2005년 세미나를 시작합니다.
고전읽기, 자본론, 현대사회주의, 현대자본주의, 노동운동 전략전술, 맑스주의철학, 임노동 노자관계등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세미나가 시작됩니다. 매일 저녁 7시부터 세미나가 시작되구요, 장소는 사당역에 있습니다.
자세한건 한노정연 홈페이지 kilsp.jinbo.net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연대회의 동지들이 맑스주의의 전화를 주창한지 벌써 10여년이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 시간 동안 좌파운동에서 동지들이 미쳤던 수많은 긍정적 역할들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겠지요, 특히나 민주주의와 시민권에 있어서 그리고 여성운동에 있어서 동지들이 시도한 맑스주의의 전화는 분명한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개인적으로 연대회의 활동가 동지들에게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것은 아마도 동지들이 ‘맑스주의’의 전화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맑스주의의 ‘전화’만을 모색하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겠지요.
맑스주의에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맑스주의를 변화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은 분명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작업들에 있어 맑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다면 더 효율적이고 더 긍정적인 결과들이 얻어질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하겠지요. 저는 동지들이 맑스에 대한 이해보다는 그 과정들을 뛰어넘어서 곧바로 맑스주의의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는 것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맑스주의 자체에 대한 이해를 좁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맑스주의의 전화를 논의했었던 이론가들의 고민들마저도 자칫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길 수도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너무 주제넘게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자신이 최근의 동지들의 논의를 미처 완전히 따라잡지도 못한 상태에서, 어쩌면 맑스주의의 훈고학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비록 시간이 많이 걸리고 먼 길을 우회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맑스 자신의 언어로 맑스를 이해하는 것은 누구 누구의 맑스에 대한 해석을 공부하는 것과 또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 누구가 맑스를 탁월하게 이해하고 있고 또 탁월하게 발전시켰다 하더라도, 분명 그 사람이 놓쳐버린 부분들이 있을 것이고 또 그 부분들이 모두 쓸모없는 것들은 아니겠지요.
동지들에게 1년 동안 1주일에 한번 서너시간을 할애해서 함께 맑스의 원전을 읽어나가기를 제안합니다. 그것이 선집이 될 수도 있고 자본론이 될 수도 있겠지요. 이러저러한 해설서를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맑스와 직접 대화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한 과정들이 동지들의 맑스주의의 전화에의 모색에 분명한 도움이 될 것임을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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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를 알리면서 전국학생연대회의 게시판에 올린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