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맑스 코뮤날레 평가(초안)
2005.06.26.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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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는 맑스 코뮤날레 제1회에 이어 제2회 대회에도 주관단체로 참여했습니다. 연구소 임원진을 비롯해서 여러 연구원들이 행사 준비를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했으나 독자적인 세션은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제3회 대회에는 독자적인 세션을 열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입니다.
0. 여기서 제출하는 ‘제2회 맑스 코뮤날레 평가문’은 상근 연구진 내부에서 작성하여 검토한 내용입니다. 연구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다시 ‘연구소 평가문’으로 재작성할 계획이니 평가와 관련한 의견을 6월말까지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평가문 초안은 박종성 연구원이 작성했으며, 상근연구원의 토론 내용을 보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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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맑스 코뮤날레의 의의에 대해
0. 맑스 코뮤날레는 맑스의 이름으로 왜곡되거나 교조적으로 이해되었고 우리 사회에서 90년 이래 죽은 맑스의 유령을 다시금 현실 속에 불어와 현실의 변혁을 위한 이론의 힘을 발견하여 실질적으로 현실을 인간적으로 변혁하고자 하는 장이라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변혁 세력들이 맑스 속에서, 그리고 맑스를 넘어 새로운 세계를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코뮤날레 행사를 함께 하고자 했다.
0. 이러한 의미에서 1회 코뮤날레는 90년대 초반 현실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한국 변혁운동의 위기와 해체, 그리고 분열의 시대적 과정을 거치면서 새롭게 맑스주의의 위기와 해체를 진단하고 반성하는 계기로 기획되었다. 이를 위해 소위 자칭(?) 맑스주의자들이 각 영역에서 모두 모여 전체적인 맑스주의 영역을 다시금 검토하여 맑스주의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모색의 장을 갖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내고자 1회를 준비하였다.
0. 1회 대회가 전반적인 맑스주의 모든 영역들이 모여 맑스주의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면 2회는 맑스주의의 내에서의 쟁점화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2회 코뮤날레는 다시 한번 맑스주의 운동의 큰 흐름을 동일성과 차이라는 시각에서 검토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 거칠게 말하면, 동일성 철학은 노동자 계급, 당, 평의회로, 차이의 철학은 구성의 정치학, 다중의 네트워크로 그 실천적 지평을 달리하고 다른 주체를 상정하게 된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 동일성에 대한 비판적 반성으로서 다중을 변혁의 주체로 상정하는 흐름과 여전히 계급성을 기반으로 하는 당 중심으로 변혁의 주체를 결집하자는 논의가 크게 구분되고 확인되는 자리였다.
간략한 평가
0. 맑스 코뮤날레를 참여하고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사변의 바다에서 여전히 올라설 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구좌파와 신좌파의 대화 형식이라는 구조 속에서 대화의 단절을 지적한다. 이러한 지적은 정확하다. 지적의 정확성과 더불어 사실 우리 사회에서 맑스 이론이 그래도 온전한 형태로 논의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것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 조건 속에서 맑스의 이론이 다시금 논의 대상이 되어 이해의 지평을 넓혀 가는 과정에서 논의의 사변성이 연결 된다고 본다. 나아가 대화의 단절은 아직도 우리 사회의 상이한 변혁적 관점을 고수하는 데 집착하여 머물러 있다는 것, 그래서 현실을 어떻게 함께 변혁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고민이 미약하다는 것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 본다.
0. 논의의 사변성에 대한 비판은 맑스 코뮤날레에 대한 중심적 비판의 지점이다. 그러나 논의의 사변성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이론의 생성은 언제나 황혼녘에 날아오르는 것이 아니었던가. 논의는 충분히 사변적이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결정적인 문제는 논의의 사변성이 사변성의 지적 유희로 전락하거나 무엇을 했다는 만족감으로만 남아 천상의 이론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와 다르게 논의의 사변성이 지금까지 맑스를 이해하는 경직된 사고 틀을 깨는 작업으로 연결되고, 이것이 지상의 현실운동과 결합되어 운동의 위계적 질서를 새롭게 횡적으로 재편하여 지상의 현실을 변혁하는 천상과 지상의 사다리를 놓을 때, 우리에게 맑스 코뮤날레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할 것이다. 이 속에서 맑스 코뮤날레가 황혼녘에 외로이 날며 자족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현실과 호흡하며 현실에 발을 딛고 대중에게 무기로 전화될 수 있다.
0. 마직막으로 자신의 입장만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일관 되 풍요로운 논쟁의 장을 어렵게 만든 것 중에 하나는 시간적 제약성과 논쟁적인 주제를 잡지 못한 점이다. 그리고 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구좌파와 신좌파의 조건과 전제의 간극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를 단지 서로의 근본적인 전제의 차이만으로 몰고 가서는 코뮤날레의 의미가 상실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소의 지점은 코뮤날레 행사를 조직하는 내용이 형식을 바꾸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 형식을 바꿀 수 있는 조직 내용은 다름 아닌 행사 주체의 대상을 소위 ‘먹물들의 잔치(?)’에서 벗어나 ‘노동자 계급의 잔치’로 확장하는 데 있다. 신좌파와 구좌파의 대화의 단절을 해소하는 징검다리는 코뮤날레 행사의 조직 주최로 현장 노동자들이 참여이다. 이를 통해서 각각 그 실천적 문제의 한계성을 드러냄으로써 서로간의 변혁의 모색을 위한 대화가 가능하리라 본다. 물론 당장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전체 변혁의 지평에서 각 영역은 최대한 새로운 세상을 바꿀 수 있게 만드는데 서로의 힘을 모아내는 것이 이론적 투쟁이 천상의 투쟁에서 내려오는 길 중에 하나이다. 이를 위해 다음을 제안 한다.
제안
0. 3회 코뮤날레의 주최 구성에서 교수나 이론가와 현장 활동가나 노동자의 비중에 균형을 두어야 한다. 이는 현장 활동자가 노동자들의 단순한 관객으로서의 참여가 아니라, 행사를 준비하고 기획하는 주최로서, 또는 토론자나 발표자로서의 실질적인 참여를 의미한다. 이러한 실질적인 참여를 통해서만 앞서 지적한 이론과 실천의 문제를 좀 더 쟁점화 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0. 아울러 이론과 실천의 간극을 잇는 가교로서 현장의 참여가 형식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면, 이와 더불어 이론과 현실을 통일 시켜 보다 생동감 있는 맑스 코뮤날레가 되기 위해서는 맑스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과 이론을 현실의 구체적 문제 속에서 어떻게 쟁점화 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 단계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앞으로 2년 뒤에 열리는 3회 코뮤날레까지의 기간에 앞서 말한 기존의 주최를 넘어서는 주최를 조직하는 일과 토론의 구체적 쟁점화를 위한 논의 조직 구성과 토론의 시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아직은 코뮤날레가 이러한 형식과 내용으로 진전될 수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이 문제를 구체화 시키는 것이 지금까지 드러난 코뮤날레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으며, 나아가 코뮤날레의 의미를 현실적으로 확장 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0. 앞서 말한 내용을 토대로 다음을 제안합니다.
- 코뮤날레 조직위원회는 공허한 학술제를 넘어서기 위해 현장의 참여를 조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집행위원회에 현장 노동자가 참여하여 3회 코뮤날레를 함께 기획하고 구상하는 것이 필요조건이다.
- 동시에 각 주관단체들은 토론의 구체적 쟁점화를 위한 과정으로 3회 코뮤날레를 준비한다. 이를 위해 주관단체들은 학술제의 ‘구체적 쟁점화’를 위한 모임을 구성하고 여러 구상들을 집행위원회에서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현실화 시켜내야 할 것이다.
- 나아가 기존의 주관단체를 넘어서는 기획은 문화의 내용과도 연결된다. 주최 구성을 현장 노동자의 참여를 형식화함으로써 문화제를 코뮤날레 주최 단위 자체 내에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노동조합의 현장 노래패로 문화 행사의 한 부분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코뮤날레 행사에 참여하고 주최하는 모든 사람들이 문화제를 구성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그 안에서 개인의 참여든 아니면 조직적 참여든 할 수 있다고 본다. 이것이 불가능할 때 외부에서 문화 활동가를 초정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처음부터 문화제는 외부에서 한다는 발상을 전환할 때가 되었다. 또한 왜 천지인과 블랙홀이 코뮤날레 행사를 장식해야 하는가? 그들의 자유주의적 저항 정신 보다 현장의 삶의 울림이 더 코뮤날레 문화행사에 어울린다고 본다. 코뮤날레는 억압받고 착취 받는 이들의 해방을 위해 힘을 모으는 자리이지 개인적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자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0. 사변의 바다는 단지 우리에게 공허한 환상의 오아시스로 다가오거나 맹목적 당위의 메아리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척박한 현실 변혁의 목마름을 적시는 생명의 바다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3회 코뮤날레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행사진행과 관련한 간략한 평가
다음은 간략한 행사 진행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0. 다함께, 자율평론이 자료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따로 판매하였다. 행사장에서 사람들은 자료집이 없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명도 없었다.
0. 각 주관단체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기획과 진행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관단체별 행사가 맑스 코뮤날레라는 이름으로 결집된 이상 단순히 자신들의 행사를 위한 자리로 맑스 코뮤날레를 인식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적은 행사 속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주관단체는 자신들의 행사를 마치고 과연 코뮤날레 메인 섹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결합했는지 자문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이번 2회 맑스 코뮤날레가 그 주제에서 핵심적으로 드러나듯, 맑스가 왜 희망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우리 모두가 모여 함께 고민하고 서로 소통하는 자리가 되어야 이번 행사의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주관단체들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세력들이 궁극적으로 맑스의 문제제기에 대해 그 힘을 모아 보다 큰 틀에서 더 확장, 발전할 수 있는 코뮤날레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주관단체들의 유기적인 관계가 요구된다. 주관단체들을 통한 맑스 코뮤날레의 확장과 발전은 동시에 그 역도 마찬가지이다.
0. 2회 맑스 코뮤날레 책이 늦게 출판되었다. 이 문제는 행사 당일 날 학술제 참여하는 이들에게 내용 파악과 연결된다. 책이 먼저 나와 최소한 조직위원들에게 행사 전에 배포를 해 주던가, 아니면 미리 발표자들에게 요약문을 작성할 것을 제안했어야 했다. 사실 당일 날 와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발표자와 발표를 청중들의 소통을 어렵게 하는 문제로 지적된다. 소통이 안 되는 데 어떻게 토론이 활성화되리라 기대할 수 있는가?
0. 홍보문제인데 포스터를 학교에 그냥 부착하는 것은 거의 소용이 없다. 1회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학교 게시판에 붙이자마자 학교 경비들이 다 떼어 버린다. 이 문제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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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코뮤날레2회대회평가초안]연구소 평가초안입니다. 평가에 참여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