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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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17993
2006-12-25 12:53:51
박성인
영남노동연구소 해산, 2006년 12월 [연대와 실천]150호 발간을 끝으로
* 한노정연과 비슷한 시기에 출범하여 활동해왔던 영남노동연구소도 2006년 12월 [연대와 실천]150호 발간을 마지막으로 해산했습니다. [연대와 실천]150호 종간호에 실린 김석준 이사장, 임영일 소장, 강신준 연구위원의 글을 '레디앙'에서 퍼왔습니다. 참고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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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기저기서 연구소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한국사회 현재와 미래의 담론 전선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과 정책생산 능력을 갖춘 연구자들과 현장 활동가들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새사연, 희망제작소, 세교연구소 등이 최근에 출범한 대표적 연구소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노동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연구소들이 문을 닫아, 아쉬움과 함께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창립 11년만에 최근 해산된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에 이어, 지역을 근거지로 하고, 산별노조 건설과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중심 과제로 삼으며, 현장과 결합된 실천적 성과물을 내던 영남노동운동연구소도 12월에 문을 닫았다.

영남노동운동연구소에서 내는 월간지 『연대와 실천』2006년 12월호(통권 150호)는 그 마지막을 기록하는 세편의 글을 싣고 있다. 김석준 연구소 이사장, 임영일 소장, 강신준 연구위원의 글이 그것이다.

그들의 글을 소개하면서, 영남운동연구소 해산의 아쉬움을 함께 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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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소임 다하고 이제 문닫습니다  
[연대와 실천-종간호] 영남노동연구소 활동을 마무리하며

김석준 / 영남노동연구소 이사장 <레디앙> 2006년 12월 23일 (토)

지난 12월 15일 영남노동운동연구소 이사회는 『연대와 실천』2006년 12월호(통권 150호)를 발간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영남노동운동연구소 활동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러한 결정에 참여한 이사들의 마음은 한결같이 무거워 보였다.

되돌아보면 1994년 2월 창립되어 12년 10개월 동안 영남노동운동연구소는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성장과 발전에 나름대로 의미 있는 기여를 해 왔다고 자부한다. 영남노동운동연구소는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그것도 19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한 영남지역에서, 연구자들만이 아니라 현장 노동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만든 연구소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영남노동운동연구소는 1994년 창립과 함께 울산, 부산, 창원, 거제의 주요 노동조합들과 머리를 맞대고 자본의 신경영 전략에 맞서기 위한 다양한 실천 방안들을 마련하는 한편, 한국 노동조합 운동의 기본적 한계로 자리 잡은 기업별 노조체제를 뛰어넘어 산업별 노동조합 체제를 만들어 내기 위한 경로와 방안들을 모색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였다.

이를 위해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산별노조 경험들을 연구 소개하는 한편, 현장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산별노조 건설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아직 총연맹으로서 민주노총이 채 자리 잡기도 전부터 산별노조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영남노동운동연구소에 대해 현장에서는 ‘산별 만능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다른 한편 1997년 노동법 총파업을 거치면서 산별노조 건설과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민주노조운동의 당면 과제로 대두하였다. 영남노동운동연구소에서는 내부 토론을 통하여 우리의 현실에서는 두 가지 과제가 선후 관계가 아니라 동시에 추구되어야 하는 과제임을 확인하고,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실천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연구소의 많은 연구자와 현장 활동가들이 ‘국민승리 21’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처럼 영남노동운동연구소의 활동 영역은 확대되고 있었지만, 현장 활동가들의 결합은 오히려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그것은 자본의 신경영 전략 공세 때문에 현장의 조직력이 훼손 당하기 시작하여 활동가들이 현장을 빠져 나올 여유가 없어진 반면, 연구소도 현장의 다양한 요구들에 책임 있게 대응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현장 활동가들의 결합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 영남노동운동연구소 위기의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리라.

영남노동운동연구소가 당면한 또 하나의 문제점은 연구자들의 재생산이 어려워졌다는 사실이다. 서울과는 달리 가뜩이나 인적 자원이 부족한 지방에서 그나마 노동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려는 연구자들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연구 인력의 확충이 어려워지고, 그러다보니 기존 연구자들에게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아무리 출중한 연구자라 하더라도 몇몇 사람이 제기되는 모든 과제들을 전부 해결할 수는 없는 법이다. 현장과 운동의 요구는 갈수록 커지는데 반해서 연구소에서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은 제한되어 있다 보니 현장과의 괴리가 더 커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영남노동운동연구소는 연구의 면에서나 실천의 면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음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아무튼 이런 속에서도 보건의료노조를 필두로 산별노조로의 조직 전환이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마침내 2006년 들어와서는 금속노조를 포함한 주요 노조들이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마무리 지어 가고 있다. 이제는 적어도 외형적으로 볼 때에는 민주노총 내에서 산별노조로 조직 전환한 노동조합들이 다수를 점하게 되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측면에서도 민주노총의 조직적 결의에 의해 만들어진 민주노동당이 2004년 총선을 통해 원내 진입하여 나름대로 활약을 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실제로 영남노동운동연구소와 이런 저런 인연을 맺어 활동했던 사람들이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영남노동운동연구소가 애초에 설정하였던 산별노조 건설과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과제가 불충분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실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만들어진 산별노조를 산별노조답게 제대로 내용을 채워나가고, 민주노동당을 더욱 진보정당답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또 다른 과제인 셈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던가? 이 새로운 과제들은 보다 적합한 새로운 단위에서 더 적극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과제들을 실현하는데 영남노동운동연구소가 일익을 담당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그럴만한 주체적 및 객관적 조건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기에 대단히 아쉽지만 영남노동운동연구소는 자신에게 부여된 시대적 소임을 다한 것으로 보고, 이제 활동을 접기로 했다.

13년 가까이 계속되어 온 영남노동운동연구소의 경험들이 새로운 단위들의 활동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그 동안 영남노동운동연구소에 참여하여 활동했던 많은 연구자들, 현장 활동가들에게 감사의 마음과 미안한 마음을 함께 전하고 싶다. 이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더라면 영남노동운동연구소는 존속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영남노동운동연구소에 관심을 가지고 성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비록 영남노동운동연구소는 이제 활동을 중단하지만, 그 동안 연구소 활동을 통해 맺어진 사람들과 실천의 성과들은 우리나라 민주노조운동의 도도한 흐름 속에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의 건승을 기원 드린다.


현장과 함께 지샌 진지하고 뜨거운 밤들  
설레는 새 시작을 기다리며…연구 결실 행복한 기억도

임영일 / 영남노동연구소 소장, <레디앙> 2006년 12월 23일 (토)

이제 『연대와 실천』을 종간합니다. 더불어 영남노동운동연구소의 14년여에 걸친 활동도 이제 마감합니다. 그동안 함께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영남노동운동연구소는 1994년 2월 문을 열었습니다. 연구소는 우리 노동운동의 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하면서, 특히 우리 노동운동이 기업별노조 체제를 극복하고 산별노조 체제로 전환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습니다. 미흡하나마 우리 연구소의 모든 구성원들은 스스로 천명한 이 목표의 달성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참으로 무모하다고 할 만한 과제의 해결을 스스로 자임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별노조 체제에서 산별노조 체제로 전환한 사례가 전무한 상황에서 우리는 이에 필요한 모든 이론, 정책, 실천과제들을 스스로 제기하고 답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과제를 연구소의 연구위원들과 노동 현장의 현장위원들이 함께 밤새워 토론하고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말 그대로 실사구시(實事求是)의 방법으로 해결해 나갔습니다. 열과 성을 다하여 이 과정을 함께 한 부산, 양산, 마산, 창원, 거제, 울산, 대구, 경주 등 지역의 모든 연구자들과 활동가들의 모습들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힘들고 어렵고, 때로는 갑갑하고 암담하기도 했던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이 적은 밑거름이 되어 산별노조 건설운동이 한 단계, 한 단계 진전되는 것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모두의 너무도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우리 연구소가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금속산별노조의 건설은 올해 상반기 대기업노조들의 대대적인 산별전환으로 이제 그 첫 단계 조직화의 과제를 완결해가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물론 한국노총까지를 포함하여 산별노조 건설운동이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지배적인 흐름이 되었고, 그 선두 주자로서 금속이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공 등 여타 조직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금속의 뒤를 잇고 있음을 봅니다.

물론 우리 누구도 산별노조 건설이 이제 성공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고 해결해야 할 일들은 너무 많습니다. 지금의 산별 전환은 말 그대로 기존의 기업별노조들을 산별노조의 형태로 재편성하는 첫 작업일 뿐이며, 그것도 매우 불안한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동지들은 앞으로도 산적한 과제들에 대해서도 우리 연구소가 함께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할 것임을 요구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연구소 활동을 마감하기로 한 것은 우리가 이 책임을 회피하고자 함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단지 이제부터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의 내용과 성격, 무게를 감안할 때 지금까지와 같은 연구소의 틀 속에서는 그것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대로 우리는 스스로 낡은 틀을 해체하고 새로운 틀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그 새 틀이 어떤 것일지에 대해서는 아직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연구소가 어느덧 잃어가고 있었던 초창기의 모습, 즉 노동문제 전문가들과 현장의 활동가들이 헌신적으로 참여하여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고 작업하고 활동하였던 역동적인 운동성을 지금의 조건에 맞게 다시 일구어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고민을 깊이 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는 있겠습니다. 우리의 이 고민이 더 무르익어 다시금 서로 손잡고 일해보자고 모든 동지들에게 힘차게 제안할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임을 믿습니다.
  
지난 12월 15일의 이사회에서 연구소는 두 가지를 결정하였습니다. 2006년 12월 호를 마지막으로 『연대와 실천』을 종간함과 더불어 연구소는 해소하며, 약간의 남은 재정과 기타 자산은 창원의 <노동사회교육원>으로 이관한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틀 속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까지, 14년에 걸친 연구소의 활동을 정리하고 약간의 후속작업을 진행하며 이후 문제에 대한 고민을 구체화하는 과도기적 과정은 노동사회교육원의 틀 내에서 진행될 것임을 뜻합니다.

회원 동지 여러분,
여러분들 모두를 모시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토론하여 연구소의 새 진로를 모색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연구소 사무국과 이사진의 고민과 어려운 결정의 내용은 그동안 직접 간접으로 많이 전달되었을 것으로 믿습니다.

앞으로 여러 계기를 통해 부산, 양산, 마산, 창원, 진주, 거제, 울산 등 우리 회원 동지들이 지금도 고군분투하는 곳을 찾아갈 것입니다. 물론 다른 지역과 조직들에서 일하는 동지들도 찾게 될 것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다시 아래로부터 뜻과 의지를 모아가는 과정을 밟고자 합니다.

회원 동지 여러분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특히 연구소 마지막을 함께 마무리해주고 있는 박장현, 이성철 두 부소장님, 허민영 실장님, 연구소의 막내이자 새 세대의 희망인 양솔규 사무국장에게 감사드립니다.

2006년 12월 19일 밤에


권용목의 변화와 연구소 해산의 변증법  
노동운동의 질적 발전을 전환을 기대하며…산별노조가 교두보

강신준 교수 / 연구위원, <레디앙> 2006년 12월 23일 (토)

연구소가 해산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권용목씨에 대한 감회였다. 권씨와는 출범 초기 송년회를 하면서 송정 바닷가에서 조그만 배를 세 내어 새해 아침을 함께 맞았던 기억이 있다.(도피 중이던 단병호의원도 함께 자리를 했었다)

그 날 새벽 겨울 바닷바람은 매우 차갑지만 삽삽하였고 그래서 배 위에서 우리가 나누었던 희망은 아침 햇살만큼이나 힘차고 신선한 것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그런 권용목씨가 뉴라이트 운동의 전도사로 변한 것을 언론에서 보면서 이제 연구소가 해산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연구소의 출범 이후 12년이 경과하였고 그 사이에 흘러간 시간은 단순히 양적인 것이 아니라 질적인 것이기도 하였다는 감회를 강하게 받았던 것이다. 이런 생각은 사실 이미 현대자동차의 산별전환 투표 이후 가져오던 것이었고 그것이 권씨에 대한 감회와 더불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었다.

전공이 역사인 까닭에 사물을 보는 방법이 그런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내게는 강한 편이다. 역사를 해석하는 사람들은 역사를 필연의 산물로 보는 경향이 뚜렷하고 나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연구소의 출범과 해산을 모두 이런 필연성과 결부시켜 해석하고 싶다.

1994년 연구소의 출범은 당시 우리 사회(특히 노동운동)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고 그것은 크게 두 가지였던 것 같다. 하나는 현장과 연구와의 결합이었고 다른 하나는 노동운동의 조직적 발전이라는 목표가 그것이었다. 연구소는 이 두 과제를 그동안 비교적 성공적으로 수행해 냈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와 현장간의 결합력은 상당히 높아졌고 올해로 접어들면서 우리 노동운동이 결국 조직발전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역사를 필연으로 본다는 점에서 연구소의 이런 성과는 그 과제가 역사발전의 법칙과 부합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우리 노동운동은 바로 그런 역사발전에 부합하는 과제를 스스로 인식하고 수행해 나갔던 것이다.

내가 이제 연구소의 해산을 당연한 것으로 예감하고 있었던 것도 연구소의 과제가 더 이상 역사발전의 과제도, 노동운동의 요구도 아니기 때문이다. 권용목씨에게서 보듯이 그동안 우리 사회는 '변화'하였고 따라서 그 요구도 '변화'하였다.

이런 변화는 연구소 구성원들의 개인적 변화뿐만 아니라 노동운동의 변화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우리 노동운동은 양적인 발전 위에서 질적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하였고 산별노조로의 조직전환은 그런 변화의 필연성이 강제한 결과로 이해된다. 변화는 언제나 새로운 출발을 전제한다. 그러므로 연구소도 이제는 새롭게 출발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 처해 있고 따라서 해산은 그런 출발을 위한 당연한 통과의례이다. 그러나 연구소의 해산을 맞는 감회는 권용목씨를 보는 마음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개운하지 않다.

연구소의 해산이 새로운 출발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노동운동이 역사발전의 법칙에 부합하는 새로운 과제를 인식하고 설정해야 하지만 아직 그런 움직임이나 징후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권용목씨의 변화만큼이나 변화에 대한 치열한 인식의 노력을 우리 민주노조운동 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연구소의 해산이 기존 과제의 종결에도 원인이 있지만 노동진영으로부터의 새로운 요구가 더 이상 제기되지 않는데서 비롯된 바도 적지 않다는 점이 그것을 사실로 웅변해 주고 있다. 변증법이 역사를 움직여나가는 원리라고 믿는 나에게 변화는 인간(의식)과 외부환경(존재)간의 긴장과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노동운동이 새로운 과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그런 변화가 '양에서 질로의 전환'이라는 점과 산별노조가 그 교두보가 되리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시원섭섭하다”―연구소의 해산에 즈음한 솔직한 느낌이다. 무거운 짐을 벗는 듯한 홀가분한 느낌에 권용목씨 만큼의 분명한(?) 출발을 아직 우리 노동운동에게서 보지 못하는 서운함이 뒤엉킨 까닭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 노동운동과 접촉하면서 얻은 짬밥(!)의 기억이 나에게 말해주는 것이 있다.

더듬거리고 가끔 헛발길도 하지만 결국은 제 갈 길을 찾아가는 능력이 우리 노동운동에게 있다는 것이 그동안 줄곧 확인되었고 이는 우리의 경험만이 아닌 나의 전공인 세계 노동운동사에서도 그대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가야할 길이 저절로 보장된 적 또한 한 번도 없었다는 것도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이다. 변화는 자신으로부터 시작되고 그것은 외부를 향한 투쟁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연구소의 해산과 더불어 권용목씨의 변화를 털어내듯 우리 노동운동이 이 계기를 자신의 변화를 위한 좋은 밑거름으로 삼기를 마음깊이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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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인] [펌] <시사저널> 사태,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 <대자보>2007.01.23.  [1]

 박성인
2007/01/30 36217
138
 [박성인] [펌] 2006년 하반기 취업시장 신조어 봇물  

 박성인
2007/01/12 38177
137
 [한미FTA] 1월 16일 한미FTA저지 총궐기에 꼭 나오시길!!  [1]

 박성인
2007/01/12 36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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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인] [문형구]전선운동 지도부 ‘2선 후퇴론’, 왜 나왔나(<민중의소리>2007.01.02.)  

 박성인
2007/01/02 36291
135
 [박성인] 민주노총혁신과 계급운동강화를 위한 민주노총 5기임원후보선출대회  

 박성인
2007/01/02 36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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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인] “위기에 처한 민주노총 혁신을 위한 긴급토론회” 제안  

 한노정연
2006/12/27 36855
133
 [한미FTA] 한미FTA반대 송년 촛불문화제  [1]

 박성인
2006/12/27 36280

 [박성인] 영남노동연구소 해산, 2006년 12월 [연대와 실천]150호 발간을 끝으로  

 박성인
2006/12/25 36825
131
 [박성인] ‘9.11. 노사정 야합’, 모습을 드러낸 노무현판 선진노사관계  

 박성인
2006/12/22 37348
130
 [한미FTA] 맑스코뮤날레 36차 집행위원회 결과 안내  [1]

 박성인
2006/12/11 33901
129
 [한미FTA] 11월 22일 '국민총궐기' 공지 및 안내 - 한미FTA저지 교수학술공대위  

 박성인
2006/11/15 32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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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광우병 안전대책 없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저지’를 위한 대국민 호소문  

 박성인
2006/11/14 31904
127
 [박성인] [심포지움]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복합적 갈등과 위기: 한국/아시아의 ‘정치적 독점’, 변형인가 해체인가?  

 박성인
2006/11/14 3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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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상설연대체 구성 문제에 대한 민교협의 입장  

 박성인
2006/11/09 28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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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2006년 학술단체협의회 연합심포지움- “한미FTA, 세계화 그리고 한국사회의 대안적 발전전략”  [1]

 박성인
2006/11/06 29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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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한미FTA저지 비상 시국 농성 개최의 건  

 박성인
2006/11/01 48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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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한미FTA 4차 본협상 중단 촉구 기자회견 및 투쟁일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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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3 28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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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한미 FTA 저지 4차 협상 저지 일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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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3 2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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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인] <공동토론회>북 핵실험 국면, 민중운동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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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8 2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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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10/22 한미FTA끝장공연-창작뮤지컬'저푸른초원위에'조직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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