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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2 17:15: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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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인 |
 [문형구]전선운동 지도부 ‘2선 후퇴론’, 왜 나왔나(<민중의소리>2007.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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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운동 지도부 ‘2선 후퇴론’, 왜 나왔나
진보연대(준), 전체 진보진영 아우르는 지도력 구축 필요성
배혜정 문형구 기자
2007년01월02일 ⓒ민중의소리
지난 년말 <민중의소리>가 주최한 연말결산 좌담에서 김선동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내놨다. 김 총장은 진보진영의 상설연대체로 건설되고 있는 한국진보연대(준)이 본조직으로 출범할 때를 맞춰서 “그 동안 전국연합,민중연대,통일연대 지도자로 수고하셨던 분들이 이제 2선으로 물러나시는 것이 어떠냐”고 말했던 것.
‘선배 세대’에 대해 말을 아껴왔던 진보진영의 정서상 김 총장의 발언은 ‘파격’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한국진보연대(준)의 건설과정에서 이같은 문제제기들은 물밑에서 상당히 있어왔다. 결국 김 총장의 발언은 한국진보연대(준)가 애초의 문제의식이었던 ‘전체 진보진영의 총단결’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지도부의 혁신’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물 위로 꺼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양대 조직의 통합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국진보연대(준)
민중연대와 통일연대의 양대 축으로 전개되어왔던 전선운동이 큰 규모의 연대체로 단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제출된 것은 이미 2년 전. 범진보진영의 단일 전선체를 건설하자는 이 문제의식은 이후 논의과정에서 민중연대와 통일연대의 ‘수평적 통합’을 이루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지어졌다.
그러나 지난 해 12월 21일 윤곽을 드러낸 한국진보연대(준)은 민중연대와 통일연대의 ‘수평적 통합’에도 이르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아직 준비위원회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 우선 이른바 ‘좌파’ 진영들이 참여를 유보했고, 인권 여성 환경 부문의 참여가 미뤄졌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일단 참여를 거절한 상태이다.
물론 그 어느 때보다 노동자-농민간의 유대관계가 깊고, 민주노동당이 전면적으로 참여했다는 면에서 과거의 전국연합-민중연대에 비해 한 단계 전진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그러나 글자그대로 ‘한국’의 ‘진보’가 총망라되는 모습에는 미치지 못한 셈이다.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이후에도 한국진보연대와 함께 가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 “(한국진보연대 내에서) 인권운동의 어떤 발언력이 있겠느냐”며 비판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인권운동단체 입장에서는 (한국진보연대가) 한 정파나 정치세력의 연합체로 보인다”면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헤게모니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고 강한 거부감을 내비쳤다. 박 상임활동가는 평택미군기지반대투쟁이나 한미FTA반대투쟁에서 주요 대중단체와 함께 핵심적인 역할을 했었다.
사회진보연대나 노동자의 힘 같이 ‘좌파’로 평가되는 단체들의 불참 이유는 주로 ‘패권적 모습’이다. 즉 진보운동 내에서 소수파인 자신들의 목소리가 거의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화연대 최준영 정책실장은 “문화연대도 그렇지만 큰 대중조직이 아닌 경우에는 연대운동 내에서도 소외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최 실장은 “문화연대는 (한국진보연대) 기획단이나 준비모임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주체들 사이의 ‘신뢰의 위기’가 진정한 문제
그러나 진보운동 내에서 소수파-다수파의 구도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노,농 등 기본계급 단체들과 문화,인권,여성 단체들이 규모에서 차이가 나는 것도 당연한 일일 뿐이다. 결국 단체 규모의 크고 작음이나, 정치적 입장의 다수 소수가 아니라 추진주체들 사이의 ‘신뢰’의 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이 핵심적 문제로 보인다.
연대운동은 어떤 활동보다도 추진주체들간의 신뢰가 큰 작용을 한다.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단체들이 한데 모여 활동을 하려면, 때에 따라 ‘참고’, ‘양보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들은 상당한 기간 동안의 공동투쟁을 통해서 서로를 잘 알고 있는 편이다. 결국 공동사업의 경험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기 보다, 공동사업을 통해 오히려 신뢰가 약해진 상황이라는 것이 진정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김 총장의 ‘지도부 2선후퇴’ 발언은 이후 한국진보연대(준)이 본 조직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논란의 초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 총장의 발언대로라면 이는 사실상 전선운동의 ‘세대교체’에 준하는 변화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든 대다수 진보진영을 아우르는 지도력의 구축은 하나의 대전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진보연대(준)이 어떤 슬기를 발휘해 나갈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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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농연대 기반 총궐기 투쟁 성과"
[좌담회①]2006년 민중운동진영 결산-총궐기, 진보연대
정웅재 기자
2006년12월30일 ⓒ민중의소리
2006년 민중운동진영은 한미FTA 반대 투쟁, 비정규법 개안 저지 투쟁 등 한 해 내내 숨가쁘게 달려왔다. 2006년을 마무리하며 투쟁의 주요 세력이었던 민주노총, 전농, 민주노동당, 전국민중연대 사무총장급 지도부와 좌담을 진행했다.
좌담회는 29일 영등포 대영빌딩 민주노총 2층 사무총장실에서 약 2시간 진행됐다. 김태일 민주노총 사무총장, 전기환 전농 사무총장, 김선동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박석운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이정무 <민중의소리> 편집국장이 사회를 봤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노-농 연대에 기반한 민중 총궐기가 규모있게 진행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태일 총장은 "신자유주의의 흐름이 법으로 제도화되고, 고착화된 한 해였다. (이런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노동자 민중의 저항이 거셌다"라고 한 해를 돌아봤다.
전기환 총장도 "총궐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농연대가 실현됐고 투쟁 승리의 희망을 보았다"라고 말했다.
김선동 총장은 "비정규 확산법 통과, 노사관계 로드맵 강행 처리 등 기층 민중들의 무권리가 가속화된 한 해였다"라고 돌아보며 "새로운 체제의 필요성이 민중들의 고통 속에서 확인되고, 그 체제의 가능성을 연 한 해였다"라고 평가했다.
대화는 내년 3월 발족을 목표로 준비위원회가 꾸려진 진보세력의 상설연대체인 '한국진보연대(준)'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진보연대는 노-농 연대투쟁에 기반해 건설되고 있어 기존 상층 중심의 연대체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며, 진보연대가 여러 세력을 아우르며 대중의 희망으로 우뚝서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아래는 좌담회 내용 중 올해 평가, 진보연대 구상과 관련한 전문이다.
이정무 편집국장(이하 사회자) : 민중운동 진영의 한 해 투쟁을 돌아보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내용은 3가지 정도만 얘기해보자. 하나는 올해 평가, 두 번째는 한국진보연대 관련한 구상, 세 번째는 내년 대선 얘기다. 제가 사회를 본다기보다 자연스럽게 얘기했으면 좋겠다. 우선 올해 평가부터 부탁한다.
"노농연대 기반한 총궐기가 밀도있게 진행됐다"
김태일 민주노총 사무총장(이하 김태일) : 노동계급의 입장에서 되돌아보면, 우리사회에 밀어닥친 신자유주의 흐름들이 법으로 제도화되고, 고착화된 한 해다. (이런 가운데) 어느 때보다 노동자, 민중의 저항이 거셌다. 정권과 자본의 입장에서 보면 비정규법안, 노사관계 로드맵 등0 신자유주의로 연결시켜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높았고, 관철이 됐다. 또 신자유주의 결정판 이라고 할 수 있는 한미FTA 체결을 정부가 서두르면서 거기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투쟁도 강도있고, 밀도있게 진행됐다. 민주노총은 대외적으로 많은 비판받으면서 10차례 이상 파업을 했다. 연말에는 우리 운동이 한 단계 진보한 총궐기가 있었다. (총궐기가) 말은 쉬운데 어려운 과정이다. 그 부분이 많이 평가돼야 한다. 총궐기가 실현됨으로써 밀도있게, 규모있게 진행된 투쟁이 있었던 한해였다.
전기환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이하 전기환) : 2000년 들어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농업을 강타했다. 우리는 한-칠레FTA 쌀개방을 막지 못하면서 한 번의 투쟁이 더 남았다고 얘기했었다. 바로 한미FTA 투쟁이었다. 지난 (한-칠레FTA 반대)투쟁 통해 반성했던 것이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막는다는 것이 어느 계층의 힘만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올해는 노동자, 농민이 연대해야겠다. 그래서 신자유주의를 끝장내는 투쟁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총궐기 투쟁을 준비하며 솔직히) 민주노총을 원망도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마지막에 총궐기 준비하는 과정에서 노농연대가 실제로 됐다. 올 투쟁에서 승리의 희망을 보았다. 단순히 한미FTA 투쟁 승리뿐만 아니라. 노동자, 농민의 중심성을 갖고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노농연대를 실현했다. 그러나 조직내적으로 반성되는 부분은 5년동안 투쟁을 하면서 조직내를 추스르는 사업을 거의 못했다. 농업계와의 연대를 통해 우리 농업의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거의 하지 못했다. 노농연대 투쟁 승리의 희망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에 맞선 우리 농업의 대안을 찾지 못했던 한계가 있었다.
김선동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이하 김선동) : 올해 가장 중요한 지점은 800만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태를 더욱더 무권리의 상태로 몰아가는 ‘비정규확산법’이 통과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민주적인 노사관계를 무력화시키는 노사관계로드맵이 강행 통과됐다는 것이다. 기층 민중들의 무권리 상태가 가속화된 한 해였다. 또 정치적으로는 열린우리당의 몰락과 보수로의 회기 경향이 있었다. 이것은 올 해의 특징으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바로 서민 민중의 고통을 대변하는 정치세력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87년 이후로 절차적, 형식적 민주주의는 향상됐지만, 내용적 민주주의는 후퇴했다고 보는데, 더 이상 87년 민주주의가 유지될 수 없음을 올해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체제의 필요성이 민중들의 고통 속에서 확인되고 있고, 새로운 체제의 가능성을 연 한 해다. 기층 민중의 중심인 노-농이 연대 투쟁하고 그 대열에 미숙하나마 진보정당이 함께했다. 이것이 한국진보연대 준비위원회체계로 이어졌다. 새로운 세력의 정비, 출현으로 87년 체제의 종언이 드러났다. 당이 주도세력으로 자기 역할을 하게 된다면, 새로운 창당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사회자 : 김선동 민주노동당, 전기환 전농 사무총장께서 올 한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셨는데, 사실 올해 싸움을 해서 법안은 하나도 못 막았고, 포항지역건설노조 하중근 동지의 핏 값도 못 받았다. 대중적으로 봐도 민중진영, 진보진영의 권위가 올라갔다고 보긴 어렵고, 고생은 했지만. 남은 것이 없는 한 해 아닌가?
박석운 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이하 박석운) : 내년이 IMF 10년인데, 역사적으로 보면, (정부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드라이브 정책에 파열구를 내는 투쟁이 의미 있었다. 한미FTA투쟁의 승리가 눈 앞에 보이고, 노-농 동맹에 기초한 각 부문의 연대투쟁이 있었다. 현재 정상적인 과정으로는 (한미FTA는) 타결이 불가능한 상황으로까지 몰고 갔다. 내년 3월에 ‘끝장’투쟁을 해서 저지시킬 것이다. 작년 말의 전용철 열사 투쟁의 승리로 시작해, 또 다른 승리의 길목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세세하게는 아쉬운 점도 많지만, 큰 흐름으로 보면 긍정적이다. 또 하나는 한국진보연대의 발족이다. 98년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강풍이 몰아칠 때 발족해 쐐기를 박았어야 했는데, 지각을 했지만, 진보연대 발족은 새로운 기풍을 만들어내는 발판이 될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하중근 열사 투쟁을 승리로 귀결짓지 못했다는 것인데, 투쟁이 끝났다고 보지는 않는다. 또 민중진영이 제도권, 기득권층으로부터 집중적인 왕따 시도를 당했다. 특히 민주노총이 언론이나 여론으로부터 타격을 받았다. 한편으로 지치기도 했지만, 노-농 동맹으로 새로운 질을 만들어내는 단초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서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일 뿐, 주체 역량 구축 성과있다"
사회자 : 김태일 총장께서 한 말씀 보태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태일 : 평택투쟁을 빼놓고 올해를 얘기할 수 없는데, 평택투쟁과 한미FTA 투쟁이 시기적으로 맞닥뜨려지면서 전체 민중운동 전선이 반미반전의 지향성을 분명하게 할 수 있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란 추상적인 전선이 보다 구체적이고 분명해진 한해였다. 우리의 투쟁이 북핵 정국과 맞물리면서 이 땅의 평화를 위협하고 민중들의 삶을 고통에 빠트리는 본질, 모순이 무엇인가에 대해 국민들의 자각이 높아졌던 한 해였다. 실제로 국민들도 보수언론의 여론조사에서조차도 북핵문제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인식을 보편적으로 갖고 있고, 국민 절반 이상이 FTA 반대 의견을 갖는 등 우리 국민들이 이 땅의 모순들을 분명하게 자각하기 시작하는 한 해였다. 사회자가 올해 투쟁 실패한 것 아니냐고 질문을 했는데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정세의 주도권을 갖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부분적 개량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 투쟁은 승리할 수 없는 투쟁이었다. 다만 반미반전의 커다란 흐름에서 민중진영이 전선을 구축하고 새로운 사회의 전망을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 모색하고, 역량을 구축하는 시기였다. 법안을 못 막은 것 아니냐고 평가하면 대단히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평가는 정당한 평가라고 하기에는 부적절하다.
김선동 : 지난 해 투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좀 성급한 평가라고 본다. 지난 해 투쟁은 07년, 08년으로 이어질 긴 항쟁의 서막이고, 서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06년에 한정지어서 평가할 게 아니다. 연속되는 투쟁 속에서 평가해야 하고, 이어질 투쟁의 서전이었다. 그 속에서 앞으로 투쟁을 일구어 낼 주체 역량을 준비한 성과가 있다.
전기환 : 우리가 사업을 계획할 때 단기적 사업계획을 제출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07, 08년 가는 길목이다. 이속에서 우리의 연대를 어떻게 구축하면서 전선을 광범위하게 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조직적 목표가 있을 텐데. 올해 두 가지 중요한 보루를 만들었다. 범국본을 광범위하게 꾸려서 이 힘에 기반해 한미FTA 이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기반으로 한 진보연대 준비위도 건설했다. 승리가 눈앞에 와 있어야지만 승리로 알고 있는데, 우리 대중단체들은 승리의 관점을 조직적 관점과 정책지향성 등에서 평가해야 한다. 힘을 얼마나 결집했나를 돌아보면 지지는 않은 한 해였다고 평가한다.
박석운 : 어떤 의미에서는 끝도 없이 싸웠다. 민주노총도, 전농도. 당장 눈앞에 보이는 소득은 크지 않지만, 새로운 질을 만들 수 있는 소득이 있었다고 본다.
김태일 : 상설연대체 얘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면, 상설연대체 건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는데, 올해 투쟁을 보면서 그런 목소리가 상당부분 잠재워지지 않았겠나 판단한다. 실제 이 투쟁이 연대연합에 의해 규모있게 진행되면서 상설연대체 건설에 대한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민주노총도 한미FTA, 로드맵, 비정규직 등의 요구를 묶어서 저지선을 쳐가면서 민중연대, 당과 조율을 하면서 하반기에 민중총궐기를 구체화했다. 날짜를 박아 노동자는 파업으로 농민은 총궐기로. 양 조직의 이해관계 다르거나 호흡이 안 맞으면 지난해처럼 노동자는 여의도에서 농민은 대학로에서 제각각 하고 헤어지기 십상인데, 올해는 잘 됐다. (이 과정에서) 앞으로 (노농 연대투쟁을) 제도적으로 해나가기 위해 한국진보연대의 필요성을 대중들이 실감하게 만들었고 보다 빠르게 진행되게 됐다.
사회자 : 좌담의 재미를 위해 좀 더 비판적인 얘기를 해보자. 진보연대 얘기로 넘어가면 제도권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진보적 매체들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인데 진보연대의 중요한 싹이 현실에선 그다지 눈에 띄는 존재가 아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김선동 : 석가모니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을 세 가지를 꼽았다. 호랑이 새0끼, 어린아이, 작은 불씨다. 왕왕 새로운 흐름, 새로운 징조를 보지 못하는 경우,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진보연대는 노동자 계급과 농민의 연대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날 상층연대에 기초하는 조직과는 다르다. 게다가 진보정당이 함께 하고 있다. 현재 주류언론과 진보언론에서 관심을 갖지 못한 것은 충분히 해설, 홍보하지 못한 부족함도 있다. 하지만 역사적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는 관성화된 관점도 원인이다.
박석운 : 드라이하게 얘기하면 (진보연합 준비를 위한 대표자회의 때) 내가 취재진을 나가라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웃음) 일단, 한국진보연대는 현재까지 가능태다.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가능태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FTA총궐기 1, 2, 3차 했는데 종합해 보면 대중투쟁은 어지간히 했다. 종전의 양상을 훨씬 뛰어넘는 위력적인 투쟁을 했다. 그러나 중앙정치전선이 부족했다. 대 여론전, 중앙이 대중들의 투쟁을 정치적인 성과로 이어 나가는 정치전선이 미흡했다. 진보연대는 투쟁을 정치적 성과로 이어나가야 한다. 투쟁하느라 준비가 미약했다. 그건 명확하다. 실무진 선임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논의는 계속 해 왔기 때문에, 우선 준비위원회 만들고, 3, 4월에 본 조직 띄우는 방식으로 간다.
"시민계층에 대한 조직화가 전개돼야 한다"
사회자 : 약점이나 과제를 짚어서 얘기해보자.
김태일 : 진보연대가 어디에 방점을 찍어서 사업을 할 것인가? 실제로 보면 우리 국민의 대다수가 한미FTA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도시 시민들의 자발적 결합이 미흡한데, 국민항쟁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도시에서 시민 참여가 없다. 시민으로 표현되는 계층에 대한 집중적인 조직화가 전개돼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가 과연 우리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우리 사회는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자본주의 국가와 달리, 영세자영업자들이 전체 경제활동의 30%를 유지하고 있다. 도시 영세자영업자 계층은 이전에 노동자였거나 농민이었다. 이 30%에 대한 조직화가 필요하다. 이들이 소위 시민이라고 통칭되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노동자만도 못한 자영업자들이 절대다수다. 그 계급 계층까지 묶을 때 우리사회 전체 세력 아우르면서 진보연대가 우리사회 주력세력으로 설 수 있다.
전기환 : 진보연대는 노-농연대 기초 투쟁이 있어서 가능했다. 하지만 노동자, 농민이 얼마나 계급적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있냐는 과제가 남아 있다. 농민이 노동자를 얼마나 이해하고 노동자가 농민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함수관계를 빨리 만들어내는 것이 진보연대의 강화, 발전에 중요하다. 11월 21일 노동자, 농민 연대하며 희망도 가졌지만 농민들이 노동자 문제로 투쟁을 같이 할 수 있을 것인가? 비정규악법, 로드맵 등 농민들이 마음은 있어도 결합하지 못했던 한계도 있는 것이다. 각각의 문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문제라는 것을 알면서 내용을 채우면서 연대를 할 때 진보연대가 남한사회의 정치세력으로 설 수 있다.
김태일 : (공감하며) 의제 개발이 시급하다.
전기환 : 최근 많이 느낀 것인데 노-농간의 이견이 있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도 상당히 중요하다. 진보연대가 희망적인 것은 민중연대로 대변되는 연대연합체가 상층중심이라면 지금의 진보연대는 지역에서부터 연대의 힘이 중앙을 압박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진보연대에 상당수(단체)가 참여 안 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99%가 참여하고 1%가 참여 안 한 것이다. 왜냐면 지역은 연대가 높기 때문에 항간에서 말하는 일부의 모임이라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김선동 : 두 분 말씀을 받아서 본다면, 기층과 현장으로 봐야 된다. 농촌의 현장, 도시의 현장을 이야기 하셨는데, 이것을 담을 수 있는 조직적 틀을 민주노동당에서 이해 당사자, 피해 대중들, 서민들을 당의 지역조직의 활동방식과 양식으로 정형화해 갈 생각이다. (사업계획을) 당대회에서 제출할 것이다. 진보연대가 가야 할 길은 대동 연대와 연합이다. (진보연대는) 기층과 여러 중간계층을 더욱 폭넓게 끌어안아야 한다. 올해 항쟁의 서전에서 주체를 마련했다면, 이것이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한국사회의 새로운 체제를 수립할 주체로 서지 않겠냐 생각한다.
사회자 : 박석운 집행위원장께서 정리하시고 대선이야기로 넘어가자.
김선동 : (앞서의 이야기를 이어가며) 도발적으로 얘기하면, 한국진보연대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과 관련해서 사견인데, 본 조직 출범할 때쯤이면 그동안의 전국연합, 민중연대, 통일연대 등 지도자로 수고하셨던 분들이 이제 2선으로...(김선동 총장의 문제제기에 대해 다른 좌담회 참석자들은 적절하지 않다며 언급을 삼갔다)
박석운 : (진보연대가) 종전의 연대체하고 다른 것이 그런 거다. 전민련 등 많았지만, 명실상부하게 기층 대중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그런 점에서 다른 걸 내포하고 있다. 또 3, 4월에 끝장 투쟁을 하면서 본조직이 출범하는 양상으로 갔으면 좋겠다.
전기환 : 3월에는 12월에 버금가는 대항쟁을 조직해야 한다고 한 것은 투쟁이 기반이 돼서 진보연대 준비위도 강화하고 지도부도 재편하면서 승리에 마침표를 찍는 투쟁을 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총궐기의 상을 잡아줬으면 좋겠다.
박석운 : 3월 정도에 해야 끝장투쟁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 농민들은 이미 그 결심을 하고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고, 민주노총은 3월에 정치총파업을 결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 생각한다. 새로 (민주노총 지도부)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모두 3월 한미FTA저지 정치총파업을 공약으로 걸고, 현 지도부가 제안하고, 선거를 치르는 대의원대회에서 결의하는, 그렇게 하면 시간이 늦는 건 아니다. 새 지도부를 구성해서 논의를 추동하면 늦는다고 본다.
김선동 :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항쟁을 동반할 수밖에 없고, 항쟁의 동력으로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 갈 건데, 87년 이전 체제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전진하려면, 대선 총선도 항쟁의 시기로 가야 할 것이다. 전체 진보진영이 단결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노총 임원후보들이 내년 3월에 2단계 총파업을 공약하고 결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석운 : 그것을 하려면 현 지도부가 결의를 해야 한다.
김선동 : 그리고 도시민들이 많이 결합하지 못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범국본 서명운동을 했으면 좋겠다. 전체적으로 진보연대가 좀 더 폭넓은 세력과 함께 해야 한다.
김태일 : 김선동 총장이 말한 것 관련, 내년이면 87년 노동자 대투쟁 20주년이다. 역사속에서 87년 항쟁의 진정한 계승자가 누구냐고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87년을 내용적으로 계승하는 그 많은 민중들이 무엇을 위해 싸웠고, 87년 대중항쟁 정신은 무엇인지 새롭게 조명되면서 자리매김 돼야 한다. 그 속에서 내년 대선을 맞이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사회자 : 김선동 총장께서 말씀하신 것을 다시 확인하면 지도력의 문제를 의견으로 제출하셨는데.
김선동 : (웃음) 지도부 지휘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을 해 봐야 한다. 그 얘기다.
김태일 : 그 얘기는 여기에서 다루기에는 적절한 주제가 아니다.
박석운 : 조직적 논의를 해야지, 개인적 얘기로 할 문제가 아니다.
(좌담회②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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