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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4 15:30:38
박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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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2005.10.24]
민주노총 이수호 집행부 총사퇴, 그리고 정부의 노동정책과 민주노조운동의 전망

민주노총 이수호 집행부 총사퇴
10월18일, 민주노총 23차 중집회의서 지도부 거취문제로 격론을 벌였고 이수호 위원장은 20일 오전 ‘지도부 총사퇴’를 선언했다. 10월13일, 민주노총 사무총국 활동가 15명의 사퇴 선언에 뒤이어 민주노총 지도부 총사퇴에 대한 촉구가 이어졌다. 10월18일, 이갑용 전 위원장과 유덕상·허영구 전 수석부위원장 등 전직 민주노총 임원들은 “비리의 근원이 ‘노동관료들의 과두지배 체제’ 및 이와 결탁한 ‘종파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아래로부터의 혁신이 절실하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10월18일, 충남서부지구협의회 소속의 단위노조 대표자 50명은 10월 말까지 이수호 집행부가 스스로 총사퇴하지 않을 경우, 이수호 집행부 불신임 조합원 투표를 11월 1일부터 실시하는 하반기 총파업 찬반투표와 동시에 실시할 것이라 밝혔다. 같은 날, 권두섭 변호사를 비롯한 민주노총 법률원 상근활동가 11명도 “사무총국 활동가들의 사직 성명을 지지하면서 법률원의 성원들도 곧 그 뒤를 따르고자 한다”며 집단 사직을 시사했다.
10월20일 민주노총은 지도부가 총사퇴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해 하반기 투쟁을 이끌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10월21일, 2시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민주노총 비대위장에 전재환 금속연맹 위원장을 선출했다. 중집회의에서는, 산별연맹에서 7명, 지역본부에서 2명 등 총 9명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집행위원장에는 배강욱 화학섬유연맹 위원장을 선출했다. 9명의 비상대책위원은 비대위장과 집행위원장 외에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 곽태원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남궁현 건설산업연맹 위원장, 고종환 서울지역본부장, 원학운 인천지역본부장 등이다.

언론의 태도와 정부의 하반기 노동정책 전망  
민주노총 지도부 총사퇴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은 사회적 대화 병행노선을 추구해온 이수호 집행부가 퇴진하게 되면 국회 계류중인 비정규직 법안 논의가 어려워지고, 국민대통합연석회의 참여문제, 한국노총과의 통합논의 등도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민주노총의 강경노선을 우려하는 식의 보도를 보이고 있다. 언론은 강경파와 온건파의 정파적 대립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현 집행부를 세웠던 ‘민주노동자전국회의’도 비리 문제에 대하여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정파간 대립구도로 바라보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이번 민주노총 비리와 관련한 지도부 총사퇴로 해서 노무현 정권의 ‘사회적 대타협’ 구도가 폐기된 것은 아니다. 단지 최근의 움직임을 봤을 때, 노무현 정권의 대노동정책의 몇가지 변화가 예견된다.
첫째, 노무현 정권은 기존의 민주노총 내 사회적 합의주의 세력의 사회적 대화 틀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의 실현 구도는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민주노총에 대한 대대적인 비리공세를 통해 민주노총의 투쟁력을 약화시키고 사회적 고립화를 강화하고자 한다. 이러한 정책을 통하여 11월에 현 노동부 장관 체제 아래서 비정규입법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최근 정부는 노동비서관 역할을 ‘노사관계 점검’에서 ‘고용과 직업 안전망 강화, 일자리 창출’ 등으로 업무 전환하고 총리실 주도로 올해 안에 출범할 예정인 ‘국민대통합연석회의’에서 노사관계를 풀어나갈 계획이다. 이는 정부가 노사관계 사안을 총리실에 넘김으로써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국민대통합연석회의’를 통해 국민대통합이라는 여론을 형성하여 노동문제를 이데올로기적으로 포섭하여 통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틀을 매개로 내년 2월에 ‘선진노사관계로드맵’을 강행할 것이다.
셋째, 정부의 노동정책 변화는 좀 더 큰 틀 속에서 정치질서 재편과 연동해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는 연말에 정치권에 선거제도 개혁(비레대표제)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내년 초 민주당, 민주노동당, 정치권 외곽의 민주세력까지 포괄하는 ‘민주대연정’ 차원의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민주노총에 대한 비리 공세와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영향력이 맞물리는 현실에서, 정부는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영향력의 감소를 열린우리당의 지지층 복원을 위한 강령 개정을 통하여 민주노동당을 견인하고자 하는 구도에서 내년 초 거국내각 구성 가능성까지 이야기되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 변화는 전체 정치정세의 변화에 맞물리면서 노도운동의 대응 방향이 잡혀져야 될 것이다.    

비상대책위원회의 과제
비대위는 민주노조 혁신과 비리 문제, 하반기 투쟁 문제를 안고가야 하는 상황에 있다.
먼저 하반기 투쟁 동력을 형성해내는 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당장 전국전선을 구축할 수 없는 조건에서 투쟁의 불씨를 비정규직과 지역 중심으로 투쟁을 유지 ․ 확장시켜나가는 길 밖에 다른 현실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또한 민주노조 운동 전체 차원에서 국회에서 비정규법안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을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민주노조운동의 혁신과 관련하여 비리문제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 혁신이 필요하다. 정부는 비리 문제를 계기로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렇게 되면 비리문제는 노동운동진영에 대한 대노동통제의 사안으로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 문제의 해결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한다. 노동운동 진영은 비리 방지의 주체를 정부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노동자의 통제로 복원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민주노총의 의사결정 구조를 직선제로 전환해야 한다. 직선제로 대의원대회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편하여 대폭적으로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입장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직선제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러한 바탕위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질적 전환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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