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를 희생시켜 추구하는 거대 은행 독점 |
현장에서 미래를 제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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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시타 이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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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번․역
노동자를 희생시켜 추구하는 거대 은행 독점
아래 글은 일본의 ‘活動家集團 思想運動’에서 매월 2회
발행하는 ꡔ思想運動ꡕ No. 614 (99. 9. 15.)에
실린, 山下勇男,
「勞動者を犧牲に巨大銀行獨占の繁榮を追求,
興銀․一勸․富士の合倂がもたらすもの」의
번역이다. 짧은 글이지만, 90년대 내내 장기간에 걸친 심각한
경제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형 은행
통폐합의 배경과 성격, 그것이 초래할 영향 등을 예리하게
서술하고 있다. 독자들은 그것이 결코 그리고 분명히
일본에서만의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노동자를 희생시켜 추구하는 거대 은행 독점
ꠏ 일본의 대형 은행 합병이 초래하는 것 ꠏ
야마시타 이사오 (山下勇男)
97년 11월 호카이도척식은행(北海道拓植銀行)의 경영 파탄으로
시작되어 대형 시중은행으로 파급된 일본 자본주의의 금융공황은
금융재생관련법 발동에 의한 장기신용은행(98년 10월),
일본채권은행(같은 해, 12월)의 특별공적관리(일시 국유화)를
거쳐, 마침내 거대 은행간의 합병으로 발전하였다.
합병극 시나리오
지난 8월 20일 일본흥업은행(日本興業銀行),
제일권업은행(第一勸業銀行), 후지은행(富士銀行) 등 세 은행의
행장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그들은 2000년
10월에 공동의 지주회사(持株會社)를 설립하고 2002년 봄까지 세
은행을 해체하여 사업을 재편․통합하는 2단계로 이루어진
합병 구상을 발표하였다. 야나기사와(柳澤伯夫)
금융재생위원장은 곧바로 “국제적인 금융 대경쟁 속에서
일본에서도 일류 경쟁자(player)를 내고 싶다는 기대에 따른
움직임”이라고 평가하고, 금융 지주회사의 설립이나 기업
분할에 필요한 법률의 정비를 추진하여 최대한 지원할 의향을
표명하였다. 그것은 60조 엔(약 700조 원) 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이래 정부가 그려온 시나리오의
실현이었다.
야나기사와가 “시중은행은 3개나 4개면 충분”하다고 공언해
왔던, 극소수의 거대 은행 독점의 탄생은 한 업종의 재편에
머물지 않는다. 세 은행의 사실상의 지배 하에 있는 신탁은행,
지방은행, 제2지방은행을 정리․도태시키는 방아쇠로 되고,
또한 거래관계를 통해서 산업기업의 대대적인 재편성을 촉진하는
계기로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가 공황으로부터 탈출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자본의 집중이 초래하는 부정적인
영향은 단지 은행 노동자의 고용이나 임금․노동조건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널리 인민의 생활영역에까지 미친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이 점에 관한 해명은 생략한다.
이번 합병 구상에서 그대로 보아 넘길 수 없는 것은, 역사적으로
형성․확립되어 온 노자관계의 법적 규범이, 노동 분야의
‘규제완화’라는 시류에 편승하여, 유린되려고 하고 있는
점이다.
세 은행장의 기자회견을 보도하고 해설한 매스컴의 정보를
종합하면, 국내에 670여 개인 세 은행의 점포를 통폐합하여
150여 개를 폐지한다. 종업원은 3만4천 명 가운데 6천 명, 해외
지점의 현지 채용자를 포함하면 1만 명이 삭감대상자로 된다.
배치 전환이나 퇴직자의 불보충, 채용 억제 등의 자연감소로
대처할 것이기 때문에 목을 자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수많은 선례에서도 명백한 것처럼 그것은 겉으로
내세우는 방침에 불과하다.
세 은행을 합병하면 총자산은 140조 엔으로, 이 점에 한해서
말한다면 세계 최대 은행이 탄생하는 것이 되지만, 다른
한편에서 5조5천억 엔의 불량채권(땅값 하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앞으로도 더욱 증대될 가능성이 크다)을 떠안게
되고, 정부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투입한 ‘공적 자금’은
2천8백억 엔을 상회한다. 요컨대, 대형 시중은행 중에서도
위태로운 것으로 지목되어 온 세 은행이 기사회생의 내기에 나선
것이 이번의 합병극이다.
감원과 임금 삭감
은행 업무의 성격은 국제적으로 보면 크게 급변하였다.
산업기업이 필요로 하는 설비자금이나 단기 운전자금의
공급자라는 성격을 잃은 것은 물론 아니지만, 금융 자유화가
진전됨에 따라서 그러한 역할과 성격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대신에 카지노화한 금융시장에서 투기적인 돈놀이를 벌이는
업태가 바야흐로 세계경제의 주조를 형성하고 있다. 세 은행장이
기자회견 석상에서 말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드는 은행”,
야나기사와가 기대하는 “국제적인 일류 경쟁자”로의 길이란
다름 아니라, 덩치만은 제멋대로 크지만
주주자본이익률(ROE)에서 씨티그룹(미국)이나 도이츠뱅크 등
세계 최선두 주자에게 크게 뒤떨어져 버린 일본 은행의
국제경쟁력을 체면 불구하고 재생시키는 것일 뿐이다. 여기에
철저한 감원과 임금 삭감이 결정적인 수단으로서 등장하는
근거를 볼 수 있다.
세 은행장이 발표한 인원 삭감의 규모에 관해서는 “조합이나
정년, 연금 부담 등등을 고려하여 축소시켰을 것”이라고 행간을
읽는 관측도 이루어지고 있다 (ꡔエコノミストꡕ
99. 9. 7. 「익명좌담회」). 그들은 입을 맞춰서
말하고 있다. ꠏꠏꠏ “세 은행이 경합하는
국내의 점포 수는 391개여서, 150개 점포를 삭감하겠다는 안은
너무나 적은 것이다. 인원 삭감 규모를 2배 이상 늘려서, 1만2천
내지 1만4천 명으로 하지 않으면 수익강화로 귀결되지
않는다”라고.
그런데 인원 삭감 규모 이상으로 문제는 그 절차이다.
2002년 사업을 통합할 때에 일단 전 종업원을 해고하고,
지주회사 아래에 설립되는 3개의
자회사ꠏꠏꠏ커스터머&컨슈머은행(대[對]
개인 소액 금융 부분), 코퍼레이트은행(대[對] 기업),
인베스트먼트은행(투자은행) 및 호울세일증권(법인거래
증권)ꠏꠏꠏ가 독자적으로 재고용하는 형태를
취한다. 횡적인 임금․노동조건은 부정되고, 격이 가장
낮은 소매 부문의 임금 삭감 폭이 가장 커서 40%나 된다.
투자은행은 철저히 성과주의를 취해서 능력급 체계를 채용,
종신고용이 없는 구미형(歐美型)으로 한다, 등등.
위장 도산을 합법화
일단 해고한 종업원을 재고용하는 기준, 재고용되는 종업원의
재고용처를 결정하는 기준 등 어느 것도 지금 명확히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자본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종업원, 특히
상대적으로 고임금인 중장년층, 여자 등이 해고 대상으로 될
것임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민간 중소기업의 노동운동에서는 노동조합을 혐오하는 경영자가
계획적으로 회사를 도산시켜 종업원을 해고하고 새로 설립하는
회사에 비조합원만을 채용하는 이른바 위장도산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한 노동조합의 투쟁은 비록 시간은
걸리지만 재판에서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게 하는
것이었는데, 이 투쟁은 일정한 승리를 거둬 왔다.
그런데 87년도의 국철(國鐵) 분할․민영화에서는, 분할
후에 새로운 회사로 채용을 하면서 고꾸로조합원(國勞組合員)을
의도적으로 선별․배제하는 국가적 부당노동행위가
국철개혁법 제23조라는 법률의 이름으로 강행되었다. 국철에서
부당하게 해고당하고, “재취업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철청산사업단에서 두번째의 해고를 당한 고꾸로(國勞)를
중심으로 하는 1,047명이 전국적으로 투쟁단을 결성하여
해고철회․JR복귀를 요구하면서 그후 12년간 험난한 길을
걸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리고 국철개혁법 제23조가 닦아놓은 길을 따라서 이번엔 그
민간 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전원 일단 해고 후 자회사로의
재고용이라는, 노동자를 체로 걸러내는 공격이 공공연히
등장했다. 야나기사와가 약속한 “법 제도 면에서의 전면
지원”에는 해고권의 남용을 합법화하는 입법조치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억지로 국철의 경우와의 차이점을 든다면,
여기에는 ‘부당노동행위’를 성립시킬 만큼 투쟁하는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는 점이다.
데이코쿠(帝國)데이타뱅크가 금년 8월에 98년의
유가증권보고서를 기초로 시산(試算)한 140개 은행의 1인당
연간소득을 발표했다. 이번부터 촉탁이나 해외지점의 현지
채용자를 추가했기 때문에 단순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 전
해에 비해서 5.2%, 37만 엔이 줄어든 683만 엔(대형 17개 은행은
5.3%, 42만 엔이 줄어든 749만 엔)으로서, 94년에 조사를 개시한
이래 처음으로 전년도를 하회했다. 이 자료는 ‘공적 자금’의
도입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서 임금인상 제로, 일시금의 절하
등 임금 면에서의 구조조정 공격이 무시무시하게 진행된 것,
노동조합이 그 공격에 대해서 무저항이었던 것을 얘기해 주고
있다.
노동자성(勞動者性)의 회복을
노동성의 매월근로통계에 의하면, 같은 해의 전 산업 평균은
440만 엔이다. 은행은 이를 크게 상회한다. 민간기업이 어쩔 수
없이 엄중한 구조조정을 강요당하고 있을 때 고용이 보장되어
있는 공무원의 임금 삭감은 당연하다고 하는, 매스컴이 대중의
속된 정서와 결탁해서 만들어 내는 ‘여론’이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은행의 불상사가 연이어 발각되는 가운데
상대적 고임금이 공격의 대상으로 되어 왔다. 거기에는 2개의
문제가 숨어 있다.
하나는, 평균 논의 속에 매몰되어 보이지 않는, 노동자를 분열
지배하는 거대한 격차의 존재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수준을 스스로 쟁취한 권리로서 가슴을
펴고 주장할 수 없는 노동조합의 약점과 관계가 있다. 후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본의 기업별 노동조합이 빠져 있는
현실의 투영이고 축도(縮圖)인데, 춘투 때의 임금 인상액을
가맹하고 있는 상부조직에까지 거짓 보고하는 등등의, 노동자의
연대정신에 반하는 행동이 전체를 휘어잡은지 이미 오래다.
고황에 든 노동조합의 기업주의는 일단 ‘여론’을 등에 업은
자본의 본격적인 공격에 노출되자 무력(無力)함을 속속들이
드러내고 있다. 렝고(連合) 산하의 주요
단산(單産)․단조(單組)는 구조조정으로 해고되어 비탄으로
살아가는 셀러리맨의 자살자가 자꾸만 증가하고 남자의
평균수명이 짧아지는 긴급사태에도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자본은 바로 이러한 때를 위해서
노동조합을 길들이고 거세시켜 왔던 것이다.
대형 시중은행의 노동조합, 그 연합체인 시은연(市銀連)을
노동자는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대답은 자명하다. 노동자의
불안과 불만, 분노를 기초로 동료와 대화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을 움직이는 노력을
방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 가맹의 노동조합에 이중으로
가맹하는 등의 선택을 포함해서, 설령 당랑지부(螳螂之斧)로
얕잡아 보일지라도, 투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오랫동안
잃어버린 노동자로서의 자각을 회복하기 위해서! 한/노/정/연
번역: 편집기획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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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0-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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