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길목에서 차분한 마음으로 -제15차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참관하면서- |
현장에서 미래를 제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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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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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경 희
연구원/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참관기
가을의 길목에서 차분한 마음으로
-제15차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참관하면서-
작열했던 태양, 그 한여름의 기운은 지금 가을을 향한 9월의
문턱에선 찾아 볼 수 없다. 나의 마음에 이미 가을이 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가을은 그 뜨거웠던 여름을 삼킨 힘으로
새로운 결실의 계절을 준비하는지도 모른다.
이번 15차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가을을 준비하는 성숙한 분위기처럼. 물론 대회장
주위에는 준비하는 주최측의 분주한 움직임, 현대중기
노동자들은 물론 투쟁하고 있는 현장의 소리를 전하려고 하는
움직임, 새로운 정치활동을 준비하는 정치조직들의 움직임 또한
볼 수 있었다.
오늘의 대의원 대회 의미는
1999년 15차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첫째, 김대중 정권 등장 이후 ‘경제위기’라는
이데올로기 공세 속에 신자유주의적 축적구조 재편이 폭력적으로
진행되었다. 이에 노동자 계급은 1998년도 ‘노사정 위원회’
참가 활동을 둘러싼 공전과 패배적인 주체적 조건을 천천히
극복하면서 ‘일방적 구조조정 반대,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투쟁들을 ‘사회화’ 시켜내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투쟁’과 ‘혁신’을 걸고 책임졌던 2기 지도부와 각 연맹,
단위 사업장에 대한 투쟁을 평가하고 전망을 제출하는 중요한
자리인 것이다. 하반기 전망을 제출한다고 하는 것은 김대중
정권이 1999년 8․15 광복절 축사에서 나타난 ‘재벌
개혁’과 ‘신당창당’이라는 구조조정의 새로운 국면과 맞물려
들어간다. 이에 대회의 의미는 노동자 계급의 ‘저항선’의
내용적 구축과 ‘투쟁의 대오’를 가다듬는 중요한 자리인
것이다. 둘째,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김대중 정권은 다가올 2000년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위로부터의 정치지형의 변화는 바로 신자유주의적 재편을
원활히 수행하려고 하는 정계 개편인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과제 즉, ‘정치세력화’에 대한 내용적 고민과 방법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어야 하는 지점이다. 이것은 총선이라는
선거일정에 준하는 시기대응적 방법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부와 재벌이 신자유주의적 구조재편을 주도적으로
관철하기 위해 ‘정치’와 ‘경제’영역에서 꾸준히 준비하는
것처럼 노동자계급도 이에 맞서는 총체적인 준비태도와 인식
그리고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셋째,
따라서 정치경제적 정세조건 속에서 이번 대의원 대회의 의미는
향후 투쟁의 계획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중요한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한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고…
민주노총 전체 대의원 690명 중에서 대회가 시작할 때에는
346명이 참가하였다. 최고로는 400여명의 대의원이 참가한
듯하다. 참관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회장을 가득 메웠다. 대회에
들어가자 순서에 의해 보고대회를 가졌다. 보고순서에서 몇 가지
사안을 지적하면 첫째, 8월 17일 제5차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대우그룹 구조조정 대책위원회 구성보고’가 있었다. 현재
‘대우 사태’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시급히 필요한 조직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 전면적으로
구체화되는 사례로서 ‘대우사태’는 지구화와 구조조정의
비용을 둘러싼 노동과 자본․정부의 한판 싸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노총을 위시한 한국의 노동자들에게는
신자유주의에 대응하는 전략적 관점과 이에 근거한 구체적인
대응방침들이 하루빨리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예의
주시할 것은 역시 ‘국민의 정부’라 자칭하는 김대중 정권시기
노동자 탄압은 어느 정권 못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700여명이 넘는 노동자가 구속수배를 경험했다는 현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대회중간에 석방된 동지들에게 수고했고 더 열심히
싸우라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기도 하였다. 셋째, 남북
노동자축구대회 보고였다. ‘서해교전’ 사태이후 남북한 외교
정세가 냉각된 상황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민간교류의 차원의
사업은 꾸준히 진행시켰다. 평양에서 개최된 제1회 대회는
2000년 제2회 서울대회를 예정하고 있다. 8월 14일 합의서
채택의 내용 중에는 민주노총과 조선직업총동맹의 공동주최 하에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민족의 자주와 대단결, 평화실현,
자주교류방안 등 조국통일에 관한 주제로 산업별, 직업별
조직들이 참가하는 통일대토론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바야흐로 통일을 염원하는 노동자계급 운동으로써 다각적인
노력과 준비가 요구되는 상황인 것 같다. 그리고 대회중간
저녁을 먹는 시간에는 방북 했을 때 촬영한 비디오도
관람하였다. 비디오 안에 노동자들은 누가 북한 노동자인지 남한
노동자인지 알 수 없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웃음과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북한 동포의 과장된 몸짓도 그날따라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넷째, 재정보고와 관련되어서는 안타깝지 않을
수 없었다. ‘돈이 없어서 일을 할 수 없었다’, ‘돈이 없어서
투쟁을 할 수 없었다’, 얼마나 안타까운 현실인가. 그러나
민중재정의 원칙을 실현할 단위도 우리 스스로인 것을 감안할 때
출발은 바로 우리의 현실과 의지로부터 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보고대회 과정이 지나면서 구체적인 사업과 투쟁에 대한
보고는 왜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바로
사업평가에 대한 건이 ‘보고 건’이 아니라 ‘안건’으로
위상을 높여졌음을 알 수 있었다.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사업평가에 대한 단일한 안건이
상정된 것이다. 모든 조직에서 대의원 대회가 총의결 기구로서
가장 높은 위상을 가진다는 사실을 주지할 때 대의원 대회는
당일의 행사보다 준비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대의원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평가의 항목을
중앙에서 정하고 하부로 전달하여 각 연계단위에서 토론을
진행하면서 단일한 평가의 안건을 내올 수 있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과정이
조직운영에 있어서 책임과 평가의 메카니즘을 안착화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대의원들의 관심은 정치세력화로 이동
대회 자료집에 제출된 처음 대회 안건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안건1. 민주노총 1999년 상반기 사업평가 건, 안건2. 99년
하반기 사업계획 건, 안건3. 진보정당 창당에 따른 정치방침 건
안건4. 임원 선거 건 안건5. 재정대책 건 그리고 기타로
구성되었다. 회순 통과의 순서에서부터 논의가 시작되었다. 안건
3, 4를 안건 1, 2로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고, 그 의견이 다수로
통과되었다. 이것은 안건이 중요한 순서대로 배치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민주노총 대의원들의 관심이 바로 ‘진보정당’과
‘선거’에 관심이 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전체 대의원 대회의 소요시간에 견주어 전체적으로
대비해 보면 역시 안건3, 4가 논의한 시간이 제일 길었다. 회의
순서 통과 논의를 지난 후 안건1. 진보정당 창당에 따른
정치방침 건, 안건2. 임원선거 건, 안건3. 1999년도 상반기 평가
건, 안건4. 하반기 사업계획 건 안건5. 재정대책 건 그리고
기타로 재구성되었다.
안건1. 진보정당 창당에 따른 정치방침 건에 대한 토론
안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반원칙 1) 민주노총은 조합원의
정치의식을 고양하고 대중조직으로서의 자체 정치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2) 민주노총은 기존 부르주아
보수정당이 아닌 노동자계급 정치세력화의 대의에 입각하여
활동하는 제 정치조직에 민주노총 조직원(조합원 및 각급
상급단체 임명직 간부)이 참여하여 정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3) 민주노총은 제 정치조직과의 관계에서 대중조직
고유의 상대적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제 정치조직과의 연대,
지지, 지원을 강화하되 그 구체적 내용은 조직의 결정에 의한다.
이러한 원칙의 설정은 대중조직으로서 민주노총이 당면의 과제,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정치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은 물론 자기 조직의 주체성, 상대적 독자성을 유지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지난 노동자 계급의 정치세력화의 역사에서
하나의 대중조직이 정치적 전망의 차이로 인해 조직적 위기를
경험한 사실이 있었기에 이러한 준비태도는 의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진보정당 건설에서 민주노총이 적극적인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는 지점에서 결코 완벽히 자유롭지 못한 현실이다.
따라서 민주노총의 올바른 행보는 이 땅의 노동자계급의 정당을
건설,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힘임을 다시 상기하게
되었다. 이러한 원칙에 입각하여 역할의 설정은 다음과 같다.
(1) 민주노총은 현재 추진 중인 진보정당이 노동자 중심성,
현장성, 변혁성에 기초하여 투쟁하는 정당,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정당이 되도록 한다. ① 민주노총 조합원이 창당 주체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한다. ② 민주노총의 당면 투쟁과제를 진보정당의
주요 사업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③ 국내외
독점자본과 신자유주의 정권의 억압과 착취를 적극 폭로하여
노동자 민중의 정치의식을 고양한다. (2) 민주노총은 진보정당
창당에 적극 노력한다. ① 민주노총은 조합원들이 진보정당에
참가하도록 적극 노력한다. ② 이를 위해 연맹․지역본부의
논의를 조직하고 소속 모든 단위노조(지부)의 간담회와 교육,
조직논의 등 대중조직인 토론과 사업을 전개한다. ③ 민주노총은
건설할 진보정당의 당명․강령․조직체계․사업
등에 대한 논의를 조직하여 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조합원들의
의견도 적극 수렴한다.
그리고 제안된 정치방침 결정 안은 1) 민주노총은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 정치정세에서 주요하게 요구되는 정치사업,
기타 민주노총 중앙의 방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 등에
대해 조직논의를 통해 방침을 결정한다. 2) 민주노총의 방침으로
결정된 사안이 아닌 문제에 대해서는 진보정당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자율적 의사를 인정하되, 그 내부에서 논의 단위
형성 여부 및 그 단위 의사결정이 갖는 규정력의 정도는 참여
주체들 간의 논의를 통해 결정한다. 3) 진보정당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조합원들은 민주노총 차원에서 결정된 방침을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4) 민주노총
방침과 진보정당의 방침이 서로 다른 경우가 발생했을 때에는
서로의 상대적 자율성의 원칙을 기본적으로 존중하고 상호
협의를 통해 해결한다.
이전 대의원대회에서 정치세력화를 결의한 이후 중앙에서 이에
맞는 정치사업을 잘 수행해 왔느냐 하는 질문도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이 안건의 쟁점은 정치방침 내용의 추상성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창당과정에서 민주노총의 활동의 상은 무엇인가?
정치방침이 너무 추상적이지 않느냐? 그리고 8월 29일
‘진보정당 추진위원회’의 발기인 대회가 상정되어 있는데 현재
발기인 4천여명 중 50%이상이 민주노총조합원이다. 그렇다면
1만명 정도가 발기인이 되어야 하는데 좀 더 구체적인 일정과
방침이 설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문제제기들도
있었다. 토론의 과정을 통하여 안건을 결정하는데 있어 공유된
인식의 지점은 민주노총은 대중조직이라는 것, 그리고 대의원
대회에서 세부적인 일정과 구체적인 방침을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 그리고 이제부터 현장의 대중조합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주체적인 활동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건은 상정된
내용대로 통과되었고 진보정당 창당 관련 특별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제 노동자 중심성, 현장성, 변혁성에 기초한
‘투쟁하는 정당’,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민주노총이 대장정에 나선 것이다. 이 대장정은 험난한
과정일 것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한국의 노동자 계급은
계급적, 정치적 발전의 과정을 밟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안건2. 임원선거 건
2기 지도부가 임기 1년을 공약으로 출범한 이후 지난 2월
임시대의원 대회에서 사퇴 결의를 표했지만, 한창 투쟁이
진행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대의원 대회의 의사로 임기가 반년
더 연기되었다. 그래서 이번 대의원 대회에서는 임원 선거에
관한 결정을 매듭지어야 하는 것이었다. 한 조직의 중앙
지도부를 선출하는 문제는 정말로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적 동학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관심과 토론의 시간이 길어진다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는 조직의 지도부와 대표를 뽑는 중요성은
물론 선거를 통해 조직운영의 민주성을 확인하고 내재화하는
기제로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안건토론의 쟁점은 ‘사퇴의사’를 밝힌 지도부에 대한
처리와 이후 선거일정을 결정하는 것이다. 사실 4개의 상정된
안건 중에 갑론을박 이견이 제일 많았다. 소요된 시간은 제일
길었고, 이러한 논의과정에서 지배적인 두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의 주장은 ‘사퇴의사’가 확정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번
대의원대회에 다시 거론할 필요도 없고, 대회 의장을 바꾸어야
한다는 견해였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주장은
‘사퇴확정’이라는 전제하에 선거일이 확정되면 그 임기동안
책임을 지는 것이다.
논의 결과는 후자의 견해로 정리되었다. 선거는 ‘추석연휴’
전에 치루는 것이 조직의 하반기 사업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다는 대회 준비측의 생각으로 선거관리위원회가 꾸려졌고,
선거방침이 토론된 이후 8월 23일을 선거 공고일로 하고,
선거일을 내달 9월 17일로 결정하였다.
안건 3. 99년도 상반기 사업평가 안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사업평가 안이 단일한 안건으로 상정된
것은 민주노총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의미를 갖는
지점은 평가를 준비하는 과정과 절차를 밟았다고 하는 것이다.
상반기 주요 사업에 대한 상집위 평가(안)을 7월 19일 조직에
제출하고 8월 16일까지 조직별 평가 및 중집위 토론을
진행하였고, 상집위 평가서와 이미 제출된 조직별 평가서를 8월
17일 중앙위원회에 동시에 제출하였고, 총괄평가 등에 대한
추가적인 평가가 진행되었고 대의원대회 이전에 사무총장 주재
아래 중앙 실장과 각 조직 사무처장이 참여하는 평가위원회를
열어 대의원 대회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8월 21일
금속, 병원, 사무금융, 공공, 섬유, 택시, 서울본부 사무처장의
참여 하에 평가를 진행하여 ‘단일안’으로 채택하였으며 8월
22일 상집위에서는 별다른 수정없이 추인하고 이를 대의원대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하였다. 상반기 사업이 모두 잘 진행되었다고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민주적 발전을 위해 평가와 전망을
공동의 책임으로 토론하고 결정하는 방법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현재 민주노총은 산적한 싸움을 앞두고
있고 산별노조 건설이라는 조직건설의 목적을 가질 진데 과정
중에 부딪히고 얽힌 문제들을 토론과 평가를 통해서 정리하지
못한다면 이후 조직내에 심각한 문제까지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평가의 내용과 쟁점은 자료집을 읽는 사람들은 다른 어떤
안건보다 많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내용이
공유되고 극복되어야 할 과제로서 설정되면서 모두에게
인지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일 대회에서는 별 이견없이
통과되었다. 이에 몇 가지 쟁점을 정리하면 1) 투쟁평가: 99년
민주노총 4대요구와 지속적 요구는 기본적으로 IMF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와 대안 제시, 그리고 김대중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해 명백히 대립전선을
형성하는 내용을 주요하게 담고 있었고 이에 생존권 박탈하는
정리해고․구조조정 중단과 노동시간단축 요구는 투쟁
동력을 형성하고,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시키며, 정리해고 반대와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만들어내는데 일정한
성과를 낳은 것으로 평가를 한다. 이는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기조를 바꿔내는 대정부 투쟁’으로 98년도와
비교해 보면 상당히 진전된 내용이다. 그러나 이후 ‘민주적
구조조정’이라는 표현속에 그 내용의 한계뿐만 아니라 조직적
혼선까지 야기시켰다고 평가를 내린다. 그리고 투쟁 시기설정
과정-4월19일에서부터 5월 20일까지의 넓혀진-과 투쟁의
분산-서울지하철의 현장복귀, 한국통신의 파업유보 등-에서
나타난 문제는 바로 민주노총 조직체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 즉 민주노총 중앙과 각 연맹과의 관계, 각 연맹과 단사의
관계에서 빚어지고 있다. 중앙 지도력의 미흡, 기업별 노조
특성의 잔여성이 투쟁의 과정에서 나타났고 향후 산별노조
건설의 문제점과 연동되어져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평가를 통해 대안을 제출해야 할 것이다. 2) 조직사업
평가: 조직내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 의견수렴뿐만 아니라 집행의
점검, 확인,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였다고 평가를 내린다. 각 종 회의의 참석률은 저조했고,
의사결정의 치열성마저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견이 있는 채로
집행되는 경우가 있으며, 총국회의는 주요한 의견수렴 기관이
되어야 하는데 기능과 역할이 모호한 채로 진행되었다고
평가하였다. 조직확대 사업으로는 99년들어 구조조정과
고용조정으로 인해 일시적 감소추세를 극복하고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99년 7월 1일 현재로 민주노총 조합원은
571,486여명) 그러나 조직확대 사업 중에 가장 큰 문제점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이다. 이에
비정규노동자 조직화방안 마련을 위한 프로젝트 사업을 중심으로
기획력과 사업 총화를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방안을 제출하고
있다.
총괄적인 투쟁의 성과와 한계는 다음과 같다. 성과 ①
신자유주의 반대 전선 형성 ② 투쟁전선(동력)의 복원 ③ 생존권
방어 ④ 김대중 정권의 대 민주노총 무력화 전략 저지 ⑤
민중연대투쟁 복원과 시민사회단체와의 관계 재정립 ⑥
진보정당의 진전과 통일운동의 조직내화라고 평가한다. 문제점
① 일관성 결여 ② 연맹에 대한 통합지도력 미흡 ③
투쟁조직화와 점검미비 ④ 투쟁전술의 단조로움 ⑤ 중앙차원의
일상활동 부족 ⑥ 산별노조건설에 대한 방침 부재 등이다.
안건 4. 하반기 사업계획
99년도 하반기 투쟁방향과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노동시간단축: 99년 정기국회에서 ‘주40시간 법제화’ 관철 2)
노동악법․국가보안법철폐: 99년 정기 국회에서 관철 3)
사회보장제도 개혁 투쟁 4) 신자유주의 정책 저지와
불법부당노동행위 완전 척결 5) 재벌개혁 및 정치개혁과
노동자정치세력화이다. 그러나 작년 98년 5대 요구안과의
연속성은 무엇이고 단절은 무엇인가, 변화된 정세조건 속에서 이
투쟁의 목표가 타당한가, 지난 투쟁의 과정 중에 제기되었던
투쟁방법과 조직적 과제는 제대로 반영되어 있는 것인가 등 이후
면밀히 검토해 볼 과제인 것 같다.
투쟁 결의를 다지며
장시간의 대회일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 약간의 피곤이 밀려오는
대회 막바지, 기타 안건의 시간이었다. 기타 안건이라기보다는
대회 막판 늘어지는 분위기에 경고라도 하듯이 놓쳐서는 안될 몇
가지를 대의원들은 다시 제기를 하였다. 하나는 비정규직 조직화
프로젝트를 지난 대의원 대회 결의를 했는데 지난 상반기동안
미흡했음을 지적하였다. 사실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들의
조직화 프로그램은 당면 노동운동 조직발전의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이제 지난 6개월간의 조직화투쟁은 미흡했지만 중앙이
일관성 있게 고민을 진행하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럽고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업계획 속에 ‘프로젝트의 기획력과
집행력’이 공표되어 있다. 향후 이러한 방안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선거시기 조직이
가져야 할 태도를 지적해 주었다. “선거시기는 보통 조직이완의
시기입니다. 하지만 김대중 정권은 민주노총의 분열과 고립화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조직의 침탈이 있을지
모릅니다. 따라서 선거시기는 더욱 각별히 조직내의 긴장을
가져야 할 것이며 선거는 상반기를 평가하고 하반기 투쟁을
조직화하는 계기로 되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는 어떤
대의원의 말이 이번 대의원 대회의 의미를 정확히 마무리하는 것
같았다.
제15차 민주노총대의원 대회는 대회 전체에서 긴장감을 가질
만한 안건은 없었다. 다른 이들은 ‘재미없는’ 대의원 대회라고
한다. 그러나 ‘재미없는’ 대의원 대회가 ‘밋밋한’
대회라고는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항상 이런 대회를 마치고 난
후 주체들이 드는 느낌은 ‘옷을 다 벗은 느낌’이라고
생각된다. 부끄러움 또는 안타까움 같은 것. 싸웠고, 평가했고,
과제를 남겨두었다. 이러한 산적한 과제들은 바로 대의원 대회가
끝나는 뒷풀이 마당에서부터 우리의 과제이고 우리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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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9-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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