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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면세점 노동자들의 불법파견에 맞선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현장에서 미래를  제76호
박정임

지금 현장은



한진면세점 노동자들의
불법파견에 맞선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박 정 임/한진관광노조 서울면세점지부 교육선전부장





KAL 면세점은 대한항공 소유로 대한항공 면세사업부에서 운영을 하고 있지만, (주)한진관광에서 인력을 공급받아 운영해왔다. 즉 한진관광 소속 노동자들이 대한항공 소유의 KAL 면세점에 파견되어 업무를 해온 것이다. 그러나 면세점은 법적으로 파견근로가 금지되어 있는 업종이다. 대한항공과 (주)한진관광은 이를 감추기 위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해왔다. 외형상 도급계약이지만 실제로는 불법파견 근로를 시키기 위한 위장도급에 해당되며 범법행위이다. 대한항공은 더 나아가 아예 인력공급업체까지 만들어 불법파견을 하겠다고 나섰다. 대한항공은 이제라도 간접고용을 철폐하고 직접고용을 실시해야 한다.
1991년 11월 대한항공이 한진관광에서 소유, 운영해 오던 KAL면세점(당시 한진면세점)을 자산만 인수하면서 소위 이원화된 경영체계(면세점 자산, 운영: 대한항공, 직원: 한진관광 관리)가 시작되었다. 91년 이전부터 일해오던 면세점 노동자들의 경우 하루아침에 정규직노동자에서 간접고용 노동자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2002년 3월 31일까지 관행적으로 대한항공과 한진관광과의 1년짜리 계약은 계속 갱신되어 왔다.
1998년 한진관광노동조합이 구성되었고 면세점 직원들도 조합원의 신분을 갖추게 되었다. 1999년 대한항공과 한진관광은 면세점 노동자들을 배진무역이라는 무역과는 전혀 관계없는 용역회사로 넘기려는 시도가 실패로 끝나자 매년 면세점 직원들을 용역업체 변경 시도를 해왔다. 작년 2001년 6월 대한항공은 (주)항공종합서비스라는 용역회사를 만들어 면세점 직원들을 넘기려는 시도를 거듭 하였으나, 면세점 노동자들과 한진관광 노동조합의 거센 투쟁으로 사측은 “대한항공과의 도급계약을 유지시키며 조합원을 항공종합서비스를 포함한 타 회사로 전환시키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라고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사측은 합의서의 내용을 1년도 안되어서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2002년 4월 30일부로 대한항공과의 도급계약을 해지하니 5월 1일부로 항공종합서비스로 넘어가서 계속 일하라”고 했다.
대한항공이 한진관광과의 도급계약을 해지하려는 이유는 면세점 부문에서 2001년 25억이라는 사상 유례 없는 적자를 기록하여 면세점 부문의 조속한 경영합리화 및 정상화를 촉진하기 위해 도급계약을 한진관광에서 항공부대사업 전문법인을 자칭하는 항공종합서비스로 변경하는 경영방침을 확정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KAL 면세점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이원화된 경영체계를 일원화시켜야 하며, 면세점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 유치이다. 새로운 브랜드 유치는커녕 가지고 있는 상품화조차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빼앗기는 판국에 경영정상화가 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상품관리, 재고관리, 고객관리, 거기에다 불만처리(complaint) 까지 판매직원이 맡아서 하고 있는데 경영합리화가 웬 말인가.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도외시한 채, 단지 직원들을 용역회사로 넘겨 값싼 노동가격으로 인한 적자부분을 해소하겠다는 발상자체를 납득할 수 없으며,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마치 주머니 속의 공기돌인 양 취급하는 사측의 기만적인 행위를 용서할 수 없다. 그리하여 면세점 조합원들은 지난 4월 20일 서둘러 한진관광노동조합 서울면세점지부를 설립하여 한진관광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투쟁의 결의를 하였다.
한진관광이 합의서 내용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① 노동조합의 설립으로 인해 면세점 조합원들의 임금이 상승함으로써 대한항공과의 도급액으로 인한 재미를 볼 수 없었으며, ② 한진관광 노동조합이 한진그룹 계열사내에서 가장 활발한 노조활동을 하는 것이 눈엣가시인지라 노동조합을 약화시켜 와해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한진관광 사측은 2002년 단협 개악안에서 조합원이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려 하고, 자유로운 노조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하려 하며, 현행 “회사는 고용승계에 관하여 조합과 합의한다는 내용을 고용승계에 관하여 조합과 성실히 협의한다”로 개악안을 내놓았으며, “회사는 계약직원을 채용시에는 사전에 조합과 합의한다.”는 내용을 아예 삭제해 버리자고 한다.
대한항공이 수 차례에 걸쳐 면세점 조합원들을 용역화하려는 속셈 또한 한진관광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노조활동을 극도로 제한시켜 노조의 힘을 빼고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부리고 싶은 것이다.
현재 한진관광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투쟁하고 있는 면세점노동자들은 66명이다. 우리 노동자는 팔려 다니는 물건이 아니다. KAL 면세점에서 대한항공의 직원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일해왔다. 그러나 열심히 일한 대가가 용역회사로 넘겨져 자본가들을 살찌우는 것이라면 우린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항공종합서비스로의 전직을 거부한 면세점 노동자들은 5월 1일부로 ‘자택대기발령’을 받았으며, ‘6월 30일부로 정리해고 예고 통보’를 받은 상태이다. 사측은 사직서를 종용하며 항공종합서비스로 넘어갈 것을 회유하고 있지만, 항공종합서비스 또한 위장도급관계인 불법파견을 매년 대한항공과 체결해야 하는 것을 아는 이상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업체만 다른 비정규직으로의 고용유지가 아니라 “고용안정”을 원한다. 대한항공은 당연히 면세점 직원들에 대한 고용안정에 책임을 져야하는 당사자인 것이다. 대한항공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교섭자리에 나와 성실한 협상태도를 보여야 한다. 우리 면세점 지부는 생존권을 건 싸움이기에 우리가 승리하는 그 날까지 투쟁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다. 대한항공과 한진관광을 압박하여 그들이 협상테이블에 나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싸울 것이다. 한/노/정/연

2002-06-10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5&no=1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