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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감증명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현장에서 미래를  제81호
양승은

인감증명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양 승 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천지역본부동구지부 부지부장





들어가며
공무원노동조합에서는 공직사회의 행정개혁의 일환으로 인감제 폐지라는 사항도 성과상여금제 폐지, 일방적인 구조조정 저지 등의 사항과 마찬가지로 공무원 노조가 해결해야할 과제중의 하나로 보고 있다.
동사무소를 주민자치센타로 전환하면서 청소, 세무, 건축 등 주민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업무들이 구청으로 옮기면서 인력감축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동사무소에서 인원이 감축되므로 해서 주민등록이나 인감을 담당할 공무원들의 축소를 가져온 것이다.


인감사고 사례
2001년 7월26일 대구남구에서 위조한 신분증으로 인감 담당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동료직원이 개인신고 후 인감증명을 발급하여 19억9천여 만원을 대출받은 사건이 있었다. 용의자 3명중 2명은 검거되었고, 1명은 도피 중이다.
현재 대출기관에서 남구청과 인감발급담당자에게 13억9천여 만원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하위직 공무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 왜냐하면, 실제로 금융, 부동산 거래 등에 필수서류로 되어 있는 인감증명의 경우 위조가 손쉬우면 그 결과 사기에 주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인감증명제도는 살아있는 역사의 왜곡
현행 인감제도는 1914년 7월 조선총독부령 제100호에 의거 인감증명규정 제정공포로 성립된 일제시대의 잔재이다. 또한 이 제도는 일본에서 국권 침탈시 토지개혁 작업을 할 때 인감이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신고하지 않을 경우 모든 토지를 국유화하는 작업에 이용하였고 전쟁동원 물자조달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철저히 이용하였던 제도이다. 즉, 우리 민족의 토지를 탈취하고 경제 전반을 통제 감시체제하에 둠으로써 국권을 침탈하고 식민지화하는데 기여한 제도로써 이것이 인감제도의 효시가 되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감제도가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는 실정이다. 과거 90년대 초반 일본과 대만 등에서 이와 같은 제도가 있었지만 70년대 등록제도로 바뀌었다. 결국 과거 일제가 우리 농민의 토지 수탈을 위해 만든 제도가 일본에서는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현재까지 폐지되지 않고 존속하고 있는 것이다.
인감증명은 “공적인 사실 확인”이다. 사용처가 대부분 재산권의 포기나 처분, 채무부담 행위의 수단이다. 따라서 권리를 얻거나 의무를 면제받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필요없고, (부)동산매도, 교환, 증여, 양도, 상속포기, 채무부담, 보증 등 반드시 거쳐야할 신용조사를 대부분 인감증명서로 대체 한다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국가가 발행하는 증명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리고 정보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지금, 인감담당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 비닐1장에 인감도장을 찍어 인감대장의 인영에 덮어보는 아주 원시적인 진위확인 수단밖에 없으며, 그것도 날로 늘어가는 증명건수와 민원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원으로 빠른 속도로 업무를 친절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강요는 꼼꼼히 대조할 수조차 없도록 한다. 이것이 더욱더 인감사고의 가능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원칙적으로 신고된 인감 도장만 있으면 누구나 인감증명을 발급 받을 수 있도록 위임하는 제도가 보장되어 있으며, 당사자의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누구나 개인 신고가 가능하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본인의 주민등록증과 인감도장이 허술하게 관리되면 다른 사람이 인감증명의 개인신고 역시 가능한 것이다.
이런 법의 허점으로 하루 발급되는 16만 5천여 건의 인감증명서 중에서 약 800여 건이 사기사건에 이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인감 담당자들은 도장찍은 비닐 한 장과 시력에 의존해 인감을 확인하고 있다.
인감담당 업무를 보고 있는 이모(37, 여 8급)씨의 말에 의하면 “공무원들이 인감담당 업무를 맡기를 꺼려하는 것은 업무량도 많지만 행여 인감관련 사고가 발생할 경우 담당 발급자가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구나 2003년부터 온라인을 통해 인감을 발행한다고 하는데 더 많은 사고의 위험과 문제를 안고 있는 제도로 확산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다. 따라서, 애초에 불필요한 인감증명제도를 없애야 한다.


도입취지에 반하는 경제 왜곡의 부작용
일제는 인감증명규칙을 제정하면서 제1조에서 제정목적을 설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의 토지조사사업을 위하고, 피식민지 국민의 국제활동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은폐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를 통해서 거류 일본인들에게 동양척식회사는 토지를 헐값으로 분배하여 소작농을 하게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해방후 48년에는 일제의 규칙을 그대로 번역하여 사용하다가, 61년 9월23일 법률 제724호에서 목적을 제1조에 넣었다. 그 목적은 현재와 같은데 “출원자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인감을 증명함으로써 국민의 편익을 도모함”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한편, 사회적 불신감의 팽배로 인하여 개인적 금전대차는 물론이고 물품구입에까지 인감증명을 요구하고 있어서 인감증명발급은 모든 경제적 거래활동에 절차상 필수적 구비서류가 되고 말았다. 관공서에 제출서류는 감축되었다고 하겠으나 민간거래에서는 증가되면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원래의 목적과는 달리 본인이 발급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라서 시간상, 경제상 민원인에게 소비와 부담만 주고 있다. 꼭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형식적인 구비서류로 인감증명을 요구하게 되고 말았다. 이는 목적과는 달리 역기능만 낳게 되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금융기관에서 인감증명을 요구하면서도 금전대차계약시에는 반드시 본인을 호출시켜서 서명과 무인을 받고 있다. 왜냐하면 인감증명은 단지 사용인감의 증명에 지나지 않고 본인의 행위까지 추정(확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감증명을 요구하면서도 본인의 의사를 반드시 확인한다. 인감증명은 본인임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용하고 있는 도장이라는 증명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인감증명서가 대리인에 의해서 발급된 것인지 본인이 발급신청을 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인감증명서까지 부인에 의해 발급됐다면 반드시 등기 명의인에게 매도의사를 확인하여야 하며, 본인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소유자를 통해서 전화연락을 통해 녹취해 두는 등의 방법도 강구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인감증명된 인장이 아니라도 등기 신청된 것이나 모든 행위가 무효한 것은 아니고 유효하다. 심지어 인감증명제도가 없는 외국인에게는 ‘외국인의 서명날인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서명만으로도 가능하다.
이런 결과는 제정목적과 달리 국민의 경제활동을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결과를 낳고 있다.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는 통제되어야 하는데 인감증명 없이 등기까지 가능하게 되어 있다. 법적 분쟁이 예상되거나 본인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는 공증제도, 각종 보험제도, 거래인장등록제도 등을 이용하면 될 것이다. 따라서, 현행 인감증명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개인인감등록제도를 고안하여 실시하고 있다. 이는 우리 나라 금융기관 등에서는 거래 인감등록제도로 정착되고 있는 상태이다.


경제기회 박탈 등의 비경제성 추계
최근에 주민등록 위장전입으로 위장인감 증명을 발급받으려고 하거나 재외 국민과 국적을 상실한 국민간에 혼용 혹은 악용하여 인감을 발급하여 부동산에 투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재일동포의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주민등록법에서는 국외 출국과 상관하지 않고 국외 이주를 필한 사람을 재외 국민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해외동포로서 국내에 30일 이상 거류하여도 영주 귀국절차를 거친 후가 아니면 주민등록을 못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인감증명 발급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현행 인감증명제도는 본인 신고의 원칙과 제반 까다로운 용도 규정으로 본인의 출두와 잦은 발급 때문에 발생하는 시간적, 경제적 손실을 없애고자 부동산매도용 이외에는 용도를 기재하지 않기로 개선했다. 그러나 인감증명서가 2001년 말 현재로 연간 4천9백 건 정도 발급되고 있어 1통 발급에 700원, 교통비 2,400원, 발급으로 인한 경제적 시간적 손실비용 5,000원씩으로 보고, 이것이 12배의 지렛대 효과를 발생시킨다면 연간 3조9천6백9십만원 정도의 부가가치 기회비용이 상실되고 만다.
당장 폐지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의미에서 공증제도, 보증보험제도, 거래인감등록제도 등을 고안하여 필요한 인감증명서를 대신하게 하는 방안도 있다. 일본처럼 당분간 인감등록 제도를 실시하여 매번 발급하지 않고, 등록된 인감등록 카드와 인장을 동시에 제출하여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
현실적인 개선방안
1) 담당자의 업무처리에서
(1) 위장전입자를 사전에 색출하여 인감의 위조사건을 방지해야 하고, (2) 인감증명 담당자는 경륜이 있고, 숙달된 직원을 배치해야 한다. (3) 인력 보강이 이루어져야 한다. (4) 전산에 입력이 상이하거나 입력이 없는 개인별 카드는 주의해야 하고, (5) 재외 국민의 경우가 미숙하여 국적상실자나일시 귀국자에게 주민등록증을 하여 인감을 발급하는 위법행위는 없어야 한다. (6) 재외 이주신고를 한자는 부동산의 경우에 재외국민과 같이 관할 세무서를 경유하여 부동산 거래 등의 탈세를 방조해서는 안 된다. (7) 재외 국민의 이중 국적 혹은 이중 인감신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본적지에 조회를 하여야 한다. (8) 정기적으로 주민등록표나 입력을 검증해야 한다.

2) 국민각자의 입장에서
(1) 인감증명의 행정적 통제 및 행정편의에서, 즉 개인 인장관리로 인한 반사적 보호기능에서 개인적 자기관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자기의 인장은 자신이 관리하기 위하여 인장날인기록부 혹은 서명기록부 같은 형태로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자신의 인장 및 서명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시키는 방안으로 보험가입 등이 추진되어야 한다.

3)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에서
(1) 인감증명발급 제도가 지속되는 한 인감증명 사고는 빈발할 것이다. 따라서,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거나 징계처분을 하는 불상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적어도 사고에 대하여 구상권 행사 및 손해배상을 당할시 기관장은 회계업무에서와 같이 공제 또는 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인감증명 폐지에 따라 생각해야 할 것들
동사무소 기능전환 등으로 인하여 업무가 구청으로 이관되면서 인력이 감축되는 결과가 나타났듯이, 인감증명 제도가 폐지된다면 자본은 자본의 합리화 전략에 따라서 인력을 감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인감제도를 담당했던 노동자가 다른 업무에 배치됨으로써 노동강도가 약화되는 계기로 작용된다면 좋겠지만, 정부의 구조조정 등을 통한 신자유주의 정책은 호락호락 하게 그것을 쉽게 내주지는 않을 것이다. 인감증명제도 폐지를 주장할 때에 인원이 감축되지 않도록 철저한 자료 조사와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같이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준비와 함께 하는 인감증명폐지 운동이 맞다고 본다. 한/노/정/연

2002-11-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5&no=13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