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을 줍는 촌로 시 |
현장에서 미래를 제1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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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봉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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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민중세상: 시
이삭을 줍는 촌로
주봉희
초록 물결이 바람에 실려 넘실대며 춤을춘다
너울 너울 실바람과 출렁인다
삶의 고단함은 대지에 묻고 쌓여만가는 빛더미는 가슴에묻어
살점을 도려내는
아품따위는 한숨에 묻어버렸오.
터질듯한 종아리 힘 줄은 굳어버리고 뼈만 남은 어께쭉지
구부러져도
꾸불 꾸불 구부러진 논두렁 허리만큼 휘어져
그래도 볏.이삭은 숨을쉬며
익어가는데
개 뼉다구 국회의원 쌀개방 손을들어 5000년 볏,이삭
잘라버리네
나락으로 떨어진 나락을태운다 ....절망의 세월이여..
이마자락 주름살에 세월을 엮어보니..
천년 만년 조상의 숨소리 묻고 피와 땀이 엉겨붙어
거름이 되었네 ..
쌀.한톨 한올 한올 아까워 울엄마 울아버지
석양이 지는줄모르고 땅거미 그림자 가리는데
쌀한톨 한올 줍는다.
아버지 ..
어머니..
진지잡수세요..소리쳐도.
그랴~~어여덜 먹어~
아~~~~~~아버지~흑~~엄니이~~
농약울마시고 죽어도
목을매고 죽어도
불길속에 뛰어들어 죽어도
성냥갑 속 미국놈 햄버거 국회의원들은 농민들 죽으라고
손을들어 버렸오.
방패로 곤봉으로 찍어
용철이를 죽여버렸다오.
아버지
어머니
이눔의..나라.종이처럼 접을수만 있다면
확.접어서 날여버리고 싶습니다.
아버지.어머니.
이제 ..
이삭 줍지마세요.
낼부터 미국놈 쌀..들어온데요~~~
2005. 12. 23.
* 주봉희 님은 1998년 6월 30일 KBS에 파견직 방송차량
운전기사로 입사했다가 정확히 2년만인 2000년 7월 1일
해고되어‘근로자 파견법’의 첫 번째 희생자가 된 이후 방송사
비정규 노조를 결성하였습니다. 그로부터 5년여 동안 파견법
폐지와 복직을 요구한 끝에 2004년 7월 KBS의 자회사로 재입사,
현재 방송국 차량 ‘배차반장’과 언론노조 방송사 비정규지부
위원장으로 투쟁하고 있는‘파견철폐’투쟁의 산 역사이자,
2005년 7월에 시집 어느 파견노동자의
편지(한국비정규노동센터 간)를 펴낸 ‘투쟁하는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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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8 18: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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