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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에서의 실업자 운동(2)

현장에서 미래를  제75호
제임스 페트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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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번역



아르헨티나에서의 실업자 운동(2)*


제임스 페트라스(James Petras)




* 이 글은 Monthly Review Vol.53, No.8(2002년 1월)에 실린 “The Unemployed Workers Movement in Argentina” 중 뒷부분을 번역한 글입니다. 앞부분은 ‘현장에서 미래를’ 74호(2002년 2월호)에 실려 있습니다.

실업자 운동의 미래
아르헨티나에서 MDT는 하나의 세력으로 인식되어가고 있다. MTD는 살타(salta), 쥬이쥐(juijuy), 마탄자(matanza)에서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 콜도바, 로사리오의 외곽에 있는 빈곤에 찌든 교외지역으로, 내륙의 “유령의 도시”로 급격히 퍼져왔다. 지역 조직들은 앞서 논의된 두 전국조직으로 나타나서 전국연맹을 형성했다. 수만의 실업자들을 동원하고 천여 명의 노동조합 활동가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여성들과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대략 60%정도의 참여자가 여성이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제한적인) 양보를 얻어낸 것이 실업자 운동의 밑바탕이 되었다. 그러나 실업자 운동의 힘은 이웃과의 연대, 상호신뢰, 구체적인 요구에 기반해서 지역 차원에서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실업자 운동의 핵심적인 매력은 MTD가 계속되는 구조조정 정책과 예산안 삭감, 저임금 상태에서 여러 일자리를 가져야만 하는 고용상태, 국회의 무능과 부패, 집행기구들의 권위주의적인 엘리트적 습성 등에 지친 아르헨티나의 상황에서 직접적인 행동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실업자들은 이런 모든 것들에 반대하는 단 하나의 세력이었고, 최소한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단 하나의 효과적인 전술인 도로를 봉쇄하는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
실업자 운동이 양적으로 성장하고 행동력이 배가되면서 대학생을 비롯해 반체제 성격의 노동조합과 인권단체, 소규모의 좌파정당들과 연대를 형성했다. 공무원노조(ATE) 및 교원노조와 가장 중요한 전술적 연대를 맺었다. 수많은 좌파 학생조직이 그랬던 것처럼 ‘5월 광장의 어머니회’(The Madres de la Plaza de Mayo)도 정신적인 지지를 보내주었고 지지자들을 동원해 주었다. 그러나 다른 단위와의 공동활동, 특히 노동조합과 공동활동을 하면서도 실업자운동은 어렵게 얻어낸 자치와 행동의 자율을 고집스럽게 지켰다. 실업자 운동은 이 운동의 성장에 편승해 이익을 얻고자 했던 기존 정치집단의 선동적인 개입도 거부했다.
역동적이고 전례 없던 실업자 운동의 성장과 상품이동을 마비시킨 도로봉쇄가 성공함으로써 어떻게 이 운동을 진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몇 가지 기본적인 쟁점이 논쟁의 과정을 통해 도출되었다.

지역주의
초기부터 지속되었던 실업자 운동의 강점은 지역 공동체, 스폐인계 거주지역, 이웃과의 긴밀한 유대관계에 기반 해 있다는 것이다. 긴축정책이 집행되면서 국가가 살인, 대규모의 체포, 군부의 장악으로 실업자 운동에 대응해 왔기 때문에, 전국적 수준의 집단적인 행동만이 국가의 폭력을 약화시키고 정권의 양보를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을 활동가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대중적인 참여를 강화하는데 성공했던 몇몇 운동의 지도부들은 전국적인 회의와 조직을 불신하고 반대했다. 제너럴 모스코니에서의 운동이 한 예이다. 제너럴 모스코니의 지도부는 2001년 9월 전국적인 두 회의에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거부했다.
경쟁그룹
실업자 운동이 분권적인 구조에서 출발을 했다는 사실은 지역의 이점을 살리고 지도력과 다양한 운동의 자치를 향상시키는 데 필수적이고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몇몇 사례에서 향후 단결을 저해할 수 있는 정치적, 개인적 차이가 나타났다. 대부분 실업자 운동이 선거정치를 지양했던 반면 소수의 지도자들은 좌파정당, 특히 새롭게 형성된 Social Pole이라는 정당들로부터 자리를 제안받았다. 다른 차이는 기존 반체제 성격을 갖는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나타났다. 전술적인 협력에서야 반대할 지도자들이 없겠지만 다수의 지도자들은 CTA와 ATE가 종국에 가서 행동을 장악하고 진보적인 노동조합 간부들의 온건한 의제들에 맞추기 위해 운동을 왜곡시킬 것을 우려했다. 예를 들어, 8월 전국적인 행동을 하던 어느날 ATE의 영향을 받던 피켓시위대는 주요 도로를 봉쇄하는 대신 다른 몇몇 도로를 점거하지 않았다. 이런 합의를 하게된 이유는 중산층 통근자들을 “끌어들이고” 노동부에게 호의적인 의사표시를 하기 위해서였다. 대다수의 실업운동 활동가들은 “다른 길을 열어 놓는” 전략이 도로봉쇄의 목적을 약화시키고 실업자 운동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 또한 전통적인 노동조합에 좌지우지되어 운동을 기존 노동조합에 양도하게 될 것이라 생각해서 반대했다.

기존 정치인들의 침투
실업자 운동의 힘있는 추진력은 행동의 자율성에 기인한 것이다. 성공적인 대중동원이 가속화되면서 이름뿐인 야당(페론당과 여타의 당들)의 기회주의적 정치인들이 피켓시위대에게 “중재”를 제공하고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하면서 운동을 분열시키고 이를 통해 고갈된 세력을 재구축하기 위해 실업자 운동의 일부를 얻고자 했다. 실업자 운동은 이런 기회주의적인 감언이설에 저항해 오고 있다. 그러나 만약, 탄압이 더욱 가혹해지고 기본적인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이 운동은 정치적으로 더 급진화 되거나, 또는 늙은 정치 우두머리들의 중재를 받아들이게 만드는 유혹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학생-동맹과 위험
실업자들은 9월 7-8일 전국회의를 발의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학생, 문화단체들, 심지어는 자립(self-help)그룹들도 참여했으며, 따라서 이 회의의 사회적 구성은 더욱 희석되었다. 장시간동안 여러 차례 지루하기도 했던 학생들의 발언은 실업자 운동의 미래에 그다지 많은 명확성을 부여하지 못했다. 실업자 운동과 명확하게 관계를 맺고자 하는 몇몇 학생단체도 있었지만 “지구화로 인해 이 운동이 지금시기에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는가”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학생도 있었다. 실업자 대표단은 만장일치로 이런 류의 개입을 거부하고 긴박하고 전략적인 요구안을 만들기 위해 회의를 진행했다. 라누스(Lanus) 실업자 운동은 대중적인 시위에 뒤따른 악의적인 연대의 압력에 주목하며 실업자 운동의 자치적인 지도력을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성장의 모순은 운동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실업자들이 논쟁하고 사안들을 풀어갈 수 있는 곳이 바로 공개된 지역과 전국적 차원의 회의라는 것이다.


결론
노동운동세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논쟁 중 하나는 불확실한 노동, 비공식 부문의 성장, 실업자의 증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동조합 지도자들에게 질문을 하면 실업자들을 조직하기가 어렵고, 실업자들이 경제체제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며 단체행동에 대해 실업자들이 별반 흥미가 없다는 얘기만을 되풀이한다. 아르헨티나에서 실업자 조직의 엄청난 성장은 이런 노동조합 지도부들의 선입견에 의문을 던지고, 새로운 질문을 제시한다. 아르헨티나의 경험을 통해 실업자들이 조직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노동조합이 해오지 못한 방법으로 실업자들이 단체 행동을 통해 경제체제를 마비시키고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양보를 받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운동의 하락이 실업자, 비공식 노동자와 그다지 상관이 없으며 오히려 노동조합의 구조와 접근방식, 지도력과 더 많은 관련을 갖고 있다는 것을 실업자 운동의 성공이 보여주고 있다. 실업자 운동은 아래로부터, 스페인계 거주지역(barrios)에서 일대일로 조직해왔다. 노동조합 관료들은 조합비를 내지 않는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조직을 할 때면 “전문가들”을 보낸다. 결국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실업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조직화의 성과를 남기지 못한다. 둘째로, 실업자 운동은 지도자와 지지자들이 같은 계급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수평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공개적인 회의석상에서 논쟁과 논의를 진행한다. 노동조합은 개인적으로 상층 지도부들에게 충성을 하는 수직적인 구조로 되어 있으며 지도부들의 다수는 CEO에 맞먹는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실업자 운동은 직접행동을 계속하면서 공개적인 회의석상에서 요구안을 논의해 왔다. 노동조합 엘리트들은 상징적인 저항에 참여한 후 노동자들의 핵심적인 요구를 무시하는 합의안에 합의하면서 뒷문으로 국가 및 사용자들과 협상을 한다. 그리고 나서는 이 합의안을 노조원들에게 “판매”하거나 그대로 강요한다. 그 결과, 노동조합의 우두머리들은 긴축정책을 펼치는 국가와 고용주의 적극적인 협력자로 인식되거나 불신임의 대상이 된 반면, 실업운동의 지도자들은 구성원의 신뢰와 지지를 얻었다.
실업자들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노동시장으로 인해 위에서 아래로 조직하고 자동적으로 조합비를 정산하던 방식과 형식적인 조직은 위협받게 되었다. 어떤 노동조합의 우두머리들도 판자촌의 흙탕물 위를 걸어다니며 조직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아이가 울고 식품을 즉각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하는 전투적인 여성들, 지구화와 실업에 대한 장황한 강의에 지친 젊은이들이 있는 가운데서 그리고, 얼음이 얼 정도로 춥거나 더워서 땀이 줄줄 흐르는 곳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회의에 참여하는 것을 꺼렸다.
어느 노동조합의 지도자들도 총탄이 날아다니는 곳에서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새총을 날리면서 바리케이트 뒤에 서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긴축정책의 충격을 완화하고 국가질서를 안정시키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정협의회를 만들기 위해 노동부 사무실에서 30분간 회의를 가지는 것을 더 선호한다. 오늘날 노동조합이 보여주는 것처럼 모든 노동조합은 관계 맺고 있는 정당과의 선거 연대에 더욱 관심이 많고, 실업자들을 조직하는 데 있어 큰 장애물이 되거나 실업자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실업자들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그들만의 발의권과 사회적인 독창성으로 시장과 생산지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봉쇄하면 경제체제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1996년 유령도시 네퀜(Nequen)의 실업상태에 있는 석유노동자들이 도로 봉쇄를 성공한 소식은 전국에 퍼져나갔다.
도로봉쇄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착취받고 주변화된 그룹이 채택하는 일반적인 전술이 되었다. 볼리비아에서는 수만명의 농민과 토착민 공동체들이 신용, 기간산업, 코카나무를 재배할 수 있는 자유, 보건과 교육에 대한 지출 증대를 요구하면서 도로봉쇄를 해왔다. 마찬가지로 에콰도르에서도 경제의 달러화, 고산지대에 대한 공적투자가 없는 것에 항의하면서 대중적으로 도로를 봉쇄했다. 콜럼비아, 브라질, 파라과이에서도 재분배정책, 신자유주의와 부채상환의 중단, 그 외 긴급히 해결되어야 할 사안들을 요구하면서 도로봉쇄, 거리행진, 토지점거 등을 결합시켜 왔다.
이런 단체들의 공통점은 경제의 전략적인 부문에서 일을 하지만 경제활동에 있어 비 전략적인 그룹이라는 사실이다. 수출분야, 은행, 광산, 석유, 또는 특정 제조업부문은 핵심적으로 (부채상환을 위한) 외화를 획득하고 이익을 남기며 엘리트들에게 이익을 주는 부문들이다.
제조된 중간재나 자본재처럼 식품도 수입되었다. 자본축적과정을 통제하는 엘리트의 입장에서는 소작농, 실업자, 토착민, 지역 소상인, 소규모의 제조업 등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은 불필요하고 소모성일 뿐이며 수출, 금융이동, 사치재의 수입과 같은 주요 활동과는 무관하게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런 상품, 자본이 시장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도로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이 점에서 “주변부 그룹”들은 엘리트들만의 리그를 훼방놓고 자본축적 과정을 붕괴시키면서 전략적인 행위자가 되고 있다. 도로봉쇄는 산업노동자들이 기계와 생산라인을 멈추는 것과 동일한 기능을 한다. 실업자들이 이윤 실현의 측면에서, 산업노동자들이 가치 창조의 측면에서 그렇다. 공장외곽에서 형성된 대중조직은 선거 정당과 관료적 노동조합의 외부에서 일어나면서 이 전략의 유효성을 잘 보여준다. 자치조직은 아르헨티나와 그 외 라틴아메리카에서 핵심을 이룬다. 경험을 통해서 이 새로운 대중운동은 투쟁을 지속시키고 폭력적인 억압에 저항하며 임시적이고 즉각적인 양보를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실업자 조직의 전국적인 운영기구가 형성되고 라틴 아메리카에서 소작농, 소규모의 농민들 사이에서 이와 유사한 전국 조직이 형성되면서 지역운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잠재적으로 국가와 맞설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여전히 답변되어야 할 것은 많다. 이 새로운 운동이 전국적인 정치세력으로 형성되어 국가권력을 교체시킬 것인가? 도시의 고용된 산업노동자들과 신분이 하향하고 있는 중산계급이 아르헨티나를 바꿀 수 있는 하나의 세력으로 형성될 수 있을 것인가? 지역별 회의 체계는 의회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주의(a new assembly-based socialism)의 기초가 될 것인가?
아르헨티나에서 실업자 운동의 성공은 지속적으로 악화된 경기침체에도 아랑곳 않고 투쟁을 진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전망을 열어왔다. 라틴 아메리카에 걸쳐서 유사한 직접 행동이 증가하면서 “주변”계급이 미 제국과 국내의 친미 협력자들에게 도전하는 유력한 계급으로 집약될 것을 예측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한/노/정/연



번역: 변정필(교육기획실)

2002-03-20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7&no=12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