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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현장에서 미래를  제31호
한노정연

                                            

                                     편집자의  글






극우세력의 ‘반공’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허구적이었던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던 ‘북풍사태’가 전(前)안기부장 권영해를 구속하는 수준에서 봉합되고 있다. 적어도 최근의 북측 침략이 남북 공동의 조작이었을 가능성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보안을 빌미로 정치적 타협을 하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 사안이 어느 정도 여야의 결정적 약점인지 가늠하게 한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지배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북 기득권 세력 모두 얼마든지 남북한 민중의 열망을 져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시에, 조작 이외의 다른 설명이 없어 아직 미궁에 빠져있는 공안사건의 진실을 밝혀 내는 일, 범죄집단 안기부를 해체하고 국가보안법 등 잔존하는 반민주 악법을 철폐하는 일은 노동자․민중의 손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과제임을 되새기게 되었다.


민주노총이 내부 분란과 선거로 정신이 없는 사이 경총은 이미 ‘98년 임금지침’ ‘인건비 절감을 위한 방침’ 등 발빠른 임금․단체교섭 대응을 준비하고 있었다.

노동운동진영의 98년 임단투는 공통된 인식과 차별적인 판단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 핵심 쟁점이 ‘고용안정’이라는 점에서는 모두 일치하고 있지만 교섭구조에 있어서는 상당히 다른 접근














을 보여주고 있다.

총력투쟁을 전제로한 총연맹 차원의 교섭만이 전선을 칠 수 있다는 상황인식을 배경으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새로운 판짜기를 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는가 하면, 노동시장을 중심으로한 교섭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는 쪽은 산별중심의 교섭과 투쟁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실질적인 노사정위원회의 개최를 주장하는 견해도 있다. 게다가 교섭구조의 난맥은 교섭권 위임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위 사업장의 힘으로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위임할 정도로 지도부를 신뢰하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올 임단협 투쟁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임금인상투쟁의 실종이라는 사실이다. 아직 본격적인 임단협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결, 삭감, 반납 등의 사회적 분위기가 그 조짐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예년과 같지 않게 민주노총(물가연동제), 금속연맹(6~9%), 현총련(10%) 등 각 주체마다 임금인상률과 기준이 다른 점도 투쟁의 장애로 등장하고 있다. 고용보장 없는 임금인상이 무의미 하듯이, 생활보장 없는 고용보장 역시 의미가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기억해야겠다.







■ 4차 정기총회와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제4차 정기총회 결과를 알려 드립니다.


지난 2월 28일, 연구소는 제4차 정기총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정기총회에는 김진균 자문위원, 장임원 이사장, 오세철 이사, 김세균 소장, 채만수 부소장 등 50여 임원, 연구원, 회원 등이 참여했는데, ‘1997년 사업 및 재정보고’, ‘감사 보고’에 이어 ‘안건’ 토의가 있었습니다.


정기총회에서 결정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관개정

- 제8조(기구의 종류) 4항, 제11조(이사회) 2항, 제12조(정책협의회)에서 ‘정책협의회’에 관한 부분을 삭제한다.

- 각 위원회의 회의 일정은 이사회에서 재조정하여 운영한 후, 차기 총회에서 추인받는다.

- 부칙 제5조(효력발생) 이 정관은 1998년 2월 28일부터 효력을 갖는다.


(2) 임원 선출



- 이사장 : 장임원(중앙대 의대)

- 이 사 : 장임원, 김상곤(한신대 경영학과), 김영규(인하대 행정학과), 단병호(전국금속산업노조 위원장), 나현균(전해투 의장), 박영근(중앙대 불문학과), 신인령(이화여대 법학과), 양규헌(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양길승(성수병원 원장), 오세철(연세대 경영학과), 유초하(충북대 철학과), 정윤광(공공연맹(준) 자도위원), 정인숙(전태일영화제작 집행위원장), 최갑수(서울대 서양사학과), 김세균(서울대 정치학과, 소장), 채만수(부소장), 손호철(서강대 정외과, 부소장)

- 감사 : 김인걸(서울대 국사학과), 권영근(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 김선구(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

- 소장 : 김세균

- 부소장 : 손호철, 채만수


(3) 1998년 사업계획(안)

- 1998년 연구소의 사업 및 연구 목표를 ‘IMF관리체제’와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코포라티즘’ 하에서의 노동운동의 총노선 구축 및 주체형성 내용생산으로 잡고, 내실 있는 연구성과의 축적과 대중적인 확산을 위한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1998년 사업계획(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였습니다.

- 「1998년 사업계획(안)」은 ‘현대자본주의와 경제위기 전망’,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코포라티즘’, ‘노동운동의 새로운 주체형성’을 올해의 중점 연구과제로 잡았고, ‘연구 중심의 사업 및 운영체계’를 확보하는 것을 중점 사업과제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와 사업을 통해 노동운동과의 결합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을 결의하였습니다.

- 「1998년 재정계획(안)」과 「‘(도서출판)현장에서 미래를’ 사업계획(안)」도 원안대로 만장일치로 채택하였습니다.

 

지난 2월 28일 연세대학교 상경관에서 ꡔ변화하는 정세와 노동운동의 새로운 과제ꡕ라는 주제로 제4차 정기총회 기념토론회를 개최하였다. 경제위기와 IMF관리체제, 김대중 정권의 탄생이라는 객관적 조건의 변화와 노사정위원회 합의안의 부결, 비상대책위원회에서의 총파업철회, 민주노총 임원선거의 연기 등을 겪으면서 나타난 민주노총의 혼란과 무력감 등의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의 고리를 모색하는 최근 정세를 반영하듯 250여명이 참여한 이날 토론회는 대단히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이날 토론회는 김세균 소장의 “IMF 관리체제, 김대중 정권 그리고 노동운동”과 박성인 사무처장의 “직권조인, 총파업투쟁 철회, 그리고 민주노총 정체성의 위기”를 주발제로, 고영주 공익노련 수석부위원장과 서형석 민철노련 사무처장, 김호규 현대정공 수석부위원장의 토론발제로 진행되었다.


첫 발제로 나선 김세균 소장은 긴축재정과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IMF 처방은  경제공황이 수행하는 역할을 국가정책으로 목적의식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며 이 점에서 위기예방책이기보다는 공황을 겪게 함으로써 공황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극약처방의 위기타개책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렇듯 가장 자본주의적인 위기해결책인 IMF처방을 적극 수용하고 있는 김대중 정권은 민주정부나 개혁정부이기에 앞서 자본의 요구를 철저하게 대변하는 신자유주의 정부로 기능할 것이며, 민주주의의 실질적인 후퇴와 노동자 대중의 생존권에 대한 근본적인 침해를 전제로 하여 성립하는 ‘신자유주의적 계급타협체제’의 성격을 띄면서 최근의 위기극복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마지막으로 김소장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전세계적인 노동자 운동의 일환이자 공황기 노동운동의 성격을 띄고 있는 현재의 노동운동은 철저하게 계급성과 전투성을 견지하면서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 나가며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을 저지하고 민주변혁을 앞당기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발제를 마무리하였다.


두번째 발제로 나선 박성인 사무처장은 노사정위원회에서의 잠정합의안 작성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서의 부결, 비상대책위원회에서의 총파업 철회 등 2월달에 전개된 최근 정세를 민주노총 정체성의 위기로 성격규정하면서 노동운동진영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위기의 수준과 성격에 대한 다양한 진단과 이에 따른 극복의 방향과 방법 등을 소개하였다.

현재의 민주노총의 위기를 민주성과 자주성의 위기로 분석한 박 처장은 현재의 위기가 87년 노동자 대투쟁이후 10년간 성장해 온 민주노조운동의 정점에서의 위기이므로, 그 해결과 극복은 내부갈등과 분열의 위험때문에 미봉을 한다고 해서 또 몇몇 지도부에게 책임을 추궁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없음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민주노총 10년의 역사적 성과와 한계를 발본적으로 재평가하고 변화된 정세속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주체형성을 위한 비상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제기하였다.


조합원용 교육소책자 발간


ꡔ노동자가 희망을 만듭니다ꡕ

- 야간노동 축소와 월급제 쟁취 -

대우자동차 노동조합/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1998. 3.


전세계적으로 자동차산업의 과잉투자․과잉생산으로 인한 자본의 위기는, 그대로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위기를 가져옵니다.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 피를 말리는 야간노동, 조업단축으로 인한 생계의 불안…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입니다.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 삶의 새로운 계기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노동자들 내부에까지 자리잡은 자본의 ‘경쟁’ 의식을 극복하고 그 자리를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로 메꾸어 내는 방법 뿐입니다. 이를 위한 조합원들에 대한 교육, 어느 때보다 시급합니다.

대우자동차 노동조합과 공동으로 제작한 이번 조합원 교육용 소책자가 ‘희망을 만드는 노동조합’을 위해 활동하는 교육활동가들에게 하나의 참고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책자를 제작하기 위해서

ꡔ소책자 준비팀 → 기획안 → 조합원의 상태와 요구 분석을 위한 면접조사 실시 → 관련자료 검토 → 원고작업 → 그림과 삽화그리기 → 편집 → 인쇄 → 소책자ꡕ의 공정을 거쳤습니다. 매 공정마다 준비팀의 많은 토론이 뒷받침되었습니다.


글은 철저하게 조합원의 관점에서 작성하고자 하였고, 그림과 삽화를 삽입하여 조합원들이 다가서기 쉽게 구성하였습니다.





고용안정, 야간노동으로부터의 해방, 안정적인 생계확보!

우리들의 가장 큰 희망이고 바램입니다.

이러한 희망을 한 목소리로

외칠 때 진정한 힘이

생깁니다.


희망! 노동자가 만듭니다.





◔ 글 차 례


우리 조합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내는 것,

그것이 98년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의 과제입니다

․ “고용안정, 야간노동으로부터의 해방, 안정적인 생계확보”

․ 노동시간 단축과 월급제 도입은 서로 맞물려 해결되어야 합니다

․ 자! 이제 고민해 봅시다. 98년 단협투쟁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노동자는 노동자답게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 나라도 위기, 회사도 위기, 노동자의 삶은…

․ 우리들의 잘못된 통념


우리 노동자들, 요즘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다 !

- 노동자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노동조합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1998-04-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9&no=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