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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우차 노동자들은 김대중 정권 퇴진을 외칠 수밖에 없는가

현장에서 미래를  제66호
안미정


왜 대우차 노동자들은
김대중 정권 퇴진을 외칠 수밖에 없는가?
안 미 정/인천민중연합





1. 대우차 처리를 둘러싼 논쟁들
현재 산곡 피정의 집(산곡성당)에 들어서면 대형 플래카드 2개가 걸려있다. ‘김대중 정권 퇴진, 부평공장 폐쇄 반대’와 ‘철회 정리해고, 노동자생존권 사수’가 그것이다. 이 플래카드를 걸면서도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다른 것은 넘어간다 치더라도 성당 건물에 ‘김대중 정권 퇴진’을 걸게되면 성당 측에서 느끼는 부담이 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조합간부들조차 이런 내용의 플래카드를 거는 것에 문제제기를 던졌던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여기를 찾는 정리해고자들은 이런 내용들이 너무나 당연하지 않느냐는 견해를 갖고 있다. 1,750명이나 되는 노동자들을 정리해고시킨 현 정권에 대하여 오히려 퇴진조차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곳을 찾는 일반 신도들 역시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이 표출할 수 있는 최소한의 분노가 아니냐는 견해가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이후에 대우자동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갖고서 활발한 논쟁들이 벌어지고 있다.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해외매각하는 길만이 유일한 길이다’라는 견해에서부터 ‘공기업화를 하는 것이 살릴 수 있는 것’이라는 견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각들이 제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논쟁들은 결정적 한계를 갖고서 출발하고 있다. 이런 논쟁이 촉발되는 것의 근저에는 대우자동차 처리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진행된 노동조합과 회사측의 대립투쟁이 있는 것이며 나아가 현재는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립 전선으로 확장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논쟁들의 대부분이 대우 처리문제를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립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대우자동차 내로 한정시켜서 문제를 협소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현재 노동자들이 한결같은 구호로 외치고 있는 김대중 정권 퇴진에 대해서는 모두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대중 정권 퇴진과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분쇄라는 구호에 대하여 ‘전혀 현실성이 없다’라든가 ‘그러면 혁명을 하자라는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나아가 신자유주의적 정리해고는 불가피하며 따라서 정권퇴진 투쟁을 벌리면 오히려 대우 죽이기로 나갈 수 있으니 정리해고 투쟁은 빨리 접고 회사를 정상화하는 것에 앞장서야 한다는 논리가 그것이다.

노동자들은 왜 김대중 정권 퇴진을 외치는가? 그것이 단지 정리해고자들일 뿐인가? 여전히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김대중 정권을 지지하고 열심히 일만하면 모든 것이 잘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무엇 때문에 현재 논쟁구도가 가장 핵심적인 알맹이는 빼버린 채 ‘정상화’만을 외치고 있는가? 정말로 노동자의 입장에서 현재 상황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나아가 어떤 방향에서 투쟁을 전개해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 모색해 보도록 한다.


2. 왜 노동자들은 김대중 정권 퇴진을 외치는가?
1) 대우자동차를 파탄의 지경으로까지 몰고 간 장본인이 바로 현 정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은 대우 자동차가 어렵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가 김우중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방만한 경경과 함께 나아가 노동조합이 무리하게 투쟁을 벌린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실질적인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분명히 대우자동차가 부실화된 중요한 요인으로 김우중 일가의 책임론을 묻는 것은 지극히 온당하다. 방만한 차입경영과 함께 분식회계조작등을 통하여 주요한 자금이 재투자로 전환되지 못한채 투기성 자금으로 되거나 개인 금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우중이 대우 자동차를 부실로 몰고간 당사자라면 현정권이야말로 대우자동차를 파탄의 지경으로 내몰리게 한 원흉이다. 특히나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주요한 칼자루는 정부가 쥐고 있었다. 하지만 워크아웃 이후에 현 정권은 대우차 처리에 대한 일관된 원칙과 방향을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축소경영과 함께 포드매각에만 매달렸다. 그러나 포드 매각은 물건너 가고 부채 규모만 초기에 11조원에서 오히려 18조원 이상으로 불어나면서 더욱 더 경영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런 경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 정권은 대우 자동차를 이번에는 지엠에 매각하는 것으로만 그 해결 방향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엠은 대우차를 인수할 생각이 별로 없다. ‘대우 자동차에서의 노사문제가 처리되는 것을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하는 것이나 ‘쓰레기 더미에 불과한 공장을 공짜로 넘기라’고 협박한 것 등은 현재 지엠이 대우차에 대하여 중대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다고 하는 것을 역설적으로 입증하는 것일 뿐이다.
일이 이 정도가 되었다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방향으로서는 매각에 목을 매는 것이 아니라 공기업화 등과 같은 자구책에 더욱 관심을 쏟고서 그 올바른 해결방향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부는 지엠매각을 제외한다면 전혀 정책이나 대안도 없는 무능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을 뿐이다.
2) 대우자동차의 처리방향을 오직 노동자들의 희생을 통해서만 모색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작년도에 김일섭 집행부가 들어서자마자 대우부도 사태의 책임을 노동조합에 전가하면서 구조조정합의 각서를 강요하였다. 그리고 전체 노동운동 내에 많은 비판을 받아가면서 합의했던 구조조정 합의각서는 쓰는 그 순간부터 한낱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인력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책을 경영혁신위원회를 통해서 협의하기로 하였지만 경영혁신위원회를 들러리고 만들어버린 채 소위 의원퇴직이라는 신종용어를 만들어가면서 약 3,500여명의 노동자를 반강제로 회사에서 내몰았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의원 퇴직은 김대중 정권의 노동자 죽이기의 서곡일 뿐이었다. 1월 15일 회사는 추가로 인원감축을 해야 한다면서 정리해고자 1,850여명을 노동부에 신고하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회사가 정리해고 인원을 노동부에 신고했다고 해서 그 책임을 회사에 떠넘기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뿐이다. 이미 회사의 모든 경영과 인사는 청와대에서 직접 지휘하고 있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이미 알고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노동조합은 경영 혁신위원회에서 순환휴직까지 포함하여 자구안을 제출하였지만 그것은 회사에 의하여 단호하게 거부되었다. 그러다가 정리해고일인 2월 16일이 다가오자 노동조합에서는 한 발 더 양보하여 희망퇴직과 무급순환휴직까지 받아들이고자 협상안을 제출하였지만 이것까지도 묵살된 채 2월 17일 지난 한달 동안 자진 퇴사한 100여명을 제외하고 1,750여명의 대량 정리해고가 단행되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정리해고에 대한 문제이다. 정부와 회사는 구조조정 합의각서를 강요한 이후 협의도 거치지 않고 불과 한달여 사이에 3,500여 인원을 정리했다면 이후에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정리해고는 충분히 피해갈 수도 있는 것이었다. 특히나 정리해고자에 대한 퇴직금에 대하여 노동조합에서 제안했던 희망퇴직이나 무급순환휴직을 통한 방식이 비용절감에서는 오히려 효과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우회로를 모두 거부한 채 정부에서는 정면돌파의 방식을 선택하였다. 더구나 2월 16일 1,750명을 한번에 해고시킨다고 하는 것은 많은 저항에 직면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300여명씩 몇 번에 걸쳐서 해고를 할 것이라는 노동계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일거에 해고를 단행하였다. 나아가 완전한 공장점거도 아닌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노조의 파업에 대비하여 사전에 비축물량까지 생산하였기 때문에 회사측에 이렇다할 큰 위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월 19일 공권력을 동원하여 600여 농성대오를 폭력적으로 진압하였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현정권이 피해갈 수 있는 우회로를 내팽개쳐버린 채 더욱 더 부담이 클 수도 있는 정면돌파의 방식을 택했던가?
단지 지엠에 매각하기 위한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준다고 하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 이상은 없다. 왜냐하면 의원퇴직이나 희망퇴직을 통해서도 충분히 인원을 조정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첫째 대우 자동차 문제를 총자본과 총노동의 문제로 파악하면서 총자본의 총노동에 대한 태도를 명확히 보여준 것이며 둘째, 정권의 재창출과 대우자동차의 처리문제가 긴밀히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문제와 관련해서 보았을 때 대우 자동차가 총자본과 총노동의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작년 하반기에 여론을 포함하여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당선된지 얼마 안 되는 김일섭 집행부를 압박하여 구조조정합의각서를 이끌어내는 쾌거를 거두었다. 대우 자동차에서 힘있는 전선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한국통신노동자들의 투쟁 그리고 은행합병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일어났지만 전체 구조조정 전선이 전국적으로 모아지지 못한 채 고립분산적인 투쟁을 하는 것에 그쳤던 것이다.
올 상반기 역시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단지 변화한 것이 있다면 김대중 정권이 작년 구조조정과정에서 단위노조를 굴복시켜 이미 기선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정권의 입장에서는 바로 이 기세를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작년에는 구조조정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장악했을 뿐 그것을 완성시켜나가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적지 않은 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대우 자동차에서 정리해고 등과 같은 방식으로 강력하게 밀어부쳐야만 올 상반기에 공공부문이나 은행권 등의 구조조정을 용이하게 이룰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만약에 대우 자동차에서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할 경우 구조조정문제를 둘러싸고 대우자동차와 여타의 구조조정사업장에서 대규모 분규가 일어나고 이것이 5월까지 이어지면서 임단투와 결합이라도 된다면 정권으로서는 생각하기도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문제는 첫 번째 문제와 긴밀히 연동되어 있다. 김대중 정권의 입장에서 보자면 내년도에 있을 지자제와 대선을 통해 성공적으로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 올해는 대단히 중요한 시기이다. 이런 점에서 올해는 내년을 대비하여 전사회적 여론과 기반을 공고히 다져나가는 시기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김대중 정권은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듯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 노사 문제이다. 반면 가장 큰 강점은 통일 문제이다. 통일 문제와 관련해서는 6․15선언을 이끌어내면서 제운동세력까지도 김대중 정권에 대하여 비판적 지지를 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대중 정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강력한 정면돌파를 통해 전체 노동계를 압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김정일의 방남을 조기에 실현시켜 노동계의 반발을 전사회적인 통일무드로 희석화시키겠다는 기본 구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김대중 정권의 구상은 실현되지 못했다. 정리해고와 공권력 침탈에 분노한 대우 노동자들과 이를 지원하는 전국 노동자 그리고 학생들의 연대투쟁이 들불처럼 번져갔기 때문이다.


3) 정리해고와 공권력침탈에 항의하는 노동자와 민중들의 시위를 무자비하게 짓밟는 폭력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 자동차 사태에서 현정권이 보여주고 있는 폭력성은 군사독재정권시절의 폭력성에 거의 비견될 정도이다. 현재 부평은 거의 준계엄상태를 방불케 한다. 불법폭력 시위 가능성 운운하며 노동운동이나 민중운동단체들에서 내는 집회신고는 거의 전부가 불허되고 있는 실정이다. 나아가 지하철에서 선전전조차 불법 유인물 배포라며 무자비하게 연행을 해가고 있다. 시위가 일어나는 곳이면 전투경찰은 말할 것도 없으며 헬리콥터까지 동원하여 선무방송을 하는 등 거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 이외에도 연행자들에 대한 불법적인 인권사례 등을 포함하여 경찰에 의하여 수없이 많은 가혹행위가 무법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최근에 벌어진 경찰의 불법 폭력은 김대중 정권의 현주소가 어디쯤인지를 충분히 가늠케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었다. 3월 7일 조업이 재개된 이후 노동조합과 회사측 사이의 쟁점은 노동조합 출입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우선 노동조합은 회사측이 정리해고자나 조합간부들의 회사출입을 막고 있는 것에 대하여 노동조합 출입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대하여 회사측은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다시금 노동조합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였다. 이에 대하여 최근에 법원은 회사측이 제출한 노동조합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은 위법임을 분명히 하였으며 노동조합의 요구가 올바르다는 것으로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노동조합에 들어갈려는 조합원들을 저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비저항의 상태에 있는 조합원들에 대하여 무차별적인 폭력을 휘둘렀다는 점이다. 이 폭행으로 인하여 30여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중상을 입은 상태이며 이에 대하여 정리해고 조합원들은 이 폭력이야말로 ‘제2의 광주학살을 방불케 하는 것이었다’며 극도로 분노하고 있는 상태이다.

대우 노동자들이 정권 퇴진을 외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우 자동차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하여 총노동 전선을 와해시키면서 이것을 정권 재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반으로 만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토록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현행법마저 완전히 무시해가면서 노동자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러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 정권이 최근 들어 등장하고 있는 화염병에 대하여 엄단하겠다고 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억지일 뿐이다.


3. 김대중 정권 퇴진 투쟁이 전국 투쟁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전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적 요구에 대한 집약적 표현이다.
대우 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정리해고와 공권력 침탈로부터 시작된 김대중 정권 퇴진이라는 구호는 이제 전노동자 민중들이 자연스레 외칠수 있는 구호가 되어가고 있다. 무엇 때문인가? 1,850명의 대우 자동차 조합원들에 대한 정리해고의 실질적 책임자는 이영국이나 이종대로 표현되는 회사만이 아니라 현정부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리해고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대한 문제는 노사간의 문제를 넘어 노정간의 문제라는 것을 이 싸움을 거치면서 조합원들이 자연스레 인식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1,850명에 대한 정리해고 분쇄투쟁은 그 자체가 이미 대우 자동차 노동자들의 생존권의 문제를 넘어 전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에 대한 요구를 압축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라 할수 있다.한국 통신 계약직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철폐투쟁과 대우 자동차의 정리해고 철폐투쟁이 하나로 모아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역시 똑같은 생존권 투쟁이라는 점에서 나아가 그것이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직접적 피해자라고 하는 공통된 인식 때문이다.
따라서 대우 노동자가 외쳐대는 김대중 정권 퇴진과 정리해고 분쇄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전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적 요구이자 정치적 구호인 것이다.
둘째, 김대중 정권 퇴진은 전계급적 요구이다.
사실 대우자동차 문제는 근원적으로 보았을 때 김우중의 경영상의 문제만은 아니며 나아가 현정권의 무능함에서 초래되는 것만도 아니다. 대우 자동차 문제는 호황과 불황의 주기적 순환이라고 하는 자본주의 그 자체가 만들어내고 있는 필연적 산물이다. 한국 경제가 호황기에 대우 자동차는 세계경영을 앞세우며 공격적 경영으로 나아갔지만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기업부도라고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던 것이다.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하여 김대중 정권이 전면에 나서서 구조조정을 진두 지휘하고 있는 것이 대우의 상황이다. 구조조정의 방향은 크게 해외매각과 노동자의 희생을 통한 자구안이다. 그리고 이런 방향은 대우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체 한국경제에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국공영기업의 민영화와 해외매각 이를 통한 자본의 집중 및 초국적 자본과의 결합 그리고 이를 원활히 실현해주기 위하여 노동자계급의 희생 이것이야말로 현재 김대중 정권이 총괄적으로 지휘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방향이다.
이런 점에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맞서 싸우는 투쟁은 비록 그 출발은 생존권적 요구에서 비롯된다 할지라도 그 해결은 결국 김대중 정권에 대한 정치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지난 구조조정 투쟁의 역사에서 그리고 현재 대우자동차 투쟁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4. 실제로 김대중 정권을 퇴진시킬 수 있는가?
김기원을 비롯한 우익논객과 사무노위 등은 김대중 정권 퇴진의 구호에 대하여 실현불가능한 것이라고 아예 못을 박아버린다. 나아가 이와는 약간은 다른 각도에 서 있지만 일부 논객들은 정권 퇴진투쟁 이후 대안이 없기 때문에 김대중 정권 퇴진을 내걸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공통적인 것은 이들이 노동자들의 운동을 경제적인 요구와 투쟁을 하는 존재일 뿐이지 정치적인 운동과 투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로 빠진다는 것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현재 처해있는 상태와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투쟁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일반적으로 단위 사업장 수준에서 진행되는 임단투는 경제투쟁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96~97년 총파업과 같이 전체 노동자의 생존권이 걸려 있는 문제에 대하여 정권을 상대로 정치투쟁을 벌렸다. 그러나 우리의 힘이 정리해고의 법제화를 막을 수 있을 만큼 강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을 저지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비록 저지하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전국의 노동자들이 연대투쟁을 통해 정리해고의 법제화에 대하여 전국적으로 맞서서 싸웠다고 하는 정치적 성과를 남겼다.
이번 대우자동차 투쟁 역시 마찬가지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미 대우 자동차 투쟁은 단위 사업장에 국한되는 노사간의 문제를 넘어서 전국의 노동자들과 정권의 투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만큼 정리해고의 문제는 단위 사업장을 넘어 전노동자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이 투쟁 역시 일정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권이 노동자를 일방적으로 희생을 전제로 한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과 정권 재창출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하는 전국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김대중 정권 퇴진이 실현 가능한가 불가능한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논객들은 노동자 투쟁을 단지 경제적 요구 투쟁으로만 협소화시킨 채 노동자들은 실현가능한 경제투쟁만 하자고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중요한 정치적 결정들은 부르조아 정치가들에게 맡기고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처지를 향상하는 투쟁정도만을 하자고 말하는 것과 같은 극단적인 노동운동의 실리주의일 뿐이며 노동자들을 대상화하는 시각일 뿐이다.

그렇다면 일부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정권이 퇴진한 이후 대안은 무엇인가? 이런 시각 역시 대중투쟁의 역동성을 믿지 못한 채 대중운동에 대하여 관조적 시각을 갖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전국적으로 대중 투쟁을 만들 수 있는 전술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지 정권 퇴진 이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전혀 생산적이지 못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전국적으로 일관된 지도력을 갖고서 대중 투쟁을 조직하는 과정 자체가 이미 이후에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5. 이후에 대우 노동자들은 어떤 시야와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첫째, 협소한 단사의 벽을 넘어서 전노동자 계급의 최선봉에 서서 김대중 정권 퇴진투쟁을 힘차게 벌려나가야 한다.
현재 대우 자동차 정리해고자들은 점점 더 강하게 훈련되어가고 있다, 공장침탈이 된 이후에도 대우 노동자들은 대단히 소극적인 자세로 투쟁에 임하였던 것이 현실이다. 민주노총이나 공투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겠지라는 소극적인 태도가 일반적인 정서였다. 그러나 매 투쟁을 거치면서 점점 더 태도와 자세가 변모해가고 있다. 김대중 정권과의 투쟁에서 승리해야만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라고 하는 의지 역시 높아져가고 있다. 이런 의지와 태도를 갖고서 구조조정사업장의 투쟁과 연대해야 하며 이를 전국 노동자의 연대투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둘째, 현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조직해야 한다.
조업이 재개된 이후 현장에 대하여 자본은 초기에는 약간 느슨한 상태로 방치하다가 점차로 통제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차량 판매만이 대우 자동차를 살릴 수 있는 길이다라는 기치하에 5년 이상된 차량에 대하여서는 반강제적으로 새로운 차를 구입하도록 강요하는가 하면 과거 현대 자동차에서 도입했던 RF카드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여전히 현장의 노동자들은 반은 자포자기의 상태에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어찌해서 지푸라기라도 잡아볼 수 있을 요량으로. 이에 대해서 정리해고자들이 자신들만을 조직하는 것에서 나아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현장을 조직해야 한다. 실질적인 정리해고 철폐투쟁과 공장폐쇄가 아닌 정상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정리해고자들과 현장 노동자들의 통일적인 투쟁이 존재하지 않고서는 이루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셋째, 장기적이며 완강한 자세와 낙천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 투쟁은 임단투와 같이 단기적으로 끝날 투쟁은 결코 아니다. 올해 안에 끝날지 아니면 해를 넘겨서 그 이상으로 갈 수도 있는 문제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일부는 지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럴 때일수록 낙천적 태도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언젠가는 반드시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서. 한/노/정/연

2001-05-10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10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