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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발전과 가족

현장에서 미래를  제67호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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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발전과 가족

한국과 일본의 사례



김 수 영/고려대 강사, 사회학





1. 들어가는 글

본 논문은 동아시아의 경제적 성공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와 논의들이 동아시아의 자본주의의 성격과 발전 전략의 특징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지만, 거시구조에만 주목한 분석이라는 점과 젠더관계에 주목하지 못한 분석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그래서 본 논문은 동아시아의 지난 수십년 동안의 경제적 성공의 핵심에 세계체제 내에서의 지정학적 특수성과 함께, 동아시아의 유교적 전통에 기초를 두고 있는 ‘가족’이 있었다는 점을 중시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거시적 사회구조와 미시적 가족구조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분석을 통해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발전과 가족의 관계에 대해서 연구하였다.

동아시아의 경제적 성공의 원인 및 조건은 무엇보다도 세계사적 그리고 지정학적 특수성에 기인하는 동아시아의 세계자본주의체제로의 특수한 편입방식과, 근본적으로 가족의존적인 동아시아적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동아시아의 경제적 성공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자본주의체제로의 동아시아의 특수한 편입방식과 근본적으로 가족의존적인 동아시아적 자본주의의 작동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가족의존적인 동아시아적 자본주의의 작동방식에 그 자원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는 동아시아 가족의 특징적인 가족관계 및 가족주의의 성격, 그리고 이로부터 비롯되는 젠더관계의 성격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본 논문에서는 동아시아의 발전과정에서 가족이 차지해온 위치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본 논문은 거시적 사회구조 및 변동과 미시적 가족 내부구조 간의 상호작용에 주목하는 분석을 시도한다.

또한 본 논문은 시공간 차원에 주목하는 분석을 이러한 연구관점에 도입한다. 시공간 차원에 주목하는 분석이란 세계사적 맥락 속에서 세계체제 하의 특정 지역의 문화적 전통의 특징과 그 지역적 동학의 역사적 전개에 주목하면서 연구한다는 의미이다. 먼저 시간 차원의 경우, 본 논문은 세계사적 맥락 속에서 동아시아의 지역적 동학의 구체적인 역사적 전개에 주목하면서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발전과 가족의 관계를 연구한다. 다음으로 공간 차원의 경우,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점에 주목하여 연구한다. 첫째, 동아시아의 경제적 성공이 지역적 동학과 무관하게 어느 지역에서나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발전모델의 탁월함에서 기인한 것1)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발전과 가족의 관계를 연구한다. 즉 동아시아의 경제적 성공은 지정학적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서 연구한다. 둘째, 동아시아 지역의 사회문화적 전통의 기본 특징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이 지역의 발전과정에서 그러한 전통적 요소들이 재구성되어 활용되고 있는 구체적인 방식에 주목하면서,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발전과 가족의 관계를 연구한다.

본 논문은 이와 같은 연구관점에 입각하여, 국가의 발전 전략, 기업의 경영 전략, 가족의 가족 전략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가족이 차지해 온 위치를 규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검토를 통해 동아시아지역의 국가의 정책과 기업의 정책에 나타나고 있는 가족의존적 성격을 파악하고, 그것들에 대한 가족의 대응에서 나타나는 젠더편향적 가족전략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 본 논문의 연구 목적이다.



2. 연구대상 및 분석틀

본 논문은 동아시아의 발전 과정에서 가족이 차지해온 위치를 분석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사례를 중심적 연구대상으로 한다. 한국과 일본은 세계체제 내에서 함께 동아시아 경제권에 속하면서도 각각 반주변부와 중심부라는 상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같은 유교문화권에 속하면서도 양국 유교문화 및 가족주의의 차이가 존재한다(문준호, 1987; 한국여성개발원, 1992)는 점에서, ‘한국’과 ‘일본’의 사례를 중심으로 하는 분석은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발전과 가족의 관계를 규명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의 다양한 작동메카니즘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가장 주된 분석 대상은 195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의 한국과 일본의 국가 발전 전략, 기업 경영 전략, 가족 전략이다. 또한 부차적인 분석 대상은 동아시아의 사회문화적 전통의 기본적 특징과 발전 과정에서 활용된 한국과 일본의 전통적 요소, 그리고 전후 세계체제하에서 동아시아지역의 특징적인 자본축적방식과 동아시아의 특징적인 발전 전략의 관계이다.

본 연구의 분석틀은 다음과 같다.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작동 방식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배경적 요인으로서 ‘세계체제’와 ‘전통’을 연구할 필요가 있으며, 가장 중점적으로는 각국의 ‘국가’ 영역, ‘시장’ 영역, ‘가족’ 영역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본 연구는 분석의 수준으로 국가 영역의 ‘국가 발전 전략’, 시장 영역의 ‘기업 경영 전략’, 가족 영역의 ‘가족 전략’을 설정한다. 또한 본 연구는 국가간체계가 국가의 성격을 강력하게 규정하며, 세계자본주의가 각국 시장의 성격을 규정한다는 점에도 주목하여 ‘세계체제’를 동아시아의 발전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 배경으로 설정한다. 또한 동아시아지역의 사회문화적 전통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 지역의 발전 과정에서 국가 발전 전략, 기업 경영 전략, 가족 전략을 상당 부분 규정해왔다는 점에도 주목하여 ‘전통’을 동아시아의 발전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적 배경으로 설정한다.


<그림 1> 본 연구의 분석틀



3. 이론적 논의

시공간 차원을 도입하여 세계사적 시각의 자본주의 연구를 지향하고 있는 세계체계론은 사회과학에서 지금까지 사용되어온 개념적․이론적 도구들의 대부분을 전면적으로 재평가할 필요성에 직면하여, 새로운 정식화를 시도해왔다.

세계체계론은 실제로 역사적 자본주의하에서 비임금노동이 광범위하게 존재해왔고, 노동력 내부에서 임금수준이 상이했으며, 프롤레타리아화가 보편적이지 않았다는 사실들로부터 ‘가구구조가 자본주의 세계경제를 창출하는데 핵심적인 부분이었다’는 새로운 정식화를 끌어내었다.

세계체계론에서는 ‘가구(households)2)가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중요한 제도적 구조들 중의 하나를 구성한다’(Wallerstein, 1984: 17)는 독특한 관점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하에서 세계체계론에서는 ‘가구’를 경험적 연구의 중심적 대상으로 놓고,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기본적인 제도적 영역인 가구, 일터(workplace), 국가가 서로 관계되는 방식들에 대한 재개념화를 시도한다. 이 때 세계체계론자들은 역사적 자본주의하에서의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경험적 관찰에 근거하여 새로운 정식화로 나아간다.

첫 번째 관찰 내용은 대부분의 개인들이 우리의 기본적이고 지속적인 재생산 욕구들(의, 식, 주)을 책임져야 할 실체를 칭하는 ‘가구’ 내의 일상적 토대 위에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가구는 이러한 재생산 욕구들을 제공하기 위해서 많은 다른 유형의 ‘수입’을 종합한다는 점이다. 이 때 수입의 다양한 형태들은 5가지의 주요한 다양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임금(wages), 둘째, 시장 판매(market sales), 셋째, 지대(rent), 넷째, 이전 지불(transfer payment), 다섯째, 생계(subsistence) 혹은 직접노동투입(Wallerstein & Smith, 1992: 7). 두 번째 관찰 내용은 세계 공간과 세계 시간을 가로질러 유사한 기술 수준에서 다소 동일한 노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실제 임금 수준에서 다소 극적인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다는 점이다. 그리고 특정한 임금 차별이 변화할 수 있고 변화하지만 임금 차별의 패턴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된다는 점이다(Wallerstein & Smith, 1992: 10). 세 번째 관찰 내용은 한 가구 (혹은 실제로 모든 가구)의 모든 성원들이 (아마도 1년간의 토대 위에서, 확실히 일생의 토대 위에서) 그 가구에 대한 어떤 소득을 산출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소득의 원천들은 그 가구의 어떤 특정 성원들과도 배타적으로 동일시될 수 없다는 점이다(Wallerstein & Smith, 1992: 11).

이러한 관찰들에 근거하여 세계체계론이 새롭게 정식화한 가구이론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본적인 분석 단위로서 소득 공동 출자 단위로서의 가구,3) 둘째, 그것의 경계와 구성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실체로서의 가구,4) 세째, 가구구조들에 대한 세계경제의 주기들과 추세들의 영향,5) 넷째, 가구구조들을 주조하고 재주조하는 데 있어서의 국가장치의 역할, 다섯째, 가구 성원들을 특정 경제적 역할들로 사회화시키는 양식으로서의 종족성의 역할과 이러한 규범들의 가변성, 여섯째,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근본적인 정치적 구성요소들 중의 하나인 가부장제,6) 일곱 번째, 세계경제의 상이한 지대별로 상이한 가구유형이 존재한다는 것7)(Wallerstein & Smith, 1992: 21, 255; Smith & Wallerstein & Evers, 1984: 13).



4. 국가의 국가 발전 전략

동아시아의 국가 발전 전략은 경제성장을 최우선시하면서 국가가 경제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시장에 개입하고 지도하는 것이었다. 동아시아의 국가 발전 전략은 효율적인 자본축적을 최우선시했기 때문에, 국가정책에 사회복지는 항상 경제성장에 부차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가족정책에 있어서도 가족은 복지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사회보장의 담당자로서 위치지워졌다. 그 결과 동아시아의 복지체계는 가족의존적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되었고, 현재 이로부터 비롯된 다양한 가족문제들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1) 한국

그동안 강력한 권위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었던 한국 국가의 사회복지정책은 산업화정책의 추진을 위한 보조적 도구나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써 기획되고 실시되었다. 또한 가족정책에 있어서도 가족을 위한 가족정책은 실제로 거의 부재했으며, 가족계획사업과 같이 가족을 경제성장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식의 가족정책만이 존재해왔다. 또한 사회복지체계는 시장원리와 수익자부담의 원칙에 입각하고 있으며,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주의적 사회보장제도의 성격보다는 영세민 보호에 초점을 맞춘 공적부조가 중심이 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매우 낙후된 수준이다. 그 결과 사회안전망이 실질적으로 부재하였고, 노인복지정책에서도 전적으로 효윤리와 경로사상에만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개인은 생활보장을 전적으로 가족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사회 전반에 가족중심주의를 강화시켜왔고, 수정직계가족을 유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으며, 이에 따른 가족 기능의 강화는 여성의 부담을 증가시켜왔다. 또한 실업, 노령, 질병, 고용불안 등으로 인해 가족의 물적 토대가 약화되었을 때 발생하는 다양한 가족문제와 노인문제를 심화시켜왔다.


2) 일본

일본의 경우, 고도성장기에는 자본축적을 사회복지보다 우선시하면서도 서구 선진국들의 복지국가를 모범으로 하는 전략을 추구했다. 그러나 1973년 석유위기를 계기로 하여 일본의 국가정책에서 가족은 ‘복지의 대상’으로부터 ‘복지의 담당자’로 전환되었다. 그리하여 ‘일본형 복지사회론’이라는 명목하에 실제로 복지삭감을 의미하는 다양한 사회복지개혁들이 추진되었고, 결국 국가복지의 많은 부분들이 개별 가족들에게 떠넘겨졌다. ‘일본형 복지사회론’에서 기대되는 가족상은 ‘노친부양 3세대 가족’이었다. 그러나 이는 당시 도시에서 주부들의 파트타임노동자화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현실의 가족과는 커다란 괴리가 있었다. 이에 따라 80년대에 들어서면 일본 정부는 ‘새로운 일본형 개인주의’를 형성하여 일본형 복지사회를 지탱해가자고 주장한다. 이제 가족이 아니라 그것을 구성하는 개인에 대해서 ‘바람직한 가족상’을 선명히 하여, 그러한 개인들에 의해 구성되는 가족을 특정가족상에 맞춰가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불가능하게 하는 가족임금제, 여성의 노동을 성별역할분업구조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을 파트타임노동에 한정시키는 세제정책, 전업주부에 유리한 연금제도, 현실적으로 여성이 이용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는 육아․개호휴직제도 등의 제도와 정책들을 취하였다. 결국 이 과정에서 일본사회의 강고한 성별역할분담 재생산 회로가 형성된다. 그러나 여성의 고학력화에 따른 자아의식의 상승은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추세를 돌이킬 수 없는 흐름으로 만들고 있으며, 이제 여성들은 성별역할분담 재생산 회로에 근본적인 도전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여태까지 여성들이 전적으로 맡아 왔던 가족내 역할들에 균열이 나타났고, 이는 곧 가족기능의 약화, 나아가 다양한 가족문제의 발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사회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진행되고 있는 경제시스템의 대전환에 대한 대응으로서 사회보장체계가 재구축되고 있으며, 소자화(少子化)와 고령화라는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제반문제들에 대한 사회보장적 대응이 모색되고 있다. 그러나 그 방향이 노동력재생산의 사회화를 국가복지의 확대를 통해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의 상품화를 통해서 실현하는 것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가족의존적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3) 한․일 비교

한국과 일본의 국가 발전 전략의 공통점은 첫째, 개발국가로서의 성격을 띤 국가가 주도적으로 산업화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둘째, 경제성장을 최우선시하면서 효율적인 자본축적을 위하여 국가복지를 부차적으로 설정해 왔다는 점이다. 셋째, 그 결과 양국의 복지체계는 서구에 비해 국가복지의 비중이 적고 근본적으로 가족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넷째, 특히 노인부양에 있어 ‘효’이데올로기를 동원하고 부양의 담당자로서 여성에게 기대하고 있는 점도 유사하다. 반면에 양국의 국가 발전 전략의 차이점은 첫째, 산업화 정책에 있어 노동통제 방식의 차이를 들 수 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국가 성격의 차이로부터 비롯된 것으로서 일본의 경우 형식적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면, 한국의 경우 군사독재정권 등의 권위주의적 성격이 강한 국가가 시민사회 전반을 억압하고 통제해 왔다는 점이다. 둘째, 일본에서는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국가복지의 수준이 높다는 점과, 기업복지가 상당히 발달한 점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국가복지의 부재를 87년 이후 기업복지의 발달로 보완해왔지만, 기업규모별로 차이가 크고 그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한계가 많다. 이러한 차이는 양국의 국가성격의 차이와 자본축적 정도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와 같이 동아시아의 국가발전전략은 경제성장을 최우선시하면서 사회복지를 부차적인 것으로 위치지웠다. 그 결과 동아시아형 복지체계는 가족의존적이고 시장의존적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되었다. 이처럼 동아시아에서는 국가복지가 실질적으로 방기되었기 때문에, 가족이 유교적 가족주의에 기반하여 가족원의 복지를 전적으로 부담하게 되었다.



5. 기업의 기업 경영 전략

동아시아의 기업 경영 전략은 특히 장시간노동을 특징으로 하는 고용관행과 주변노동력으로서의 여성의 광범위한 활용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는 기본적으로 성별역할분업의식을 기반으로 한 가족을 전제로 한다. 동아시아의 기업들에서 장시간노동과 비공식적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조직문화는 남성들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키고 있으며 가족생활의 참여를 어렵게 하고 있다. 또한 동아시아의 기업들은 여성차별적 채용관행 및 인사관리 관행, 남녀격차가 매우 큰 임금정책 등을 통해 여성노동력을 주변노동력으로서 광범위하게 활용해 왔다.


1) 한국

한국의 기업 경영 전략은 전통적 가족주의, 유교적 가부장주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개발독재시대부터 시작된 정경유착에 의한 부패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성장한 재벌들의 강력한 ‘가족주의’는 한국 사회의 물적 자원을 이들이 거의 모두 독점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고, 조직의 합리적인 발전을 저해하였다. 또한 한국 기업들의 장시간노동 관행과 기업성원간의 비공식적 관계를 중시하는 관행은 성인남성노동자의 적극적인 가족생활 참여를 가로막음으로써 결과적으로 가족관계의 질을 저하시켰고, 가족내 성별역할분업구조를 강고하게 유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가구주의 소득수준과 고용안정성 및 기업복지의 차이는 노동자계급 내 계층간 격차를 심화시켰고 그 결과 가족의 안정성의 차이와 이에 따른 계층간의 상이한 가족전략을 초래했다. 또한 성별 위계제에 기반하고 있는 기업들의 채용, 인사관리, 임금정책 등은 특히 대기업에서 여성을 배제해 왔으며, 여성노동력을 주로 임시직이나 계약직, 가내노동자, 시간제노동자 등 주변적 노동력으로 활용해왔다.


2) 일본

일본의 기업 경영 전략을 보면, ‘기업가족주의’와 ‘성차별주의’가 일본 자본주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 일본사회는 기업중심화된 사회로서,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기업가족주의’가 전후 (특히 1973년 제1차 석유위기 이후) ‘기업중심주의’로 나타나 일본 남성들로 하여금 자신의 실제 가족보다도 회사 가족과의 시간을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 모두에서 우선시하도록 강제한다. 이것은 한국에 비해 ‘가족’ 단위가 별로 발달하지 못한 일본 사회에서 더 이른 시기부터 좀더 광범위하고 심층적으로 가족관계의 황폐화와 실질적인 가족붕괴로까지 이르게 하였고, 이는 일본의 가장 큰 가족문제가 되어 왔다. 한편 일본 근세의 무사계급의 가족규범에 존재했던 남존여비사상은 일본 사회의 성차별주의의 기원인데, 일본 기업들은 이러한 전통을 최대로 활용하여 저임금여성노동에 대한 정당화를 행하고 있으며, 종신고용과 연공제 임금체계에서 여성을 배제하고 다층적 하청체계의 상층에 여성이 진입하는 것을 봉쇄함으로써 여성을 파트타임 또는 임시직의 주변노동력으로서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여성노동 활용방식은 우선 일본적 경영방식으로 인한 경직성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며, 또한 여성을 전적인 재생산노동자와 부분적인 생산노동자로 활용함으로써 ‘기업전사화’된 성인남성의 노동력 재생산 문제를 해결하고, 저임금의 불안정고용을 통해 여성을 현대의 산업예비군의 풀로 활용하여 자본축적을 하고 있는 것이다.

3) 한․일 비교

한국와 일본의 기업 경영 전략의 유사점은 장시간노동, 연공제임금 중심의 임금체계, 장기고용, 기업별노조, 여성노동자의 주변노동력으로의 활용이라는 점이다. 차이점은 회사에 대한 헌신도의 차이로서 일본의 노동자들은 회사에 강한 귀속의식을 가지고 헌신적인 반면 한국의 노동자들은 회사에 헌신적이지 않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고용체계의 차이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즉 임금 수준의 차이, 노사관계의 차이, 기업의 지배 및 소유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 승진체계의 차이가 양국의 노동자들의 태도를 상이하게 규정짓는 측면이 강하다. 한편 한국과 일본의 기업 경영 전략은 공통적으로 성별역할분업의식을 기반으로 한 가족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실제로 가족의 희생하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성별역할분업의식은 남성노동자의 회사인간화를 가능케 하였고, 여성이 가정에서 노동력 재생산노동을 전담하는 한편 계층에 따라 혹은 시기별로 저임금노동력으로 활용되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와 같이 동아시아의 기업경영전략은 전통적 가족주의와 가부장주의에 기반하고 있으며, 성별역할분업의식을 기반으로 한 가족을 전제로 하고 있다. 동아시아형 고용체계는 실제로 가족의 희생하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즉 동아시아사회에서는 유교적 가부장주의에서 비롯되는 성별역할분업의식이 남성노동자의 회사인간화를 가능케 하였고, 여성의 경우 가정에서 노동력 재생산노동을 전담하는 한편 계층에 따라 혹은 시기별로 저임금노동력으로 활용되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6. 가족의 가족 전략

1) 한국

한국 가구의 소득원천은 근로소득이 가장 중심이 되기는 하지만, 사업소득도 큰 비중을 차지하며 재산소득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다양한 소득원천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고용형태별 고용구조에서 비임금근로자의 비중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가구성원별 소득기여도에서도 가구주의 소득기여도가 가장 크기는 하지만 배우자와 기타 가구원의 기여도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기타 가구원의 기여도도 적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표 1> 참조).

한국 가족의 가족전략을 보면 무엇보다도 사회계층간에 상이한 가족전략이 나타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사회에서 고용안정성의 차이와 가구주 소득수준 차이 및 기업복지수준의 차이는 사회계층간의 격차를 심화시켰고, 그 결과 가족의 안정성의 차이와 이에 따른 계층간의 상이한 가족전략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고용안정이 보장되고 비교적 후한 보수를 받는 상층 노동자와 불안정고용, 저임금 등으로 고통받는 하층 노동자의 가족생활은 상이한 모습을 띤다. 하층으로 갈수록 생계유지를 위한 소득극대화전략의 일환으로 가구원의 다수가 취업하는 복수취업화 현상이 나타난다(<표 1> 참조).


<표 1> 한국의 가구주 직종별 연간소득(1996)                         (단위: 천원, %)

 

평균

근로자    사무직    생산직

근로자외   사업자     무직

가구 분포

가구원 수

취업인원 수

가구주 연령

100.00

3.60

1.49

42.22

62.46

3.60

1.55

40.12

25.42

3.64

1.47

37.89

37.03

3.58

1.61

41.66

37.54

3.59

1.38

45.71

28.91

3.81

1.72

43.41

8.63

2.84

0.25

53.41

연간소득

근로소득

사업소득

부업소득

재산소득

이전소득

<구성비>

연간소득

근로소득

사업소득

부업소득

재산소득

이전소득

<구성원별>

가구주

배우자

기타 가구원

25769.0

(100.0)

15318.7

7898.9

133.2

1274.2

1144.2

100.0

59.4

30.7

0.5

4.9

4.4

71.9

10.1

8.1

24556.3

(95.3)

22030.9

950.3

136.7

820.2

618.4

100.0

89.7

3.9

0.6

3.3

2.5

72.2

12.7

8.8

29772.3

(115.5)

26790.1

1050.8

155.4

1165.9

610.1

100.0

90.0

3.5

0.5

3.9

2.0

75.5

12.7

5.4

20974.2

(81.4)

18762.5

881.3

123.8

582.8

624.2

100.0

89.5

4.2

0.6

2.8

3.0

69.1

12.6

12.0

27787.2

(107.8)

4149.0

19461.9

127.4

2029.7

2019.2

100.0

14.9

70.0

0.5

7.3

7.3

71.4

6.4

7.3

31209.6

(121.0)

4265.2

24996.7

123.3

1406.6

417.8

100.0

13.7

80.1

0.4

4.5

1.3

80.8

6.7

6.3

16324.0

(63.3)

3759.9

923.0

141.0

4116.8

7383.2

100.0

23.0

5.7

0.9

25.2

45.2

11.2

4.2

13.3

월소비지출

주택소유비율

부채보유비율

1350.4

58.2

66.5

1301.1

54.4

70.0

1510.6

60.6

77.5

1157.3

50.2

64.8

1432.4

64.4

60.7

1519.8

62.4

66.2

1139.5

71.0

42.4

자료: 통계청(1998), ꡔ1996년 가구소비실태조사보고서: 제2권 연간소득, 저축․부채, 가구내구재 편ꡕ, p.37.


한국의 부부 경제활동 유형을 보면, 남편이 자영업자이고 부인이 가족종사자인 경우가 가장 많다. 한국의 기혼여성은 시간제노동보다는 단기간 고용자로서 활용되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그리고 제조업의 경우 아직도 가내노동자의 활용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기혼여성의 노동이 비공식부문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노동은 정부의 공식통계에 잘 잡히지 않고 있다. 즉 한국의 경우 취업 기혼여성은 영세기업의 노동자이거나 하청제하에 있는 가내노동자, 장외노동자 혹은 파출부, 서비스업 종사자, 소수의 자영업자와 대다수의 가족종사자들이다.

또한 현대 한국 가족들은 대체로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노인부양 문제와, 아동양육에 대한 취업여성 지원정책의 부재에 대한 가족적 대응방식으로서 직계가족적 구성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편에서는 스스로의 부양능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사적 부양을 받지 못하고 있는 많은 노인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노인의 빈곤화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2) 일본

일본 가구의 소득원천은 근로소득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고 다른 소득의 비중은 매우 적은 편이어서 거의 근로소득 단일유형이다. 이것은 일본의 경우 노동력 구성에서 고용된 임노동자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가구성원의 소득기여도에 있어서도 가구주의 기여도가 매우 높은 편이며, 기타 가구원의 소득기여도가 매우 적다는 것이 특징이다(<표 2> 참조).

일본 부부의 경제활동 유형은 부인과 남편 모두 취업자인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기혼여성은 주로 파트타임 노동자로서 공식부문에 취업하고 있다. 현대 일본 사회에서 일본 가족들은 회사인간화된 남편이 소득의 대부분을 벌고, 파트타임노동을 하는 부인이 가계보조적인 소득을 버는 소득공동출자 유형을 보인다. 이러한 소득공동출자 유형은 일본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가정 내 역할분담의 수행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내로 유도하는 세제 및 사회보장제도, 그리고 성차별적 기업경영전략에 의해 규정된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기업전사+파트타임주부체제’를 핵심으로 하는 일본 가족의 가족전략이 현대 일본의 고도성장을 떠받쳐 왔던 것이다.


<표 2> 일본의 가구주의 직종별 연평균 1개월간 소득(1996년)            (단위: 円, %)

 

평균

근로자    사무직    생산직

근로자외   사업자     무직

가구 분포

가구원 수

취업인원 수

가구주 연령

100.0

3.34

1.54

51.4

62.2

3.53

1.66

45.8

41.7

3.59

1.60

45.1

20.5

3.41

1.76

47.0

37.8

3.03

1.36

60.8

21.5

3.43

1.93

54.5

16.3

2.42

0.40

68.5

1개월간 소득

근로소득

사업소득

부업소득

재산소득

이전소득

<구성비>

1개월간 소득

근로소득

사업소득

부업소득

재산소득

이전소득

<구성원별>

가구주

배우자

기타 가구원

-

-

-

-

-

-

-

-

-

-

-

-

-

-

-

579461

543687

1083

1327

2449

30914

100.0

93.8

0.2

0.2

0.4

5.4

81.9

9.5

2.4

637964

602525

1161

1208

3007

30063

100.0

94.4

0.2

0.2

0.4

4.7

83.8

8.9

1.7

466625

430232

930

1554

1371

32537

100.0

92.2

0.2

0.3

0.3

6.9

76.9

11.0

4.2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51274

28981

1047

1873

5056

214316

100.0

11.5

0.4

0.8

2.0

85.3

-

3.9

7.6

주: 1) 사업자 가구와 관련된 수치는 개인영업가구, 법인경영자 가구, 자유업자 가구에 해당되는 수치들을 합한 것임.

   2) 임대소득은 재산소득에 포함됨.

   3) 이전소득은 사회보장수혜와 송금된 돈, 그리고 수증보조 및 기타를 포함함.

자료: 일본 總務廳 統計局(1996), ꡔ家計調査年報 平成8年ꡕ, pp. 86, 192, 193에서 계산하여 작성함.


또한 수정직계가족은 취업여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 부재와 노인개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가족전략적 성격을 띠고 있다. 한국과의 차이가 있다면, 한국의 경우 노인에 대한 국가복지의 실질적 부재로 인해 가족이 전적으로 부양을 담당해야 하는 상황으로서 경제적 부양까지도 맡고 있는데 반해, 일본은 부족하기는 하지만 연금을 통해 경제적 부분의 상당 부분이 해결되기 때문에 자식들이 부양을 할 때 그 내용은 주로 일상적인 부양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도 여타 선진국들에 비하면 노인복지 수준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일본 노인들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일본 노인들의 소득활동 비율이 다른 중심부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높게 나타나는 것에서 잘 나타난다.


3) 한․일 비교

한국과 일본에서 가구구조가 상이하게 나타나는 것은 근본적으로 양국이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동아시아 분업구조 내에서 반주변부(한국)와 중심부(일본)라는 상이한 지대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생각된다. 자본주의 세계경제에서 중심부와 주변부, 그리고 반주변부는 상이한 강도의 압력을 받게 되며, 이는 다시 각 지대의 가구에 대한 상이한 압력으로 나타난다. 그 결과 지대별로 노동형태와 가계 소득원천, 가구구조 유형에서 각각 상이한 모습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householding 관행들의 실질적 조직화 방식과 소득공동출자 단위인 가구의 구조가 상이하게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국과 일본의 가족전략의 공통점은 남성의 회사인간화와 여성의 제한적인 노동력 참여와 직계가족적 관계의 유지이다. 양국에서 가족원들이 전체경제와 관련하는 방식을 보면, 양국 모두 여성의 노동력 참여의 제한성이 특징이다. 한국과 일본은 서구에 비해 양국 모두 노동력 참여와 임금 수준에서 성별 차이가 매우 크다. 즉 노동시장 분단에 있어서 성별노동시장분단이 가장 강력한 경향이고, 임금격차의 경우도 성별임금격차가 가장 크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 연령별 노동력 참가유형이 양국 모두 M자형이다. 이것은 양국 모두 여성이 자녀양육을 거의 부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한국과 일본 모두 여성은 노동력재생산을 전담하면서 부분적으로만 전체경제에 관계한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은 이것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배치 및 정책을 갖고 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즉 성별역할분업에 기반한 가족을 전제로 하는 국가의 가족정책, 세제정책, 사회보장정책과, 성별노동분업관념 및 이를 전제로 한 기업고용관행, 그리고 부계혈통가족에 기반한 가족법과 호적법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성별 위계제와 남녀유별 관념에 기반하고 있으면서 부자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가족관계, 효윤리와 모성을 강조하는 규범 등도 여성이 가정 영역에서의 역할을 방기하지 않으면서 제한적으로만 경제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의 가족은 직계가족적 성격으로 부모가구와 기혼자녀가구간의 가족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가족의 구성은 대부분 부부관계를 중심축으로 하는 핵가족적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아직도 과반수 이상의 노인가구는 노인이 그 직계자손(대부분 남계친)과 함께 가족생활을 하고 있으며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다. 즉 그 자녀가족과 경제적 관계를 포함한 가족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노인부부가구 또는 단독노인가구도 별거하고 있는 자녀가족과 접촉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두 가족간의 관계가 단순히 접촉이나 연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지원을 유지함으로써 하나의 가족으로서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한국의 부모가구는 대체로 그 자녀가구와 하나의 가족으로서 경제적으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세계체제론의 ‘가구’ 개념을 적용할 때 결국 한국의 부모가구와 자녀가구는 소득공동출자단위로서 하나의 가구에 속하는 셈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현대 한국 가족이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는 가족전략으로서 직계가족제도를 기조로 하고 있는 상황은 특히 직계제적 이념과 관계가 유지되도록 유도하고 있는 국가의 정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첫째, 부계제 혈통에 기반하고 있는 가족법과 호적법(혹은 호주제도), 둘째, 노인복지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전적으로 방기함으로써 노인부양의 책임을 전적으로 개별가족에게 떠넘기는 노인정책, 셋째, 특히 취업여성의 자녀양육을 지원하는 복지체계를 실질적으로 갖추고 있지 않은 가족정책, 넷째, 부계조상에 대한 숭배를 유지하는 제사의례 등은 직계제적 이념과 관계를 한국사회에 비교적 강고하게 뿌리내리는 결정적 기반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노인부양의 문제를 가족이 담당하는 것은 한국과 같지만, 그 내용을 보면 대부분 한국처럼 경제적 부양을 맡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와 같은 동아시아 사회의 가족전략의 특징은 노인부양 문제가 국가복지에 의해 해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며, 기업 경영 전략과 국가 정책이 성별역할분업구조에 기반한 가족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고, 가족들도 전통적인 가족주의 및 가부장주의에 기반하여 행위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가와 시장에 의해 규정된 가족의 노인부양과 가족내 강한 성별역할분업의식은 여성의 이중노동 부담을 심화시켜 왔으며, 가족내 성별 위계제를 계속 유지시켜 왔다. 그러나 현재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져가고 권리의식이 높아져감에 따라 지금까지 가족 내에서 많은 책임들을 전담해온 여성들은 이러한 상황에 반발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의 경우 개별 가족 차원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가족갈등 등의 가족문제들로 표출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여성들의 만혼화, 결혼 기피, 소자화 등에 의해 가까운 미래에 총인구가 감소하는 사태가 예상되는 상황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상을 정리해볼 때, 현대 동아시아 가족의 특징은 첫째, 가구내 권력구조에 있어서 가장 중심적 가구구조라는 점, 둘째, 가구내 역할구조에 있어서 성별역할분업의식에 확고히 기반하고 있다는 점, 셋째, 가족 구성 원리로서 현재 변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직계제적 관계가 아직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 넷째, 가구원의 경제활동 참여에 있어 여성의 제한적인 노동참여가 특징적이라는 점 등이다. 이러한 동아시아 가족 특징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특징들이 모두 동아시아의 유교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구내 가장 중심적 권력구조는 일본의 경우 회사인간화되어 실제로 가족관계가 소원해진 남성 가구주의 권위와 한국의 경우 저임금구조로 인해 실제로 가족임금을 받지 못하는 남성 가구주들의 권위를 유지시켜 주었다. 성별역할분업의식에 기반한 가구내 역할구조는 취업여성의 경우에도 전통적인 남녀유별 개념에 따라 가사노동을 전담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하여 여성에게 이중노동의 부담을 안겨주었다. 직계가족적 관계의 유지는 전통적인 효 이데올로기에 의해 노인부양을 가족이 전담하게 하고 있고, 만일 자식들이 노인부양을 할 수 없거나 하지 않고자 할 때 노인의 상태는 상당히 열악하게 되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그 결과 한국과 일본에서 노인은 사회적 약자로서 빈곤의 노인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현재 고령화사회로 인한 심각한 인구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현재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경제시스템 전반에 걸친 변화가 진행 중에 있고, 노인개호문제와 관련해서도 국가복지에서의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7.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발전과 전통

동아시아의 놀라운 경제성장은 세계자본주의체제에 편입될 당시 세계체제 내에서의 지정학적 유리함과 더불어, 동아시아사회의 고유한 구조인 가족제도 및 가족이데올로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즉 동아시아의 발전 과정에서 동아시아의 국가와 기업의 정책은 전통적인 가족주의와 가족규범, 그리고 젠더관계를 전제로 한 철저히 가족의존적, 가족희생적 성격을 띠고 있었고, 이에 대한 가족의 대응도 비교적 전통적인 가족주의와 가족규범에 기반한 것이었다.

이로부터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발전방식의 독특성이 다름 아닌 사회문화적 전통의 핵심에 있는 유교의 전통적 요소가 국가, 기업, 가족 영역에서 활용되는 방식에서 나온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동아시아의 발전 과정에서는 유교적 전통에서 비롯된 가족주의와 충효윤리, 유교의 차등적 세계관에 기반한 위계제, 그리고 남녀유별 관념과 가족 내 성별 위계제라는 전통적인 젠더관계가 중요하게 활용되었다. 유교를 이념으로 했던 동아시아의 전통사회에서는 무엇보다도 가족이 중시되었다. 동아시아에서는 서양과는 달리 국가가 그 통치기구의 일부로서 가부장을 중심으로 하는 가족을 적극 활용하는 정책을 취했다. 동아시아의 전통사회에서 가족주의 및 가부장제가 발전한 것도 바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가 가족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강화정책을 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동아시아의 전통사회에서는 사회의 기본 단위가 개인이 아니라 가부장을 중심으로 하는 가족이었고, 이 점은 근대에 이르러 서구의 근대성에 직면하면서 추진하게 된 근대화 정책에 있어서도 변하지 않았다. 즉 일본의 경우 메이지유신을 통해 근대국민국가가 수립되고 근대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심대한 변화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만은 일본의 미풍양속의 존속이라는 미명하에 오히려 가족 내에서 가장의 권력을 강화하는 ‘이에(家)제도’의 창설을 통해 근대화의 전략으로서 활용되었다. 한국의 경우 일제의 식민지통치하에서 가족은 일본의 이에제도의 이식을 통해 식민지 통치의 기본 단위로서 활용되었고, 가족 내 가부장주의와 부계성이 강화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 결과 한국과 일본은 모두 근대에 가족 내 위계제와 가족주의(한국-가족중심주의, 일본-국가가족주의)가 강화되었고, 가족은 여전히 사회의 기본 단위로서의 힘을 지니게 되었다. 이는 몇백년에 걸친 장기적인 근대성의 발전과정에서 개인주의가 발전한 결과 개인을 사회의 기본 단위로 하며,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게 된 서양과의 중요한 차이점이 된다. 또한 유교는 차등적 세계관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성과 연령에 따른 위계제를 핵심으로 한다. 이것은 동아시아의 전통사회에서 젠더관계와 가족관계에 강하게 반영되어 있으며, 근현대에 있어서도 다양한 기제를 통해 그러한 성격은 강하게 남아 있다. 또한 유교에서는 가족규범으로서 무엇보다도 효를 강조하며, 가계계승의 중심축이 되는 부자관계를 부부관계보다 중시한다. 이러한 동아시아의 전통적 요소는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에서도 국가주도의 성장제일주의 발전 전략, 전통적 가족주의에 기반한 기업경영전략과 노동력의 위계제적 배치, 그리고 가족 내의 성별 위계제․성별역할분업의 유지, 높은 자녀교육열, 가족의 노인부양을 통해 중요하게 활용되었다.



8. 결론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국가정책과 기업정책 모두가 전통적인 가족주의와 가부장주의에 기반한 가족을 전제로 해왔다. 즉 자본축적을 최우선시하는 국가 발전 전략과 기업 경영 전략에서 비롯된 동아시아형 복지체계 및 고용체계는 모두 성별역할분업구조를 기반으로 하며 아동양육과 노인부양을 전담하는 동아시아형 가족체계를 기반으로 하여 가능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동아시아형 가족체계를 실제로 지탱해 온 것은 동아시아의 전통에 내재해 온 유교적 가부장주의에 의한 여성차별적 젠더관계였다.

그러나 현대 동아시아 사회에 구체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가족의 현실은 이러한 가족상과 커다란 괴리가 있다. 사회 전반의 다양한 변화에 따라 가족도 역시 상당히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들의 권리의식이 상승하였고, 노인들의 권위가 상당히 약화되었다. 이와 같이 현재 동아시아에서는 국가정책 및 기업정책이 전제로 하고 있는 가족과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가족의 괴리로 인해 서구사회와는 다른 내용의 가족문제 및 사회문제들이 표출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동아시아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족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가족 위기에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시스템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즉 전통적인 유교적 가족주의와 가부장주의를 활용하는 식의 지금까지의 국가정책 및 기업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하여 가족을 실질적으로(즉 재정적으로, 시간적으로) 배려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요구되며, 특히 취업여성이 증가하는 현실에 맞추어 성별역할분업구조를 전제하지 않는 정책과 여성의 생애주기를 고려하여 이를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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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erstein, Immanuel(1983), 나종일, 백영경 역(1993), ꡔ역사적 자본주의/자본주의 문명ꡕ, 창작과 비평사.

__________________(1984), ‘Household Structures and Labor-Force Formation in the Capitalist World-Economy’, Wallerstein, Immanuel, Joan Smith, Hans-Dieter Evers(1984), Households and The World-Economy, SAGE Publications, Incs.

__________________ & Joan Smith(1992), Creating and Transforming Household: the constraints of the world-economy, Cambridge University Press.

__________________ & Hans-Dieter Evers(1984), Households and The World-Economy, SAGE Publications, Incs.





문: 가구수입의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고,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였을 때, 중심부와 중심부로 갈수록 근로소득, 가구주의 소득기여도가 많다고 본다. 한국은 비임금근로자가 많기 때문에 자영업을 하는 퍼센트가 많고, 배우자가 더 많다. 중심부 국가의 통계수치에서 가구주의 소득원천이 높다고 하였는데, 한국은 배우자가 일본에 비해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답: 한국은 가구주의 소득원이 작기 때문에, 배우자의 역할이 높다. 사무직일 경우는 75%, 생산직 69%이므로 하층으로 내려갈수록 다가구원이 취업을 합니다. 저임금구조이기 때문에 다가구원이 취업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 통계치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중심부의 가구주의 소득비율이 높고, 반주변부의 가구주의 소득비율이 낮다고 하는 것은 해석의 차이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96년 수치를 전후로 96년 이전과 97년 이후의 차이의 시계열 분석이 되지 않겠습니까. 차용하고 있는 통계수치는 중심부에서 일본과 같은 형태를 갖고 있는 것이 다른 중심부 국가와의 차이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유럽과 미국에서는 여성활동경제활동인구가 많은데 격차가 많이 난다고 하는 것은 가족주의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달리 해석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요.


문: 통계를 하는 형식자체가 재미있는데, 가구주와 배우자로 나누는데 가구주는 남성, 배우자는 여성이라고 하는데 서유럽에서도 이러한 통계의 분류기준이 맞습니까? 이른바 남성가구주가 없는 곳도 존재하고, 모자가정의 가족형태, 독신 여성과 독신남성의 형태도 있지 않습니까? 가구주와 배우자라는 범주가 동아시아적 특수현상이 아닌지요?


문: 연관된 질문이기에 함께 말씀드린다면, 가족이라는 문제는 자본주의 구조와 긴밀한 연계이기에, 단독가구, 편모가구가 여전히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구주.. 이러한 통계치가 한국과 일본의 차이가 아니라 유사점을 더 많이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문: 편모가정과 같은 가족형태는 이러한 통계수치에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가?


문: 중심부에서는 가구주의 소득이 적고, 주변부에서는 가구주의 소득이 많다는 것은 주변부의 여성이 사회활동의 참여율이 높은 것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지요?


답: 참여를 하더라도 참여의 형태가 여성이 저임금, 파트, 비공식 직종에 가는 것이 유교주의, 가부장주의의 영향이라고 본다. 고용형태가 남성과의 차이를 규정하고 제한적인 고용형태가 바로 유교주의와 관련된 젠더 관계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문: 유교주의라고 한다면 여성의 사회참여를 질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닌지요? 양적으로 더 많이 참여하고 있고, 질적으로 차별 받고 있는 것인데 유교주의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한지요?


답: 상황에 따라 유교주의는 다른 파급과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남녀 내외적인 젠더 관계를 조선후기 하층양반의 덕목으로 여성이 생계덕목을 중요시 여기도록 하였습니다. 남편이 양반으로서 과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성은 일정정도의 테두리 안에서 생계부양을 해야만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하층계급에게 있어서 나타나고 IMF 이후에 나타나는 여성의 노동시장의 유입은 이러한 유교가 갖는 여성의 보조적인 제한적인 역할의 여성상을 제시하고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있습니다.


문: 조선 후기에 하층양반의 예를 든 것은 주변부로서 유교가 갖는 핵심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자체가 유교가 깨지는 출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층양반을 예로 든 것이 적당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답: 유교에 대한 고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월러스틴의 세계체계론에 따르면, ‘가구(household)’가 자본주의 세계경제가 작동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제도라는 하였습니다. 그리고 세계체계론적인 입장에서 보았을 때 종족성이라고 하는 것은 자본주의 구조에서 굉장히 유동적이라는 것을 보았을 때, 유교라는 것은 자본주의 구조변동에 따라 유동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관련된 질문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문: 일단은 여성이 사회를 참여하는 것은 수직적 관계가 수평적인 관계로 변화되는 것이 아닌가요.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여성이 유교주의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답: 지금 현재 여성의 노동력 비율 상승에 대한 평가를 이중적으로 봐야 합니다. 첫째, 여성의 지위가 상승하는 측면도 없진 않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떠한 형식으로 참여하는가를 봐야 합니다. 유교적인 남녀관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여성들이 자기 역할로서 ‘며느리로서의 삶’을 강제 받고 있습니다. 유교는 자기 정체성을 규정짓는 며느리로서의 자기의 임무와 책임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일본은 ‘가(家)’ 발전과 유지를 위해서 여성들이 굉장히 열심히 일을 해야하는 것으로 강제하고 있습니다. 자아실현과 개인의 욕구이기보다는 시집으로 이어지는 ‘가(家)’ 대한 강제가 굉장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 동아시아 자본주의 발전과 가족인데, 한 측면은 생산문제를 다른 한 측면은 재생산문제를 얘기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 60~70년대 발전시대에 여성들이 비정규직이었는가. 우리 나라에서 그 시대의 딸들이 비정규직 고용이었다고 볼 수 있는지요. 우리 나라의 섬유산업에 종사하는 그 시대 딸들의 고용은 정규직, 종신적이지 않았는가. 둘째는 그 발전시대는 유교, 가족주의 이데올로기가 호명되어, 여성의 열악한 고용을 강제하는 원인이었다고 설명하고 있고, IMF 이후 한국 경제의 실패의 원인을 설명할 때도 유교자본주의로 똑같이 하고 있는 접근방법이 있습니다. 그 문제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셋째, 자아실현이라고 하는 여성노동의 참여가 과연 존재하는가, 서구가 자아실현을 위한 노동의 참여가 존재했다고 볼 수 있는가. 자아실현의 맥락이 무엇인지?


답: 발전시대 여성들이 무조건적으로 비정규직이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성에게 있어 중요한 분단의 계기는 미혼과 기혼의 차이입니다. 결혼을 일단 하면, 재생산노동의 책임을 모두 지기 때문에 노동시장의 봉쇄구조로 인해 그때부터 비공식 고용형태로 넘어간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자본주의 발전을 성공적인 원인으로 유교를 설명하는 입장에 대해서 논문을 쓸 때 양측을 다 보았는데요 경제성장일 때 세계자본주의 체제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그것과 더불어 내부의 가족의 위치에 따른 착취적인 구조를 이중적으로 보고 있는데, 나는 전자에 우선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동아시아 자본주의 위기는 세계자본주의 체제에 따라 나타났다고 봅니다. 문화론자들이 설명하는 것과는 달리 유교 내적인 위계적인 구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욱이 그것을 성공의 원인으로 설명하는 것도 아닙니다.


문: 동아시아 발전모델을 세계체제론적 입장에서 얘기하는 것은 약하다고 보여 집니다. 국가중심적 발전모델을 얘기하는 것이 더 우세하지 않습니까?


답: 시도는 했는데 여러모로 더 확인을 해보고, 다른 서구 사례를 보면서 더 세밀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의 문제의식은 세계체제론적인 접근방법입니다. 가족생활에 있어 세계경제가 굉장히 대단히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기존의 국가발전모델이나 신고전파 모델을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것을 강하고 중요하게 어필하고 제기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가구주에 대한 비율이 높은 것을 다시 한번 검토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자체가 동아시의 발전모델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심부와 반주변부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 서유럽과의 비교연구를 앞으로 진전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문: 추측을 해보건대, 한국와 일본의 가족주의 문화에서는 가구주가 가구소득에 있어 오히려 더 높고, 서구유형이라면 가구주가 더 낮게 나타날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한국에서는 남성노동자도 저임금, 여성은 그것보다 더 저임금이라고 말하는 것인지?


답: 통계치의 대한 새로운 검토가 필요하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소득의 다섯 가지 형태가 있는데 중심부, 주변부의 차이를 명확히 할 수 있는데, 일본과 한국을 비교할 때 중심부와 반주변부의 차이를 드러내기 위해 지나친 차이를 설명한 것 같습니다. 가계조사를 통해 여러 가지 작업들이 필요하고 계속적인 연구들이 필요합니다. 논문에서는 시계열분석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직종별 연간소득의 차이도 보았지만 한국에서는 연구자료들이 매우 부족했습니다. 저의 연구는 시론적인 연구작업이라고 봅니다. 나름대로는 세계체제론에서 보는 입장, 비임금고용이라는 것이 자본주의 체제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임금고용형태와 가족이라고 하는 것이 자본주의를 유지하는데 굉장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가구의 소득구조를 분석하는 것, 그래서 국가별 가계조사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문: 저는 김수영 박사님의 연구가 상당히 의미 있다고 보는데 한 사회가 유교가 지배했던 사회라면 한 사회가 변화할 때라면 그것에서 배태된 문제가 있고, 그것을 극복하면 되는데, 사실 자본주의의 내에서 이중고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측면에 대한 유물론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그러한 문제를 세계체제론적인 접근방법을 했을 때 괴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에 의해 가족 전략을 보았을 때 푸코적인 문제의식을 접근하는 것이 생산을 강요하는 권력이라는 측면을 보았을 때, 오히려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구와 미국이 이상형은 아니고 한국과 일본에서는 유교적인 내용으로 육화, 강제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답: 그러한 측면에서 동의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메카니즘을 보았을 때,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이데올로기는 착취구조를 내면화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문제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가족이 문제가 많다고 하더라도 가족에 대한 기대와 애착이 굉장히 많지 않는가. 지금까지 가족연구에 대한 연구가 고유한 전통적인 가치관에 초점을 마치고 있었다면, 그러한 초점이 아니라 그러한 것을 유지하고 있었던 그 원인을 국가, 세계체제적 차원에서 보려고 하였습니다. 이후 한국에서 강하게 지속적으로 남은 것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유교를 고정적으로 보았는데 연구를 진행하면서 유교는 굉장히 유동적인 형태를 갖고 있으며 내용을 변화시키면서 젠더 관계를 구조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문: 세계체제론적인 분석이 연구를 어렵게 했는데 왜 그러한가, 후자의 문제설정을 제대로 풀어가기 위해, 동아시아에 대한 문화주의적 접근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면 유교적 자본주의에 대한 발전으로 일본은 역유자형인가요?


답: 한국과 일본이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분석을 하면 할수록 유사점이 굉장히 많다. 특히 여성의 삶이라고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유사하였습니다. 논문에 대한 비판의 지점이 비교의 지점이 약하다고 비판을 받았지만, 저의 결론은 세계체제에서 유사점이 더 강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세계체제론을 도입한 저의 문제인식은 가족을 좀 더 거시적인 차원에서 설명해야 하고, 그러한 문제의식을 설명하기 위해서 입니다. 세계체제론은 국가와 일터, 가족간의 관계, 이 삼각관계가 자본주의의 핵심적 위치에 있다고 봅니다. 가족관계의 종족성(ethnicity)으로서 전통, 유교가 중심축으로 갖고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세계체제론이 편향적으로 소개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세계체제론에서 가족에 관한 이론적 접근방법을 정리해서 보여줄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문: 기업자체도 가족주의 이데올로기가 내재화되어있고, 특히 한국에서는 이중적이지 않습니까?


답: 국가와 기업 모두 가족주의 이데올로기가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실제 가족보다 기업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하고, 기업의 인간화와 같은 것도 있었고. 일본은 노사관계와 노동통제방식에 있어 온정주의, 한국에서는 필요에 따라 가족주의를 활용하고 있다. 위계서열적인 관점에서 기업주와 노동자의 관계를 갖고 있기에 온정주의적 방식보다 억압적인 통제방식이 더 많다. 그리고 자본축적의 차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기업이 하는 만큼 복지를 담당하지 못하고,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노동운동이 전투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으로 연구가 거시적이고, 세밀하게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데 이후에는 각 영역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현 단계에서는 가족연구에 대한 필요성들에 부응할 것이라고 봅니다.


문: 가족에 대한 정태적인 연구가 아니라 시공간적 연구를 하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는데, 전통이라 것이 전제되어 있다고 하는 느낌이 드는데, 전통도 구성되고, 역동적이지 않습니까. 우리 나라 45년 이후 이른바 전통이라고 하는 것에 기반하여 가족법이 만들어졌는데, 하지만 식민지시대에 이식된 내용을 갖고 전통으로 전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답: 전통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유교문화권이라고 하여도 한국은 효를 중심으로, 일본은 충을 중심으로, 한국은 가족을 중심으로 하고, 일본은 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논문의 원래 문제의식은 전통은 고정되게 보는 것을 깨려고 했고, 전통이 이데올로기적으로 어떻게 변용 되어왔는가를 보고,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어떻게 작용, 변질되어 왔는가를 썼는데 그래서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과 시장을 중심전통을 썼는데, 심사과정에서 삭제하라고 해서, 이론적 배경 속에서만 조금 남아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유교문화의 차이와 전통이 근대사회에서 어떻게 작용하게 되었는가를 이후 연구결과에서 보여줄 것입니다,


문: 세계체제론이라고 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합리적인 것과 비합리적인 것을 설명하고, 월러스틴은 중심부와 주변부와 관계가 중요한 문제의식인 것 같은데, 월러스틴의 문제의식은 부각이 안된 것 같은데, 한국사회에서 임금노동력이 우세한 것이 아닌가. 굳이 세계체제론의 설명틀을 도입하지 않아도 설명가능한 것이 아닌가, 한국과 일본의 국가적 비교가 아니라 중심부와 주변부의 거시적 비교가 가능하지 않습니까?


답: 3장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계체제에 편입되는 과정에 따른 한국과 일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고, 산업화전략을 얘기하면서 그 부분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반프롤레타리아트 가구를 계속 만들어 내는 월러스틴의 얘기를 하고 있고, 1970년대 이후 변화가 중요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애국주의가 확장되면서 노동운동이 꺾이고, 생산기지를 다른 동아시아 국가로 이전하고 국내에서 여성의 파트타임 노동력을 진출시킵니다. 전업주부에서 비공식부문으로 이전시키면서 반프롤레타리아트화 시켜내고 있던 시기이지요.


문: 여전히 남는 문제인데 국제 분업체제는 설명가능한데, 세계체제론에서 일본은 중심입니다. 그런데 세계체제론적 중심부에서 동아시아발전국가모형을 설명하는 것은 일본에서 제외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경제성장은 19세기 중반부터 나가기 때문에, 일본을 어떻게 중심부라는 맥락에서 위치 지울 수 있습니까? 세계체제론적 설명틀을 빌려와야 가구이론을 설명할 수 있는 것입니까? 구체적인 설명은 정치(精緻)한데 도입한 이론이 정치하지 않는 생각이 듭니다


답: 세계체제론의 도입에 대한 문제제기를 끊임없이 받았는데, 하지만 세계체제론의 편향적인 이해를 갖고 있는 것 습니다. 세계체제론적 설명틀은 지정학적 설명이 가능합니다.


문: 일본이라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나라와 제국주의 전쟁을 끝까지 했는데, 세계체제론적 분석말고도 일본의 성장을 설명해야 하는데.


답: 전후 세계체제에서 미국의 헤게모니 전략이 이후 각국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동아시아, 유럽에서 보여지는 미국의 헤게모니 전략이 중요하게 보여집니다. 일본에 대한 미국의 점령정책이 있었기 때문에 일본의 경제성장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한국전쟁의 개입으로 인해 경제성장이 획기적인 역할을 했던 것처럼.


문: 세계체제론의 설명방식은 타당하나, 말씀하신 내용들에서 실제 보여진 내용은 국제분업체제를 도입해서 충분히 설명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세계체제론의 비임금고용의 내용을 도입한다면 더 많은 설명, 더 많은 메카니즘을 보여줄 수 있는데, 비임금고용을 설명할 때 더욱 정치경제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문화와 전통적으로 해석이 이전되면서 세계체제론의 문제의식에 나타난 것이 부합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답: 한국의 비임금고용형태의 착취를 분석하려고 했는데, 자료를 도저히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전혀 연구를 진전시킬 수 없었습니다. 여성의 고용, 고용형태는 전혀 통계적으로 포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1년 동안 연구를 했는데, 1970년대까지는 연구가 조금 되었는데, 1984년 조희연의 연구 이후에는 전혀 없고, 1996, 97년 연구를 하려고 하니 자료를 찾다가 많은 한계를 갖게 되었습니다. IMF 이후 주변부 노동, 비정규직 노동에 대한 연구들이 요구되고 있지만 실제로 조사 통계조차 진척되고 있지 않습니다. 70년대 빈민을 중심으로 한 몇십개 사례에 대한 연구들 뿐 밖에 없었습니다. 도저히 연구할 수 없어서 다른 방식을 찾다가 보니 가계조사로 돌렸습니다. 그러나 가계조사에 대한 시계열 분석, 직업별 분석, 연간소득별 분석 등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반주변부적인 특징을 대체해서 분석하고 연구를 진척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연구의 한계는 남아 있습니다.

처음의 문제의식은 한국의 산업화과정에서 노동자 계급의 가족형성의 문제의식이었는데, 지도교수가 용납하지 않고, 그 때 방식은 푸코의 방식을 생각했는데, 역사사회학에 대한 편견들이 존재하고, 세계체제론적인 문제의식을 중요시 여겼고, 페미니즘적 이론도입하기에 과내 문제가 있었고, 더욱 중요한 것은 세계체제적인 정치경제적 접근방법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문: 여담인데요, 군사정권시절에 유교를 호명하는데 있어 박정권 시절에 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구정을 폐지, 허례허식이라 해서 의례를 폐지하기도 했어요. 유교를 갖다 쓰더라도 비효율적인 부분을 배제했던 것이지요.


문: 하지만 구정이 폐지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던 가요?


답: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대한 문제, 친족, 의례 등등은 자본주의에 필요에 따라 활용되고 있습니다. 서구에는 인종차별주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아시아는 노동의 국제적 이동이 약하기 때문에 그때 아시아에서 활용되는 것은 특히 성차별주의, 노동의 위계서열을 만들어놓고 여성노동을 최대한 활용하고 주변노동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가족과 같은 문제로 연관지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 그런 식으로 아시아에서 여성이 억압받는 것이 유교라는 문화로 설명되는 것 또한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유교의 지나친 강조는 가부장제의 보편성이라는 부분을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아닌가요, 우리 나라에서 여성이 억압받는 것이 유교 때문이라고 보는 관념이 일정정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요?


답: 쓰면서 아쉬웠던 점은 처음의 문제의 문제의식, 소장파조차도 서구의 문제틀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시아가 근대화되는 것 자체의 역사적 특수성을 중요하게 포착하지 못하고, 서구의 이론틀을 그대로 도입, 적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보였습니다. 나는 역으로 가부장제가 작동하는 구체적인 방식, 서구와는 달리 유교라는 전통적인 규범과 연관되어 움직인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보니까, 서구에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가부장제와 산업화에 대한 연계를 덜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지점을 선명하게 덜 보여준 것은 한계라고 할 수 있지만, 아랍권은 회교라는 것이 여성의 삶을 규정짓는 것이고, 서구에서는 기독교에서도 남성관계를 규정짓는 힘이 있는 것이고, 그것과는 다르게 아시아에는 유교가 있고, 그래서 본의 아니게 유교를 강조한 것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문: 기왕에 중국까지 포함한 연구가 되었으면.


답: 그렇습니다. 중국에 대한 연구는 맑스주의 페미니즘 연구의 공백의 지점을 메우고, 사회주의 내부에 대한 연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연구하는 것이 노동시장에서 갖는 여성의 흐름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즉, 한번만 노동시장에서 활동하고 그 이후는 재가입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후에 그것은 의미 있는 연구작업이 될 것 같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논쟁점이 많이 지적되었고, 많은 것을 배우고 토론한 것 같습니다. 

한/노/정/연


1) 동아시아의 경제적 성공에 대한 논의 중 특히 신고전파적 입장과 국가중심적 입장은 이러한 관점에 서 있다. 두 입장은 각각 동아시아의 발전 과정에서 특징적인 ‘시장’과 ‘국가’의 성격을 강조하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동아시아의 이러한 측면을 본받는다면 성공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 세계체계론은 경제적 측면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가족(family)’이라는 용어보다는 ‘가구(household)’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세계체계론에 따르면, 지난 100-150년간 우리는 가족(families)보다는 가구(households)라는 말을 너무 적게 사용해 왔고, 가족과 그것의 역사적 진화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갖게 된 것도 이러한 편향된 용어법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3) 세계체계론에서 가구는 ‘효과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서 양성의 다양한 연령의 개인들이 그들의 개인적 그리고 집합적 재생산과 번영을 확보하기 위해 다수의 원천들로부터 나오는 소득을 공동출자할 수 있게끔 하는 사회적 단위’(Wallerstein & Smith, 1992: 13)라고 정의된다.


4) 세계체계론에서는 한 가구에 대해 단 하나의 일련의 가능한 경계가 있다고 전제하지 않는다. 이것은 가구가 일반적인 하나의 제도로서 그리고 그것의 특정한 다양성을 지닌 하나의 제도로서 역사적으로 창조된 제도라고 보기 때문이다. 세계체계론에서는 가구들의 부단한 경계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압력으로서 비가시적인 시장의 힘과 좀더 가시적인 국가의 힘, 그리고 정신적인 측면의 사회화 방식의 규정력인 종족성을 지적하고 있다.


5) 세계체계론에 따르면, 세계경제의 주기와 추세에 따라 각각의 국가경제에 대한 상이한 강도의 압력들이 창출되고, 이것은 다시 가구 경계들에 대한 압력들을 창출하여 가구의 경계가 재형성되고 그 구성이 변한다.


6) 세계체계론에서는 가부장제가 전적으로 근대적인 사건이며, 근대 세계경제의 근본적인 정치적 구성요소들 중의 하나라고 본다. 가구와 그것을 구성하는 내부의 관계가 세계경제의 특정한 제약하에 존재한다면, 그것들의 주요한 특징인 가부장적 위계제는 현대의 자본주의적 생산양식과 근본적인 모순 속에 있는 더 이른 시기의 유물이 아니며, 보편적인 남성의 지배충동의 산물도 아니라는 것이다. 즉 가구관계들 내에서의 남성지배는 세계자본주의의 일상적인 작동의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계체계론에서 가구의 재개념화는 세계적 규모의 축적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여성종속의 문제들을 그 중심에 둔다(Smith & Wallerstein & Evers, 1984: 12-3).


7) 자본주의 세계체제에서는 중심부 지대의 경우 사람들이 주로 중심부적 활동들에 관련된 중심부형 가구구조 유형이 나타나고, 주변부 지대의 경우 사람들이 주로 주변부적 활동들에 관련된 주변부형 가구구조 유형이 나타나며, 반주변부 지대의 경우 이러한 두 가구구조유형들이 상당히 균등하게 혼합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유형학적 양극화는 무엇보다도, 그같은 가구에서 임금노동과 밀접히 통합되어 있는 비임금노동들의 종류에서 나타난다(Wallerstein & Smith, 1992: 255).


2001-06-07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10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