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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연대(준) 발족에서 현재까지

현장에서 미래를  제67호
김태정

민중연대(준) 발족에서 현재까지


김 태 정
연구원





서술목적
나날이 격화되고 있는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와 폭력에 맞서 노동자계급이 제 민중운동진영과 어떻게 연대하고 투쟁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 하에서, 현시기 민중운동진영의 상설공동투쟁체인 ‘민족자주․민주주의․민중생존권 쟁취 전국민중연대(준)’(이하 민중연대)의 현재까지의 경과를 주요논쟁을 중심으로 간략히 살펴보고 이후 투쟁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1. 민중연대 준비위원회의 발족
그간 민중운동진영은 IMF범국본, 민중대회위원회 등을 거치면서 상설공동투쟁체 건설을 향한 각고의 노력을 거듭해 왔으며, 마침내 민중연대(준)을 발족하게 된다.
2000년 3월 7일 민중대회위원회 대표자회의에서 준비위원회의 명칭과 조직체계를 확정하는데, 명칭과 관련하여서는 몇 가지 안이 제출되었다. ‘민족자주․민주주의․민중생존권쟁취 전국민중연대’ ‘신자유주의반대․민중생존권쟁취 전국민중연대’ ‘민족자주․민주주의․민중해방쟁취 전국민중연대’ 등이 그것이다. 대표자회의에서는 ‘민족자주․민주주의․민중생존권 쟁취 전국민중연대’를 명칭으로 정하였고, 나머지 안이 소수의견임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명칭을 둘러싼 이 논쟁은 곧 상설공동투쟁체에 대한 주체들의 입장차이를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민족자주’라는 명칭에서 나타나듯이 공동투쟁체에 과도한 전략적인 위상을 부여하고자 하는 흐름과 이에 반대하면서 준비위원회가 실질적인 노동자․민중연대 투쟁을 수행해야 함을 강조한 흐름이 충돌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견해차이는 이후 여러 수준에서 반복되어 나타난다. 한편 준비위원회의 조직체계는 13인의 공동대표단을 두고 공동집행위원장을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 ,전국연합, 민주노동당 등 5개 조직과 노동인권회관 소장으로 구성하였고, 기존의 정책협의회를 정책위원회로 집행체계로는 사무처와 산하에 정책기획실, 조직국, 총무, 부대변인 등을 구성하였다.
2000년 3월 14일 민중연대(준)이 출범하였다. 민중연대(준)은 출범선언문을 통하여 ‘우리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와 김대중정권, 국내독점자본이 강행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 강력한 반제반미, 반정권, 반독점투쟁을 전개할 것’을 천명하였다. 그리고 3월 31일 2000년 1차 민중대회를 통해 공식적인 출범을 선포하고 상반기투쟁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2. 1차 민중대회 명칭을 둘러싼 논쟁
1차 민중대회는 민중연대(준)의 공식적인 첫 번째 투쟁이며 그 자체로 자신을 대중 앞에 드러내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민중대회는 그 준비과정에서부터 난항을 겪었는데 그 핵심에는 1차 민중대회의 명칭문제가 놓여져 있었다. 즉, 대회명칭을 ‘김정권 퇴진 민중대회’로 하자는 입장과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었던 것이다.
3월 20일에 열린 긴급대표자회의에서 김대중정권 퇴진 민중대회로 가야한다는 입장을 제출한 조직은 민주노총, 전빈련, 노동자의 힘(준), 민중의료연합, 청년진보당, 자통협, 전국학생연대회의 등이었고 반대입장을 제출한 조직은 전국연합, 범민련남측본부,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민주노동당, 전농 등이었다.
김대중정권 퇴진 민중대회를 제기한 조직 중 민주노총은 이미 1차 중앙위원회를 통해 ‘신자유주의 저지․김대중정권 퇴진’을 상반기투쟁목표로 결정하였으며, 이에 근거하여 3월 30일, 31일 상경투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민중연대(준)이 퇴진 명칭을 결정하지 못한다면 민주노총은 별도의 집회를 개최할 수밖에 없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한편 노동자의 힘(준)은 민중연대(준)가 현 정세 속에서 노동자민중진영의 상설공투체를 건설을 목표로 한다면 당연히 김대중정권퇴진 투쟁을 벌어야 하며, 이는 1차 민중대회의 명칭으로 국한되어서는 안되면 올해 내내 김정권 퇴진투쟁으로 모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퇴진명칭에 반대한 조직으로 전국연합은 김대중정권 퇴진투쟁을 걸 수 있는 조건과 대안이 부재하다고 하였으며, 범민련 남측본부는 남북당국과 협력해서 6․15공동선언을 실천해야 하므로 퇴진투쟁은 맞지 않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 전농은 조직 내 논의가 덜 되어 퇴진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민주노동당은 김대중 퇴진을 넣지 않기로 자체결정하였음을 피력하였다.
이에 대하여 민주노총은 조건은 만들어야 하며, 대안은 투쟁 속에서 찾아지는 것이라며 퇴진투쟁의 강력한 입장을 제출하였다. 결국 3월 23일 2차 대표자회의에서 1차 민중대회의 명칭을 ‘경제침탈 평화위협 미국반대! 민생파탄 개혁실종 김대중정권퇴진! 전국민중대회’로 확정하였다.
1차 민중대회의 명칭논쟁은 민중연대(준)에 참여하고 있는 각 조직이 현정세를 어떻게 보고있는가에 대한 입장차이가 보다 확연히 드러난 과정이었다. 동시에 이 논쟁은 통일문제․반제투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이며 핵심적으로는 김대중 정권에 대한 태도의 문제였다. 즉, 민족주의적 통일운동진영은 미국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침략에 맞서기 위해서는 노동자민중의 생존권투쟁을 반미반제투쟁으로 상승시켜야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권력에 대한 태도에서는 불분명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심지어는 김대중 정권을 평화공존세력으로 인식하면서 전술적 제휴 혹은 협력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분명한 모순이라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의 집행자인 권력에 대한 정치투쟁을 수행하지 않으면서 사대매국정권, 경제주권수호를 외치는 것은 투쟁을 애국주의로 가두게 될 것이며, 계급적 전망이 부재한 민족주의로 반제투쟁을 협소화시킬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맞선 노동자민중의 투쟁에 교란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한편 이 논쟁에서 민주노총이 보여준 태도는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민주노총의 김대중 정권 퇴진투쟁에 대한 완강한 입장고수는 전체운동 속에서 노동자계급운동이 주도성을 획득해나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무엇보다 김대중 정권 퇴진투쟁 자체가 현 시기 노동자․민중투쟁이 나아가야 할 바를 명확히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5월 1일 노동절투쟁에서 다시 한번 확인된다.


3. ‘김대중 정권 퇴진투쟁본부’ 건설 논쟁
지난 4월 3일 대우자동차 공동투쟁본부는 대표자회의를 열어 ‘민중연대(준) 산하에 특별기구로 투쟁본부를 건설하자’는 결정을 내리고, 4월 4일 민중연대(준) 3차 대표자회의에 제안서를 제출하였다. 대우자동차 공투본은 “대우자동차 노동자를 비롯한 노동자들의 투쟁이 단지 정리해고 철회의 요구에 머무르지 않고 정권의 반노동자성, 반민중성에 결연히 맞서 김대중정권 퇴진의 요구로 강력한 투쟁을 일상적으로 전개하는 현실은 우리 민중운동 전체의 성과이며 민중운동의 전진을 가능케 할 기반이 될 것”임을 강조하면서, 민중연대가 그러한 전국적인 투쟁전선의 형성을 임무로 하는 조직으로, 산하에 특별기구로 ‘구조조정 분쇄와 민중생존권 쟁취 김대중정권 퇴진투쟁을 힘있게 펼쳐갈 [투쟁본부] 결성’을 제안하였다.
이후 투쟁본부 건설을 둘러싸고 두 차례의 대표자회의와 세 차례의 집행위회의를 거치면서 논쟁이 진행되었다. 우선 투쟁본부의 명칭을 둘러싼 논쟁이다. 민주노총, 전빈련, 노동자의 힘(준), 청년진보당 등은 구조조정 분쇄투쟁, 생존권 쟁취투쟁을 김대중 정권 퇴진투쟁으로 집중하고 실질화해야 함으로 주장하며, 명칭에 김대중 정권 퇴진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반대하여 전국연합, 범민련 남측본부, 민주노동당 등은 김대중 정권 퇴진투쟁을 전개하기에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입장을 제기하였다. 특히 범민련 남측본부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한 주체인 김대중 정부에 대해 퇴진투쟁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다음 투쟁본부의 집행체계 논쟁이다. 공동투쟁기구인 투쟁본부는 자신의 성격에 걸맞게 투쟁과 사업을 집행하기 위해 집행위원회 체계를 두어야 한다는 입장과 이에 반대하여 민중연대(준) 집행위원회와 별도의 투쟁본부 집행위원회를 두면 민중연대가 이원화되고 원심력이 발생한다는 입장이 제출되었다.
마침내 4월 24일 임시대표자회의에서 투쟁본부의 성격과 명칭, 체계가 결정되었다. 먼저 투쟁본부의 성격은 “구조조정 분쇄와 민중생존권쟁취투쟁을 통해 김대중 정권 퇴진투쟁을 힘있게 펼쳐갈 [투쟁본부]”로 하였다. 다음 명칭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분쇄․민중생존권쟁취 투쟁본부’로 결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체계는 투쟁본부회의와 상황실을 두기로 했다. 투쟁본부회의는 민주노총, 전빈련, 전농, 전국연합, 민주노동당, 청년진보당, 노동자의 힘(준), 사회진보연대 및 민중연대 집행위원장, 상황실장과 투쟁단위가 참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참여의사를 밝히는 단위에 대해 열어 놓기로 하였다. 그리고 상황실은 각 단체에서 상근, 반상근을 파견하여 집행실무를 수행하기로 하였다.
‘투쟁본부’의 건설과정에서 논쟁 특히 명칭논쟁은 기본적으로 3월 31일 1차 민중대회 명칭논쟁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집행체계의 논쟁에서 민중연대가 이원화된다는 주장은 생기지도 않은 문제를 예단한 것이었다 할 수 있다. 투쟁본부는 민중연대와 별도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민중연대 산하기구로 대표자회의가 투쟁본부를 관장하는 체계이다. 만일 이원화나 원심력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체계의 문제가 아니라 당면 정세나 투쟁방향을 둘러싼 입장차이나 투쟁기조의 차이가 원인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민중연대가 구조조정분쇄투쟁과 생존권쟁취투쟁을 전국적인 전선으로 형성, 신자유주의의 집행자인 김대중 정권 퇴진투쟁으로 모아나갈 수 있는가, 아니면 과거 민중대회위원회의 한계에서처럼 몇 번의 민중대회 개최로 자신의 역할을 제한할 것인가이다.


4. 민중연대(준)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현재 민중연대(준)은 6월 16일 2차 민중대회를 앞두고 있다. 2차 민중대회의 경우에도 일정을 두고 일정한 논쟁이 존재하였다. 민주노총 등은 6월 16일 안을 제출하였고, 전국연합 등 통일연대 소속단체들은 6월 23일안을 제출하였다. 후자는 통일연대가 6월 15일~16일 6․15 공동선언 1주년 기념사업을 계획한 것과 연동된 것이었으며, 전자는 민주노총의 5말 6총력투쟁과 6월 12일 예정된 연대파업의 성과를 이어 2차 민중대회가 보다 강력한 대중투쟁으로 조직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입각한 것이었다.
2차 민중대회는 그 명칭이 ‘경제침략 평화위협 미국반대! 민생파탄 민주압살 김대중 정권 퇴진!’으로 확정되었다. 핵심과제로는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저지, 국가보안법 철폐, 투자협정 및 자유무역협정 체결반대, 미국의 평화위협 및 MD 저지, 미군의 양민학살 진상규명과 주한미군철수, 민중생존권쟁취, 공공의료강화, 경찰․용역깡패 폭력 저지 등이 제출되고 있다. 이를 보더라도 신자유주의 공세가 얼마나 총체적이고 전방위적으로 노동자 민중의 삶을 옥죄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제 투쟁과제를 나열하는 것에 있지 않으며, 한 두 번의 민중대회로 이 과제들이 해결될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2차 민중대회는 이러한 과제들이 이후 실제적인 물리력과 파괴력을 가진 대중투쟁으로 전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4월 10일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테러 이후 국민여론을 의식해야 한다는 수세적인 태도로 인하여 오히려 각개격파 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효성노조에 대한 침탈에서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경찰과 용역깡패의 폭력은 그치질 않고 있으며, 온갖 방법으로 구속․수배가 자행되고 있다. 그러나 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대투쟁 과정에서 그랬듯이 전선이 확장되고 투쟁이 격화될수록 우리를 옭아매던 저들의 법은 휴지조각이 되어버리지 않았던가.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 문제는 탄압이 아니라 탄압을 뚫어내기 위한 보다 담대한 전술운용 능력일 것이다.
민중연대(준)이 실질적인 상설공동투쟁체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난제들이 놓여 있다. ‘투쟁본부’ 사업기조에 나타나듯이 지금 우리는 각각의 현안투쟁들이 고립분산되지 않도록 투쟁주체 상호간에 적극적인 연대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그런데 이제까지는 그 각각의 투쟁을 위한 각종대책위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민중연대(준) 참가단위는 그 각각의 대책위에 각각 참여하는 방식으로 그야말로 ‘가랑이가 찢어지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즉 동원할 수 있는 역량들은 일정한 한계가 있는데 그 각각의 사안에 모두 각각의 틀로 대응해야 하는 조건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민중연대(준)은 각각의 현안투쟁들에 참여조직들이 힘을 집중하고 또 필요에 따라 분산시킬 수 있는 총체적인 집행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는 곧 민중연대(준) 참여단위들이 단지 이름을 거는 활동이 아니라 실제 몸을 움직여서 생동하는 투쟁을 조직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욱 중요하게는 각 현안투쟁들과 그 투쟁동력이 민중연대(준)이라는 상설공동투쟁체의 집중된 힘으로 모아질 수 있어야 한다. 각각의 투쟁에 대한 연대를 호소하는 만큼 중요한 것은 그 투쟁들을 전국화시켜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4월 10일 이후에도 수없이 자행된 경찰폭력에 대한 민중연대(준) 차원의 대응은 많은 부분 미진하다 할 수 있다. 또 대우자동차투쟁 등 구조조정분쇄투쟁과 비정규직 철폐투쟁이 여전히 전선의 중심에 놓여있음에도 전국적인 투쟁으로 전환되고 있지 못한 점, 의료보험문제와 교육문제 등 생존권 투쟁와 직결된 사안들이 아직도 대중투쟁으로 조직되고 있지 못한 점, MD 저지투쟁이 반정권, 반제투쟁으로 확산되고 있지 못한 점 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민중연대(준)이 명실상부한 노동자민중진영의 상설공동투쟁체로 발전할 수 있는가는 결국 투쟁주체들을 얼마나 힘있게 결집시켜내는가에 있다. 이는 민중연대(준)이 각각의 현안투쟁을 단순히 지지 엄호하는 것에 목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집행자인 정권과 자본에 맞서 함께 그야말로 사활을 건 투쟁을 조직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지금 투쟁주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성명서와 기자회견문만은 아닐 것이다. 정권과 자본의 야수적인 폭력에 맞선 노동자․민중의 유일한 무기는 단결과 비타협적인 투쟁뿐이다. 그리고 민중연대(준)이 그러한 노동자․민중진영의 단결과 투쟁을 조직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자계급운동이 그 중심에 서야 할 것이다. 한/노/정/연

2001-06-07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