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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권 하의 한국사회에 과연 집회시위의 자유는 존재하는가?

현장에서 미래를  제68호
민중연대

김대중 정권 하의 한국사회에
과연 ‘집회․시위의 자유’는 존재하는가?
독재와 파시즘은 지나간 옛 노래가 아니다. 바로 김대중 정권의 현재 모습을 의미한다


2001년 7월 7일
민중연대




1. 우리 헌법 21조는 ①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헌법 규정은 ‘종이 위의 공문구’에 불과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군사정권시절의 ‘집회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듯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갖가지 조건과 이유를 대면서, 집회 금지와 제한조치를 남발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집시법 운영실태이다.
대사관 및 외국공관 100m 이내 집회 금지조항이나 주요간선도로(서울지역 대부분의 주요도로가 이에 해당한다)에서 집회 제한 및 금지조치는 집시․시위의 자유를 유린하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다. 그러나 문제는 집시법의 독소조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현실에서 운용하는 경찰의 태도가 더욱 문제이다. “폭력시위 전력 단체는 집회 금지는 물론이고, 다른 단체의 집회에 참여하는 것도 금지하며, 신고서에 포함되지 않는 시위물품을 일절 사용할 수 없으며, 수명이 모여있으면 신고되어야 하는 집회이며 신고되지 않을 경우 강제해산시키겠다”는 식으로 자의적인 기준을 통해 집회․시위를 제한 금지시키고 있는 것이 경찰의 모습이다. 더욱이 1인 시위도 릴레이로 하거나 수십미터 간격으로 떨어져서 진행하더라도 신고되어야 하는 집회라고 한다. 집회․시위를 보호해야 할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조그마한 꼬투리라도 있으면 금지시키고, 법적으로 제재해야 하는 일탈행위로 보는 것이 집시법을 해석하는 경찰의 인식인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백주대낮에 대우자동차 노동자를 집단폭행하고, 부평 일대를 준계엄상태로 몰아넣고도 당연하다는 태도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2. 우리는 현행 집시법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며,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정신을 위배하는 위헌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줄곧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집시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3. 그러나! 이제 김대중 정권은 허울뿐이었던 ‘집회․시위의 자유’를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게 부정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6월 16일 민중대회에서 퍼포먼스용 조형물이 신고되지 않는 시위물품이라는 이유로 평화적으로 행진하는 대오를 급습하여 시위물품을 압수, 파괴하고 시위대오를 폭행하였다. 7월 3일 전교조의 집회는 해산시간을 10여분 어겼다고, 7월 5일 민중연대 집회는 참여인원이 10여명이 초과한다고 경찰병력을 투입하여 폭력적으로 해산시킨 것이다. 더욱이 전교조 집회에서 대해서는 4명을 연행하여 구속영장을 신청하였고, 2명을 구속시켰다.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 간부에 대한 징계에 항의하여, 오산시청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항의하던 직장협의회 간부 2인에 대해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일선경찰서에 집시법 위반에 대해(2인이 피켓시위를 하는 것도 신고되어야 하는 집회인데,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 수사할 것을 명령하였다. 이쯤 되면 집시법의 법률 문제가 아니라 정권의 문제인 것이다. 폭력집회에 대한 규제와 처벌이 아니라 조그마한 꼬투리라도 잡아서 평소 괘씸하게 여겨왔던 노동운동이나 민중진영을 처벌하고 구속시키겠다는 것이 정권과 검찰과 경찰의 진정한 의도인 것이다. 일일이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그 불법성을 주장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라는 회의가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것은 최소한의 합리성과 이성조차 결여한 비열하고 치사한 태도이다.

4. 우리는 또한 경악한다. 지난 7월 5일 중앙일간지에서는 서울지검 공안2부에서 집시법 개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4대문 안의 시내에서는 500명 이내의 집회만 허용하고, 4대문 밖의 도심에서는 1천명 이내에서만 집회를 허용하는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그리고 이에 대해 경찰과의 협의를 마쳤으며, 조만간 법무부에 개정의견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집시법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그 어떠한 제한 없이 허용되어야 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집시법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집시법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일 뿐이다. 만약 집회․시위 과정에서 사회적인 위법 행위나 일탈행위가 있다면 그것은 형법 및 기타 법률에 의해 규제되거나 사후적으로 처벌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러한 상식을 정면에서 부정하고, 집회시위의 인원수와 장소, 시간까지 제한하겠다는 헌법 파괴적인 발상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발상이 일개 지방검찰청의 간부 수준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합법적인 저항과 투쟁의 여지를 봉쇄하고, 모든 정부 비판적인 행동을 불법과 처벌대상으로 몰아가려는 정권의 정책기조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탄압과 처벌의 수위를 높이고, 법률을 개악하여 협박한다고 하여, 민중의 정당한 행동과 목소리를 틀어막을 수 없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다. 국민의 입과 귀를 억지로 틀어막으려고 했던 박정희 정권의 악명높던 ‘긴급조치법’이 민중을 굴종시키고 침묵하게 만들었던가? 김대중 정권은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집시법 개악시도와 더불어 민주노총에 대한 공안탄압, 국가보안법 조작사건의 재발, 노동현장과 빈민의 삶터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용역집단의 살인적 폭력행위, 표현의 자유를 원천봉쇄하려는 인터넷 등급제, 국민 통제수단인 전자건강카드의 도입 등 최근 김대중정권의 모습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독재와 파시즘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정책기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결국 민중은 저항과 투쟁으로 화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불의하고 정당하지 못한 정권을 전복시키는 것은 민중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다수의 민중을 잠깐 침묵시킬 수는 있어도, 결코 오랫동안 강제로 침묵하거나 굴종하게 할 수는 없다.

2001-07-07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