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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에 굳건하게 뿌리내리는 한 해가 되자!

현장에서 미래를  제6호
장임원

§ 신 년 메 세 지 §
노동운동에 굳건하게 뿌리내리는 한 해가 되자!


장 임 원 (이사장,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1996년, 이제 묵은 1995년을 보내고 ‘희망의 해’를 맞이하게 됩니다. 96년을 ‘희망의 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민주노총의 출범과 함께 맞이하는 새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 원년이 되는 새해는 우리들에게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과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시대의 노동운동은 어떠한 내용과 양식을 가져야 하는가? 아마 이에 대한 대답의 절반은 87년 이후 민주노조운동의 역사 그 자체에 담겨져 있을 것입니다. 자본과 정권의 노동통제기제인 기업별 노동조합체계의 한계 속에서, 노동조합의 민주성과 자주성을 쟁취하고, 기업별 울타리를 뛰어 넘어 ‘민주노조총단결’이라는 노동자의 계급적 단결을 위해 투쟁 해온 과거 역사 그 자체를 어떻게 계승해 나가느냐에 미래의 절반은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내용이 구체화되는 양식은 과거와는 다릅니다. 민주노조운동의 전국적인 중앙조직을 전제로 한 민주적․자주적 노동조합운동의 전개는 이전과는 다른 전략과 전술을 요구합니다. 민주노총이라는 전국적 중앙조직의 존재이유를 어떻게 대중적으로 검증해 나가면서 노동자 계급대중 속에 뿌리내려 갈 것인가? 새로운 대안세력으로서 노동자의 사회적․정치적 영향력을 어떻게 높여 나갈 것인가? 산별노조 건설운동을 어떻게 대중적이고 정치적으로 추동해 나갈 것인가? 바로 이러한 과제의 해결이 96년 새해의 나머지 반의 과제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희망의 새해가 곧 그대로 현실화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권력과 자본의 정세인식 또한 96년 노사관계를 낙관적으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과 낙관이 어느 지점에서 부딪히고 어떠한 결말로 이어질 지 아직 예측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1996년 권력과 자본의 공세는 더욱 강화되어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국제적으로는 국제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선진자본주의 국가들의 자유무역공세가 개발도상국 및 저개발국을 압박할 것이며, 국내적으로는 순조로운 자본축적을 보장하기 위한 개방의 가속화와 자본의 자율성 강화가 세계화와 국제경쟁력 강화의 기치 아래 진행되어질 것입니다. 김영삼 정권은 자본의 현장장악력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공세를 늦추지 않을 것이며, 불철저한 개혁조치로 권력재창출의 기반을 만들려 할 것입니다. 우리 노동운동진영은 ‘민주노총 원년’인 96년, 지금까지와는 질적으로 다른 내용과 방식으로 이러한 권력과 자본의 공세에 대응하고, 이를 돌파하면서 전진해야 할 임무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8개월 여의 산고를 거쳐 진보적 노동운동과 학술운동진영의 격려와 축복 속에 지난 해 7월 15일 닻을 올린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는 이러한 임무수행을 위해 연구소가 생산해 낼 모든 이론과 정책에 계급성과 현장성 그리고 전문성을 더욱 구체화 된 내용으로 담아가겠습니다. 계급성에 철저함으로써 연구소의 정체성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할 것이며, 현장성에 투철함으로써 현장으로부터 동력이 솟아오르는 정책들을 개발하고, 연구역량을 안정화시키고 전문성을 고양시켜 새롭게 제기되는 자본의 논리를 올곧게 돌파해 나갈 것입니다.
작년 한해 현대자동차 양봉수 동지로부터 대우조선의 박삼훈, 그리고 대우정밀 조수원 동지에 이르기까지, 95년 노동해방의 염원을 안고 숨져간 많은 동지들의 죽음은 우리를 둘러싼 조건의 엄혹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다가올 1996년이 우리 연구소가 노동운동진영에 굳건하게 뿌린내리는 해가 되도록 조직역량과 연구역량을 축적하면서 힘차게 전진합시다. 한/노/정/연

1995-12-20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