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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계급과의 대립전선을 시급히 복구구축하자!

현장에서 미래를  제70호
고민택

지배계급과의 대립전선을 시급히 복구․구축하자!
현 정세의 성격과 노동자계급의 투쟁방향


고민택/강령위원장
ꡔ노동자의 힘ꡕ 준비 26호, 2001년 9월 1일



경기침체와 불투명한 한국경제의 전망
IMF 외채 상환이 마무리된 것과 관계없이 한국 경제는 지금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외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통과 희생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려 했던 김대중 정권의 계획이 파탄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대중 정권은 경기부양책을 쓸 것인가,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밀어 부칠 것인가 사이에서 동요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으로 지금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리라고는 지배계급 스스로도 상정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미국 경제를 비롯한 전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원인이라는 사실을 지배계급 자신이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기침체가 사실은 이른바 ‘신경제’로까지 불리며 그 동안 미국 경제의 성장을 주도해왔던 IT(정보기술)산업의 급락이 주범이며, 미국 외 전세계적으로 급격히 번지고 있는 경기침체 역시 신자유주의 세계화 자체의 위기로부터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점에서 한국 경제가 겪고 있는 경기침체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이념논쟁, 노동자 투쟁의 정치성에 대한 공포감
한편 경제위기와 맞물려 이념 논쟁이 지배계급 내부로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사회주의’ 운운에서부터 ‘좌우 대립’, ‘포퓰리즘’, ‘수구보수’에 이르기까지 온갖 이념적 스펙트럼이 어지럽게 난무하고 있다. 물론 이념 논쟁을 경제 위기와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데에는 일정한 비약이 따른다. 그러나 이 둘 사이를 전혀 관계없는 각각의 별개의 사안으로 취급할 수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특히 이념 논쟁을 단순히 ‘남북관계’ 때문으로만 한정하거나 ‘수구보수’ 세력의 우발적 도발 정도로 취급하는 것은 지금의 정세를 안일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지금 정세의 성격으로 볼 때 사태의 진전 여하에 따라서는 경제 위기와 이념 논쟁이 곧바로 맞닿을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하다. 지금 지배계급이 촉발하고 있는 이념 논쟁의 이면에는 사실 노동자 민중 투쟁의 급진화가 자리하고 있다. 다시 말해 단순히 지배계급 내부의 정쟁 수준이나, 또는 노동자 민중 투쟁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를 넘어 거기에는 노동자 민중 투쟁이 보여주고 있는 정치성․계급성에 대한 지배계급의 ‘공포’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전면화되고 있는 지배계급 사이의 대립과 갈등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김대중 정권 퇴진’투쟁이 일정한 소강국면에 접어들면서 지금 정세는 지배계급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전체 정세를 장악하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과정에서도 지배계급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지속적으로 쟁점이 되어 왔지만, 중심적으로는 김대중 정권과 노동자간의 계급대립전선이 정세의 축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7월 5일, 7월 22일 투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기점으로 정세의 중심에서 계급대립전선이 이완되기 시작했으며, 때 마침 ‘언론 사주 구속’, ‘여야 영수회담’ 사안을 거쳐 결정적으로 ‘8․15 민족통일대축전’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정세의 중심이 급격히 지배계급 내부의 정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임동원 통일부 장관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세가 단순한 정치 공세를 넘어 김대중 정권의 ‘햇볕 정책’, ‘DJP 공조’ 자체를 뒤흔드는 상황으로까지 진전되고 있어 지금과 같은 정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노동자 민중진영이 이러한 정세에 개입할 수 있는 능동적 태세와 준비가 부족하고, 당장 계급대립전선을 형성하기에도 어려운 조건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지배계급 사이의 대립과 갈등의 증폭에 대응하지 못하고 또한 하반기 투쟁 동력 형성이 미진할 경우에는 상반기와 달리 노동자 민중진영이 정세의 주변으로 밀려날 가능성조차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지배계급과의 전면적 정치․이데올로기투쟁을
지금은 지배계급과의 전면적인 정치․이데올로기 투쟁의 강화로 나아가야 한다. 만약 노동자대중이 지배계급이 주도하고 있는 이념 논쟁에 대해 냉소주의에 빠지거나 방관자적 태도를 보인다면 이는 지금 시기 매우 중요한 계급투쟁의 한 영역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일 뿐이다. 예컨대 김대중 정권의 정략적 의도와 ꡔ한겨레신문ꡕ으로 대표되고 있는 중간계급의 이데올로기에 포섭된 ‘조선일보 끊기 운동’에 동원되는 수준의 대응을 극복하고 노동자계급의 독자적인 사상과 정치노선을 전면적으로 주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가올 경제 위기, 정치 위기 때에 또 다시 급격한 혼란과 동요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을 것은 물론 당장 하반기 노동자대중 투쟁의 정치적․계급적 성격이 그로부터 후퇴할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노동자 민중진영 내부에서 상반기 투쟁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 김대중 정권 퇴진’투쟁에 대한 왜곡과 기회주의적 태도가 고개를 디밀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이는 절실하다.


‘구조조정 분쇄․김대중 정권 퇴진’ 기조 견지해야
다음으로 지배계급과의 대립전선을 복원․구축하기 위해서는 전선의 분산성과 중층성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한국사회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수많은 사회적․정치적 쟁점이 매일 같이 형성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수구보수’ 세력의 준동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대중 정권 퇴진투쟁’과 ‘6․15선언 지지․관철’ 또는 ‘반미 자주화’가 나란히 공존하고 있고, ‘구조조정 강행’과 ‘노동시간 단축 도입’이 별개의 사안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정치개혁 실종’ 속에 ‘비례대표제’가 튀어나오고, 여기에 ‘언론사주구속’, ‘임동원 통일부 장관 사태’ 등이 겹쳐 있다.
더구나 노동자 내부적으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비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현실 조건과 투쟁 방향 사이의 분리와 차이를 극복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치 사안에 따라 김대중 정권과 투쟁과 협력을 번갈아 해야 할 것 같은 혼돈에 빠지기 딱 좋은 형국이다.
만약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김대중 정권 퇴진’투쟁 기조가 흔들린다면 전선은 급격히 집중성을 잃고 한없이 잘게 쪼개져 나갈 것이 분명하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김대중 정권 퇴진’투쟁 기조가 흔들려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떻게 투쟁을 조직할 것인가
남는 문제는 어떻게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김대중 정권 퇴진’투쟁 동력을 형성할 것인가이다. 당연히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김대중 정권 퇴진’투쟁 기조를 다시 한번 대중적으로 재확인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하반기 투쟁을 ‘제도개선’과 ‘노동시간 단축’투쟁으로 가져가려는 주장과 움직임이 벌써부터 일고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투쟁 기조에 대한 재확인은 바로 이를 제어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정치 행위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금속과 공공의 대사업장에서 선거가 잇달아 진행될 예정이라고 할 때 선거 과정에서 이를 목적의식적으로 공론화․쟁점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당장의 실천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투쟁사업장을 중심으로 연대투쟁과 공동투쟁을 지속적이고 완강하게 벌여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 해당연맹, 해당노조, 공동투쟁체, 연대단위 등의 비상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끝으로 투쟁 사업장과 주요 대공장 활동가들 사이의, 노동조합 질서와 체계에 얽매이지 않는, 전국적 횡적 행동통일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정치활동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정파적 질서를 현재의 투쟁에 대한 정치적 태도와 실천의지를 중심으로 새롭게 혁신해 나가야 한다.
노동자 계급정당 건설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이 모든 것을 연결시켜 주는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노동자의 힘(준비모임)의 기본적인 판단이다.

2001-10-10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11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