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진국 자본주의, 자본과 노동에 의한 노동의 재조직화 |
현장에서 미래를 제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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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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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새로운 모델을 중심으로
황 선 길/조선업종연구팀
특집 2 추락하는 세계경제: 세계경제의 현황 점검
선진국 자본주의, 자본과 노동에 의한 노동의 재조직화
빈부의 양극화 심화와 빈곤의 고착화와 범죄화
얼마 전 독일의 브레멘에서 개최된 ‘노동’에 대한 한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였다. 이탈리아에서 참가한 세르지오
볼로그냐는 세르지오 볼로그냐는 오스카 네그리와 함께
이탈이아의 68 운동을 주도한 지식인이다. 구속되어 감옥에
들어간 후 교수직에서 감옥에 있는 동안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직이 되었다. 출소 후부터 지금까지 이탈리아
북부에서 영세 자영인과 트럭운전사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자신의 발표를 시작하면서 「본인이 이탈리아 사람이라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한다」는 글을 스크린에 올려놓았다.
이는 지난 7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서방 8개국 정상회담
당시에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반대투쟁을 위해 세계 각처에서
모여든 10만 시위대에게 자행한 이탈리아 경찰의 잔인한 폭력에
대한 반성이었다. 초국적 자본의 이해에 따라 움직이는 주요
선진국 정치가들의 모임에서 유래 없는 잔인한 폭력이 자행된
것은 세계화 반대시위가 점점 광범위하게 조직되고 전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몇 일 계속된 시위에서
시위대 한 명이 사살되고 수 천명의 참가자가 영장도 없이
체포되고 잔인한 폭력의 희생물이 되었다. 이 당시 체포된 한
독일 교수의 체험에 따르면, 경찰은 영장 없는 체포와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대에게 파시스트들의 용어를 사용하며 더욱
잔인하게 구타하였다고 한다. 왜 미국의 시애틀, 스웨덴의
괴테부르크, 그리고 이탈리아의 제노바 등등의 선진국, 어떻게
생각하면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하여 이익을 보는 초국적
자본이 활동하는 국가에서 더욱 격렬한 반세계화 투쟁이
전개되고 있을까?
1990년대 가속화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일하는 대중의
주변화와 (비정규직화) 사회로부터 격리되고 억압받는 이들을
양적으로 확대하고 질적으로 더욱 비참하게 하는 불공정한
질서를 강제하고 고착화하였다.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첫 번째 결과는 세계차원에서 빈부의
격차가 매우 심화되어 사회의 양극화가 급속하게 확대된 것이다.
유엔의 보고서에 따르더라도 서부 유럽과 북미 아시아 등에서
단지 10억 정도가 생존권 걱정이 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으며, 또
다른 10억은 심각한 가난 하에 살고 있으며, 약 40억 인구가
겨우 생존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전체의 식량 생산은
세계인구의 필요 양에 10% 초과하고 있지만 매년 3천만 명이
굶어 죽고, 3억의 인구가 영양부족으로 인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3억의 어린이가 생존을 위하여 인간 이하의
노동조건 하에서 일을 하고 있고 달리 갈곳이 없어 섹스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도 급속히 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360명이 전세계 인구 45%의 일년소득과 비슷한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 또한 현재 약 20%의 상위 소득자가 일년에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82배를 벌어들이고 있다. 1960년에는 격차가 ‘단지’
30배에 지나지 않았다. 이러한 빈부의 격차는 1990년대 이후
주요 선진국에서도 급속히 확대되었다. 실업자와 구직자에게
주는 보조금과 퇴직자에게 지급되는 연금은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이데올로기에 축소되고, 일 한번 해 보지 못한 청년실업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 거리에서
숙식하는 사람의 수도 눈에 뛰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경제적
빈곤의 문제를 민족, 인종주의적으로 파악하고 행동하는 극우
민족-인종주의자와 이들에 기반하는 정당들이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사회 전반의 우경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단지 생존을 위한 범죄가 급속히
증가하였다. 세계 최고의 부를 자랑하며 초국적 자본의 중심인
미국에서의 범죄 증가율은 놀랄만하다. 현재 미국인의 약 1%가
감옥에 수용되어 있다 (지난 2월에 200만 명째의 죄수가 감옥에
수용되었다). 이를 다시 세계적 차원에서 통계화하면 미국에는
세계인구의 5%가 살고 있지만 감옥 수용자의 25%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역사에서 유래가 없는 것이다. 이는 신자유주의가
자본의 입장에서 능력 없다고 평가되는 사회의 한 부분을
격리하고자하는 전략이 성공한 결과이다.
자본, 국가 조직된 핵심 노동의 협력: “이윤을 위한 동맹”
세계적 차원에서의 빈곤의 양극화 이외에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또 다른 결과는 자본이 노동에 대한 지배를 한층 강화하였다는
데 있다. 물론 이의 근본적인 원인은 국경을 가로지르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초국적 자본이 한 국가 차원에 묶여
이동성이 결핍된 노동을 상대로 한 싸움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는 데 있지만, 신자유주의가 선진국에서 자본에 일방적인
성공 프로젝트가 된 결정적인 원인은 조직화된 노동의 핵심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동조하고 자본과 국가의 하위
파트너로써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한 데 있다. 이의 적나라한
예가 독일의 “일자리를 위한 연맹”이다. 공식적으로 약 400만
명의 만성 실업이 구조화되어 있는 독일에서는 실업을 줄이는
문제가 커다란 사회 문제 중 하나이다. 1998년 10월
사회민주당이 정권을 잡게되자 자본가, 정부 그리고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일자리, (직업)교육 그리고 경쟁을 위한 동맹”을
제도화하였다. 동맹의 이름이 제시하는 바는 노동자의
직업교육과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자본, 국가 그리고 노동조합이 협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적인 역할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과정에 효과적으로
적응하기 위하여 독일의 사회 경제를 신자유주의적으로
구조개편하기 위한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 말하자면 독일이라는
나라의 국경 내로 더 많은 초국적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하여
자본이 이윤을 다 많이 내기 위한 조건을 노동자와 사회 약자의
희생 하에 창출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일자리를 위한
동맹”이 진행되면서 실질임금은 감소하였고, 노동시간은
연장되었으며, 독일에서는 이전에 미미하게 존재하였던 임금을
받지 못하는 초과노동이 급속히 증가하였다. 기업과 국가가
제공하던 직업교육을 위한 일자리가 턱도 없이 작아지고,
노동조건의―노동시간과 성과급 임금제도의 도입― “유연화”와
“탈규제화”가 노동자의 육체적 정신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업자와 연금 생활자 그리고 병자와 빈민에 대한 국가의
보조의 기준이 현격히 축소되었다.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자본은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독일 일간지인
ꡔ프랑크푸르트 룬드샤우ꡕ의 9월 7일자는 앞으로의
“일자리를 위한 동맹” 모임에서 자본가들은 해고를 어렵게
하는 법안의 완화, 노조의 대자본 협상권 약화 그리고 저임금
고용분야의 법적 도입을 통하여 실업연금과 빈민구제금을 더욱
축소하려는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또한 자본과
부유층에 이로운 새로운 세금제도의 도입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관료화되고 귀족화 된 “독일노동총연맹”
집행부의―독일 산별노조의 상부단체―우경화와 우파사회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개인적인 친분이 숙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독일노동총연맹”의 “일자리를 위한 동맹”에의 참가 자체가
“동맹”에서의 합의 사항이 노동자 전체가 동의하였다는 “동의
이데올로기” 창출을 결과하고 있다. “일자리를 위한 동맹”에
참여한 이후 독일의 노동조합은 자본의 공격에 제대로 된 저항
한 번 못하고 있다. 좀 급진적으로 이야기하면
“독일노동총연맹”의 집행부는 여러 구조조정 사안에서
“독일경영자연맹”의 회장과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즉 그들은
자본과 임노동 간의 모순을 더 이상 문제삼지 않는다. 더 이상
독일에서의 노동조합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가 가지고 있는
정치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약함에서 오는 물질적 결과에 대항한
저항조직도 아니고, 사회적 종속과 억압구조를 만들어내는
자본주의적 제반 조건들을 제거하기 위한 정치운동은 더욱이
아니다. 독일의 노동조합은 독일의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이라는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깊숙이 편입되어 자본의 하위
파트너로 기능하고 있으며, 하지만 이러한 전개과정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신들의 행동반경을 좁게 만들었다. 자본은
독일에서의 임금수준 노동시간 등의 조건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낮추기 때문에 외국으로의 이전이 가능하다고
위협함으로써 노동시간은 늘어나고, 지불되지 않는 노동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단체교섭에서 노동조합의 위치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의 폭스바겐의
협상결과에서도 확연히 들어 난다. 5000×5000 모델로 알려진
새로운 폭스바겐사의 단체협약은 이미 1999년 말부터 회사의
인사관리 담당자인 페터 하르쯔(Peter Hertz)가 “기준 생산
5000×5000”이라는 자신의 구상을 퍼트린 데서 기인한다. 이
계획의 기본구도는 5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5000 마르크로
고정된 월 임금에서 창출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폭스바겐사의
경영 목표의 하나인 최소한 전 세계의 폭스바겐 노동자의 50%는
독일 내에서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실현하겠다는 새로운 기업
차원의 “노사관계모델”이다.
이 새로운 모델은 미니 밴(Minivan)을 생산하기 위해 새로
설립된 “자동차 5,000(Das Auto 5000 GmbH)”의 신규
채용인력에 해당한다. 2001년 8월말에 오랜 회의 끝에 체결된
협상의 주요 내용은 1) 일단 2001년부터 3,500명의 실업자를
볼프스부르크 공장에 고용하며 이후에 1,500명의 실업자를
하노버 공장에 고용한다. 2) 일년 평균 일주일 노동시간이
35시간, 하지만 한 주일의 노동시간이 42시간을 넘지 않는다. 한
주일에 3시간의 교육훈련을 받으며 이중 반만 유급노동이다.
결국 새로운 고용자의 노동시간은 한 주일에 45시간까지 할 수
있다. 3) 월 임금은 고정 보너스 500마르크를 포함하여
5,000마르크로 고정한다. 하지만 고용 후 처음 6개월은
4,000마르크가 지불된다. 이는 폭스바겐 공장의 임금보다 낮게
책정된 것이다. 하지만 가장 획기적인 협약 내용은
예고보상제도(Programmentgelt)이다. 이 제도에 따르면 각
노동자에게 책임이 부여된 생산물의 개수와 질이 불충분하다면
각 노동자는 임금이 지불되지 않는 초과노동을 할 의무를 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협상에 대하여 총연맹과 금속노조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자본을 독일에 묶어두는 면에서 매우
만족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다른 사업장의 경영자도 이
새로운 모델을 기준으로 새로운 협상을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좌파 현장활동가들은 이러한 새로운 모델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비판하고 있다. 우선 독일에서 가장
호황인 기업 중의 하나이기 대문에 폭스바겐의 기준에
근거하더라도 다른 사업장에서의 협약내용은 폭스바겐의
조건보다 현저히 나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판의
중요점은 예고보상제도에 있다. 예고보상제도는 실행된
노동시간에 상관없이 하루에 1,000개의 생산단위를 불량으로
생산하지 않을 경우에 해당하는 임금이 지급된다는 것을 뜻한다.
어떤 노동자가 이 책임을 다한다면 그는 4,500마르크의
기본임금과 6개월마다 3,000마르크가 지급되는 500마르크의
보너스를 받게된다. 이러한 임금체계 하에서는 임금이 지불되는
초과노동과 밤일에 따른 특별수당도, 그리고 크리스마스 보너스
유급휴가도 사라지게 된다. 토요일은 이제 정식 노동일이 되어
특별수당이 없다. 다른 중요한 내용은 새로운 작업장 조직의
도입이다. 새로운 계획에 의하면 종업원 평의회가 회사
최고경영자의 부서로 통합된다. 회사에서 하나의 리더만
남게된다. 지금까지 어느 정도나마 현장의 입장을 대표하던
종업원 평의회가 이름은 유지하지만 사실상 해체되는 것이다.
또한 팀 제도가 도입되었다. 이 팀 제도는 실제 작업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 팀은 품질향상과 작업능률향상을
위한 문제를 사측에서 제공한 컴퓨터 교육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스스로 교육한다. 작업장에서 주어진 의무에 도달하기 위하여 팀
성원은 자신들의 노동력을 자율적이고 유연하게 배치한다.
고정된 임금을 다 받기 위해서 노동자는 법적으로 주어진
노동시간에 죽도록 열심히 그리고 집중하여 일하거나 임금이
지불되지 않는 초과노동이라도 하여 자신들에게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여야한다. 이 제도를 통하여 자본은 현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 노동시간은 더욱 늘어나게 되며 노동강도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최근 독일에서 무보수 초과노동이 현격하게
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러한 제반 노동조건에 대한 자본의 공격에 전국적 차원에서
조직된 독일의 노동조합의 집행부가 노동자 전체의 “동의
이데올로기”를 양산하는 임무를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자리를 위한 동맹”은 단지 자본의 입장대로 사회를
재구성하는 “이윤을 위한 동맹”으로 기능하고 있다. 결국
신자유주의의 도입과 이에 따른 사회의 재조직화에 노동조합이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은 항상 축적의 위기가
자기운동의 중요한 부분인 노동을 희생함으로써 극복하려고
한다. 노동의 핵심부분을 자신의 이데올로기에 통합시킴으로써
목적을 큰 저항 없이 도달할 수 있다. 지금까지 논한 독일뿐만
아니라 영국, 네덜란드 등등의 유럽 주요 국가들의 노동조합의
핵심 세력들은 자본의 노동 죽이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선진국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조 집행부와
대사업장의 우경화에 대항하여 저항세력이 부상하고 있다.
독일의 좌파 현장활동가들을 중심으로 2001년 말에 계획된
“일자리를 위한 동맹” 8번째 회의에 대항하기 위해 커다란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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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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