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하반기 노동운동의 쟁점
노중기
하반기 노동법 개정국면의 의미와 쟁점
공공부문노동운동연구팀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과정과 그 실태
김혜진
비정규직 투쟁의 평가와 과제
상반기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 김대중 정권 퇴진”의
구호를 내걸고 진행되던 민주노총의 총력투쟁이 집행부의
자진출두로 인해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7월 5일과 22일
총력투쟁을 통해 보다 강고한 투쟁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초반의 투쟁열기보다 후퇴한 상반기 투쟁을 평가하고
하반기의 전망을 세워내는 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70호는 “하반기
노동운동의 쟁점”이라는 주제의 특집을 기획하여 하반기 노동법
개정국면과 기간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과정에 대한 검토,
그리고 비정규직 투쟁의 방향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특히
하반기에는 김대중 정권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주5일제 도입을
중심으로 한 노동시간 단축으로 쟁점이 축소되어질 우려가
존재하는 바, 상반기 투쟁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 김대중 정권 퇴진’의 기조를 명확히 관철하는
방향에서의 투쟁이 배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획의 중요성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집 1 : 하반기 노동운동의 쟁점
노 중 기/연구위원
하반기 노동법 개정국면의 의미와 쟁점
지난 7월 이후 김대중 정권은 노동시간 단축 입법화 방침을
다시금 천명하고 법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또 얼마 전에는
청와대 일각에서 공무원노조 허용방침을 시사하면서 찢어진 낡은
‘노동개혁’의 깃발이 다시금 휘날리는 것처럼 보인다. 덩달아
오랫동안 빛을 잃었던 노사정위원회도 다시 여론의 초점이
되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는 지난 해 하반기이래 올해 상반기까지 민주노조운동 탄압에
모든 권력을 동원하였던 정권의 억압성을 고려할 때 매우
이해하기 힘든 일일 수도 있다. ‘공안정국’에 준하는 노동억압
직후 다시 벌어지고 있는 개혁 ‘쇼’는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기괴하기도 하다. 이런 사태진행은 적극적인 정책전환이
아니라면 적어도 현재의 노동정치 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다단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현 정권의 의도가 ‘개혁’이랄 수 없는 것임은 분명하다.
2000년 봄과 가을, 그리고 최근에 이르기까지 노동시간 단축에
관한 정권의 의도는 수 차례 확인되어 왔었다. 그것은 노동시간
단축과 여타 노동조건 유연화 조치(개악조치)를 맞교환하여
노동시장구조를 자본이 요구하는 신자유주의 시장질서로
완성하는 것이었다. 노동시간 단축의 대가는 변형노동시간제의
확대 운용, 휴일․휴가의 축소, 모성보호조항 폐지나
초과노동수당 삭감 등 기타 노동조건 악화 등 크게 세 가지로
설정되어 있다.
민주노총과 진보진영의 비판처럼 이와 같은 반대급부가 정권과
자본의 요구대로 관철된다면 노동시간 단축의 실익은 사라질
것이다. 제반 유연화 조치들이 야기하게 될 장기적 효과는 시간
단축의 실익을 상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권의
의도처럼(노사정위 공익안처럼) 노동시간 단축이 5년간
단계적으로, 그것도 공공부문, 민간 대기업사업장부터
실시된다면 그 폐해는 막중할 것이다. 일단 현재의 노동시장의
분절구조는 심화될 것이고 나아가 노동운동의 연대기반은 다시
축소될 것이다. 물론 다음 정권이 단계적 노동시간 단축을
일정에 따라 실행하리란 보장도 없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노동시간 단축 법제화에 관한 정권의
전략적 태도와 능력문제이다. 여기서 핵심적인 질문은 정권이
과연 노동시간 단축 그 자체를 전략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정답은 ‘아니다’이다. 노동시간 단축
법제화와 관련해서 정권의 전략적 목표는 두 가지로 설정해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정치적인 것으로 선거를 앞둔 정권의
선거전략으로 노동시간 단축이 동원된 측면이다. 모든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동의를 끌어내고 ‘국민의 정부’라는 빛
바랜 모토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정세 반전의 계기로 기획된
것이다. 한 차원 수준이 높은 ‘국민과의 대화’ 쇼를
연출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 목표는 구조조정을 관철하고 노동운동의 저항을
봉쇄하는 이데올로기적 차원의 목표이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은 현 정권의 유일한 정책목표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혹한 노동배제와 노동운동 탄압이 동원되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즉 배제와 탄압을 은폐하는 보조적
통제수단이 필요한데 노동시간 단축이 그 수단으로 동원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 논란을 둘러싼 쇼는
하반기의 대우자동차 매각, 철도, 한전 등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화섬산업 구조조정에서 발생할 노동운동의 하반기 투쟁을 잠재울
수 있는 좋은 은폐물인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이유이든 정권이 노동시간 단축 법제화의 의도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실행하여 법개정에 성공할 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정권의
제도정치 권력기반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최근 자민련의
여권 이탈로 여소야대 국면이 다시 형성된 것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한나라당의 공식 입장은 유보된
상태이며 노사정위원회의 합의 여부가 유일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노사정위 합의가 있을지라도 반대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1996년 말 날치기 노동법 개악파동 당시
확인되었던 재벌들의 로비가 다시금 강력하게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재벌들의 반대가 강력하다면 정부와 민주당 내부의
친자본세력들의 발호도 충분히 예상될 수 있다. 요컨대 정부의
입법 행정과정이나 국회의 제도정치과정에서 개정 노동법안은
실효되거나 철저히 개악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한편 노동시간 단축과 더불어 또 하나 핵심적인 법개정 대상인
공무원․교수에 대한 노동기본권 허용문제는 더 불투명한
상태이다. 노동조합의 명칭과 노동기본권을 부여하는 일은 정권
내부에서부터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얼마 전 공표된
공무원․교수 노동기본권 허용은 정권의 공식 방침이
아니라 청와대 일각의 사적 견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행자부(와 정부)의 공식입장은 현재 금지되어 있는 공직협의
(전국적) 연합단체를 법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이다. 이 단체에
노조가 갖는 단결권과 교섭권의 일부 기능을 인정하는 방식
정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안마저도 내무부와
재정경제부 등 보수적인 색채의 힘있는 정부부처가 선뜻
동의하기는 힘들 것이다. 물론 노동기본권 1.5권 허용안은
공무원․교수 대중에게는 거의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정권은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할 의지와 능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 공무원․교수 노동기본권의 문제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세력이 극한적인 반대투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차기 수권정당으로 자신을 규정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어떤 형태이든 공무원노조의 허용은
용인하기 힘든 일이다. 권력을 장악하기도 전에 손발을 묶는
입법안에 동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에 수구세력을 자처하는
자민련이 합세할 경우 상황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물론
전공련과 교수노조(준)을 비롯한 노조 준비세력의 투쟁 강도에
따라 변화는 있겠으나 입법화가 되더라도 그 최대치는 보잘 것
없을 것이다. 예컨대 ‘노동기본권 1.5권 허용에다 몇 년
유예하는 법안’을 넘어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때
‘유예’란 그 부담을 차기정권으로 넘겨 실질적으로 허용치
않겠다는 뜻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2001년 상반기 김대중 정권 퇴진투쟁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았던
민주노조운동은 하반기 법개정투쟁국면이라는 또 하나의 난제
앞에 서게 되었다. 정권퇴진과 구조조정 저지투쟁을 중심으로
전선을 형성하고자 하는 주체적 노력과는 별개로 법개정 문제는
하반기의 핵심사안이 될 전망이다. 사안의 중대성만큼
노동운동진영이 확인해야 할 몇 가지 쟁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먼저 정권의 법정 노동시간단축 개정안(노사정위 공익안)에 대한
대응방향의 문제이다. 앞서 정리한 바와 같이 이 안은 당근과
채찍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 손익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노동
내부의 계층별로 그 손익계산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예컨대 노조 조직력이 강한 민간 대기업 사업장이나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 있어 정권의 법개정안이 주는 실익은 그리 크지
않다. 많은 대기업 노조는 이미 단체협약으로 주 42시간 노동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개정 법안에서 도입될 변형노동시간제,
주휴 무급제 등으로 초과수당 및 임금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또 격주휴무제가 이미 부분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공공부문의 경우에도 변형노동시간제 확대에 따른 노동강도
강화라는 반대급부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민주노조운동의 주력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있어 정권의 시간단축
개정안은 커다란 쟁점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현실적
판단이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소극적 대응을 야기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그러나 노동시간 단축은 실리적 손익계산으로 정권과 노사정위의
안을 수용할 것인가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그것은 단순한
정책적 의제이기 이전에 무엇보다 정권을 넘어서는
장기적․계급적 의제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 우선 노동시간
단축의 요구는 전계급적 요구인 동시에, 장시간노동에 노출되어
있는 노동계급 내부에서 약자집단의 핵심적인 요구사안이다.
여기서 노사정위 공익안(정권의 개정안)에서 제시한 단계적
실시방안은 철저히 거부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비정규직․여성노동자에게 특히 심각한 타격이 될
일․휴가 축소나 생리휴가 무급화 등의 노동조건 악화
사안에 대해서는 강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연 2,500시간을 상회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장시간 노동에 의해
특별히 고통받는 집단은 영세․중소사업장 노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이들의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일은
단기적으로 조직부문 노동자들의 실익과 큰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들의 노동조건의 개선은
대규모 조직부문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 그리고 나아가 조직
권력 강화로 연결될 것임이 분명하다. 요컨대 ‘노동조건 후퇴
없는 노동시간 단축’은 계급적 연대의 핵심고리인 것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 노동시간 단축은 1998년이래 전계급적
구조조정 반대투쟁의 성과물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전방위적으로 밀리던 노동운동 진영은 2000년 상반기 노동시간
단축투쟁을 통해서 최초로 정권으로부터 실질적인 양보를
끌어내게 되었던 것이다. 투쟁을 통한 정리해고의
사회적․실질적 저지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은 고용안정 투쟁을 계급적 연대의 축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핵심사안이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의 광풍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고용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공공부문의 협소한 이해관계로 이 문제를
파악해서는 안될 것이다. 사회적 수준의 고용확대문제와
노동시간 단축은 곧바로 연결되어 있다.
결국 현재 정권이 자신의 ‘개혁 성과물’로 포장하고 있는
노동시간 단축문제는 다시금 민주노조운동의 투쟁 성과물로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또 그것은 실익이 아니라 계급적 연대의
원칙에 의해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2001년 2월 민주노조진영의
무관심 속에 처리되어 버린 기업단위 복수노조 금지나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법개정의 오류가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현재 정권이 주도하고 있는 법개정과정에서 민주노총이
어떤 방식으로 개입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우선 노사정위원회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는 않다. 정권과 노사정위의
핵심적인 요구는 무엇보다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에 참가하라는
것이다. 참가할 경우 일정 정도의 실익을 확보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실익 확보가 아니라 계급적
대중투쟁의 원칙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이
민주노조운동진영의 합의이다. 현재로서는 민주노총의
공식입장과 같이 참가가 불가할 것이다. 다만 참가하지 않을
경우의 개입의 내용과 형식이 문제가 된다. 특히 한국노총과의
관계설정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노총은 이미 1996년 노개위의 경험을 갖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 민주노총은 참가와 대중투쟁을 두 가지
대안적 선택지로 판단하면서 조직 내외에서 많은 혼란을
경험하였다. 그러나 결국 노개위 노동정치에서 민주노조진영의
유효한 개입은 오로지 날치기 이후의 총파업투쟁을 통해서만
이루어졌다. 물론 이 유효한 한 차례의 개입을 위해 1996년
상반기이래 민주노총은 산하 노조나 조합원대중이 참여하는
수많은 선전, 홍보, 토론과 결의를 거쳐왔던 것도 지적될 필요가
있다. 이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기본적인 개입은 절차적 법개정
과정 외부에서 투쟁을 통해서 조직되어야 할 것이다.
노사정위이든, 정부나 국회이든 공식적인 과정에 대해서는 정보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충분할 것이다. 그리고 이 기능은
이미 한국노총이 상당 부분을 행하고 있다. 또 한국노총에
대해서는 연대의 틀을 유지하되 입장의 차이를 분명히 설정하는
것으로 족할 것이다.
여기서 노동시간 단축이나 공무원노조 합법화를 현 정권 내에서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조급성이나 강박증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 1996년과 1998년 등 한국의 노동정치에서 수 차례
확인해왔듯이 법개정은 자유로운 주체들이 행하는 선의의 합의나
협의, 또는 순조로운 절차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현재와 같은 불리한 국가정치 상황, 즉 여소야대와 제도정치의
보수화, 집권 말기의 레임덕, 자본의 강한 반발 등을 고려하면
정권의 의지나 순탄한 입법화 절차가 법개정을 보장하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법개정의 대중적 의지를
모으고 이를 조직적인 투쟁으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특히
대통령이 앞서서 노동시간 단축을 약속한 상황이므로 반드시 한
차례 이상의 투쟁의 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노동운동 개입의 핵심지점으로 만들고 개정법안의 큰 테두리를
만들어낸다는 중장기적 시야가 필요하다.
셋째, 현재 노동시간 단축문제로 점점 더 협소화되는 의제설정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하반기 노동개혁의 의제를
‘노동시간’으로 축소하는 것은 국가와 자본의 일관된
전략방향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민주노조운동 진영은
‘공무원․교수 노동기본권’의 확보문제와 ‘비정규직
보호 특별입법’의 문제를 중심사업으로 배치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교수노조문제는 노동기본권의 확보와 관련된 문제
일뿐만 아니라 향후 조직 발전에 핵심적인 관건이다. 100만에
이르는 조직 대상 규모도 그러하거니와 국가 권력의 실행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공무원노조가 ‘제대로’ 결성될 수 있는가는
향후 10년의 노동정치의 성격을 규정할 것이다. 전교조 방식의
노동 1.5권이 아니라 노동 3권을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이렇게 된다면 현재 노동관련 실무행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불합리나 편파성도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문제는 단순히 공무원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비정규직 입법화도 여타 제도 개선문제와 함께 법제화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당장 법제화에 이르지 못할 지라도 현재
지지부진한 비정규직 사업을 단일한 법적․제도적 개선안의
요구로 묶어내는 것은 시급한 일이다. 계급적 연대의 관점에
선다면 노동시간 문제에 비해 비정규직 입법화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심히 우려할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정권이 노동시간 단축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민주노조
진영은 비정규직과 공무원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2000년이래 노사정위 경제사회소위원회에서
진행되어 온 논의나 이른바 ‘공익위원’ 합의안을 새로운
내용으로 채우고 정치적․사회적 의제로 만들어내는 일이
필요하다. ‘공익위원’ 합의안의 ‘정규직 노동조건의 유연화와
탄력화, 비정규직 노동조건 개선’의 기조는 적극적으로 비판,
폐기될 필요가 있다. 최소한 현재의 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전제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입법화가 시도되어야 한다.
올해 상반기 정권의 가혹한 탄압과 정권퇴진 투쟁의 미미한
성과로 말미암아 현재 민주노조운동의 주체적 상황은 녹녹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법개정투쟁이나 제도개혁투쟁은
구조조정 반대-정권 퇴진투쟁과 분리될 수 있는 사안이나 새로운
선택지가 아니다. 그것은 하반기에 예정되어 있는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이나 공공부문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대중 투쟁을 막거나
회피하는 의제로 설정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리고 법개정이나
제도개혁이 사무실에서 회의나 협상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생각은
심각한 착각이다. 또 그것을 단순한 실익이며
계급적․대중투쟁과 다른 그 무엇이라고 보는 관점도
오류일 것이다. 그것은 대중투쟁의 기본 방침 위에서만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급적 연대의 핵심 고리로 파악되어야 한다.
현재 민주노조운동의 주력인 조직 노동이 자기의 단기적 이해를
넘어서고자 하는 의지를 조직할 때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나타나는 문제일 것이다. 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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