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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상용직노동조합의 투쟁

현장에서 미래를  제75호
이동엽

지/금/현/장/은



상용직노동조합의 투쟁과 이후의 방향


이 동 엽/서울지역 상용직노동조합 위원장





1999년 3월 13일 서울지역 상용직노동조합 탄생
현대사회에서 노동운동에 대한 노동자의 의식에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러한 의식의 변화가 앞으로의 노동운동의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의 처우와 근로조건과 같은 실익에 대한 노동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고 근로조건의 개선을 통해 노동자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노동자들의 최대의 관심사로 부상하였다. 따라서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고 이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조합의 일차적인 목표도 당연히 노동자의 권익향상에 두어져야 한다.
이에 우리 서울지역 상용직노동조합은 1999년 3월 13일에 설립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조합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되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조합의 크기와 구성의 측면을 보더라도 단 2개, 도봉구청과 중구청에 12명이라는 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하여 현재 조합원수를 1500여명으로까지 확대시킴으로써, 그 동안 우리 상용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근로기준법에서 보장되고 있는 최저의 법정기준에도 미치지 못해왔다는 사실과 그러한 조건 속에서 상용직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익향상에 얼마나 목말라왔던가를 새삼 확인해주고 있다.


비정규직 철폐!
현재의 노동조합 운동은 정규직 중심으로 되어있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노동정책에서 소외되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실상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으므로 기본적인 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사용자의 절대적인 영향력아래에서 최저수준의 권리 역시 박탈당하고 항상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려오고 있다.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중은 이미 정규직 노동자의 수를 초과할 만큼 그 사태는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최근 들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결성과 활동이 활성화되자, 사용자들의 노조 파괴 공작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사용자들이 계약갱신 권한을 무기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협해 노조를 와해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안정된 일자리와 단결권을 보장해달라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며, 모든 사람들이 노동권을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라 할 수 있다.
우리 상용직의 현실 또한 다르지 않았다. 정규직 공무원들에 상응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실시되었으며, 이로 인해 나름대로 인력․조직관리에 있어서의 효율적인 기반이 정착된 면은 없지 않으나, 구조조정 이후에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는 인력운용의 투명하지 못한 관리와 자치단체간의 불균형한 인력유지 등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정규직화의 소망과 조합집행부의 노력의 결과로 드디어 행정자치부에서 지침이 내려졌다. 제도적인 인력관리체계를 확립하고 신규 수요에의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내놓겠다는 것이 그 주 내용이었다. 정원에 준한 인력관리 수단을 확보함으로써 구조조정이후 예상되는 무분별한 증원을 억제하고, 단순노무원과 행정보조원의 엄격한 구분으로 상용인부 직종구분의 명확화를 통해 투명한 관리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제도개선 쟁취! 투쟁!
그 당시 우리가 가장 절실히 바라고 요구했던 사항은 ‘녹지부문 제도개선’이었다. 녹지과에 근무하던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제조업부문 종사자로 분류되어 있어서 힘든 노동을 하면서도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행자부에서는 “직무의 내용․성격 등에 따라 지정 통계기관이 공표한 노임단가를 참고하여 서울특별시장과 협의하라”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으며, 제조부문단가를 관장하는 중소기업협동중앙회에서는 “업무의 성격상 녹지관련 부분은 비제조부문이므로 중앙회에서 조사․공표하는 제조부문 직종별 임금과는 관계가 없다”는 내용을 통보해왔다. 또한, 통계청에서 보내온 회신은 “주로 수공구를 사용하고 일상적이며, 육체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제한된 창의와 판단만을 필요로 하는 단순업무로써 업무 영역을 구별하지 않고 여러 부문의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 건설관련 단순노무종사자”로 분류하고 있었다.
이에 구청장협의회에 제도적으로 노임단가 산정이 잘못되어 있음을 지적하고 시정해 줄 것을 건의한바, 서울시는 예산을 핑계로 대한건설협회에서 공표한 노임단가마저도 무시하고 “서울시의 일방적 지침에 의거 업무의 성격․강도 등을 무시하고 현행대로 제조부문 노임단가를 적용할 계획이다”라는 통보를 해왔다.
사용자와 몇 차례의 잠정합의와 협상결렬을 반복하면서 29개 지부 중 7개 지부를 선정하여 실사를 진행한 결과 행정자치부 조직제도 담당관실에서 서울시 등 각 자치단체에 녹지․토목․사무보조․기타 상용직을 단순노무원으로 통일 분류한 지침서를 하달 시행하기로 하였다. 또한, 행자부 예산 편성 지침서 내용 중 중소기업협동중앙회에서 공표하는 제조부문 인부단가는 삭제하기로 하고 공사부문 단가를 적용하기로 합의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로써 그 동안 녹지부문에 종사했던 조합원들이 불합리한 제도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2001년 임금협약 승리!
2001년도 임금협약은 시작부터 불경기라는 이유로 사측의 자세가 너무 경직되어 있어서 힘든 교섭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었으며 조그마한 희망도 기약할 수 없이 불안하게 출발하였다.
1차 교섭 때 사측은 총액대비 3.2%의 인상안을 제시함에 따라 우리 상용직노동조합은 민주노총 총파업 일정에 맞추어 교섭회수를 늘리고,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 결과 도로․하수부문 17.26%, 녹지․기타부문 30.52%, 사무보조 31.77%의 높은 임금 인상율을 쟁취할 수 있었다. 또한 일당지급 기준을 년 365일 기본급으로 합의함으로써 주휴수당으로 분리되었던 일요일이 기본급으로 흡수되었으며, 도로․하수․녹지․기타부문 모두 근속수당을 근속년수에 따라 차등지급하기로 하였다.
이는 월급제를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 호봉제 도입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의미에서 큰 성과였다.


아웃소싱의 시련
지난해 10월 강남구청에서는 하수도, 도로, 녹지시설 등의 유지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시설관리원들을 지주회사에 위탁관리하겠다는 내용을 통보해 왔다. 구청측은 공공시설 관리수준 향상, 시설관리원 복지수준 향상, 주민서비스 수준 향상, 유지관리 업무 및 운영관리의 효율성이라는, 형식만 그럴듯하고 실제 허울뿐인 명분 아래 아웃소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 노동조합은 1,500여명 조합원 전원이 참여하는 총력투쟁을 시작으로 부분․중식집회를 병행하면서 우리의 굳은 의지를 사측에게 유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지주회사 설립과 관련해서는 조합에서 충분한 사전준비와 내용검토를 위해 연기한다”는 협약서를 받아냈다.
이로써 다시 한번 우리의 단결심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남은 과제와 앞으로의 방향
우리나라는 무려 반세기에 가깝도록 노동문제에 대한 폐쇄적인 정책과 사회적 관념들이 만들어 놓은 고의적인 장벽들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다. 이 장벽들을 허물어 버리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며, 그 동안 국민들의 이념갈등 속에서 제대로 피어나지 못한 노동에 대한 건전한 의식을 고취시켜 내야 한다.
그리하여 온 국민이 노동에 대한 왜곡된 혐오감을 버리고 그야말로 올바른 인식을 고취하여 생산의 주역으로서 명실공히 이 나라의 주인다운 생각을 갖출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노동운동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있어야 한다.
노동조합운동의 이념은 노동조합에 가입한 노동자의 권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비조합원을 포함한 노동계층 전체의 권익과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함께 고려해야 하며 실업자, 비정규직 노동자는 물론이거니와 스스로를 대변하기 어려운 모든 노동자 집단을 포용하여 그들의 희망이 되고 꿈이 되는 노동운동을 그려나가야 한다.
우리 서울지역 상용직노동조합 또한 정화조와 환경관리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노동조합의 새로운 가입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노동조합 운동의 올바른 이념을 실천적으로 구현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산별노조를 지향하는 조합의 큰 방향에 따라 종래의 조합원 구성요건을 더욱 넓고 크게 확장하여 정부의 직할 또는 직․간접적인 출연기관을 포괄적으로 포용하면서 한층 발전하는 전국적인 조합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아울러 올바른 노동조합 운동의 노선설정과 투쟁방식에 대한 조합 집행부의 상당한 고민과 부단한 노력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으며, 때맞춰 이번 제2대 총선거를 시작으로 다시 한번 조직정비 및 조직의 강화․발전을 위한 재도약의 시기를 맞고 있다 하겠다. 한/노/정/연

2002-03-20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12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