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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변혁운동의 총선대응

현장에서 미래를  제7호
김영규

권 두 언

민중변혁운동의 총선대응

김 영 규 (이사, 인하대 교수, 행정학)


보수주도의 선거판

이번 4.11총선은 종래와 다름없이 보수세력들이 주도하는 선거판이다. 남한의 보수세력들이란 여느 자본주의체제에서와 다름없이 독점자본의 축적논리와 경제지배를 옹호한다. 그러나 이들이 제3세계 보수세력 가운데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면 제국주의 외세에 보다 예속된 정치세력이라는 점이다. 이 점은 곧 남한에서 보수집단이 정치권력을 유지하는 한 반민중, 반민주, 반자주 국가사회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것을 짐작케 한다.
보수정치인들은 현재 4개 정당으로 분산․수용되어 있다. 이들은 그간 오로지 집권을 위해 합당과 분당을 수없이 거치면서 지금의 경쟁구도에 와 있다. 이들의 이합집산행태는 군사독재의 유산이다. 지역패권주의를 기반으로 한 독재연장전략은 야권내 「보스」들이 자신의 지역기반을 이용하여 집권하려는 경쟁구조를 정착시켰다. 이러한 정치구조는 남한의 정당들에게 「보스」전횡의 지역분할 붕당집단이라는 성격을 배태시켰다. 이는 작년 6.27 지자제 선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따라서 남한의 정당들은 외국의 어떤 정당보다도 가장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인 정당이라는 특성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보수정당들의 성격으로부터 판단컨데, 이들은 자본주의체제가 허용하는 최소한의 민주주의조차도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수정치인들은 단지 의원직 유지를 위해 정당에 분산되어 있으며 그들의 정치노선에 있어서는 크게 보아 수구보수와 개혁보수로 나누어져 있다. 본질적으로 수구와 개혁 간의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작년말 현 정권이 파격적인 5․6공 청산을 시도함으로써 개혁세력이 풍미하는 양상을 맞고 있다. 따라서 현 총선국면은 수구파가 방어적 입장이라면 개혁파는 공세적이며, 개혁파간 주도권을 쥔 과열경쟁이 대체적인 기조를 이룬다 할 것이다. 이 기조는 총선후 정계개편과 97년 대권경쟁에서 최대상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개혁전략의 허구

국민의 압력에 굴복한 현 정권은 5․18특별법 제정과 전․노 일당의 구속과 사법처리라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3년전 집권당시ꡐ역사 덮어두기’에서 YS의 구호대로ꡐ역사 바로 세우기’로 전격적으로 전환하여 이른바 문민개혁의 위상을 제고시키고자 함이다. 이러한 조치에 대한 국내외 언론들의 뒷받침으로 국민에게 상당한 여론효과를 일으켜 지금까지 총선전략으로서는 일응 성공한 것 같다. 이처럼 시의적절하게 여론을 탄 이른바 ‘개혁과 안정’ 전략은 다름아닌 6.27선거에서의 패배를 만회하기 위한 선거전략이다. 지난 선거에서의 패배는 문민권력으로 자처하던 현 정권의 그간 개혁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입증했던 것이다.
신한국당의 개혁전략은 대체로 1석3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전략이 우선 최대 승부수를 거는 곳은 역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이다. 이 지역은 1백석에 가까운 비중이 큰 지역일 뿐만 아니라 지역바람이 약하고 개혁성향의 유권자들이 밀집된 선거구이다. 더구나 6.27선거와는 달리 야권이 국민회의와 민주당으로 분열되어 있어 신한국당이 더욱 유리한 입지조건을 마련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5․6공 청산전략은 신한국당의 자파 표밭인 부산․경남을 평정하는 한편 대구․경북도 겨냥하고 있다. 현재 대구․경북은 자민련으로 간 일부 등 영향력 있는 TK집단의 저항과 반감으로 신한국당의 고전은 이미 예상되어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5․6공 청산의 보편적 당위성, 전․노 일당의 재판진행과정에서 드러나는 불법비리와 부패상에 대한 국민적 공분대의 형성 등으로 지역여론을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영남권 공략전략은 강원도․충북에서 자민련의 영향을 감소시킴으로써 부산․경남 →대구․경북→충북․강원으로 이어지는 동부전선에서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나아가 신한국당의 개혁주도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붕당지역에서도 일정한 지분을 챙길 수도 있다. 만약 6.27선거에서의 지역 경합바람이 당시까지 정권의 개혁이 미흡한 점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면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바람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DJ나 JP는 5․6공 청산만큼 큰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진정한 고민이다. 결국 남은 문제는 전라도, 충청도 유권자들이 DJ나 JP에 대한 맹신조류보다는 YS의 개혁파고를 얼마만큼 탈 것인가에 달려있다. DJ와 JP가 이 파고를 방어하기 위한 최대전략은 지금처럼 당선 가능성이 큰 인물을 후보로 내세우는 것 뿐이다.
한편 현 정권은 여느 선거 때와 다름없이 총선전략에 차질을 빚을 지 모를 민중변혁운동을 탄압하는 데 급급하고 있다. 5․6공 청산이 파격적인 만큼 노동자․민중운동진영에 대한 탄압도 현재 파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남한의 변혁세력만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5․6공 청산이 국민을 기만하는 허구라는 것을 총선공간에서 고발할 유일한 세력이기 때문이다. 탄압의 칼날은 거의 모든 운동부문에 걸쳐 전국적으로 자행되고 있다. 즉, 민주노총, 전국연합, 범민련, 전국노운협, 진정연 등 주요 변혁진영은 물론 서울, 인천, 광주, 부산, 강릉 등의 민중운동권과 노동자․민중에 대한 탄압이 그것이다. 현 정권은 탄압의 빌미로 국가보안법, 노동관계법 등 반민주적, 반민중적 악법을 여전히 이용하고 있다.
5․6공 청산을 내걸고 있는 정권이 5․6공의 유산인 악법을 그대로 존치하고 이용한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5․6공 청산은 국민의 진정한 민주화 열망에 부응한다기보다는, 이를 역이용해서 단기적으로는 총선을 겨냥하고 중기적으로는 대선을 염두에 둔 현 계몽독재의 연장을 위한 당리당략에 불과한 것이다. 요컨데 현 총선국면은 정권과 집권여당이 국민의 5․6공 청산 민주화 열망을 개혁이란 포장으로 극대화시키는 척 하면서도, 뒤로는 공안정국을 조성하여 사회변혁운동의 민주적, 진보적 대안을 대중으로부터 차단시켜 극소화시키는 2중책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종래 총선시기 공안정국만 조성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민중변혁진영의 대응도 보다 효과적으로 구사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변혁진영의 총선전략

민중변혁운동은 기본적으로 남한의 정치세력들을 수구이든 개혁이든 보수세력으로 규정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 그들은 반노동, 반민중, 반민주, 반자주의 정치집단들로서 현 체제내에서 국민을 위한 민주적 개혁조차도 제대로 실현할 수 없는 정치력의 한계에 도달한 집단으로 규정하여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보수세력의 주요 부대는 지역분할 붕당세력들로서 전근대적, 비민주적 정치집단인 만큼, 만약 국민들이 진정으로 희망이 있는 국가사회를 원한다면 제일 먼저 청산되어야 할 정치인들임을 폭로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정치집단들이 주도하는 총선경쟁이란 보수세력들 사이에 여야로 나누어져 거의 차별이 없는 정강정책과 지역분할구도의 당리당략에 따른 총선승리내지 최대의석 확보를 위한 경쟁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민의 권익, 생존, 복지를 위해 진정으로 선거에서 분투하는 정치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총선공간에서 알려야 한다.
변혁진영이 현 시기 주력해야 될 사업은 현 정권과 집권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5․6공 청산의 기만과 허구에 대한 비판과 그로부터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대안이 무엇인가를 제시하여야 한다. 5․6공 청산이 작년 한 해 국민들이 승리한 성과이기는 하지만 현 정권은 이를 최대한 총선전략으로 역이용하고 있는 것이며, 국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도 ‘과거청산’과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서는 정확히 말해 93년 현 정권이 들어서기 전 반민주적, 반민중적, 반민족적 행위를 저지른 모든 당사자들에게 헌법상 주어진 주권재민과 이에 근거한 국가권력이란 이름으로 철저히 단죄하여야 한다. 여기에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어떠한 공직자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함으로써 국민의 양심과 법감정에 일치하는 법치주의 전통이 수립되어야 한다. 지난 80년대 제3세계 일부 국가에서 민간정권이 들어서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공직자들을 단죄했던 전례에 따라 우리도 공평무사한 특별검사제, 특별재판부 등의 도입에 의거 사법처리해야 하며 모든 수사결과와 재판과정을 철저히 공개하여야 한다. 그렇지 못한 5․6공 청산은 최근 5․18 내란죄 처벌을 위한 구속을 겨우 8명으로 제한한 검찰의 행태에서 보이듯이 정권의 속성인ꡐ역사 덮어두기’의 연장선상에서 적당한 처벌로 마무리 지을 것이다.
김영삼정권이 해야 될 근본적인 ‘역사 바로 잡기’는 군사독재통치가 남긴 법률, 제도, 국가기구 등 잔재를 말끔히 청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이는 현재 노동자․민중의 착취와 사회변혁운동의 탄압을 위해 이용되고 있는 국가보안법의 폐지, 노동관계법의 개정 등을 위시한 광범위한 법률과 제도의 정비는 물론, 이 악법들을 집행하기 위한 안기부, 기무사, 공안검찰, 대공․정보․진압경찰 등을 전면 해체하여야 한다. 그리고 선거와 관련해서는 정당에게만 유리한 선거운동 및 선거자금 지원과 정치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 통합선거법, 정치자금법 등의 개정과 노동조합의 정치적 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노동조합법도 개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변혁진영은 국민의 민주적 기본권과 생존권 보장이 없는 ‘국가바로세우기’란 국민의 극소수인 기득권층의 권익만 옹호하는 한낱 기만과 허구에 불과한 이데올로기 조작에 불과한 것임을 폭로하여야 한다.
민간독재정권의 성격에 관한 폭로는 현 총선국면에서는 현재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노동운동탄압, 민중운동탄압과 결부시켜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변혁진영의 당면한 과제는 민중운동탄압에 대해 전국적․지역적으로 연대하여 대응하는 비상조직인 ‘민중운동탄압 분쇄와 민주기본권쟁취를 위한 범국민 대책회의’에 결합하여 주요 임무를 맡아야 한다. 이 비상조직은 현 정권을 과거와 거의 다름없는 독재정권으로 규정짓고, 개혁대연합이란 반민중적, 반민주적 보수대연합의 변형에 불과하다는 것을 폭로하여야 한다. 그리고 범국민 대책회의는 모든 민중세력이 참여할 수 있는 조직과 사업을 마련하되 대중조직이 투쟁의 구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운동이 보수세력의 총선전략에 타격을 가할 수 있을 때 그 성과는 총선 후 민중세력의 위상과 조직을 대중적으로, 계급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유력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변혁진영의 민중전선강화는 현재의 총선정국 뿐만 아니라 향후 보수세력이 어김없이 구사할 2중 전략에 조직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인 사업으로 적극 대응해야 한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2중 전략이란 하나는 5․18관련 처리와 같이 대중의 여론에 동조하여 이른바 개혁이란 미명으로 펴는 ‘민중개량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체제와 정권에 도전하는 세력에 대해 번영과 안정이란 명분으로 대중으로부터 소외시키는 ‘민중탄압전략’이다. 이 두개의 전략은 과거 군사독재정권 때는 후자에 주로 치중하였지만 현재의 김영삼 민간독재정권은 전자도 비중있게 구사하는 양날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 따라서 변혁진영은 우선 정치사정,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실시, 5․18특별법 제정과 관련자 사법처리 등 개혁이 민중의 권익과 생존을 기만하고 있음을 폭로하고 민중진영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변혁진영은 현 정권이 내세우는 노사안정과 산업평화 정착, 남북한 관계의 개선과 통일정책, 세계화와 세계일류국가의 건설 등 번영과 안정의 약속이 민중의 권익과 생존현실에 비추어 한낱 허구에 불과한 것임을 폭로하여야 한다. 그리고 사회변혁진영은 이러한 번영과 안정을 빌미로 노동자․민중을 착취하고 노동운동, 민중운동을 탄압하는 현 권력과 자본에 대항하는 민중전선의 상시적, 비상적 강화에 복무해야 한다. 현 정권의 2중전략에 대한 대응도 이제 효과적인 분업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민중개량전략에 대하여는 향후 시민운동부문도 포괄하여 현 정권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민주적 사회대개혁운동을 조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민중탄압전략에 맞서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민중투쟁의 전통을 계승하는 계급적 대중투쟁을 상설적으로 조직하는 새로운 전선강화운동이 조직되어야 한다. 물론 양 운동이 하나의 국민 운동으로 연대하고 조직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민중변혁투쟁의 틀이 될 것이다.
끝으로, 민중변혁진영은 현 총선을 주도하는 보수세력들을 독점자본이 저지르는 불법비리의 공범자이기 때문에 부정부패하고 부도덕한 정치집단으로 규정지어야 한다. 이의 전형은 전두환․노태우의 천문학적인 거액 의 불법뇌물사건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러한 거액의 뇌물은 독점재벌들이 그간 얼마나 노동자, 민중을 착취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남한의 독점재벌이 국내 특혜 대가를 노리고 뇌물을 공여한 행위로부터 우리는 재벌이 현재 세계자본주의 생산에서 국제경쟁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여전히 제국주의 독점자본과의 불균등발전에 종속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한 국민경제내에서 독점자본의 경쟁력 정도에 따라 정경유착의 정도와 국가권력의 지위가 결정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남한의 독점재벌이 먼저 그리고 여전히 정부를 필요로 하는 만큼 국가권력이 자율성을 유지하는 데 어느 정도 유리한 입지가 조성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권력의 성격에 대한 예단은 뇌물취득자인 정치인은 구속되는데 뇌물공여자인 독점재벌은 왜 구속되지 않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적절하지가 않다. 오히려 국가권력과 보수세력의 부정부패가 너무나 심화되어 재벌을 구속 처벌할 수가 없는 정치파탄에 이른 것으로 판단내릴 수 있다. 이에 변혁진영은 정치파탄의 주범을 독점재벌로 규정짓고 재벌의 해체와 이에 근거한 정치․경제의 민주적, 진보적 대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것은 곧 정치를 파탄에서 구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발전의 도약을 기약하는 유일한 방안임을 더불어 강조해야 할 것이다. 한/노/정/연

1996-01-20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