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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본주의체제의 공기업 사유화정책

현장에서 미래를  제76호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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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본주의체제의 공기업 사유화정책*

김 영 수/연구위원

1)



1. 들어가는 말

김대중 정권은 1997년 말의 IMF 위기 이후 4대 부문(금융, 기업, 공공, 노사 부문)의 개혁정책을 추진해 왔고, 그 차원에서 공기업 사유화정책 중심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정책1)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998년 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기부터 현재까지 관련산업 노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신, 발전, 가스, 철도산업 등 공공부문산업의 구조개편과 관련된 각종의 ‘특별법’을 제정했거나 제정을 추진하고 있고, 이러한 각종의 특별법을 근거로 하여 공기업을 단계적으로 사유화하고 있다. 김대중 정권이 제시하는 공기업 사유화정책의 논리는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공기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큼, 정부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로 정부의 정책달성의 도구로 사용, 독점재화를 매개로 한 진입제한 등 독점적 지위의 형성, 과잉투자로 인한 자원배분의 비효율성, 방만하고 무사안일적인 운영방식 등에 대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2)는 것이었다.

한편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1998년 이후 현재까지 김대중 정권의 공기업 사유화정책에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해 왔다. 이는 공기업의 사회적 공공성과 분배의 형평성을 배제시키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정책에 대한 저항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국가기간산업 민영화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에 결합되어 있었던 철도노동조합, 가스공사노동조합, 발전산업노동조합의 공동파업투쟁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들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요구했던 핵심 내용은 공공부문 구조개혁의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공기업 사유화정책’을 철회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공기업 사유화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자간의 갈등은 김대중 정권에서만 발생된 것이 아니다. 1970년대 후반 복지국가정책 및 경제발전정책의 위기에 직면했던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1960년대 후반 이후 현재까지 순환적으로 발생하는 공황국면 때마다 공기업 사유화정책을 추진해 왔다.3) 자본주의체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공기업 사유화를 둘러싼 투쟁이 역사적으로 존재했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공기업 사유화정책은 자본축적구조의 재편이라는 국가-자본의 요구에 맞게 추진되었고, 그 목표와 결과는 항상 새로운 자본축적의 구조와 질서를 구축한다는 ‘국가와 자본간의 매개적 정책’으로서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역대 정권이나 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사유화정책의 내용을 근거로 국가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공기업 사유화정책의 본질적 성격과 의미, 그리고 그것의 사회적 효과 등을 규명하고자 한다.



2. 김대중 정부의 공기업 사유화정책

김대중 정부는 ‘효율적인 시장’의 논리를 내세워 공기업 사유화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그 원칙은 김영삼 정권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었다. 그것은 “① 효율성이 제고될 수 있는 모든 공기업은 민영화되어야 한다. ② 본래의 목적과 기능이 약화되거나 상실된 공기업은 합병되거나 재조직되어야 한다. ③ 민영화되지 않는 공기업은 효율성의 제고를 위해 각종의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4) 등의 원칙이었다. 김대중 정권은 김영삼 정권의 이러한 논리적 유산을 보다 체계화하여, 다음과 같은 공기업 사유화정책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민영화 혹은 민간위탁, 공기업 내부의 유사․중복 운영시스템의 통폐합, 자율․책임경영체제의 확립 등의 원칙”5)을 제시하고 있다.

김대중 정권은 1998년 이후 현재까지 11개 민영화 대상 주요공기업 중 국정교과서(98.11), 종합기술금융(99.1), 송유관공사(2000.4), 포항제철(2000.10), 종합화학(2000.11), 한국중공업(2000.12) 6개를 완료하였고, 2002년도에는 5개 주요 공기업(한전,6) 한국통신, 가스공사,7) 담배공사, 지역난방공사)의 민영화를 계속 추진한다는 정책방향을 제시하였다. 아울러 61개 공기업 자회사 중 18개를 민영화 또는 통폐합하였고, 2002년 말까지 나머지 43개의 공기업 자회사 중  36개를 사유화 또는 통폐합하겠다고 하였다.8)

이러한 원칙과 기조는 1999년부터 현재까지 기획예산처의 각종 지침에 반영되었고, 각 공기업은 그 지침에 상응하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공기업 사유화가 ‘공기업의 경영혁신’이라는 차원에서 추진9)되면서, 공기업의 비효율적 측면만이 부각된다는 점이다. 정권은 예산배정을 무기로 하여 공기업 경영자들에게 공기업 경영혁신의 과제를 강요10)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WTO가 강요하는 시장개방정책의 일환이라는 점이다.

김대중 정권은 2001년 11월 WTO 뉴라운드협정에 조인한 상태에서, 2002년 6월 30일까지 전력․통신․교통․금융․보건의료․교육 등의 13개 공공서비스분야의 시장개방과 관련된 양허요청서(request)를 제출하고 2003년 3월 31일까지 시장개방 양허안(offer)을 제출하려 하고 있다. 또한 2001년 12월 22일 한국과 일본은 투자협정의 초안에 합의하였는데, 주요한 내용은 ① 해외투자자의 권리를 정부․지역사회․시민․노동자 그리고 환경 등 다른 어떠한 부문의 권리보다 우선시하며, ②해외투자자에 대한 어떠한 사회적․민중적 통제가 있어서도 안되며, ③해외투자자가 국가를 상대로 직접 제소할 수 있는 권리의 부여 등이다.11)

김대중 정권의 이러한 신자유주의 전략은 공공서비스분야의 시장개방정책과 사유화정책을 구체화하는 것으로써, 국민들의 기초생활서비스와 직결되는 영역에 대한 주권을 포기하는 과정이다. 즉 국가기간산업 및 공공서비스부문에 대한 사유화를 추진하여 노동자․민중의 생활주권과 노동주권을 국내외 독점자본에게 팔아 넘기려는 것이다.



3. 공기업 사유화정책의 정치경제적 의의

1) 경제위기에 조응하는 공기업 사유화

한국에서의 공기업 사유화정책은 박정희 정권의 제2차 경제개발계획이 추진되었던 1968년~1970년에 처음으로 추진되었고, 그 이후 현재까지 순환적인 자본의 구조적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추진되고 있다. 공기업 사유화정책을 추진하는 범위와 그 내용에 있어서는 약간씩의 차이가 있지만, 전두환 정권, 노태우 정권, 김영삼 정권, 그리고 김대중 정권 모두 그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런데 한국의 역대 정권이 추진했던 공기업 사유화정책의 배경은 “세계적인 차원에서 자본간의 무한경쟁체제의 강화․자본주의체제의 구조적 불황의 장기화․공기업의 비효율 비용의 증가이고, 성과 및 목표는 국가의 재정부담 해소․민간경제의 활성화․경제효율화․공공부문 비효율 제거”12) 등이었다. 공기업 사유화정책은 현상적으로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고 난 이후에 항상 추진된  새로운 경제정책의 일환이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자본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축적전략의 변화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그 정책은 역사적으로 한국의 거시경제전략, 즉 국가자본을 중심으로 한 수출주도형 공업화전략과 외국자본 유치전략을 동시에 추구하게 된 원인이자 결과로서 권위주의 개발독재국가의 쌍생아라 할 수 있다. 국가는 외국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특수 은행을 포함한 대규모 자본집약적인 기간산업(철강, 정유, 석유화학, 비료 등)을 공기업으로 발전시켰고, 그 과정에서 공기업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공기업은 1961년에 34개, 1966년에는 61개, 1970년에는 120개로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1993년에는 137개였다.13) 그러나 역대 정권은 자본축적의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주요 공기업들을 사유화하였고, 그 결과 자본의 세계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한 김영삼 정권에서는 124개로 축소되었고, 김대중 정권에서는 대폭 축소되고 있다.

박정희 정권은 제2차 경제개발계획(1967년~1971년)을 추진하는 첫 해인 1967년 4월 1일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체제의 정식회원국가로 가입하였고, GATT의 주요 요구사항이었던 국제무역의 확대를 위한 관세제도의 변화와 세계 자유시장경제체제에 능동적으로 편입하였다. 이 과정에서 조선공사, 인천중공업, 대한항공 등을 사유화하였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1973~4년 제1차 석유위기와 1970년대 후반의 제2차 석유위기에 직면하여 축적위기 및 장기불황에 빠지게 되고,14) 노동자․민중들의 투쟁이 불씨가 되어 유신체제가 무너졌다. 전두환 정권은 경제위기의 상황에서 정치권력구조와 자본축적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공기업 사유화정책을 추진하였다. 1981년의 자본의 국제화 방침과 1984년의 외국자본도입법을 전면적으로 개편하여 법률적 근거를 마련한 전두환 정권은 이른바 자본 자유화를 핵심으로 하는 개방체제로의 이행과 은행 자율화 및 공기업 사유화를 추진하였던 것이다.

1986~88년의 3저 호황기를 거치고 난 이후 현재까지, 특히 IMF 경제위기관리체제 이후에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에 조응하는 공기업 사유화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1987년~1993년 사이에 국민은행, 포철, 한전 등의 정부보유주식을 국민주방식으로 사유화하였다. 그리고 1993년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에는 1993년 12월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위원회가 ‘공기업 민영화 및 기능조정방안’을 의결해서 58개 공기업의 민영화 및 10개 공기업의 통폐합 방침을 확정하였으며, 그 방침을 토대로 16개 매각, 6개 지분매각, 통폐합 5개 등의 공기업 사유화를 추진하였다.15) 특히 1980년대 후반부터 발생한 자본의 구조적 위기가 1997년 외환위기로 폭발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공기업 사유화정책이 전면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2) 공기업 사유화정책의 사회적 효과

김대중 정권은 시장의 실패를 수정하고, 시장경제를 지지․보완하는 영역으로서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할 공기업을 오히려 시장에 판매하고 있으며, 여전히 공공영역의 확대․강화가 요구되는 부문인 의료, 교육, 운수, 사회복지 등의 공공적 기능을 축소시키고 있다. 사유화․아웃소싱 등을 핵심으로 하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정책을 매개로 하여 공기업의 사회적 기능을 사적자본에게 전이시키고 있다. 특히 실업문제 및 빈곤문제가 전사회적인 의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고용완충장치로서의 공기업의 역할, 즉 ‘고용흡수기능’을 정책적으로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는 공공서비스를 공급해야 하는 공적 주체로서의 책임을 포기하게 되었고, 공기업들은 시장주의적 수익성(효율성)의 논리만을 전면에 내세우게 되었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공기업 사유화정책은 그 나라 노동자․민중들에게는 많은 고통을, 사적자본에게는 많은 이윤을 안겨 주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공기업을 국내외 독점자본에게 헐값으로 매각하여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자본의 구조적 지배의 강화,16) 자연독점적인 재화의 소비가격의 상승, 그리고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대규모 인력조정 등의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노동자․민중의 생활권리와 노동권리을 동시에 박탈하는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이미 공기업 사유화정책을 추진했던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노동자․민중들은 공공재화를 아주 비싼 가격으로 소비하면서 생활의 질이 떨어지는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다. 1999년에 통신산업을 사유화한 남아공에서는 지난 3년 동안 통신요금이 35% 상승하였고, 칠레에서도 마찬가지로 통신요금이 약 30~40% 정도 상승하였다. 전력산업 사유화정책도 전기요금의 상승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칠레에서는 1985년 이전에 주거용 전기요금이 1khw 당 약 5.6cts(US)였는데, 1985년 전력회사 사유화를 기점으로 전기요금은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하여 사유화가 마무리되는 1988년에는 약 15cts(US)로 급격하게 상승하였다. 자주 거론되고 있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는 사유화 이전보다 전력시장의 도매가격이 거의 4000% 상승하였고, 이로 인해 사유화 이전에는 월 평균 55$에 불과했던 일반 소비자들의 전기사용료가 월 평균 거의 600$로 상승하였다.

이렇게 박탈되는 생활권리보다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노동권리를 박탈당한다는 것이다. 1986년에 시작된 영국 가스산업의 사유화로 1992년까지 13,299명이 해고되었고 2000년 말까지 55,099명이 해고되었다. 19개에 달하는 영국의 민간전력회사도 1990~1996년 사이에 전력노동자 37,380(32.6%)명을 해고하였다. 유럽연합에 소속되어 있는 11개 국가는 전력산업을 사유화(매각)하는 과정에서 1990~1995년 동안 전력노동자 127,751명(29.1%)을 해고하였다. 브라질의 주요 민간전력회사들도 5년 동안 전력노동자 23,540(33.84%)명을 해고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스페인에서도 나타났다. 1990년 이후 전력산업과 가스산업이 사유화된 이후, 10년 동안 약 20,000명 정도의 노동자들이 해고되었다.17) 복지국가로 알려진 북구유럽의 스위스, 벨지움, 네델란드 등의 국가도 1990년에서 1995년 사이에 전력가스산업의 노동자 5,965(7.3%)명을 정리해고하였다.18)

4. 결론을 대신하여: 공기업의 사회적 기능과 사유화

일반적으로 공기업은 공공적 소유체계, 공공적 서비스체계, 기업적 효율성 체계 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자연적 독점재화에 대한 공공적 공급과 소비, 공공적 서비스 재화의 사회적 균등분배, 공공적 서비스 재화의 소비주체에 대한 공공적 책임, 그리고 국가의 정책적 통제와 지원 등의 체계를 내외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그리하여 시장에서 이러한 독점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공기업은 자본축적체제를 강화하고 정치적 지배세력의 이해를 반영하기 위한 상업적 효율성과 정치적 공공성19)의 기능을 발휘해 왔다.20)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보편적 서비스를 재분배 차원에서 제공하는 사회통합적 기능을 추구함과 동시에 자본주의 국가와 직접적으로 매개되어 있는 상태에서 국가의 주요 기능인 자본축적 촉진기능을 수행하는 사회적 장치로 존재한다.21)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의 공기업은 사회통합적 기능보다는 자본축적 촉진기능에 주력한다. 표면상으로는 공공 서비스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공급과 고용의 창출이라는 목표를 내세우지만, 실질적으로는 자본주의 축적체제의 유지 및 강화, 즉 “조직적으로 정치적 이해와 긴밀하게 연계, 경제위기의 경우 경제적 구조조정(합리화)의 주요한 주체, 사기업에 대한 수입 및 수출의 보조수단, 고용안정을 유지하는 수단, 국가기간산업의 전략적 육성, 거시적인 경제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도구”22)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국가는 사적 자본들의 재생산에 필요한 생산의 일반적 조건을 창출하여 담당함과 동시에 계급관계의 재생산, 특히 노동력의 재생산을 위해 계급 중립적인 외관 속에서 공공서비스의 공급을 통한 일반적, 전사회적 서비스의 제공으로 노동자 계급의 동의를 이끌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23)

따라서 공기업은 국가권력의 성격에 따라 그 기능을 달리한다. 민주적인 국가권력은 공기업을 매개로 하여 분배의 형평성과 사회적 공공성을 실현하려 하지만, 권위주의적 국가권력은 공기업의 자본축적체제의 변화에 상응하는 상업적 효율성과 정치적 지배세력의 이해만이 반영되는 정치적 공공성을 실현하려 한다.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운영되었던 한국의 공기업은 “정경유착의 매개고리를 제공하는 운영, 관료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운영, 독점적 규격가격제도에 의한 배분의 비효율성, 방만하고 무사안일적인 운영”24) 등의 문제들을 드러냈던 것이다. 정권은 이러한 문제점을 근거로 하여 공기업 사유화 및 공기업 경영혁신정책의 이데올로기를 제시하고 있다. ‘공기업에 대한 효율적 개혁’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은 공기업 내부의 조직운영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지, 사유화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포항제철,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의 경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부분의 공기업은 ‘정치적 공공성’을 제외하고는 사회적 공공성․분배의 효율성․상업적 효율성 등을 유지해 왔었기 때문이다.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그러한 문제들은 정치적 공공성의 기능을 단절시키는 과정에서 해결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업 사유화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정부가 자본축적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한 ‘전환기적 매개기능’을 공기업 사유화정책에서 찾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기업은 공공부문의 확장을 토대로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값이 싸고 질이 좋은 공공재화를 보다 좋은 노동조건에서 생산함과 동시에 노동자․민중 모두가 동등하게 향유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창출하고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로 존재해야 한다. 국가는 공공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재정규모의 확대, 재정을 통한 소득의 재분배와 사회보장, 공공서비스 확대 등의 사회적 공공정책을 추진하여야 하고, 공공부문의 노동자들은 공공재화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는 자신의 생산권력을, 소비하는 과정에서는 공공적 소비권력을  유지․강화하는 조건을 확보하여야 한다. 대중 수탈적인 공기업의 기능을 대중 수혜적인 기능으로 변화시켜야 할 과제인 것이다. 보다 구체적인 과제로 제시한다면, 첫째, 공공부문의 소유체계가 국․공영체계로 유지되거나, 사회적 소유(국민적 소유) 혹은 노동자(노동조합) 소유로 변화되어야 한다. 둘째, 부르주아계급의 정치적 이해와 연관되는 정치적 공공성의 기능이 단절되어야 한다. 셋째, 공공부문의 생산수단과 소비대상에 대한 노동자․민중의 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공공부문은 노동자계급과 민중이 사적 독점자본의 시장주의적 지배에 대항하여 자신의 이익을 관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노/정/연


* 이 글은 인천대 교지에 기고했던 것을 수정하여 제출한 것이다.


1) ‘공공부문의 경영혁신’이라는 과제로 추진되고 있는 정권의 공공부문 구조조정정책은 상당히 포괄적인 개념이다. 1998년 8월 기획예산위원회가 제출한 제2차 공기업 민영화 및 경영혁신 계획에 따르면, 공공부문 구조조정 정책의 대상을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① 소유의 변화를 중심으로 한 사업 분야 ② 인력조정을 중심으로 한 노동력 분야 ③ 조직 내 경쟁체제의 도입을 중심으로 한 조직 분야 ④ 운영의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경영 분야 ⑤ 정부의 규제 및 간섭의 문제를 중심으로 한 정책 분야 등이다. 공기업 사유화정책은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정책의 한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공기업 사유화정책과 공공부문 구조조정 정책은 동전의 앞뒷면이다. 정부의 구조조정정책을 엄밀하게 구분한다면, 이것은 공기업의 ① 소유 문제 ② 조직운영의 문제 ③ 정책의 문제로 재조정될 수 있다. 그러나 각각의 문제는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인 인과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2) 김동건, 「공기업 경영혁신의 방향」, 기획예산위원회․행정개혁위원회, 1998.6.9.


3) 1990년대 중반 이후 철도, 전력 등의 공기업 사유화를 완수했던 영국, 독일 등의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그 정책의 폐해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이들 국가 내부에서 국가기간산업의 재국유화를 주장하는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4) 김우영, ꡔ민영화와 노사관계ꡕ,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1996.12., 30~35쪽 참조.


5) 기획예산위원회, 「제2차 공기업 민영화 및 경영혁신 계획」, 1998.8.5.


6) 한전은 한전민영화관련 전력산업구조개편법이 공포(2000.12.23)되었고, 이에 따라 2001년 4월 1일부터 5개의 발전자회사가 분할되어 있다. 정권은 2002년 초부터 발전자회사를 단계적으로 민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7) 한국통신의 민영화 촉진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공포(2001.1.8)되어 외국인 주식소유한도가 33%에서 49%로 늘어났지만, 2002년 6월까지 정부지분(2002년 초 현재 잔여 정부 지분 28.3%, 김대중 정부에서 전체 주식의 약 45%분에 달하는 정부지분을 매각함)을 국내외에 매각해서 완전민영화 한다는 방침이다.


8) 기획예산처, 「공기업자회사 민영화 계획」, 2001.3.2.


9) 기획예산처가 제시하고 있는 각종 지침의 핵심 내용은 ① 정원동결 기조유지 및 조직관리 합리화 부문(정원유지, 팀제도입 및 다면평가제 도입 등으로 내부경쟁 유도, 잉여인력 해소, 기능직․계약직․임시직 운영의 합리화, 외부위탁, 민영화 등의 조직 슬림화) ② 예산운영의 적정성 확보(경조금․개인연금 지원개선, 유급휴가제도 개선, 연월차 휴가제도 개선, 대학생 학자금제도 개선, 희망퇴직․명예퇴직금 제도의 개선 등) ③ 연봉제․계약제 도입의 확대 ④ 정년조정 ⑤ 고객서비스 수준제고 및 경영 투명성 제고(고객만족도 조사, 고객헌장, 열린 공기업위원회 운영, 외부회계감사제도 도입확대) ⑥ 정보화 등을 활용하여 운영시스템을 혁신하고 경영 효율성 제고(전자조달․전자결제확대, 성과관리시스템 강화, 과다한 복리․후생적 지출의 억제) 등이다. 기획예산처, ꡔ공기업․산하기관 경영혁신추진지침ꡕ, 2002.1.14.


10) 기획예산처는 경영진단 및 경영평가의 결과를 토대로 경영혁신이 미흡한 기관에 대해서 예산배정을 유보한다는 방침이다.


11) 투자협정․WTO반대 국민행동, 「투자협정 제대로 알기」, 2002.2.5.


12) 삼성경제연구소 편, ꡔ민영화와 한국경제ꡕ, 삼성경제연구소, 1997.11, 22쪽.


13) 여기에서 공기업의 수는 정부기관, 정부투자기관, 투자기관, 투자기관 출자회사의 현황을 의미한다. 김의동, 「한국 자본주의의 전개과정과 그 특성」, 장상환․정진상 외, ꡔ한국사회의 이해ꡕ, 이지, 1994, 121쪽. 재정경제원, 「공기업 경영효율화와 민영화 관련 통계」, 1996년 11월 2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보고서, 1998년 2월.


14) 1981년 당시 전체 중화학공업체 가운데 적자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45%였고, 1981년 한 해 동안 이들 기업의 적자규모는 2600억 원에 이르렀다. 김의동, 「한국 자본주의의 전개과정과 그 특성」, 장상환․정진상 외, ꡔ한국사회의 이해ꡕ, 이지, 1994, 112~138쪽 참조.


15) 공공연맹, 「현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사유화) 정책의 내용과 문제점」. http://kpsu.kctu.org


16) 2001년 6월 말 현재 한국통신의 외국인 지분율은 37%인 반면에 내국인의 지분율은 23%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은 2002년 6월 이후에 외국인 지분한도를 51%까지 확대시킨다는 입장이다. 또한 발전소를 사유화하려 하고 있다.


17) ILO, Managing the Privatization and Restructuring of Public Utilities: The impact on employment and human resource development, April 1999.


18) http://www.transnationale.org/anglais/dossiers/finance/dereglementation_1.htm을 참조하시오.


19) A. Ferner는 정치적 공공성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공기업은 정치적 지배세력과 긴밀하게 연계된 상태에서 정치적 지배세력에게 유리한 공공적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A. Ferner, Government, Managers and Industrials, 1988,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ꡔ공공부문 노사관계: 유럽을 중심으로ꡕ, 세미나 자료집을 참조.


20) 사회주의체제의 공기업도 사회체제와 국가권력의 성격이 다른 상황에서 이러한 그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


21)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심용보, 「공기업에서의 상업주의적 관리전략과 노사관계」, 연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0.2를 참조.


22) A. Ferner, Government, Managers and Industrials, 1988,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ꡔ공공부문 노사관계: 유럽을 중심으로ꡕ, 세미나 자료집을 참조.


23) 김성구, 「공공성 구축과 확장을 위한 투쟁의 의의」, 출간예정자료, 2001.12., 3쪽.


24) 박태주, 최영기, 「공공부문 노동조합 발전을 위한 토론회」, 2001.8.21을 참조.


2002-05-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1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