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 위원장 선거, 신자유주의 반대 선택 |
현장에서 미래를 제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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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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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위원장 선거, 신자유주의 반대 선택
이 을 재
전교조 서울지부 한천중학교 분회 조합원
투쟁!
아직도 어색하거나 서먹서먹할 때가 많은 단어이다. 그러나,
우리네 삶은 곧 서글픔과 희망을 안고 있는 투쟁의 연속임이
분명하다. 우리의 삶이 가진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일그러진
삶이었기에 그러하고 수많은 투쟁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모순이
계속되기에 그러하다. 또한 이러한 모순의 극복을 위한 투쟁은
계속되어왔으며, 그렇기 때문에 투쟁은 현실이며 희망의
원천이다.
노동자들은 모순과 맞서 싸우는 대표적 존재이며, 노동조합은
이러한 투쟁의 선봉에 있다. 치열한 투쟁성을 가지지 않은
노동조합은 이미 자기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노동조합은 바로 투쟁의 조직이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조직은
투쟁의 무기이다. 투쟁의 무기를 벼리는 과정의 하나가 조직의
선거이다.
전교조는 지난 연말 전국 조직의 장 선거 등 4대 선거를
치러냈다. 그 중에 위원장 선거에 세 후보팀이 출마하였으며,
불법선거 시비가 없지 않았으나 어려운 조건에서 최선을 다한
선거였으며, 그리하여 세 후보팀 모두 그리고 전교조 10만
조합원 모두가 승리한 감동적인 선거였다.
2002년 12월 12일. 이미 여러 날이 흘렀고 지금은 모든 것이
추위와 연말연시의 분주함에 묻혀버린 느낌이다. 그러나, 이
날은 전교조 역사에서 결코 작지 않은 사건이 일어난 날로
기억될 것 같다. 이 날 전교조 13년 사상 처음으로 지도부의
사업 방향과 사업 집행방식에 내부 비판을 제기해왔던 현장
대중조합원들을 배경으로 한 현장파(?) 진영이 오랜 주류(?)
지도부를 제치고 새로운 지도부를 담당하게 되었다.
지도부의 교체를 이루어낸 이번 전교조 선거는 특별히 더 조직
강화, 교육선전, 정책과 사업방향에 대한 대중적 토론과
선택이라는 선거투쟁의 의미를 선명하게 해준다. 첫째로,
전교조는 이번에 선거를 통해 대중의 민주적 선택으로 조직의
지도부를 바꾸어낼 수 있음을 실제로 보여주었다. 선거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에 대한 대중의 선택을 확인하였으며, 이로써
전교조는 대중과 보다 가까운 조직이 될 수 있었으며, 그만큼
조직은 강화된 것이다. 둘째로, 언론에서 전교조 사상 처음으로
강경파(?)가 선거에서 승리하였다고 표현하였듯이 이번 전교조
선거는 전교조 조합원들이 새로운 정책과 사업 방향을
선택하였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셋째, 선거과정에서 각 후보
진영들에 의해 주도된 열띤 정책 설명과 토론이 조합원들에게는
최대의 교육선전의 장이 되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대중들의 선택, 하나: 노동조합의 민주성과 투쟁성
2002 전교조 선거 결과 새로운 지도부의 출현은 신선한
충격이다. 가장 민주적인 조직이라지만 노동조합의 역사에서도
내부 비판 세력이 지도부를 바꾸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그래서 이번 전교조 선거의 결과는 전교조 내외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국가든 노동조합 조직이든 과거의 전통으로부터 보다 자유로울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은 새로운 인적 구성에 의해 가능하며, 또한
과거의 지도부를 대중들이 스스로의 민주적 선택에 의해
바꾸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경험은 민주주의
실천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극적인 환희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이번 전교조 선거의 결과는 선거 승리 세력이
강경파(?)라는 점에서 아마도 더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물론, 전교조의 사용자측인 교육부는 우려와 불안을
가지고 있겠지만...... 강경파라는 표현은 거꾸로 과거 전교조의
집행부가 온건파라는 해석을 내포하고 있다. 이번 선거결과는
과거 전교조의 집행부에 대한 비판, 즉 당면 투쟁에
미온적이라는 내부 비판을 대중적으로 승인하는 의미도 있다.
실제로 전교조 내부에는 과거 집행부에 대해 상층협상 중심의
사업 집행, 타협적인 태도, 비민주적인 조직 운영 등을 비판해
왔었다.
신 지도부는 이번 선거에서 지체없는 단호한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 저지투쟁의 필요성을 호소하였으며, 이에 대해 상대
경쟁후보 진영으로부터 좌편향, 과격파, 맹동적 모험주의 등의
공격을 받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신 지도부 후보 진영은
노동조합의 역사는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의 역사이며
따라서 투쟁이 곧 노동조합의 정체성임을 분명히 하였다. 조합원
대중들은, 과거 집행부의 정치력, 협상력 등을 앞세운 상층협상
중심의 사업 집행에 대한, 신 지도부의 비판과 거부에 동의와
지지를 보내주었다. 한마디로 이번 전교조 선거는 노동조합의
투쟁성에 대한 대중들의 오랜 바램의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교조 선거의 신선한 충격은 전교조 내부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민주노총 산하에 있는 적지 않은 노조들에게도 의미있는
사건으로 여겨질 것이며, 민주성과 투쟁성이라는 노동조합
조직의 정체성을 보다 철저히 관철하려는 경향이 강화될
것이라고 본다.
대중들의 선택, 둘: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 강화
이번 전교조 선거는 또한 보다 명확한 신자유주의 반대 노선에
대한 대중의 승인이었다. 실제로 전교조 내부에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대해 효율성, 합리성을 들어 그 활용을 주장하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 과정에서 조합원
대중들은 후보들 모두에게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을 합의하게
하였으며, 가장 강력한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을 내세운 후보를
새로운 지도부로 선택하였다.
신 지도부는 선거과정에서 조합원 대중들에게 강력한 대중투쟁,
신자유주의 저지투쟁, 민주적 조직운영 등을 기본 기조로 할
것을 약속하였다. 무엇보다 먼저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 저지
투쟁을 강력하게 전개할 것을 약속하였다.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는 교육을 포함한 모든 부분에 신자유주의 광풍이
몰아닥쳤으며, 이 광풍에 거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파괴되어왔다. 초국적자본을 앞세운 자본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하여 우리 기업을 외국에 팔아먹고, 공기업을
민영화시키고,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몰아내었다. 교육의
경우에도 교육시장화와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키면서 7차
교육과정의 시행, 자립형 사립고의 도입 등 신자유주의 공세가
가랑비처럼 스며들었다.
교사의 노동강도를 강화하고 학생, 학부모의 정보인권을
침해하는 전자정보체계인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저지 투쟁,
경제자유구역법 제정에 이어 양허안 작성을 통해 강행하려는
교육시장 개방 저지 투쟁, 그리고 자립형 사립고 확대 및
고교평준화 해제 등을 저지하고 7차 교육과정을 폐지하기 위한
투쟁 등은 신 지도부를 선택한 대중들의 명령이다. 신자유주의
자본의 공세를 기필코 막아내기 위한 강력한 대중 투쟁은
교육시장화를 막아내고 공교육을 지켜내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초등교사들의 열악한 근무조건을 개선하고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표준수업시수 19시간의 법제화, 사학의 부패와
비민주적 운영을 조장하는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 권위주의
시대를 지켜온 비민주적 비교육적 관행인 교장 독선의 학교를
개혁하기 위한 교장선출보직제의 실현 역시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교사들의 근무조건과 민주적 학교운영 시스템 등은
단순한 교원의 이해가 아니라 공교육의 질과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기에 더욱 정당성을 갖는다.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 반대투쟁은 공교육을 바로 세우고 교육의
공공성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크게 보아 민중의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이다. 이 땅의 노동자들이, 4,000만
국민들이, 전교조의 투쟁을 지켜보고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전교조 혁신에서 민주노총의 강화까지
전교조는 결성부터 지금까지 전체 민주운동에 지울 수 없는 빚을
안고 있다. 전교조는 사회 전체 민주화운동 에너지의 산물로
길게는 해방이후 맥을 이어온 민족운동, 민주운동, 민중운동의
성과이며, 짧게는 80년 광주민주항쟁,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연장선에 있다. 민중들은 전교조 투쟁을 통해 민중승리의
가능성을 기대하였으며, 특히 결성 초기인 89년, 90년 전교조
투쟁을 열렬히 지원하였다. 그리고, 결국 10년만에 정리해고,
구조조정 등을 가능케 하는 노동법 개악의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전교조를 합법화시켜내었다. 덕분에 적지 않은 희생과 고통을
동반하였지만, 전교조는 결국 이겨냈고 승리하였다. 많지 않은
승리의 경험을 이 땅의 민중들은, 그리고 30만 교육노동자들은
쟁취하였다.
그리고, 다시 전교조는 승리하였다. 이번 전교조 선거는 전교조
건설 13년만에 처음으로 비주류가 주류를 누르고 당선됨으로써
전교조의 수준높은 민주주의 실천 역량을 과시하였으며, 그것도
노동조합의 민주성과 투쟁성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전교조의
전열을 재정비하였다는 점에서 전교조는 민중운동 진영에 또
하나의 승리를 일구어냈다고 할 수 있다.
노동조합은 노동자, 민중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며,
폭력적인 자본에 맞서 선명하게 투쟁의 선봉에 서는 것이
불가피한 것이다. 전교조 10만 조합원은 과격하다고 손가락질
받는 후보를 선택한 자랑스런 조합원들이며, 민주노총 50만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의, 민중의, 노동자의 희망을 보여준
것이다.
전교조 선거의 승리는 지난 수년간 노동자들의 패배와 과오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IMF를 앞세운 구조조정에, 노동자
동지들의 해고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불철저한 인식에 대한
반성이며, 불철저한 동지애에 대한 반성이다. 신자유주의 공세에
대한 불철저한 인식에 대한 반성이며, 형식적이거나 불철저한
노동자투쟁에 대한 반성이다.
선거 이후 남는 과제들
이번 전교조 선거는 한마디로 전교조의 노동조합으로서의
민주성과 투쟁성을 강화하기 위한 오랜 노력의 결과이다.
선거운동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인터넷 등 홍보매체의 적극
활용 등으로 분회장 등 중간활동가들 수준에서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활발한 토론과 고민이 이루어졌으나, 전교조
선거관리시스템의 경직성과 노선갈등과 분열을 우려하는
적지않은 조합원들이 경선에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로 인해 선거
정책 토론이 충분히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보다 활발한 정책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신 지도부는 결선투표에서 약 55%의 지지로 당선되었다.
노동조합의 생명이 단결 투쟁인 만큼 노동조합의 민주성과
투쟁성에 대한 인식과 의지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새로이 당선된 노무현 신 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하되, 본질적으로 신자유주의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점에서 투쟁의 조직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는
조직이다. 단순한 반대, 저지 투쟁을 넘어 중․장기적
교육개혁 대안을 마련할 때 보다 설득력 있는 조직으로 발전할
것이며, 또한 힘있는 단결투쟁의 근거가 되기도 할 것이다.
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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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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