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들면서도 기쁘기도 한 싸움, 꼭 이기겠다 |
현장에서 미래를 제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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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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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면서도 기쁘기도 한 싸움, 꼭 이기겠다
6월 5일, 4일째 울산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울산문화예술회관노동조합 우진수 위원장을 천막 안에서 만났다.
우진수 위원장은 울산문화예술회관 무용단 연주단 차석단원이고
15년째 문화예술활동을 벌여왔다. 울산지역 현장 풍물패들에게
그는 영원한 ꡐ사부ꡑ로 통한다. 인터뷰는 농성중인
울산문화예술회관 노동조합 조합원들과 지지 방문 온 울산지역
사회단체 활동가들로 북적대는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1시간 가량 진지하게 진행되었다.
울산문화예술회관노조 우진수 위원장과 울산시청앞
텐트농성장
기자 울산문화예술회관 노동조합이 결성된 계기는?
우진수 위원장 노동조합은 작년 울산문화예술회관측이
시립무용단 안무자를 무리하게 해촉시킨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계약서에 따르면 해촉 통보는 임기 만료 1개월 전에
통보하도록 되어 있는데, 울산문화예술회관측이 임기 만료 사흘
전에 신임 안무자를 일방적으로 선임함으로써 전임 안무자를
사실상 내쫓아 버린 것이다. 더구나 신임 안무자는 공개채용 등
적법한 절차가 아니라 울산문화예술회관장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뽑았다고 했다. 우리는 절차와 과정이 무시된 일방적인 안무자
교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예술단에 들어오면서 우리는 처음에 공무원 신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저임금 노동자이고 그것도 1년 계약직
노동자였다. 그런데도 일종의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울산시립예술단설치조례와 운영규칙, 복무규정 등에 따라 공무원
이상의 규제와 통제를 받고 있다. 예술단원의 초임은 기본급
34호봉으로 30만1천원이다. 여기에 예능등급수당, 공연수당 등을
합쳐서 6-70만원을 받는다. 부양가족이 있어도 가족수당조차
없다. 30년 근속으로 최고호봉인 경우에도 수당을 다 합쳐
170만원이 전부다. 생계를 위해서는 따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울산문화예술회관측의 행정적 횡포를 막아내고 예술단원의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무용단 단원 52명 전원이 2002년 9월
18일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현재 예술단 노동조합이 전국에 17개
결성되어 있는데, 우리가 10번째다.
기자 노동조합출범 이후 울산시청 앞 천막농성에 이르기까지
과정은?
우진수 위원장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2002년 11월 28일
근무시간중 조합활동 보장, 조합의 홍보활동 보장, 시설편의
제공 등 8개항의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울산문화예술회관측은 12월까지 약속한 노동조합 사무실도
내주지 않았고 실무교섭에도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우리는
문화예술회관측에게 단체협상에 성실히 임할 것을 계속
촉구했고, 핵심이 되는 1회성 실기평가제도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단원실기평정은 1년에 한번 실기평가를 실시해서
단원들을 4등급부터 10등급까지 서열을 매기는 제도다. 등급에
따라 수당이 달라지는데 한 등급당 4-5만원의 차이가 난다. 이런
식의 평가제도는 80년대 군사정권 시절의 산물로서 관의
지휘도구이자 통제수단이다. 이 제도는 단원들의 기능향상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원들을 서열화하고 권력을 쥔
지휘자나 안무자에 대한 줄서기를 강요한다. 이것은 결국엔
예술단의 창작성을 말살하고 수십억원의 혈세를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난 1월 취임한지 3개월도 안된 상태에서 신임
안무자가 5분 정도의 실기평가만으로 예능등급조정을 실시했다.
원래 오디션 제도란 작품을 위해 배역을 캐스팅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 오디션이 왜곡되어 실기평정으로 됐는데,
기능이란 게 매번 창작을 위해 갱신되는 것이고 집단적일 수밖에
없는 것을 5분만에 개별로 평가하는 게 말이 안된다. 그리고
하나의 공연물이 제작되면 거기에는 기획, 홍보, 안무, 연출,
지휘, 출연진 등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도
현재의 시스템은 이러한 과정을 무시하고 출연하는 단원들에
대한 실기평가만을 실시하고 있다. 예술단을 하나의 직장으로
생각한다면 차라리 근무평가를 하면 된다. 도대체 예술성 자체를
평가한다는 게 애매모호한 것이다. 게다가 신임 안무자는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을 파트별로 나누지 않고 살풀이 하나로
통일시켰다. 현대무용 전공자는 당연히 평가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은 교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지노위에 조정신청을
냈고 성실교섭을 위해 조정신청을 철회하면서까지 교섭에
임했으나 바로 이 교섭기간 중에 예술회관측은 부당해고를
자행했다. 실기평정의 불합리성을 들어 단협에서 다루자고 했던
오디션은 관측에 의해 강행되었고 결국 3월 재계약을 앞둔
조합원 3명이 오디션 거부를 이유로 해고되었다. 그리고 4월
계약만료자 4명에 대해서도 노동조합을 탈퇴한 2명은 계약을
연장하고, 노동조합 사무장과 대외협력부장 2명은 일방적으로
징계해고시켰다.
예술단의 책임자인 예술단장은 행정부시장이고 사업주는
시장이다. 이제 더 이상 예술회관하고는 교섭이 안되는
상황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울산시와 직접 대화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청 앞에 천막을 치게 되었다.
기자 노동조합의 요구는?
우진수 위원장 해고자 복직, 평가제도 개선과 등급제 철폐,
공연발전위원회 설치, 노조인정과 성실교섭이다. 예술회관은
공무원들이 운영한다. 지난 번 기본협약을 합의했다는 이유로
관장이 시장에게 불려가 야단을 맞고 교체되었다. 공연과장과
관리과장도 교체되었는데 지난 2년동안 관장과 과장들이 3번
교체되었다. 새로 부임한 과장들은 노조를 파괴하는 일에만
집중했고 해고사태도 그렇게 발생했다. 예술은 창조적이고
자율적인 관점이 생명인데 이 사람들은 예술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마인드가 없다. 이러다 보니 예술회관이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운영된다. 그리고 지휘자와 안무자에 의해
예술단이 독점화되고 개인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관측과 노조 추천 동수로 구성되는
공연발전위원회를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회관이나 울산시는 이
요구를 마치 경영권에 대한 도전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기자 시민대책위와 시의회를 비롯한 연대활동은?
우진수 위원장 시민대책위에서는 매일 시청 앞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문과 방송에서 처음에는 우리 문제를
자주 기사화하고 방송에도 여러번 내보냈는데, 천막을 친 후로는
언론이 관측의 입장을 많이 대변하면서 시끄럽다는 식으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파업을 해서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여론전과 선전전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이 점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시의회 안에서는 민주노동당
시의원들이 적극 나서고 있지만 보수세력들이 다수라 어려운
형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의 마인드가 예술가가 무슨
노조냐는 식의 인식에 머물러 있고 천막농성 자체를
집단항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런
관료적 발상이 감정적 문제로까지 치달으면서 강경대처로
일관하고 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시의회 내무위에서 안을
상정하여 해결점을 찾으려 하고 있다.
기자 자본과 지역의 독점적 문화권력에 맞선 노동문화전략과
대안은?
우진수 위원장 예총은 관에서 지원을 받고 권력에 기생하여
운영돼왔다. 예술은 특정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고 예술가는
특별하다는 생각이 예총의 관점이다. 그러나 예술은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것이고, 더구나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술단은 시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문화제를 예로 들면 전통에 대한 보존가치를 중심에 두든지,
공업도시 특성에 맞추든지, 순수예술 쪽이든지 뭔가 문화적
선택이 있어야 하는데, 울산시는 그런 문화적 마인드가 없다.
쉬운 문화냐 고급 문화냐, 아니면 둘을 겸할 거냐 하는 문화적
선택이 없다. 울산에 맞는 문화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 혁명이
예술에 많은 영향을 미쳐왔는데, 혁명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로 레미제라블이나 스팔타쿠스 같은 발레 작품이 있듯이,
현장의 생생한 투쟁 모습이나 민중적 봉기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시립합창단에서 골리앗을 주제로 작곡한 적이
있지만 현장과 동떨어진 것이었고, 그런 식이 아니라 울산지역의
문화제를 노동자와 민중의 힘으로 기획하고 치러낼 수 있다고
본다. 충분히 시도해 볼만 하다.
문화예술 행위자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 예술작품이
민중의 삶을 반영해야 한다. 여러 장르가 있을 수 있다.
현장문화판도 있고 전문적 작품생산그룹도 있는데, 전문예술인과
현장이 서로 소통해야 한다. 전문예술가들은 관점을 깨야 하고
현장은 스스로 예술을 자기 삶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예술을
향유하고 주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울산시가
문화공연에 100억씩이나 들이는데 노동자와 시민들의 참여는
전무하다.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다.
기자 투쟁과정에서 겪은 변화들과 이후 투쟁방향은?
우진수 위원장 처음 52명의 조합원들이 지금 28명으로 줄었다.
200여명의 예술단원 중에서 보면 소수다. 조합원들이 나름대로는
곱게 자랐는데 거리에서 공연하고 천막까지 치게되면서 갈등도
많이 겪고 고민들도 많이 한다. 동지라는 말이 아직도 어색한
조합원들이지만 여기까지 왔다. 조직적 삶을 처음 경험해보면서
갈등도 많지만 그러면서도 이겨나가는 모습들을 보면,
힘들면서도 기쁘기도 하고 그렇다. 꼭 이겨야겠다.
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구제신청 심사가 5월 23일 있었고 6월
중에 판결이 나올 것이다. 지노위 판결을 계기로 이후
투쟁전술을 구체화할텐데, 지금은 선전전과 여론작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비슷한 상황에 있는 전국 17개 예술단 노조는
대표자회의를 발전시켜 산별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수련회를
거쳐 조직체계를 정비하면 평가제도 개선과 관료적 행정
타파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단일한 투쟁대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기자 많이 어렵겠지만 반드시 승리하길 바란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노/정/연
인터뷰 진행 : 이종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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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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