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노동조건과 노동자 상태/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건강 실태 3
철도산업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실태
김정수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집행위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전공의
1. 들어가며
철도 노동자들은 승객과 화물의 안전한 수송을 위해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승객 및 화물이 열차에 탑승하고
내리기까지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수 직종, 열차를 직접
목적지로 이동시키는 운전 직종, 차량이 안전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주기적인 점검과 수리를 담당하는 차량 직종, 선로의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시설 직종, 열차의 운행에 필수적인 전기
시설과 신호 시설의 점검과 감시를 담당하는 전기 직종 다섯
가지가 철도 노동자들이 종사하는 대표적인 직종이다. 이러한
직종의 다양성 때문에 직종별로 혹은 동일 직종 내에서도
작업환경이 매우 상이하다. 예를 들어 차량 직종 중 정비창의
경우 작업환경이 금속제조업(특히 조선업 또는 철도차량제조업과
같은 중공업)과 유사하다. 시설 직종의 경우 건설업과
작업환경이 유사하다. 동일한 운수 직종 내에서도 주로 매표와
역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역무원의 경우 사무직의 특성을 띄는
반면, 운행에 필요한 열차를 조성하는 입환 작업을 하는
수송원의 경우 역무원과는 작업환경이 매우 다르다. 작업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유해한 작업환경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건강장해 위험요인도 직종마다 조금씩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한편 철도 내에서 비정규직은 거의 대부분의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직종에 따라서 정규직 노동자들과 동일한 노동을 함으로써
동일한 작업환경과 유해요인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고,
차등업무를 하고 있어서 조금 다른 작업환경과 유해요인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철도청 직접계약 비정규직 중에서 비정규직이
직종 내 전체 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고,
정규직과 동일한 노동을 함으로써 비교적 동일한 작업환경과
유해요인에 노출된다고 판단되는 차량과 시설 직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주로 대상으로 하였다. 각 직종별로 우선 해당 직종의
일반적인 작업환경과 그로 인한 건강장해 위험요인을 살펴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작업환경에 차이가 있는지, 그러한 차이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설문조사와 심박동수변이
측정을 통해 파악한 각종 건강관련지표 등을 비교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작업환경 유해요인과 건강장해를 예방,
관리하기 위한 산업안전 보건 제도적 측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2.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작업환경과 건강장해 위험요인
차량 및 시설 직종은 각각 금속제조업(특히 조선업 혹은
철도차량제조업) 및 건설업과 유사한 작업환경을 지니고 있는
한편 철도산업으로서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전통적인
금속제조업과 건설업의 경우 작업환경과 건강장해 위험요인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철도운송업에서의 건강장해
위험요인에 대한 조사 연구는 그 수도 적을 뿐만 아니라
작업환경이 매우 상이한 직종별로 실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위험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본 연구에서
시설 직종과 차량 직종에 있어서 직종 자체의 작업환경과
건강장해 위험요인은 기존의 문헌과 철도 노동자 면접조사를
통해 파악하였다.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작업환경에 차이가 있는지, 그러한 차이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등은 비정규직 노동자 면접조사 등을 통해 파악하였다.
1) 시설 직종
가) 직무내용
침목 갱신작업, 선로의 보수나 유지 작업, 선로 순회 등
선로작업이 주작업이다.
나) 건강장해 위험요인
시설 직종의 경우 대부분의 작업이 열차가 운행하는 선로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열차접촉에 의한 사상사고의 위험이 가장
심각한 건강장해 위험요인 중 하나이다. 1991년에서 2001년까지
10년간 발생한 297개 사례의 철도 정규직 노동자 사망 사례를
분석한 조사 연구에 따르면, 10년간 발생한 사고사 116명 중
선로 작업사고가 52명, 선로 순회사고가 16명으로 전체
사고사(116명)의 절반 이상(68명)을 차지하고 있고, 전체 사망
사례 중에서도 22.9%를 차지하고 있다.
작업 도중 지나가는 열차에 의한 소음, 야외 작업으로 인한
추위와 더위, 중량물 작업 (PC침목 250kg, 목침목 120kg)에 의한
근골격계 질환 위험(특히 등/허리 부위), 자갈 살포시 발생하는
분진, 야외 작업시 자외선 노출위험, 선로변 제초작업시
농약중독 위험 등도 시설 직종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요인들이다.
<표 1> 철도에서 지난 10년(1991-2001) 사망원인별 분포
철도 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근골격계 직업병 실태조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철도 사업장의 근골격계 직업병 실태와
위험요인 평가, 2003.
에서 부위별 직무별 근골격계 직업병 유병율을 파악했는데, 시설
직종의 등/허리 부위의 유병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선로반의 통합이나 선로반 인원에서 장비 반으로 인원이
이동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인원이 감소하고 있고, 이러한 인원의
감소로 한 노동자가 담당해야 하는 업무의 양을 증가시키고
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는 시설 직종 노동자들이
중량물작업으로 인한 건강장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옛날에 비해서 엄청 줄었지요. 선로반 통합으로 두 개의
선로반을 하나로 뭉치고 그런 과정에서도 또 줄었습니다.
96년도인가 95년도부터 줄기 시작하여... 거리도 멀어지고 두
군데가 통합하니까 순회길이도 길어지고 자기가 맡은 연장도
길이도 길어지고... (시설 정규직 노동자)
작업자의 안전과 건강을 생각하면 무리한 작업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예를 들어 인원이 6명인데 본선에 6명이상이 있어야
작업이 가능하면 6명으로 작업을 나가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작업은 나간다. (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표 2> 부위별 직무별 근골격계 직업병 유병율(기준 2*)
다) 비정규직의 경우
근로계약서상 시설 비정규직 노동자는 금지 업무가 있어서
위험한 업무나 책임이 따르는 업무는 수행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책임소재가 있는 업무 예를 들어 열차감시, 교량, 야간작업,
공기구 취급, 제키 등 위험한 것을 사용하는 업무 등에 대해서는
배치하지 않는다. 위험한 것을 다루는 것들도 포함된다.(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열차감시의 경우에도 비정규직에게 일부러 안 시킨다. 그것은
책임소재 때문이다. 비정규직이 했는데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
질거냐 그런 이유 때문에 관리자들이 안 시키려 하는 것이다.
연장근로도 안한다. 야간작업은 사고가 나면 책임소재 때문에
비정규직에게 안 시킨다. (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그러나 실제 업무 수행과정에서는 정규직과 같은 조에 편성이
되어 있으면서 거의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는 본 업무는 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 보조업무가 우리
업무다. 그러나 본 업무를 하고 있다. 본 업무 과정에서 사고를
당하게 되면 문제가 된다. (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원칙적으로는 예를 들어 한강대교에 비정규직이 못 들어간다.
위험수당을 줘야 하니까 우리는 못 들어간다. 그런데 정규직
숫자가 모자라다보니 들어가게 된다. (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그러나 인력이 없으니까 본 업무를 하게 되고 정규직과 구분
없이 하게 된다. 똑같은 업무를 구분 없이 하는 것이다. (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즉 시설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보조업무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비정규직에게 정확히 인지되어 있지 않으며 수장의 지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뿐이다. 규정상 비정규직은 해서는 안 되는
금지업무가 정해져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규직의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보조업무만을 할 수 없다. 결국
현실적으로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상기
위험요인들 대부분에 동일하게 노출된다고 할 수 있다.
작업하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반복 작업과 중량물이다.
30킬로 이상 들지 말라고 하는데 이는 형식적인 것일 뿐 실제로
불가능하다. 30킬로 이상 들지 말라고 하면서 일은 하라고 한다.
말이 안 되질 않는가? (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열차소음도 크다. 열차소음이 있으면 기차가 오는 소리를 못
듣는다. 그래서 열차감시를 한다. (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2) 차량 직종
가) 직무내용
차량이 안전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주기적인 점검과 수리를
담당하는 차량 직종은 주로 경수선(검수주기가 1년 이내로
일상적인 전동차의 고장을 확인하는 것)을 수행하고 있다.
차량사무소는 대부분 사업 검수팀과 정기 검수팀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업 검수팀은 객차 혹은 화차가 기지에 도착하였을 경우
시발시 점검 및 경미한 수선, 불량 응급조치를 실시한다. 도착
시는 먼저 급유, 급수, 청소를 하며 하부(주행-대차, 연결,
제동), 상부(전기시설, 차내 상태, 출입문, 세면대, 형광등
등)로 나누어서 점검하고 출발 시는 기관차를 연결한 상태이므로
문개폐여부 확인, 제동확인, 작동 검사 등을 수행한다. 정기
검수 팀은 차량을 분해해체하지 않은 상태에서 검수주기가
2개월, 3개월, 1년인 검수를 담당한다.
나) 건강장해 위험요인
차량검수과정에서 차체위에 올라가서 하는 작업(상부작업)시
추락 위험과 고압선에 감전될 위험, 차체 밑에 들어가서 하는
작업(하부작업)시 기관차가 움직이면서 절단될 위험 등
산업재해에 대한 위험이 산재해 있다. 또한 협소한 열차 공간,
특히 하체 쪽의 작업을 할 때의 바닥을 기는 자세와 반복적인
구부림, 엔진, 라디에이터, 배터리 등의 중량물 부품을 교체할
때 중량물을 들고 나르는 과정 등은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정기 검수시 고압의 공기를 이용해 먼지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의 분진, 겨울에 옥외 작업을 할 경우의 추위 등
물리적인 작업환경도 중요한 위험요인 중 하나이다. 특히 소음의
경우 열차 소음에 의해 의사전달의 장애도 문제이지만, 사고의
위험 때문에 보호구인 귀마개조차 제대로 착용할 수 없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차량직종 노동자들의 경우 대부분 24시간 맞교대를 하고 있는데,
장시간 노동, 심야 노동은 노동력의 재생산을 위한 휴식시간을
줄어들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건강장해(위장장해,
수면장해 등)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도 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연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철도 사업장의 근골격계 직업병 실태와
위험요인 평가, 2003.
에서 직종별로 가장 문제가 크다고 생각되는 작업환경의 순위별
분포를 파악했는데,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체
조사대상노동자의 절반이상이 소음을 가장 문제가 되는
작업환경으로 선택하고 있다.
<표 3> 가장 문제가 크다고 생각되는 작업환경의 순위별 분포
출처 : 철도 사업장의 근골격계 직업병 실태와 위험요인
평가, 2003
이러한 위험요인은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인력감축, 검수주기 증가로 인한
작업량 증가는 위와 같은 위험요인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증가시킴으로써 건강장해를 유발시킨다. 구조조정(98년)을
전후로 검수주기의 조정이 시작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검수주기를 2D(2일에 한 번씩 하는 것)에서 3D(3일에 한 번씩
하는 것)로 바꾼 것이다. 차량의 검수주기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개개의 열차가 그 기간 동안에 운행을 한 기간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수할 곳이 많아지게 되고, 인원감소로 인하여 한
사람이 담당해야 할 검수 량이 많아진 것이다. 차량 고급화로
인해 작업량, 작업난이도가 증가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다) 비정규직의 경우
차량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비정규직 업무로 확정된 업무에
배치되어 비정규직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거나 각 조에 1-4명
내외가 소속되어 각종 보조업무 수행하고 있다. 차량직종에서
비정규직 업무로 분류되어 있는 일은 급수업무(속칭 물 잡는
일), 급유, 검수보조, 난방·조경·냉난방 휠타 청소(계절인부),
건사, 기관차 및 객차 세척, 측등, 설비보조, 기계보조,
기계관리보조 등으로 사무소별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
차량검수 하는 계약직도 따로 있고 물 잡는 일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난방 따로 있으니까 같은 사람은 같고 다른 사람은
다르죠. (차량 비정규직 노동자)
검수보조나 심부름 같은 거 해주는 거예요. 경영개선요원으로 돼
있어서. (차량 비정규직 노동자)
정비보조업무입니다. 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은 팀에 편성이 돼서
일을 합니다. 주로 책임이 크지 않거나 간단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차량 비정규직 노동자)
하지만 시설 직종과 마찬가지로 정규직 인원이 계속 축소되면서
비정규직이 실질적으로 정규직 고유 업무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렇게 나눠진지는 꽤 오래되었다고 그러고요, 겨울에 난방일은
다 임시직이 했었고... 예전에 물 잡는 것도 직원들 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편의상 다 임시직으로 했던 거 같아요. 저희
팀도 사람 없어서 여름에는 한분이 계셔서... 어떤 조 같은 경우
한분은 임시직을 한분은 정규직이 하고 직원들 편의상... 직원들
노동 강도를 줄이기 위해... (차량 비정규직 노동자)
차량직종의 경우 시설 직종에 비해서 비정규직의 업무가 비교적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그래서 사고에 대한 위험, 근골격계 질환
위험 요인 등 일부 위험요인에 대한 노출은 정규직에 비해 다소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소음, 분진, 추위 및 더위,
장시간, 심야 노동 등의 위험요인은 동일하게 노출되고 있다.
더욱이 정규직 인원이 계속 축소되면서 비정규직이 실질적으로
정규직 고유 업무를 대체해 가면서 그러한 차이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3) 정비창
가) 직무내용
차량 직종이 경수선을 담당하는데 반해 정비창에서는
중수선(검수주기가 1년 이상인 정비로 차체를 완전히 분해해서
부품을 갈아주고, 수리 세척 후 재조립하는 것)을 담당하고
있다. 열차가 정비창에 입고하면 입창검사를 하게 되고 중정비
항목이 나온다. 대차(차륜과 관련된 부분)는 대차작업장, 상체는
차체작업장에서 작업하게 된다. 정비가 완료되면 도장과 세척을
하고 재조립을 한다.
나) 건강장해 위험요인
정비창의 작업공정과 직무내용은 금속제조업(특히 조선업 또는
철도차량제조업과 같은 중공업)과 매우 유사해서 작업환경으로
인한 건강장해 위험요인도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건강장해 위험요인으로 불편한 작업자세와 반복동작,
중량물 작업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위험요인,
유기용제(세척액)에 의한 건강장해(예를 들어 10년 이상 세척
작업을 해온 작업자에게서 발생한 무취증 사례), 용접작업에
의한 건강장해 등이 있다. 소음 역시 중요한 위험요인 중
하나인데, 차량 직종과 유사하게 소음 그 자체도 문제지만
정비과정에서 청력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예를 들어 엔진 정비
과정에서 엔진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청력을 활용하는 경우)
보호구인 귀마개조차 착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다) 비정규직의 경우
근로계약서 상 일용인부는 보조업무(주로 세척업무)에
국한하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 업무 수행과정에서는 정규직과
같은 조에 편성이 되어 있으면서 거의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조마다 1-2명씩 세척업무로 들어와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세척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과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이 엔진 세척하는 일인데 (비정규직과) 분해 조립도
같이하고 엔진세척도 같이 한다. (정비창 정규직 노동자)
일용직화시키기 위한 일용직화라고 할 수 있다. 몇 명 줄여야
하니까 근거를 만들기 위해서 중요하지 않은 일, 그러니까 세척
같은 일이 쉬울 거라고 생각하고 일용직화 시킨 거다. (정비창
정규직 노동자)
정비업무의 특성상 본 업무와 보조업무를 분리하는 것이 작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엔진을 분해, 세척 및 수리,
재조립하는 과정에서 세척업무만 분리할 경우 조립하는 작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이렇듯 정비창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의 업무가 서류상에는
분리되어 있지만 실제 작업수행과정에서는 거의 분리되지 않고
구분 없이 수행되고 있다. 결국 정비창 비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정규직과 동일하게 작업환경 유해요인에 노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실태
일반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문제를 다룰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주의해야 한다.
첫째, 정규직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건, 건강조건,
건강상태를 어떻게 비교할 것인가이다. 중요한 점은
비정규직(혹은 실업)노동자의 건강문제를 다룬다고 해서
노동시간에서 정규직으로 고용된 많은 노동자들의 문제를 숨기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Brendan Burchell, 1994).
둘째, 조사대상이 되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전체 인구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일을 시작할 때는 건강했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건강노동자효과(healthy worker effect)라고 한다.
셋째, 비정규직노동자의 노동 강도를 고려해야 한다.
넷째, 노동조합의 결성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1) 건강실태 관련자료 분석과정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특정 노동자 집단에서의 산업재해 발생수준을 비교하는 방법 중
하나는 사망만인율을 비교하는 것이다. 사망만인율이란 노동자
1만 명당 연간 발생하는 사망재해자 수를 의미한다.
사망만인율이 산업재해 발생수준을 비교하는 중요한 지표로
사용되는 이유는 첫째, 경증의 산업재해는 은폐되거나 보고되지
않을 수 있지만 사망재해의 경우 비교적 은폐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 통계의 객관성이 보증된다는 점, 둘째, 사망재해가
일반적으로 전체 산업재해의 규모를 가늠하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철도청에서 발표한 업무상 사상사고 자료,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유족급여 신청 및 수급 자료, 철도노동조합
후생복지국 순직부조금 신청자료 등을 통해 거의 대부분의
사망자를 파악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사망재해 분석의 주요
지표인 사망만인율을 산출할 수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적절한 자료원이 없기 때문에 사망자의 규모를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 특히 외주, 하청 노동자의 경우 사망자 규모를
파악한다 하더라도 전체 외주, 하청 노동자의 규모를 가늠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망 만인율과 같은 지표를 산정할 수
없다.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고용은 철도청 산하 각 본부에서
사무소별로 비정규직 채용사업비를 책정해서 배정하면 각
사무소별로 자체적으로 채용공고를 내고 채용해서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이렇듯 채용 및 관리 자체가 사무소 별로 독립되어
있기 때문에 재해발생현황, 4대 보험 적용현황과 같은 건강실태
관련 자료는 각 사무소 혹은 각 본부 별로 관리되고 있거나
그나마도 관리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더욱이 철도 전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건강실태
관련 자료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었다.
철도청 외부 자료를 이용하는 데에도 많은 한계점이 있었다.
철도 정규직 노동자의 건강실태를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자료(유족급여 신청 및 수급 자료 혹은 공무상재해 승인신청자료
등)를 통해 일부 파악하듯이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므로 산재통계분석자료의
이용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이 역시 많은 한계가 있었다.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직종에 따라 각각 다른 업종으로
분류되어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건설업으로, 역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운송지원서비스업으로, 차량과 정비창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제조업으로 분류되어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또한 파발마, 향우산업, 궤도공사업 등록업체 등 주요한
철도 관련 외주, 하청 업체의 경우도 주로 운송지원서비스업,
건설업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되어 있다. 이렇듯 직종에 따라
각각 다른 업종으로 분류되어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산재통계 분석시 별도의 분석을 하지 않고 있으며,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건강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러한 자료를
활용할 수 없었다.
그나마 시설분야 외주, 용역업체의 경우, 1999년까지 건설업의
세부분류항목 중 하나인 ‘철도 또는 궤도 신설공사’로
분류되어 산재발생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었으나 2000년부터는
산재통계분석시 건설업을 세부분류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그것도 불가능함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듯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건강실태가 어떠한지에 대한
관련자료 수집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건강관련
문제의 규모와 우선순위를 파악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인
수집과정에서부터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2) 건강실태 분석결과
가)설문조사 결과
설문조사 결과 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3-40대가 주를 이루는 반면
비정규직노동자의 경우 20대와 5-60대가 주를 이루고 있었고
정규직에 비해(10%) 비정규직 노동자에서 여성의 비율(28%)이
3배 가까이 높았다.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결혼상태를 연령별로 비교해 보았을 때, 모든 연령대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결혼률이 정규직 노동자들에 비해 낮았다.
비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정규직 노동자의 학력이 다소 높았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비해 사회적 여건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흡연율이 남성
정규직 노동자의 흡연율에 비해 높았다.
지난 일 년 동안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그렇다고 대답한 경우가 더 많았다. 몸이 불편해서 결근한 경우,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출근한 경우, 사고나 재해 경험 등은
모두 전반적으로 정규직이 비정규직에 비해 많았다. 사고나
재해에 대해서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 거의 대부분 개인부담 혹은
기타 방법으로 처리했다고 응답해서 대부분의 산재가 은폐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증상
유병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20대의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가
오히려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스트레스의 경우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비해 동료지지,
상사지지, 사회적 지지는 정규직에 비해 다소 높았다.
직무요구도는 다소 낮고 직무자율성은 현저히 낮았다.
결과적으로 비정규직의 경우 카라젝(karasek)모형에 따른 수동적
집단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는 정규직이
비정규직에 비해 점수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에 비해 노동강도가 강해졌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주로
2000년과 2002-3년에 노동강도가 강화되었다고 응답하였다.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간공학적 위험요인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이용행태, 결근율, 사고 및 재해 경험, 근골격계
직업병,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 피로도 등 각종 건강관련지표에
대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직접 비교했을 경우 비정규직의
건강상태가 정규직에 비해 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직접 비교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건강 노동자 효과(healthy worker
effect)를 반영하는 것으로써, 이러한 자료를 해석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즉, 비정규직의 경우 극심한 고용불안정으로 인해, 1)건강하지
못한 노동자가 고용되기 힘들뿐만 아니라 2)건강상태가 조금만
악화되어도 고용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건강한
집단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철도 노동자의 건강장해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들과
건강장해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철도 노동자의 직업의 불안정성 요인들과 가장 연관이 깊은
건강장해는 근골격계질환, 결근율, 정신신체증상, 피로도
등이었다. 즉,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업의 불안정성이 증가할수록
육체적 정신적 건강장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철도 노동자의 노동강도요인 (장시간의 노동시간 및 육체적
하중과 주관적인 노동강도강화요인)과 가장 연관이 있는
건강장해는 근골격계질환과 결근율이었다. 철도 노동자의
건강상태(근골격계질환)에 가장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주요요인들은 1주당 노동시간, 한달특근일수, 직장이직,
직종이직, 직업의 불안정성, 주관적인 노동강도(Borg scale)들
이었다. 특히, 건강상태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다변량분석을 통하여 주요요인들을 색출한 결과, 1주 노동시간이
45시간이상인 경우, 직장이직을 한 경우, 직종을 바꾼 경우에서
더 높게 나와, 노동시간과 직업과 직종의 불안정성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장해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이 연구는 철도 노동자의 건강장해에 가장 심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장시간의 노동시간과 직업의 불안정성임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평소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모욕감을
당하거나, 부당한 일을 당하거나, 차별대우를 받는다고
느끼거나, 노동강도가 더 세다고 느끼는 집단에서
직무스트레스요인, 정신신체장해, 피로도가 매우 증가하고
있어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인권차별을 받을수록 정신적인
건강장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나)심박동수변이 분석결과
철도업무가 24시간 생체주기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각
철도 직무별 24시간동안 심박동수변이의 분석결과를 보면,
주간근무노동자와 교번근무 노동자에 비해서 24시간 주야 맞교대
근무 노동자의 경우에는 자율신경계기능이 현저하게 감소하여
24시간 생체주기의 파괴가 매우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24시간 생체주기의 파괴현상은 노동강도가 심할수록, 각성도가
감소할수록, 즉 심하게 졸리운 집단일수록 더욱 심하게 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요약하면 철도 노동자들의 경우 직업불안정성이 건강장해
(근골격계질환, 직업적 스트레스, 스트레스증상, 피로도,
결근율)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큼을 보여주고 있어 직업의
불안정성, 비정규성이 노동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강화된
노동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노동강도가 심한 집단일수록
건강장해가 심하고, 자율신경계의 파괴를 통한 24시간
생체주기의 파괴가 더 심하여, 이 연구결과는 비정규직 노동을
하면서 노동강도가 심한 집단이 가장 건강장해가 심한 집단임을
보여주고 있다.
4.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안전보건실태
정부는 노동자들이 작업환경 위험요인으로부터 발생하는
건강장해를 예방·관리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작업환경측정과 건강검진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산업안전보건제도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작업현장에서 노동하는 노동자들 역시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건장장해가
발생했을 경우의 보상을 위해 산업재해보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의 산재보험을 중심으로 한 산업재해보상 제도가
얼마나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지는 이미 많은 문헌을 통해서
밝혀진 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철도청 관계자와 철도 노동조합 관계자의 면담을
통해 현재 철도에서 산업안전보건제도 및 산업재해 보상제도가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철도 직접계약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1) 산업안전보건제도
가)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안전보건법의 국가·지방단체(이하 국가기관) 적용여부에
대하여 노동부는 ‘사업의 종류·규모, 유해·위험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일부 국가기관에는 산안법의 일부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3조)고 명시하고 있다. 철도의 경우
철도청 본부는 일반 행정기관으로 분류되어 일부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반면 지역사무소 및 철도차량정비창 등과
같은 현업기관에 대해서는 규정 전부가 적용된다.
따라서 철도는 1981년 산업안전보건법이 최초로 재정되었을
당시부터 원칙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되었어야 하는
사업장임에도 불구하고 2001년까지 전혀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2001년 5월, 철도 노동조합에서 철도가 산안법 적용대상
사업장인지 노동부에 질의를 하는 절차를 거치고, 2001년 10월,
노동부로부터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대상 사업장이라고
확인받음으로써 2002년부터 산업안전보건제도의 적용을 받기
시작하게 됐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철도 내에서 시설 직종의 경우
건설업과 차량 직종의 경우 금속제조업(특히 조선업 또는
철도차량제조업과 같은 중공업)과 작업환경이 매우 유사하다.
건설업과 금속제조업은 작업환경이 가장 열악한 사업장으로
국내에서 산업안전보건제도가 시행되기 시작되면서부터 관리하기
시작했다. 철도가 20여 년 동안 산업안전보건제도의 적용을 받지
못한 것은 관리·책임의 일차적인 주체인 노동부의 명백한
직무유기라 할 수 있다.
<표 4> 국가기관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범위
출처 :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법, 이렇게 적용됩니다, 2001
나) 작업환경 측정
2004년 3월 현재 철도에서 작업환경 측정은 차량 및 정비창,
시설, 역무 등 일부직종에서 실시되고 있다. 차량, 정비창은
대부분의 사무소에서 소음, 분진, 유해가스, 중금속, 유기용제
등 금속제조업에서 실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유해요인을 대상으로
작업환경 측정을 실시하였다. 시설의 경우 일부 사업소에서
소음, 분진, 유해가스(보선 장비 배기가스)에 대해, 역무의
경우도 일부사무소에서 소음에 대해 작업환경 측정을
실시하였다.
철도의 경우 직종에 따라 각각 다른 업종으로 분류되어 있고
작업환경 위험요인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현재의 작업환경
측정제도 하에서 일부 직종의 경우 작업환경 측정 대상이 되고
일부 직종의 경우 작업환경 측정 대상이 되지 않는다. 시설
직종의 경우 애초에 건설업으로 분류되었는데 건설업으로 분류될
경우 각종 산업안전보건제도의 예외 규정에 의해
산업안전보건제도 적용대상 사업장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노동조합의 요구에 의해 운송지업서비스업으로 재분류되었다.
작업환경 측정대상이 되는 직종이라고 하더라도 작업환경측정을
하지 않은 사무소가 있는데 이는 작업환경 측정이 철도청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사무소별로
작업환경측정기관을 선정하여 진행되기 때문이다.
다) 건강검진
2004년 3월 현재 철도에서 특수건강검진은 차량 및 정비창에서만
실시되고 있다. 작업환경 측정대상인 시설, 역무 직종 역시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하나 아직까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제로는 정규직과 거의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특수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업무분장상에 특수건강검진 대상 업무로 분류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채용시
건강검진은 사무소에 따라서 실시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거 같아요. 보건소 가서 간단하게
끊어오면 되는 거거든요.(차량 비정규직 노동자)
그런 거 없었다. 건강검진을 받지도 않았고, 서류를 낸 적도
없다. 아직 모르겠다. 3개월밖에 안돼서 있는 건지, 없는
건지…….(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2) 산업재해보상제도
정규직의 경우 현재까지 공무원연금관리공단법에 의해
‘공무상재해’-줄여서 공상이라 한다. 이는 일반 사업장에서
일컫는 공상과는 다른 의미로, 일반사업장에서의 공상은
산업재해승인신청을 제출하지 않고 회사의 비용부담으로
치료받는 것을 의미한다.-로 산업재해보상을 받아오고 있다.
2003년 12월 공사화가 확정됨으로써 공사로 변경된 이후에는
산재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게 될 예정이다. 정규직 노동자의
경우에도 공상을 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설문조사에서도 사고를 경험한 정규직 노동자의 89%가
개인부담이나 기타 방법으로 치료비를 마련했다고 응답하고
있다.
정규직의 경우에는 다친 정도가 미약한 경우, 업무일지에는
기록해 놓고 사무소에서 치료비를 내는 것으로 처리하고
후유증이 있겠다고 판단되는 경우, 공상 처리한다. 공상처리를
다하지 않는 것은 돈도 다 안나오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시설 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은 철도 인력개발과 ‘계약직 운영방안’에 의해
4대 보험의 하나인 산재보험에 모두 가입되어 있어야 한다.
철도청(지역사무소)을 통해서 입수한 자료를 통해 파악해 보았을
경우에는 많은 경우에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설문조사에서는 42.55%만 산재보험에 가입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차이는 일부 사무소, 특히 일부 지역 관리
역에서 일부 비정규직에게 4대 보험을 엄밀히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
여부를 모르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이 또한 4대 보험
가입여부를 정확히 고지하지 않은 해당 사무소(혹은 지역 관리
역)의 책임이 크고, 그만큼 실제 현장 내에서 산재보험이 얼마나
유명무실한지를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철도
노동자 면접조사를 통해 보다 생생히 파악되었다.
철도에 들어와서 허리를 3번 다쳤다. 산재로 넣을 수는 있겠지만
물어보니 ‘산재 받고 나서 아마 짤릴거야’라고 말하더라.
재계약이 안 된다는 것이다. 아마 계약기간 전에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허리를 다친 후에 개인적으로 해결했다. 산재에
가입해 있지만 큰 장애가 오기 전에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산재사고가 거의 대부분 은폐된다. 보고하지만 소장도 지부장도
외면하고 직원들끼리 돈을 걷어서 준다. 이는 소속 경영평가와
성과급 반영, 소속장의 근평 때문에 소속장이 가능하면
우회적으로 압력을 가한다. 이것이 산재처리를 더욱 어렵게
한다. (시설 정규직 노동자)
3) 철도청안전보건관리규정 내에서의 차별
철도청은 공사화 이후 산업안전보건법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것에 대비하여 2003년 산업안전보건법 체제 정착을 목표로
‘2003년도 철도종합안전대책’을 수립하였다. 이와 더불어
2003년 1월에는 ‘철도청안전보건관리규정’을 재정하였다.
하지만 규정 내에서도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은
존재한다. 제2조 9항에 따르면 이 규정의 적용대상을
“직원”이라 함은 ‘철도청 소속 공무원 및 철도청 또는
소속기관과 직접 고용 계약을 체결한 자’ 라고 정의함으로써,
중대재해가 빈발하고 있는 외주, 하청 노동자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또한 소속기관과 직접 고용 계약을
체결한 일용인부를 직원이라고 명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관리규정의 세부내용에는 철도 직접계약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전혀 없어서 실제 이러한 규정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적용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또한 동 규정
제46조에 ‘매일 업무시작 전 및 작업조 교대시 또는 주요작업
착수 전에 당해 작업의 관리감독자는 직원에게 해당 작업의 위험
요인과 주의하여야 할 사항에 대하여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그러한
안전교육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고 있다.
신규자들이 새로 들어왔는데 비정규직들은 채용되면 안전교육도
안받고 다음날 바로 투입된다. 그리고 일을 배우려고 하면 누가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어깨너머로 배운다. 그런데 신규자들에게
가르치더라……. 열 받는다. 나보다 일도 못하는데……. 나
일용직이다. 그렇게 말한다. 그러면 처음에는 무슨 상관인가요.
이렇게 말하지만 몇 개월 지나면 뻔하다. 그건 ‘지나가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5.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
철도 비정규직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점들이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도 내의 전반적인 작업환경과 노동조건 개선이 동시에
병행되어야 한다. 철도 노동자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막론하고 열악한 작업환경과 노동조건으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열차접촉에 의한 사망사고, 전기에 의한 감전사고 등
생명을 위협하는 각종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중량물
작업, 반복작업, 불편한 작업자세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
또한 매우 높다. 열차 소음은 그 자체로 소음성 난청과 같은
건강장해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을 힘들게 해서 사고의
위험을 높인다. 이러한 건강장해는 전근대적인 24시간 맞교대
근무와 같은 장시간 노동 및 심야 노동, 인원 감축으로 인한
작업량 증가 등 노동조건의 악화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장시간 노동 및 심야 노동은 각종 위험요인에 대한 노출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과로사를 증가시키는 건강장해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작업환경과 노동조건은 철도
정규직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에게도 대부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으므로 철도 비정규직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도
내의 전반적인 작업환경과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수행하는 직무 내용, 노동시간
및 임금 등 노동조건의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건강장해를
예방할 수 있다.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수행하는 직무는
낮은 직무요구도와 낮은 직무자율성으로 특징되는 대단히
수동적인 특성을 띄고 있다. 이런 수동적인 직무 수행은 자신의
노동에 대한 통제를 상실하게 하여 각종 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근골격계 증상 등 각종 건강장해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특히 지역사무소 비정규직의 경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건강장해가 발생하더라도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병원에 갈
시간이 없거나, 회사의 눈치를 보느라 병원을 가지 못하거나,
진료비 부담 때문에 병원 진료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동조건
개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전제 하에 보다 구체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철도 내에서 제한적이나마 적용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제도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해소되어야 한다.
철도는 2002년부터 각종 산업안전보건제도가 조금씩 적용되기
시작하여 현재 조금씩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 정규직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각종 건강검진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고, 보호구를 포함한 각종 소모품들을 지급받지 못함으로
인해서 작업환경 위험요인에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다. 또한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사고의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산업재해 보상제도의 현실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10% 정도가 작업
중에 사고나 재해를 경험하였으나 이중 산재로 치료받았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6명에 불과했다. 철도 내 규정상 비정규직
노동자들 대부분 산재보험에 가입되어야 하지만 설문조사 상에서
실제 가입되어 있다고 응답한 노동자는 43%에 지나지 않았다.
상당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입여부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산재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재고용에 대한 불안감, 산재 발생율이 소속 사무소의
경영 평가와 성과급, 소속장의 근평(근무평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 재해 발생을 은폐하고 있다.
이는 정규직 노동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산재, 직업병 발생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재고용 탈락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소속 사무소의 경영 평가나
성과급, 소속장의 근평에 산재 발생률이 반영되는 것을 차단하여
노동자들이 스스로 재해 발생을 은폐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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