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핵문제와 남한 노동자.민중운동의 대응방향 |
현장에서 미래를 제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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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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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와 남한 노동자・민중운동의 대응방향** 이 글은
ꡔ노동자의 힘ꡕ 34호(2003.7.5)에 실린 필자의
논문에 기초하여 재정리한 글이다.
원 영 수
국제기획실장
1994년 전쟁위기에 이어, 현재 한반도를 새로운 전쟁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동북아 정세의 핵심은 부시정권-네오콘1) 네오콘
또는 신보수주의 그룹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할 것: 이해영,
「‘제국’과 한반도: ‘신보수주의적’ 세계질서와
북핵위기」, ꡔ진보평론ꡕ, 현장에서미래를,
16호.
세력에 의한 제국주의적 개입공세이다. 이런 개입은 단기적으로
북핵위기 촉발과 함께, 장기적으로 일본의 군국화 묵인, 북한의
“정권교체” 및 중국의 경쟁열강으로의 성장 견제 등으로
요약되는 제국주의 공세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정세는 남한 노동자 민중운동의 전략적 대응을
요구한다. 그러나 민족주의경향의 ‘민족공조’ 노선은
반제국주의 투쟁의 성격과 범위를 왜곡할 뿐만 아니라, 투쟁의
확장과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동시에, 노동자 민중진영 내
좌파의 대응 역시 과거의 사고틀에 갇혀 효과적인 대응을
조직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정세는 이라크침략의 조기종결과 함께, 한반도
문제가 제국주의의 초미의 관심사가 됨으로써, 일국적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대응을 요구한다. 21세기 제국주의의
헤게모니는 이라크 침략전을 통해 시험대에 올랐으며, 한반도를
무대로 두 번째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현 국면은 일종의 소강상태이지만, 이것이 언제 외교적
압박국면을 넘어 군사적 대치․대결상황으로 돌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대중투쟁을 통해 돌파하기 위한
전략적 사고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는 남한 변혁운동
진영내의 역사적 대립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고의 틀과 새로운
운동지형 창출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1. 이른바 북핵문제와 남한 노동자 민중운동의 반제투쟁
2001년 출범한 부시 극우정권은 악의적이고 편향된 대북인식에
기반하여, 동북아시아 지역에 대한 제국주의적 판깨기 공작에
돌입하였다. 그 결과 2000년 6월의 역사적 남북정상회담과
이후의 남북간 협력과 교류의 확대, 북일 수교협상의 진전
등으로 조성된 한반도의 긴장완화, 평화정착 국면이 돌연
북미대결 및 미국과 주변국에 의한 북한압박 국면으로
변질되었다.
더욱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부시의 악의 축 발언과
2002년 10월의 방북단에 의한 북핵보유 폭로는 북핵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확대시켰다. 국제여론을 빙자한 외교적 압박포위
외에도, 중유공급 중단, 북한선박 공해상 나포 등 실력행사를
병행한 부시정권에 의해 한반도는 1994년의 위기에 이어 새로운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국면으로 돌입하게 되었다.
올해 이라크 침공 이후 다소 소강상태에 돌입했지만, 한반도에서
미국에 의한 대북무력공격의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되고 있지
않다. 한편, 동북아 정세에 개입력을 회복한 부시정권은
문제해결을 전혀 서두르지 않고 있으며, 북미직접대화 및 협상에
의한 사태해결을 희망했던 남한의 노무현 정권이나 일본의
고이즈미 정권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다자간 협상과 추가적
제재에 동의하도록 견인하였다. 이로써 북핵위기는 사태의
해결보다는 긴장의 지속 및 폭발가능성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라크 침공 이후 부시정권은 예상외의 단기전으로 서둘러
종전을 선언했지만, 국내외적으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적으로 대량살상무기의 존재와 정보조작에 관한 끝없는
논란에 휘말려 있으며, 종전선언 이후의 이라크는 미영 연합군의
예상과는 달리 대중적 반미정서의 확산과 함께 산발적 저항과
게릴라전으로 이른바 “민주정부”라는 이름의 괴뢰정부 수립과
이라크 식민체제의 안정화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 결과, 종전 선언 직후 시리아와 이란에 대한 압박-위협공세는
더 이상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며, 6월초의 G8 정상회담은
이라크전을 둘러싼 제국주의 열강간의 균열과 대립을 치유하지도
못했다. 물론, 현재의 소강국면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예상하기
힘들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부시정권이 빠른 시간내에 또다른
대테러 전쟁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쟁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지금,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위협제거, 궁극적으로
북한체제의 와해를 목표로 하는 미국제국주의의
동북아/한반도전략에 맞서기 위한 남한 노동자-민중운동의
정치적 과제는 이런 제국주의의 의도를 발본적으로 분쇄하기
위한 대중적 반전-반제투쟁의 조직화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21세기 제국주의 체제에 대한 보다 과학적
인식과 이의 대중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민족문제에 기반한
NL(민족해방주의)적 접근법이나 네그리류의 “제국”론적 접근은
대테러전쟁으로 폭발한 현시기 제국주의의 무장한 세계화에 대한
단편적 인식에 기반한 만큼, 오도된 투쟁전략과 전술로 인도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이라크전쟁을 둘러싼 반전운동의 확대-발전과정은 남한
변혁운동진영에게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을 촉발시키고 있다.
가령,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개입에 맞선 국제적 연대투쟁을
중층적-다차원적으로 조직하여, 제국주의 세력을 정치적으로
압박-무력화시킬 가능성은 투쟁의 새로운 영역으로 열리고
있다.
또한 그동안 부분적, 단편적으로 진행된 아시아 지역의 반전운동
네트워크를 활성화시켜, 필리핀이나 일본의 미군기지 반대운동과
연대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국제적 연대투쟁체로 발전시키는 계획
역시 구체화할 수 있는 과제로 제기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한반도의 전쟁위기와 관련한 반제투쟁은
아시아만이 아니라, 국제적 투쟁으로 외연을 확장함과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반지구화와 투쟁과의 전략적 동맹을 통해
반자본주의적 지향을 강화․발전시키는 맥락에서 배치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현정세의 반제투쟁은 과거에 되풀이된 일국정치의
틀, 또는 민족문제의 관점과 틀을 뛰어넘는 전략적 사고 속에서
배치하고 발전시켜 내려는 보다 근원적 모색 속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는 영국의 좌파지식인 타리크 알리가 주장한
“전세계적 반제동맹”2) Tariq Ali, “Re-colonizng Iraq”,
New Left Review, 21호, 2003년 5-6월.
의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하나의 노력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2. 노무현정권과 반제투쟁
국내의 반제투쟁에서 가장 결정적인 교란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노무현 정권이다. 지난 대선기간 극우세력의 이념공세를
등에 엎고 촛불시위의 폭발적 대중화를 좌초시킨 장본인이 바로
노무현임은 의문의 여지없는 사실이다. 또 집권이후 이라크
파병문제와 부시와의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좌충우돌식 행보는
지지세력을 경악시킬 정도로 노무현 정권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었다.
기본적으로, 노무현 정권은 김대중 정권의 햇빛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따라서 미국 부시정권의 지속적
반북공작으로 인해 미국측과 다소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3월의 방미를 통해, 그의 진보적
노선이 한미동맹을 전혀 위협하지 못할 것임을 명백히
보여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김대중의 햇빛정책이 장기적 북한와해공작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노무현은 그 어떤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 단지,
전정권에 비추어, 어설픈 논리와 정치적 좌충우돌 행보로 노정권
자체의 노선이나 정책에 대한 기본적 신뢰마저 의심케 하는
상황을 연출하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민족주의 진영이나 시민운동 내에 상당히 뿌리 깊은
친노성향은 북핵문제를 둘러싼 반제투쟁전선을 교란할 것으로
보인다. 핵문제를 빌미로 극단적 대립에 들어간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양측을 설득할 어떠한 카드도 갖지 못한 노 정권은
끊임없이 동요하고 있다.
따라서 노무현 정권에 대한 압박을 통해 6.15선언에 입각한
“민족공조”노선을 추구하는 민족주의 우파세력의 논리는 어떤
성과도 거두지 못한 채 이 반제투쟁을 표류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비록 노무현 정권이 햇빛정책을 계승하여, 북한과
대화-협력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미국의 개입과 압박에 무기력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민족공조노선조차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더욱 명백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철도노조에 대한 반개혁적-반동적 태도에서 드러나듯이,
정치적 무능 속에서 점차 고립되는 노무현 정권을 구하기 위한
투쟁보다는, 노 정권에 대한 어떤 기대나 미련도 없이 노동자
민중투쟁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것이 현시기 반제투쟁의 과제가
아닌가?
더불어 주의해야 할 점은 시민운동에 대한 노동자 민중운동의
정치적 태도이다. 작년의 촛불시위에서 올해의 반전투쟁에
이르기까지, 시민운동은 보편적 평화주의와 선정주의를 통해
대중투쟁의 고양을 방해하였다. 북핵문제에 있어서도 역시
양비론과 무조건 비핵화 논리를 통해, 효과적인 반미-반제투쟁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남한 노동자 민중운동의 반미․반제투쟁은
한편에서 시민운동의 평화주의, 다른 한편에서 민족지상주의로
비롯되는 편향을 극복하면서, 일국적 차원을 넘는 다차원적,
총체적 반제투쟁, 제국주의를 정치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실질적
투쟁을 조직하기 위한 정치적, 조직적 준비에 나서야 한다.
3. 동북아지역 반제투쟁과 국제연대
냉전적 질서가 종식되면서 이데올로기적 대립구도가 해소되고
있지만,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질서는 여전히 일정한 불확정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 불확실한 정세에서 동북아 민중운동의
재활성화와 이들간의 새로운 국제연대의 질서는 향후 지역정세에
극도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고립주의적 일당지배체제와 중국의 절묘한
자본주의․일당독재 동거체제는 한중일 민중연대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동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관료주의적
당-국가 독재체제는 본질적으로 이 지역 노동자 민중투쟁의
정치적 대안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이 지역내 노동자
민중운동의 발전과 계급정치의 전진에 장애물로 작동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과 중국에서 노동자-민중정치의 왜곡과 그에 따른
연대주체의 부재는 지역내 민중연대의 결정적 한계이자
딜레마로서 작동한다. 물론, 과거 냉전시대에 왜곡된 정치논리에
따른 종파적 국제연대는 존재했지만, 그 당시의 수많은 문제
외에도 베를린 장벽붕괴 이후 변화한 정세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조건이 새로운 동북아 노동자 민중연대가
돌파해야 할 구조적 조건이다. 현실적으로 중국과 북한에서
대안적 노동자 민중정치의 주체가 부재한 조건에서, 일차적으로
주체형성은 남한과 일본의 노동자 민중운동의 과제로 남겨질
수밖에 없지만, 이들 역시 아직은 새로운 연대의 질서를 위한
전략적 전망과 구체적 실천지침을 명료화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일본과 한국의 민중운동은 지리적 근접성에도 불구하고,
이데올로기적․정치적 차이와 운동발전의 역사적 편차,
재일 조선인총련을 포함한 북한문제 등으로, 개별적 교류수준을
넘는 아래로부터의 민중연대를 발전시키지 못했으며, 이를
극복하는 과제 또한 단기간에 해결될 성질의 것도 아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정치적 과제는 오히려 너무나 명백할 정도로
당위적이다. 동북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제국주의적 개입에 대한
지역내 전민중적 반제투쟁의 조직화가 바로 그것이다. 일본이나
한국에서 지난 수십년간 다양한 형태의 반제․반전투쟁의
역사적 경험은 존재하지만, 문제는 이것이 구체적 정세 속에서
전략적․전술적 성과를 거두며 발전해 왔는가이다. 이에
대한 답은 불행히도 현재까지 부정적이지만, 이 역시 동북아의
민중운동이 대중투쟁과 계급투쟁을 통해 돌파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현정세 속에서 부시정권의 제국주의적 개입에 대항할 한일
노동자 민중운동의 반전반제투쟁 국제연대전선 구축의 과제는
당면한 긴급한 과제이며, 향후 이 투쟁을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교두보이기도 하다. 물론, 반세계화운동과
반전운동을 통해 확장되고 있는 전지구적 차원의
반제국주의-반자본주의운동의 한 구성부분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런 국제적-지역적 맥락에서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수준의
개별적 연대 또는 네트워크를 뛰어넘는 조직형식과 전망의
구체화는 한국과 일본의 전투적 노동자 민중운동에게 긴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
그러나 이와 같은 과제의 중대성과는 대조적으로, 남한 노동자
민중운동의 지역차원 국제연대는 지극히 초보적 수준이다.
민주노조운동과 농민운동을 포함한 대중운동의 경우 다양한
수준의 국제적 교류와 접촉 등 양적인 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보였지만, 활동내용의 축적이나 활동가층의 구축 등 많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질적 취약성을 노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른바 시민운동의 경우 국제활동의 폭발적 증가세에
힘입어, 대중운동과 이른바 시민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시민운동의 뿌리 깊은 좌파콤플렉스와 종파-패권주의는
한국운동의 국제연대사업의 발전에 또다른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노동자 민중운동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아시아 지역 노동운동의 경우 민주노총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기타 주요투쟁에서 한국의 노동자 민중운동과 계급적
좌파의 적극적 참여와 중심적 역할은 객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파적 관점이나 개별적 접촉선에 따른 접근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 국제연대의 장 또는 공간 자체의 창출과
조직적 연대망의 발전을 위한 전망과 전략에 대한
의식적․조직적 사업이 구체화되어야 하며, 다양한 수준의
국제연대활동이 단순한 해외관광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내부교양과 조직화의 과정 역시 포괄적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현 정세에서 요구되는 한일 민중연대의 틀에 대한 모색 역시
이런 원칙과 지향성 속에서 전계급적 투쟁으로 배치해야 하며,
바로 이런 과제 때문에 전투적 좌파블록의 형성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금까지나 앞으로도, 민족주의 세력,
민노당/사회당 등 합법정당류, 시민운동류의 종파적 개입과
공작으로 상황은 더욱 만만치 않을 것이지만, 국제연대활동이
일회성 행사나 선언, 관광행사로 전락하지 않고 공동의 적에
대한 공동의 전략에 기반한 국제적 연대투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주체형성의 과제는 계급적 좌파의 몫으로 남아
있다.
한일 민중연대는 양국의 전투적 좌파대오를 중심으로 한일민중의
실질적 공동정치투쟁을 조직해야 할 목표를 가져야 하며, 이는
지금까지의 개별적 인맥/접촉선에 따른 사안별 연대/공조의
수준을 넘어, 구체적 정세 속에서 공동의 반제투쟁과 양국의
보수정권에 대한 공동타격투쟁의 수준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연대의 방향은 동북아 지역에 국한되어서는 안되며,
아시아 지역의 민중운동, 전세계적인 반세계화-반전운동과의
긴밀한 유대․연대 속에서 확장, 발전되어야 한다. 가령,
예를 들어, 북핵위기의 고조로 인한 한반도 전쟁위기는 남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민중운동의 사안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반제투쟁, 전세계 반제투쟁과 민중운동 공통의 사안이 될
것이다. 물론, 실질적 이해관련 국가의 민중운동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국제연대의 외연을 통해 이를 전세계적 차원으로
확장하는 것도 엄청난 중요성을 갖는 새로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인터넷을 포함한 다양한 통신매체의 발달과 해외여행의
증가 등을 통해 지리적 제약을 뛰어넘은 국제연대의 영역확대에
힘입은 것이지만, 동시에 지난 시애틀에서 시작된
반세계화운동과 올해의 2월 15일 국제반전투쟁의 경우처럼
새로운 투쟁형태와 전술의 개발, 새로운 투쟁영역의 개척이라는
형태로 발전을 지속하고 있다.
물론, 현재의 국제연대투쟁은 한편에서 엄청난 발전을 보이고
있지만,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한 것은 아니다. 가령 언어문제와
같은 전통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오히려 정치적
커뮤니케이션과 논쟁 등 새로운 차원의 문제해결을 요구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활동의 중요성은 커졌지만, 그렇다고
온라인 활동이 오프라인을 활동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단순한
진리가 국제연대의 영역에도 적용된다.
4. 북한문제의 딜레마
부시정권의 주도하에 조성된 한반도 위기국면 외에도, 고이즈미
정권이 주도한 유사법제의 중의원 통과 및 자위대의 정규군으로
재편 계획 등 일본의 군국주의화 현상은 동북아 지역을 다시
한번 제국주의 열강간의 각축의 장으로 변모시키고 있기에, 이
지역 민중들의 아래로부터의 연대는 정치적으로 더욱 중대해지고
있다.
일본제국주의의 한반도 강제병합과 중국침략, 제2차 세계대전,
중국혁명, 한국전쟁 등 20세기 동북아의 지정학적 격변 속에서,
이 지역 노동자계급과 민중운동은 아래로부터의 국제연대의
경험을 구축하지 못한 채, 냉전적 질서 속에서 대결과 대립,
고립의 질서를 강요받았다.
특히 중국의 모택동 주석 사망이후, 중국의 급속한 자본주의적
산업화 과정은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독점 속에서 노동자
민중정치의 공백을 가져왔고, 일본의 산업화와 자민당
장기집권은 노동자계급운동과 변혁적 좌파세력에 대한 지속적
공세를 통해 변혁세력의 사실상의 무력화와 왜소화의 과정 끝에
일본 노동자 민중운동의 주변화로 귀결되었다. 남북한의 냉전적
대립과 대결구도, 그리고 북한에서 유일지도체제 수립은 노동자
민중정치의 왜곡과 실종을 가져 왔고, 남한의 역대
개발독재정권의 극단적 반공주의는 한편으로 노동자 민중정치를
원천적으로 봉쇄하였다.
그러나 남한의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새로운 세대의
노동자계급과 노동운동의 출현은 학생과 재야를 중심으로 한
반독재 민주화투쟁의 뒤를 이어 강력한 노동자-민중운동을
낳았다. 그러나 이 운동은 아직도 냉전적 유제 속에서
국제적-지역적 고립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남북간의
대립국면은 남한 민중운동의 정치적 전망을 왜곡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북한문제는 남한 노동자 민중운동에 근원적
딜레마를 제공하였다. 미소점령군에 의한 일시적 분할선이
계급투쟁과 한국전쟁으로 영구분단의 벽으로 바뀜에 따라,
남북한의 상이한 발전경로로 인해 발생하는 구조적 분단이
새로운 자본주의화가 가져온 남한운동에 주는 딜레마이다.
***
1990년대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없는 사실이다. 동유럽과 소련의 정치적 격변으로
초래된 사회주의진영의 붕괴는 북한체제를 결정적으로
고립시켰으며, 연이은 가뭄과 홍수, 그로 인한 식량위기는
체제의 지속가능성을 의심케 했으며, 특히 김일성사망 이후
김정일 후계체제가 붕괴의 위기는 면했지만, 엄청난 수의 탈북자
물결과 부시정권의 대북압박공세 등 안팎으로 지속적 위기에
처해 있다.
북한체제의 위기와 고립화는 남한 노동자 민중운동의 발전에
결정적 질곡으로 작용한다. 민족주의 노선에 입각하여, 북한의
변혁전략을 맹목적으로 추구한 남한의 “민족민주운동”은
통일운동과 반미투쟁에서 보여준 헌신성과 일정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남한 계급운동을 정치적으로 지도하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주요한 정치적 결절점에서 연이어 오류를 남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오류의 근원은 바로 북한체제의 지도부가 가진
그릇된 노선과 그 역사적 한계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이
민족자주를 수없이 외침에도 불구하고, 남한 운동의 독자성을
거부하는 자기모순에 빠졌고, 그 결과 국내정치적으로는
끊임없이 가상의 민족부르주아지, 즉 실질적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지의 정치적 하위파트너로 전락했다.
한편 독자적 경로를 통해 발전해온 남한의 노동자 민중운동은
북한민중과의 관계설정에서 연대의 동반자를 찾을 수 없는, 아니
가상의 동반자로서의 북한 노동자 민중운동을 찾는 딜레마에
봉착하였다. 사실, 맹목적 통일운동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남한
독점자본에 의한 북한 노동력의 착취를 민족내 협력으로
찬양하고, 흡수통일이 가져올 남한 노동자계급에 대한 파국적
결말을 애써 무시하는 남한내 종북세력의 교조주의는 남한
노동자 민중운동을 끊임없이 자해의 길로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5. 반제-반세계화운동과 한반도 반미-반제투쟁
결국, 남한의 계급적 좌파세력은 정파적 관점을 극복하고,
당면한 한반도정세와 전세계적인 제국주의 전쟁공세를 막기 위한
국제적 운동과 투쟁에 어떻게 결합시켜 발전시킬 것인가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
올해 이라크 반전운동에 대한 좌파의 대응은 빈약하거나 정파적
대응에 머물렀던 점은 충분히 비판하고 반성해야할 지점이며,
이에 대한 교훈은 바로 다가올 투쟁에서 실천적으로, 투쟁을
통해 극복하기 위한 정치적, 조직적 준비를 통해 극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현재의 국제정세의 메카니즘과 전체적
흐름, 반전반제-반세계화운동의 내적 동학과 발전전망에 대한
보다 심층적이고 이론적인 접근과 연구성과의 축적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좌파들이 감각적으로 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사실 내용적으로 보자면 극히 빈약하다. 이는 물론
한국의 좌파나 민중운동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요구되는 한국의 노동자 민중운동 또는 좌파운동의 위상과
역할에 비추어 보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좌파내부의 초기 논의구도가 반제냐 반미냐, 반신자유주의냐
반세계화냐 식의 어처구니없는, 아니 무식한 이분법적 접근으로
시작되는 상황은 한마디로 구좌파 논리의 시대착오적 부활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과거의 분석틀을 폐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구별되는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전망을
제출하기 위한 기초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제기되는
주제들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에 대한 객관적 인식이다.
21세기 반전반제투쟁은 20세기의 전례들과 현격히 다른 차원을
보여준다. 2월 15일 국제반전투쟁의 고양은 심지어 이 투쟁의
조직화를 위해 헌신한 활동가들마저 놀라게 한 투쟁이었다.
단순히 양적인 지표만이 아니라, 그것이 조직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가졌다.
명백히 2월 15일 국제반전투쟁은 반제-반세계화운동의
수렴점으로 작용했으며, 각국 운동진영의 역량에 대한 시험대가
되기도 했고, 또 동시에 새로운 투쟁의 가능성, 오히려 21세기
변혁전략에 대한 시사점까지 제공하였다. 낡은 개념틀에 갇혀
있지 말고,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현재, 미국내에서는 내년의 대통령선거를 둘러싸고 좌파와
운동진영 내에서 논쟁과 캠페인이 시작되고 있다. 부시의
재집권을 막기 위한 전략과 전술에 대한 정치토론인 셈이다.
내년 9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시가 후보로 재지명될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를 포위타격하기 위한 투쟁이 이미
예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15투쟁의 전범을 부시재집권 저지를 위한 국제적
투쟁에 적용시켜 보자. 미국의 공화당의 후보선출 전당대회가
단지 회의장 밖의 수만명 시위대만이 아니라, 미국 전역의 수십,
수백만명, 전세계적으로 부시에 반대하는 수천만명의 전세계
노동자-민중운동에 의해 포위-압박되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과연 이것이 불가능한가? 국제적으로 좌파가 이 투쟁을
성공적으로 조직한다면, 이는 21세기 반제국주의 투쟁의 역사에
새로운 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부시정권의 고립화, 압박을 위한 국제연대투쟁은 미국제국주의의
단일헤게모니 체제를 붕괴시킬 잠재력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발상이 아니라, 지난 4~5년간의
전지구적 차원의 계급투쟁과 반제-반세계화운동의 고양과 발전이
제시하는 전략적 투쟁의 전망 중의 하나인 것이다.
물론, 부시정권에 의한 대북도발이 가시화되는 경우, 남한의
노동자 민중진영은 전국적 봉기에 준하는 총파업-총력투쟁을
통해 제국주의 공세에 맞서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민족생존권에 대한 호소가 아니라, 제국주의에 대한 전세계
민중과의 연대를 구축하면서, 이 투쟁의 중심에 서는 과정에서
제국주의세력을 타격하는 투쟁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기는 제국주의에 대한 다층위적
국제적 민중연대투쟁을 통해 돌파할 수 있으며, 이는 일국적
전략과 투쟁에 한정되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한 나라에서의
계급투쟁은 일국적 투쟁임과 동시에, 국제적 투쟁이다. 앞으로
이 명제의 다양한 현실적 측면들이 각국의 좌파에게 과제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할 것이다. 그 기회를 통해 전진할 것인가,
아니면 후퇴할 것인가. 그것은 전적으로 남한 노동자-민중운동이
직면하게 될 새로운 선택이 될 것이다. 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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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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