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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 성명서

현장에서 미래를  제92호
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

편집자 주 : 최근 ‘고용허가제’를 둘러싼 이주노동자에 대한 탄압이 격화되고 있고 이에 맞선 이주노 동자들이 명동성당 농성투쟁에 돌입하였습니다. 최근 자본가 정권의 노동자 죽이기로 6명 을 앞세운 것으로도 부족해 또 2명의 이주노동자가 죽음을 자처하였습니다.
아래 글은 현 상황과 관련한 성명서와 투쟁일보입니다.


평등노조 이주노동자 지부 성명서





벼랑의 끝으로 내몰린 이주노동자! 우리에게 죽음이 아닌 노동자로서의 삶을 달라!!

“우리에게 아직도 코리안 드림이 남아 있는가”

11월 11일 숨가쁜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분주한 퇴근 시간 오후 7시 30분 경, 스리랑카 출신 한 이주노동자 다라카씨는 지하철 열차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어 12일 오전7시 45분 경 방글라데시 노동자 네팔 비꾸씨가 절망의 공장에서 목을 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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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삶의 희망을 발견하고 행복한 노동자의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믿었을 두 이주 노동자들은 결국 어떠한 희망도 보지도 못한 채 뼈가 부스러져라 고통스러운 노동에 시달리다 결국 죽음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말도 통하지 않은 이국 땅에서 노예의 삶마저 자신이 부양할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마다하지 않고 순응하며 허리 굽히며 살아온 이주노동자들에게 과연 코리안 드림은 무엇이었던가. 연수생이라는 미명 하에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개취급 받으며 손발이 다 짤려 나가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하소연 한 번 하지 못하며 살아온 이주노동자들의 잔인한 현실이 다라카와 비쿠 동지의 목숨을 앗아가 버렸다.

사랑하는 가족을 멀리 두고 한국 땅에 들어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천만원이 넘는 빚을 지고 들어올 때에는 그래도 이들에게 잘 살수 있을 거라는 코리안 드림이 있었다. 하지만 절망의 공장에서 눈치 보며 잔업이며 한국노동자들마저 퇴근한 텅 빈 공장에서 철야를 하며 쉴새없이 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큰 보따리 가방 하나 덩그라니 놓여 있는 작은 방 한쪽 귀퉁이에서 이주노동자들은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가족을 위해 돈벌어야하니까’라는 생각으로 피눈물의 밥을 씹어야했다.

다라카와 비꾸 동지는 말한다. 우리에게 코리안 드림은 과연 무엇이었던가...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고용허가제는 이주 노동자들에게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박탈한 채 기계처럼 노예처럼 일하기만을 강요하는 제도이다. 임금이 체불되어도, 사장이 폭행을 해도 공장을 이전할 수 없고 사장에게 잘못 보이면 바로 출국될 수밖에 없도록 만든 법이 바로 고용허가제인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고용허가제를 도입함으로써 이주 노동자들에게 노동권을 보장하는 것처럼 떠벌리며 고용허가제를 효과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오는 17일부터 불법체류 노동자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추방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자국으로 돌아가도 생계를 이어갈 수단이 없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추방은 죽음을 의미한다. 오는 17일부터 자행될 한국정부의 사냥은 두 명의 이주 노동자들을 죽였고 수천의 이주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 것이다. 지금까지 가장 어렵고 힘들고 더러운 일을 해온 이주노동자들, 온갖 욕설과 산재, 임금체불에도 “찍소리” 한번 하지 못하고 고통을 감수하며 고향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온 이주 노동자들은 죽음이외에 길을 찾지 못했다. 노예의 삶을 거부하고 당당한 노동자의 삶을 살기 위해 투쟁을 선택했던 이주지부는 다라까와 비꾸 동지에게 희망이 되지 못했다. 한국정부의 단속추방에 맞서 이주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더 나아가 노동자들의 해방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주노동자들을 조직하고 투쟁하도록 만드는데 이주지부는 여전히 부족했다. 우리가 불철저할수록, 우리가 게으를수록 제2, 제3의 다라까와 비꾸가 나올 수 있다. 이주지부는 다라까와 비꾸의 죽음에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전개되는 분신정국이 우리 민주! 노조 운동의 허약성 때문에 발생된 것처럼, 다라까와 비꾸의 죽음 또한 이주노동자 운동을 선봉에서 전개하겠다는 이주노동자지부의 허약성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는 이 동지들을 가슴에 묻을 것이다. 그리고 투쟁의 깃발을 더욱 강고하게 세울 것이다.

투쟁의 깃발을 세우자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이주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을 만들어내고 투쟁으로 지금의 탄압을 분쇄해 내는 것이다. 이미 이주 노동자들에게 단속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자본과 정권은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주 노동자들이 조직되는 것을 파괴하고자 덤벼들 것이다.
이것을 분쇄하고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이주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자본과 정권의 공격에 맞서 투쟁하는 것밖에 없다.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어 죽음까지 고민하는 그 이주 동지들에게 죽음이 아닌 투쟁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는 길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단결과 연대의 한 길로!

자본은 우리에게 전면전을 선포하고 있다. 대구에서, 부산에서, 서울에서 열사들의 장례식도 치르지 못한 채 목숨을 건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전국 곳곳에서 자본의 공세에 맞서 치열한 싸움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 이주노동자들이 싸움의 전선에 나섰다. 더 이상 죽어가는 이주 노동자들이 없도록 투쟁을 조직하고 있다. 대적인 인간 사냥 단속추방에 맞서, 그리고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짓밟는 고용허가제에 맞서 투쟁의 깃발을 올리고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이주노동자들의 투쟁 속에 이주 노동자, 한국 노동자 할 것 없이 노동자로서의 완전한 권리를 쟁취하고 노동해방 세상을 건설할 그 날까지 단결과 연대의 깃발을 높이 세우고 힘차게 전진하자!!

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

2003-11-24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15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