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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에 대한 투쟁회피를 위한 물타기로서의 FTA 저지 투쟁

현장에서 미래를  제103호
현장노동자 신문

편집자 주 : 현장노동자신문 9월 21일자 창간준비호 제 7호에
실린 글입니다.
자본에 대한 투쟁회피를 위한
물타기로서의 FTA 저지투쟁

김 수 영
자본주의 세계화 연구자





열사들의 분신에 의해 촉발된 투쟁과 탄핵정국으로 넘어가면서 일시적으로 완화되었던 노무현 정권과 자본의 공세는 노동운동 상층부의 기회주의적 타협주의를 틈타 다시금 활개치고 있다. 정부는 자본가들을 위한 법인세를 인하하고 부자들을 위한 소득세와 이자소득세의 감면, 소자본가와 중간계급의 부를 창출하기 위한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연기금제도 개편, 국채를 발행하여 투자처를 제공하는 등 자본가들을 위한 정책을 노골적으로 펼쳤다. 그리고 지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영원히 노예로 만들려는 파견제 확대 등 노동법 개악안을 상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모든 게 자본의 지상천국을 만들려는 술책이니, 자본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상황이다.

자본의 총공세 속에 죽어가는 노동자계급과 노동운동진영의 자본 지키기 투쟁
그런데 자본이 총공격하고 있는 마당에, 민주노총 상층부는 사회적 합의주의를 유포함으로써 조직적 대항을 방기하였다. 이 와중에 노동자의 생존권 수호를 위해 자본과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 수호를 위한 산업공동화론 등 민족주의를 선동하고 있다. 자본의 생산과 축적은 지속되었으며 생산성이 14.6% 증대하여 20년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노동자들의 임금은, 실질임금 통계조작을 감안하면 사실상 삭감되고 있는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상층부는 자본의 공격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실업 및 비정규직 등의 증가로 인한 고용악화와 내수 부족을, 국내자본의 중국 등 해외 이탈로 인한 산업공동화로 왜곡하고 있다. 중국시장의 존재로 인해 오히려 국내 생산과 수출이 증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경기침체와 노동자계급의 고통이 중국 때문이라는 이들의 선동이 노리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요컨대 한국자본 전체, 특히 대자본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데 반해서, 한국노동자들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고통스럽다. 공동화되는 것은 (산업)자본이 아니라 노동자의 삶이다. 그럼에도 산업공동화를 통해 공멸의식을 불러 일으켜 노동자계급의 대 자본투쟁을 막는 것이 이들의 행태가 초래하는 결과다. 민족주의는 바로 자본의 이런 폭압적 공격을 은폐하고 노동자들의 저항을 다른 곳으로 분출시키려는 물타기에 불과하다. 여기에 한층 더 새로운 물타기가 바로 민주노총이 최근 선언한 ‘한일 FTA(자유무역협정)저지’투쟁이다.

자유무역협정은 자본주의의 확대를 가능케 하며 그리하여 기본적으로는 쌍방의 총자본을 위한 혹은 필수적인 조치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노동자계급을 공격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 상층부는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사수하는 것이 아니라, 한일 FTA저지 투쟁을 선동하면서 한국 산업 지키기 투쟁, 한국 자본 지키기 투쟁으로 전락하고 있다. 한국의 산업이 살아야, 한국자본이 살아야, 한국 노동자가 산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것은 거짓이다. 한일 FTA가 체결된다고 하더라도 한국자본이 죽는 일은 없다. 이 점은 뒤에서 확인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한국자본은 살아도 혹은 더욱 강해져도 한국 노동자들은 죽어가고 있다.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하에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은 FTA 저지가 아니라 자본에 대한 투쟁, 자본의 국가에 대한 투쟁을 할 때에만 그나마 지켜질 수 있다.

한-칠레 FTA저지 투쟁 속에 방치된 농민들의 생존권
현재 한국은 2003년 한칠레 FTA를 체결한 이후에 2005년까지 한일FTA를 체결하고자 한다. 한-칠레 FTA가 보여준 바는,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국내 자본의 이득과 국내 소농민들의 몰락이었다. 이후 진행된 교역상황을 보면, 농산물 부문 그리고 원료부문에서의 12억 7천만 달러로 95% 수입급증이 일어났다. 그리고 수출의 경우 23.2% 증가한 3억 8천900만 달러를 기록하였다. 그런데 이로 인해 발생한 적자는 한국경제, 혹은 한국자본에 불리한 것이 아니라 자본에게는 철저히 유리한 결과다. 우선 농산물의 수입으로 농산물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노동자들의 임금비용을 낮출 수 있으며, 관세없이 동 및 동광 등 원료를 들여옴으로써 원가를 낮추고, 그리고 자동차 및 합성수지 등 수출시장을 확대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에 의해 소농민의 몰락과 대농으로의 집중이라는 재편을 가져오게 됨으로써 장기적으로 농업부문에서의 경쟁력 증대도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이익을 얻는다. 다만 농민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영세소농들의 생존권만이 희생되었고, 이들은 도시의 빈곤층을 형성함으로써 값싼 노동력의 원천이 되어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을 억누르는 실업자군을 형성하였다. 이런 결과는 최소한 도시의 빈곤층이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빠져나가는 것, 즉 귀농의 가능성을 막음으로써 비정규직 노동자로서의 고된 삶을 살아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도록 만들었다. 다시 확인되는 바 한-칠레 FTA는 바로 자본을 위한 노무현정권의 정책이었음에 두 말할 것이 없다. 그리고 자본의 시장 확대를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기도 하였다.

이처럼 한-칠레FTA의 결과, 수많은 과수농가의 몰락 등 대다수 소농민뿐만 아니라 중농의 생존권도 붕괴시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칠레FTA를 저지했어야만 대다수 농민의 생존권을 지켜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한-칠레 FTA 이전이나 이후나 대다수 소농민들의 삶은 이미 훨씬 전에 붕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쌀개방 저지와 무관하게 훨씬 이전부터 대다수 소농민은 빚과 고된 노동과 열악한 생활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실 자유무역 확대와 무관하게 자본주의 경제하에서는 필연적으로 다수의 소농민은 몰락하고 중·대농으로 재편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유럽의 다수 소농민들도 감소하고 소수 대농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분산된 소농민들의 경영은 기계화 등을 배제하는 소규모 경영인데 이것은 생산력 증대를 배제한다. 그런데 기계화 등 대규모 영농에서만 가능한 생산력이 도입됨에 따라 소규모 영세농은 몰락하게 된다. 다수 소농민 자신들 간의 경쟁은 토지가격 상승과 농산물 가격 하락, 그리하여 부채에 의존하는 경영이라는 고통에 빠뜨린다. 따라서 자본주의 틀 내에서 소농민들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는 생각은 생산력을 낮은 수준으로 잡아두려는 보수적인 주장일 뿐만 아니라, 소농민의 열악한 삶을 고착화시키려는 반농민적인 주장이다. 물론 한국 소농민의 몰락의 속도가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른 것은 국가가 주도적으로 수입개방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자본가 정권이 그토록 농산물 수입을 개방하려고 했던 것은 다름 아니라 한국 자본주의의 급속한 발전을 위하여 필수적인 조치였다. 요컨대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그리고 그런 정치체제하에서 소농민의 몰락은 필연적이었다. 따라서 소농민들의 생존권은 농사를 지어도 손해가 날 수 밖에 없는 이 구조적 문제에 대해, 정부가 농가부채 탕감 등 직접 나서서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대정부투쟁을 함으로써만 쟁취될 수 있다. 그리고 농업구조도 협동조합농 등 공동농업으로 개편할 수 있도록 대정부 투쟁을 통해 쟁취해내야만 한다.

따라서 전농 등의 농민단체에서는 단순히 농민들의 삶을 현상유지하겠다는, 그래서 관념적일 수밖에 없는 FTA저지 투쟁이 아니라, (FTA저지와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는) 농민들의 빈곤과 빚 그리고 열악한 삶의 환경을 직접 해결하는 대책을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하여야만 했다. 대다수 소농민들에게는 생존권 사수가 목적이자 전략이어야 하며, FTA저지는 단지 전술적으로 활용되어야만 했다. FTA와 상관없이 현재의 농민은 자신의 삶의 해결을 촉구하는 대정부 투쟁을 벌여야 한다. 생존권 문제 해결 없으면, FTA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 FTA저지는 생존권 사수와는 다른 것이다! 소농민 체제의 대농체제로의 재편은 필연적이지만, 그것이 소농민의 몰락이 모두 한국과 같은 지독히 파괴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유럽의 농민들의 상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요컨대 FTA저지로 생존권을 사수한다는 것은 기만이다.

자본의 자유무역의 확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
- 자본이 주도하고 지배하는 사회의 생산력 발전과정
한-칠레 FTA 자체를 저지함으로써 농민의 생존권을 사수한다는 투쟁은 자본주의 발달과정에서 소농민의 몰락이라는 경제법칙을 무시한 관념적 투쟁이었으며, 그런 관념적인 투쟁의 결과 농민의 생존권을 방기하는 투쟁이었다. 현재 국민경제를 생각하고 산업을 생각한답시고, 한일FTA 자체를 저지하는 투쟁도 이와 마찬가지다. 이 한일 FTA저지투쟁은 역사의 진보를 거스르는 투쟁인데, 왜냐하면 자본 간에 자유무역을 확대하는 것 등은 자본주의 하에서 생산이 확대되고 생산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그 역사 진보라는 생산의 세계적 확대에 대해 그것을 저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본의 공격이라는 파괴적 행위에 대해 반격해야 한다. 그리고 이 투쟁이 관념적인 이유는 자본에게 자유무역에 따라 시장이 상호 확대되는 것, 그리고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해외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은 자본의 필수적 생존조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본주의 하에서 노동운동 진영이 자본 자신들의 이익과 생존을 위해서 추진하는 FTA를 ‘산업(자본)’을 위해서 저지한다는 것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자본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무제한적으로 생산력을 증대시키려 하며 더욱더 축적을 한다. 하지만 국민의 대다수를 이루는 노동자계급에게서 더 많은 이윤을 짜내기 위해 더 적은 임금을 준다. 따라서 일정 시점에 이르러 자본주의 사회는 소비가 부족한 반면에 생산은 넘쳐날 수밖에 없다. 자본은 이 과잉생산에 직면하여 자국시장을 넘어서 해외의 더 큰 시장으로의 진출을 추구하게 만든다. 그리고 과잉생산으로 인한 이윤확보의 어려움에 직면하여 자본은 해고와 노동강도 강화, 임금 삭감을 감행하며, 해외시장의 확보와 해외진출을 하는 것이다. 동시에 과잉생산은 과잉자본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 상태에서는 자본 상호간 죽고 죽이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이 결과 한편으로는 과잉자본의 일부는 도태되어 파산하거나 일부는 인수합병 된다. 이처럼 자본의 생산성 증대는 바로 자본간 경쟁과 파괴의 과정인 동시에 노동자계급을 해고와 비정규직 등으로 몰아가는 파괴적 과정이다. 자본은 이런 파괴적 과정을 수반함으로써만, 과잉생산과 과잉자본을 해소하고, 다시금 생산의 확대를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요컨대 자본주의하에서는 자유무역의 확대는 필수적이며, 또한 자유무역의 확대에 따른 자본간 경쟁의 결과 다수의 자본이 몰락하고, 대자본만이 살아남는 것은 필연적인 과정이다. 노동자계급은 자본주의 내에서 필연적으로 이루어지는 자유무역의 확대를 저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과정에서 자행되는 노동자계급의 생존권 사수투쟁에 집중해야 한다.

한일 FTA : 전체 자본가계급, 특히 대자본의 이익
현재 노무현 정부에 의해서 추진되고 있는 한일FTA에 대해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등은 이것이 한국산업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면서, 한일FTA 자체를 저지하는 투쟁을 11월 중에 열기로 선언했다. 다시 말해 한국 산업자본을 수호하기 위해서 한일FTA를 반대한다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무역의 확대와 자본주의 경제 및 자본주의 정치에 대한 무지에 의거한 반노동자적 투쟁에 다름 아니다. 물론 자유무역확대가 모든 국가의 자본에게 이익을 공평하게 배분하는 것은 아니며, 때에 따라서 어느 경우에는 해당 국가 자본의 막대한 손실을 수반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 자본가계급의 정권이 상호 자발적으로 확대하는 자유무역 확대는 이런 가능성을 기본적으로 배제한다. WTO에 따라 이루어지는 반강제적인 전 세계 자유무역확대의 경우에는 시장과 인구가 적고 1차 생산물 위주인 농업국 등에서 이런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FTA처럼 양자간에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자유무역의 확대는 기본적으로 쌍방 자본의 이익에 근거하는 것이다. 자본가 정권으로서 노무현 정권이 자유무역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은 자본의 축적과 팽창을 돕기 위한 조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 진영에서는 마치 이 개방이 한국산업(자본)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붕괴되고 있는 한국 노동자들의 삶을 지켜내는 것이 아니라, 한국산업(자본)을 지켜내기 위하여 투쟁하자고 나서고 있다.

사실 일본과의 FTA 협상에 대해서는 자본가 집단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으며, 전경련조차 대외적으로 일본과의 FTA 협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기도 하다. 왜냐하면 자유무역협정은 기본적으로 관세를 인하하는 것인데, 현재의 한국이 일본상품에게 매기는 관세가, 일본이 한국상품에 매기는 관세보다 높기 때문이다. 즉 평균적인 관세율은 한국이 2001년 현재 7.9%인데 비해 일본은 2.5%에 불과하다. 한국은 현재 상태에서 관세를 없애면, 일본상품이 한국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많이 생기는데 반해서, 한국상품은 일본에서 가격경쟁력이 그 만큼 증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일본의 대한국 수출은 많이 증가하는 반면, 한국의 대일본 수출은 그 만큼 증가하지 않으므로 대일 적자가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이 많이 높아진 일본 상품이 국내시장점유율을 높임으로써 한국 자본을 압박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자유무역의 확대 속에서 개별자본, 특히 중소자본에게 불리하고 경쟁의 격화로 도산과 대자본으로 인수합병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 과정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필연적일 뿐만 아니라 전체자본과 대자본에게 오히려 확대할 수 있는 유리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진영과 그 연구자들은 한일FTA에 따른 관세철폐로 인해 한국 주력 자본은 망해버린다는 선정적인 선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주력산업이 망하는 일은 절대 없으며, 관세를 많이 인하하는 쪽의 경제가 더 손해라는 것도 잘못이며, 그 손해가 곧바로 해당 자본이 망하는 것으로 사고하는 것은 더욱 잘못이며, 그것이 곧바로 해당 지역 노동자들의 손해라는 것은 더더욱 잘못이다. 물론 직접적으로는 한국의 다수 기업이 일본과의 FTA에 의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부분적으로 잃거나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점은 국책연구소의 발표에도 나타났듯이, 단기간에는 적자의 증대와 ‘후생’(이윤?)의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만일 해당 산업의 주력기업이 망할 것이라고 하면, 중국으로부터의 마늘수입이 국내 마늘농가에 충격을 줄 때와는 달리 보호조치(세이프가드)를 서슴없이 발효시킴으로써 보호할 것이다. 그리고 이보다 앞서 충격을 받을 것 같으면 최대한 관세인하를 미룰 것이며(유예), 이런 점을 감안해서 사전보호조치를 일본에 요구하고 있다. 또 개방에 앞서 농민들에 대한 생색내기 지원과는 달리, 경쟁에서 살아남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이다. 물론 그 비용은 노동자계급의 호주머니에서 털어 와야 하는 일이 필요하긴 하다. 그리고 또 싸게 팔게 됨에 따라 해당 지역 자본 모두가 손해를 본다는 것도 잘못이다. 왜냐하면, 중간부품 혹은 기계설비를 관세 없이 도입하는 자본의 경우에는, 낮은 가격에 구입하는 만큼 이익이 된다. 바로 이런 점은 전경련의 설문조사 결과에도 나타나 있는 바,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관세율 철폐계획에 대한 응답조사 결과 28%가 이를 수용하는 한편, 54.4%의 기업은 관세율 인하시기를 오히려 보다 단축할 것을 요구했다. 총 82.4%의 기업이 사실상 한일 FTA에 따른 관세율 인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에 관세 인하를 유예해야 한다는 기업은 17.6%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리고 대일본시장 개방, 혹은 그 진출과 관련해서 생산규모의 확대와 생산성 증대가 추진됨에 따라 생산의 증대를 초래할 것이다. 완제품의 경우에 일본기업의 관세인하는 국내자본이 결국 제품가격을 인하하도록 하여 자본에 부담이 되지만, 노동자계급을 포함한 민중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물론 자본은 이 이익을 다시금 노동자계급의 임금 삭감을 통해서 찾아오려 할 것이다. 그리고 특히 대일본 시장의 관세철폐는 해외자본이 한국을 일본 진출의 교두보로 삼게 만들 것이다. 한일 FTA는 다른 국가들 모두에 관세율을 인하하는 것이 아니라 한일 양국에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멕시코가 미국 진출의 교두보가 된 것처럼 말이다. 그리하여 한국에 국내외 자본의 설비투자의 증대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한국 노동자들의 고용증대 가능성을 낳을 것이지만, 자본은 오히려 노동강도의 강화와 비정규직 확대 등을 통해 실업 및 반실업자를 양산하려고 들 것이다. 결국 한일 FTA는 한국 주력산업과 자본이 최대의 이익을 향유할 것이며 전체 자본에 이익이 될지언정 주력산업의 붕괴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도산 및 구조조정과 대자본의 공세는 필연적이다. 즉, 민주노동당도 인정하는 바와 같이 미국과 시장통합을 한 멕시코의 경우 무역은 2.5배 증가하였고, 140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였던 것처럼 자본에게는 천국이었지만, 노동자계급에게는 실업과 실질임금 인하를 초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은 말도 안 되는 ‘주력산업붕괴론’에 현혹되어 자본지키기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자본에 대한 공격을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붕괴되는 것은 주력산업이 아니라 대다수 한국 노동자들의 삶일 것이다.

한국 및 일본자본의 노동계급에 대한 연대공격과 민주노총의 자국 자본 지키기
산업연구원 등에서도 한일 FTA체결 이후에 ‘위기에 빠진다’는 자동차산업의 경우 2010년 이후 일본 수입차가 60∼70% 증가함에 따라 한국에서 수입차 비중이 8%에서 1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바뀌는 정도에 그침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자동차산업이 위기에 빠진다고 주장한다. 마찬가지로 현대자동차 노조에서는 한일FTA 체결로 ‘결국, 관세철폐는 자동차, 기계 등 주력산업의 대일 수입만을 촉발시켜, 일본자본에 종속화’될 것이라고 한다. 자동차자본의 2중대가 되어서 현재 한일 FTA저지투쟁의 총알받이로 나서기를 자임하고 있다. 이렇게 노조가 노동자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생존권이 아니라 자본의 생존권을 사수하면서, 대일본 민족주의적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와중에 한국자본과 일본자본은 양국 노동자계급에 대해 연대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2004년 8월 10일 국내 일본인 기업가들(서울재팬클럽)로부터 한국 노동자계급을 죽이는 13가지 요구사항을 받고서 최대한 수용할 것을 다짐했다.

①노사협정 관행시정 ②유급휴가제도,노동시간제도 적정화 ③법정퇴직직금제도 개정 ④일한 사회보장협정 조기시행 ⑤단시간 근로자(파트타임)지침 폐지 등 ⑥파견근로자제도 개정 ⑦노조전임자수 감축, 임금지불 금지 등 ⑧노조의 불법노동행위에 대한 엄정하고 신속한 법적용 ⑨업무도급계약에 의한 기사 포함 레트카 허용 ⑩국가유공자 고용의무의 탄력적 운용 ⑪노사협의회구성 운영 ⑫노동조건의 하방경직성 ⑬정규직 해고조건완화

이런 요구사항이 비단 일본 국적의 자본만이 요구하는 바가 아니라는 점은 노동부가 현재 파견법과 기간제 등 개악을 통해 더욱더 많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을 입법화하고 있음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이런 점은 민주노총의 자료에서도 나타나 있는 바, ‘한일 FTA 산관학 합동보고서’, 즉 한일 자본, 정부, 학계에 따르면 노동쟁의 해결노력 ,무노동 무임금 원칙, 휴가수당에 대한 사용자 의무철폐, 퇴직금 산출 유연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엄격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 등이다. 이는 비단 민주노총 보고서에 언급되어 있는 것처럼 일본자본만이 아니라 한국자본이 FTA를 빌미로 한국 노동자계급을 공격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과 일본자본은 한국 노동자계급을 공격하기 위해서 국제 연대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한국자본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일 FTA저지! 한국 주력 자본수호! 사실 현재 이수호 집행부의 파병반대투쟁이 단지 대(對) 자본투쟁을 회피하려는 뻥투쟁이라고 비판받듯, FTA저지투쟁도 그러하다. 따라서 한국 노동자계급은 자본에 대한 반격투쟁에 물타기하는 이들의 행동에 현혹됨이 없이, 노동법 개악 저지, 비정규직 문제 해결, 후퇴된 노동조건 복구를 위한 공세적 투쟁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FTA에 대한 반대는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서 그리고 자본과 정부를 압박하는 수단에 철저히 복무하도록 배치되어야 한다. 그리고 민족주의의 질곡을 뚫고 일본 노동자계급과 연대해야 할 것이다.

2004-11-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17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