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ꠚ
우리 나라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특징과 쟁점
공공부문 연구팀
이 글은 연구소 공공부문 연구팀에서 최근 논의된 성과를 모아 작성한 글이다. 공공부문 노동운동은 그 영향력과 파급력에 비해 이론적?정책적 연구와 축적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다.
이번 호에 실린 글도 공공부문 연구에 본격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기초작업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다. 공공부문 노동운동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장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1. 공공부문의 정의
우리 나라 공공부문의 등장은 해방 후 미군정이 전체 산업중 85%(적산기업)를 부분적으로 불하하고 나머지는 공기업화 하면서 시작되었다. 특히 60~70년대에는 국가주도 경제정책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기간산업 및 사회간접자본의 공기업화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민간부문에 비해 상당히 열악했던 조건들로 인해 ‘공공부문’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었으며, 현재도 법적으로 정의되어 있지 않다.
‘공공부문’에 대한 규정은 2차 세계대전 후 국가주도의 기간산업이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법률규정이 필요해지면서 1948년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공공부문 국제협약으로 규정되었다.1) 그러나 각국마다 사용자, 담당서비스, 인적 구성의 측면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공공부문에 대한 정의는 각 국가조직이 기반하고 있는 헌법적, 정치적, 사회적 체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노동법상에 ‘공익사업’2)으로 명문화 되어 있다.
최근 ‘공공부문’에 대한 ‘정의’는 접근방법에 따라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진다. 하나는 노사관계적 측면에서 정부가 사용자 역할을 하는 기관이 이에 해당된다. 이때 정부가 사용자 역할을 하는 기관은 넓은 의미로 해석하여 정부가 ‘실질적인’ 사용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모든 기관까지도 공공부문의 범위에 포함된다. 다른 하나는 생산되는 재화 서비스의 ‘공익성’에 주목하여, 정부의 소유기업만이 아니라 ‘공공재’를 생산하는 민간기업도 공공부문에 포함시키는 정의 방식이다. 그러나 후자의 내용은 그 주체(사용자-노동자)가 누군지를 따지기 보다는 그 사업의 성질상 국민의 일상생활에 필수불가결 한 것인지, 아니면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의 여부로 정해진다는 점에서, 정부가 사용자 역할을 하는 부문을 일컫는 ‘공공부문’의 개념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
2. 공공부문의 범주 및 분류
그러나 이러한 두 가지의 정의 구분은 우리 나라의 경우 전자가 후자를 내용적으로 포괄하면서 나타나고 있다. 즉,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기관 만이 아니라 노동법상의 공익사업장 지정을 통해 민간소유의 사업장이나 방위산업체 등에 대해서도 통제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공익사업장을 공공부문으로 포함시킬지의 여부는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최근까지 공공부문의 정의에 따른 범주설정과 분류방식은 박영범 씨의 논문(93년)에 쓰여진 방식을 일반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박영범 씨는 구체적으로 공공부문을 정부의 소유지분 정도에 따라 정부기관, 정부투자기관, 정부출자기관, 재투자기관, 지방공기업, 정부출연 및 특수재단, 사단법인 형태의 공공법인체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분류와 범주설정 방식은 정부의 행정편제 방식에 의한 분류와 범주설정이며 소유지분은 적으나 정부가 ‘실질적으로’ 사용자 역할을 하고 있는 사업장을 포괄해 내지 못한다. 이것을 보완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여기서는 위의 공공부문의 정의에 근거하여, 전일본자치단체노동조합(이하 自治勞)이 정의하고 있는 공공부문노조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일본자치노에서는 공공부문 노조에 대한 정의와 범주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①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이 적용되는 직원(공무원)
② 법률적으로는 민간노동자이나 정부나 자치단체가 출자, 관여하는 공적기관의 종사자
③ 이들 조직의 정규직원이 아닌 임시직, 비상근직원
④ 민간으로 위탁되었거나 민영화된 공적 서비스에 종사하는 직원
이러한 4가지의 범주 중 ①,②,③은 좁은 의미의 공공기관, 즉 현재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범주이다. ④의 경우는 생산재의 ‘공익성’과 정부의 역할이 중첩되어 나타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민간으로 위탁된 사업 중 공적서비스 사업’이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이러한 공적서비스를 ‘공익사업’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공익사업으로 규정된 사업은 민간으로 위탁되어진 사업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민간소유의 사업(예를 들어 버스, 택시 등의 운수부문)이었다는 점에서 일본 자치노의 규정과 차이가 있다. 그리고 ‘민영화된 공적 서비스’ 라는 분류는 아직까지 민영화가 일본에 비해 초보적인 상태이고 민영화되었어도 정부가 다양한 형태의 통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1993년 하반기부터 추진된 공기업개혁계획에 의해 가스공사, 한국통신, 한국중공업이 민영화대상기업으로 지정되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논의되어야 할 과제이다.
결론적으로 일본자치노의 공공부문에 대한 개념분류 중 ④번은 민간소유의 공익사업장과 민영화되어진 사업장을 공공부문으로 포함할 것인지가 논의의 대상으로 남게 된다. 이것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1> 공공부문의 분류 및 범주
공공부문 |
|
정부기관 |
|
|
|
|
|
|
|
|
|
|
공공기관 |
|
공 기 업 |
|
|
정부투자기관 |
|
|
|
|
|
|
|
|
|
|
|
|
|
|
(한국 산업은행,
한국통신 등 |
|
|
|
|
|
|
정부출연기관 |
|
정부출자기관 |
|
|
|
|
|
|
|
민영화 기업 |
|
|
(국민은행, 포철,
서울신문 등) |
|
|
|
정부재정기관 |
|
재투자기관 |
|
|
|
|
|
|
|
|
|
(KBS 제작단,
한국중공업 등) |
|
|
지방공기업 |
|
|
|
|
|
|
|
(지하철공사,
지방의료원 등) |
|
|
민간 소유 공익사업장 |
|
|
|
(택시, 버스, 호유, 농․축․수협의 신용부문 등)
주 : ꠜꠜꠜꠜ (점선) : 포함여부 논의 대상
이러한 공공부문에 대한 정의와 범주 및 분류 방식은 향후 논의되어질 조직발전 방향과 연계되어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공공부문노동조합이 대정부 직접교섭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다면 이때의 관건은 노동조합의 교섭창구를 어떻게 집중시키고 단일화하느냐에 있으며, 이 문제는 결국 조직발전 전망과 바로 연결된다.
조직이론적 입장에서 공공부문의 개념규정이 ‘다중적 정의와 다중적 체계’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사적부문과 달리 공공부문을 구성하는 업종의 다양성에 비추어 보아 합당한 방식이다. 특히 조직구성의 동질성이 단순히 공공부문이라는 외피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동질성, 사용자의 동질성, 공동투쟁의 경험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면 위의 정의와 범주분류 방식을 단순히 공공부문의 외연을 확장시키려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혼재되어진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다양한 정의와 다양한 체계’를 정비해 나가는 데 있어 필수적으로 검토되어져야 할 전제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결국 향후 공공부문 노동조합의 조직구조가 사적부문과 공공부문이 혼재되어 동종 업종별로 조직되어지든, 공공부문 단일조직으로 조직되어지든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공동투쟁 속에서 공공부문의 틀을 어떠한 공동의 이해로 묶어세울 수 있느냐 하는 점에 달려 있다.
3. 공공부문의 법과 제도
최근 노사관계 전반에 관한 정부의 조처가 곧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 매스컴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또한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국제노동기구(ILO) 이사국 진출 추진에 따른 국제적 압력, 9년 여에 걸친 노동자의 강력한 노동악법 철폐투쟁, ‘노동력의 유연한 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 자본의 요구 등을 배경으로 현재의 노동법 개정에 착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노동자들이 주장해 온 악법개정을 어느 정도 개혁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법개정 방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으며, 더구나 공공부문과 관련해서는 첨예한 대립(공무원, 교사의 단결권 등)이 예상되고 있다.
공공부문의 노사관계에서 법과 제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사용자인 정부와 본질적으로 고용-피고용의 관계에 놓여있는 공공부문 노동자를 ‘공익성’을 근거로 하는 법과 제도로 각종의 규제와 통제를 정당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공공부문 노사관계를 규정하는 일반법은 없고, 헌법의 노동권보장에 관한 기본규정에 따라 노동조합법, 노동쟁의조정법,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등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1) 단결권
우리 나라 공무원에 대한 단결권은 법률적으로는 국가공무원법 제66조 ‘공무원은 노동운동 기타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적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예외로 한다’고 하여 일반 공무원의 단결권을 박탈하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외하고는 공무원의 단결권이 부인3)되고 있으며, 노무에 종사하는 자라 하더라도 공무원 복무규정 제28조에 의해 서무, 인사 및 기밀업무에 종사하는 자, 경리 및 물품 출납 사무에 종사하는 자, 노무자의 감독사무에 종사하는 자, 보안업무 규정에 의한 보안목표 시설의 경비업무에 종사하는 자, 승용 자동차의 운전에 종사하는 자는 또 다시 단결권이 부인되고 있다. 결국 단결권을 갖는 공무원은 위의 각호에 해당되지 않는 체신부, 전매청 및 철도청 소속의 현업기관과 국립의료원의 작업현장에서 노무에 종사하는 기능직 공무원 및 고용직 공무원뿐이며, 이는 사실상 공무원의 단결권을 박탈하는 것이다.4)
반면 ILO조약 제87조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조약’을 보면 ‘근로자나 사용자는 어떠한 차별도 없이 사전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스스로 선택하여 단체를 설립하고 그 단체의 규약에 따를 것만을 조건으로 하여 그 단체에 가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2조). 군대 및 경찰은 국내법령으로 정한다(9조).’고 하여 거의 모든 공무원의 단결권을 인정하고 있다.
최근 김영삼정부의 신노사관계 구상과 맞물려 한국노동연구원과 현대리서치가 공동으로 조사한 ‘노사관계에 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무원의 노조활동에 대해서는 찬성이 43.7%, 교사의 노조활동에 대해서는 찬성이 46.1%로 나타나 과거에 비해 찬성하는 의견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공부문에 종사한다는 이유만으로 단결권이 거부되어야 한다는 이데올로기는 이제 더 이상 자리할 곳이 없어진 것이다. 이것은 공무원과 교사도 노동자이고 노동자라면 마땅히 단결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대다수 국민이 인정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동시에 공무원과 교사들의 기본적인 권리보장을 통해서만이 보다 나은 교육과 공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국민적 공감이기도 하다. 즉, 공무원과 교사의 단결권은 일반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고용안정과 임금안정 등 제반 근로조건을 향상시키기 위한 신성한 권리일뿐 아니라 국민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노동자의 권리신장, 정부기관 비리에 대한 감시 기능, 안정된 노동조건을 통한 양질의 서비스 등은 노동조합이라는 집단적 주체의 형성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2) 단체교섭권
우리 나라는 원칙적으로 공무원의 단체교섭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공무원은 단순히 정부에 청원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5) 공무원의 경우 일반적으로 단체교섭권에 포함되어 있는 협약체결권을 인정하지 않는데, 이는 공무원의 급여 및 기타 노동조건이나 예산의 결정권이 법률, 또는 국회에서 의결되기 때문이다.
정부투자기관, 정부출연기관 노조의 단체교섭권은 87년 헌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상당한 법률적 제약을 받았으나6) 87년 개정된 헌법에 의해 주요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제외한, 여타의 노동자는 단체교섭권이 허용되었다. 그러나 단체교섭이 법률적으로 허용되었지만 실제로는 큰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① 단체교섭권의 이중적 제약
단체교섭권에 대한 제약은 첫째, 정부의 예․결산 지침을 통한 직․간접적인 임금교섭의 제한과 둘째, 이사회 제도를 통한 제약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정부투자기관의 경우 임금은, 재정경제원 장관의 지침에 따라 경영평가위원회에서 예산편성에 관한 공동지침을 작성하고 각 기관의 경영실적을 평가하여 결정되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결정된 임금과 예산은 노사간의 임금협상이 없어도 이사회의 의결로 확정되도록 되어 있다. 더군다나 이사에 대한 임면권이 정부에 있고, 이사회의 심의․의결이 정부의 정책에 의해 통제받고 있으며, 예산이 확정되거나 변경될 시에는 정부투자기관의 사장은 지체없이 그 내용을 재정경제원 장관과 주무부 장관 및 감사원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정부출연기관의 경우도 그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정부출연기관에 대한 임금편성 역시 합리적인 절차와 근거가 무시된 채 예산편성 지침 및 예산집행 지침이 모두 재정경제원에서 직접 작성하여 예산 편성, 집행 및 임금교섭의 기초로 제공되고 있는데, 이미 국회에서 의결된 예산을 기업내에서 다시 교섭함으로써 경우에 따라서는 편법 내지 변칙인상의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정부투자기관이나 정부출연기관의 임금교섭과정은 결국, 임금의 결정이 정부당국의 일방적 판단에 의해 이루어짐으로써 임금결정에 대한 개별기관의 교섭권한이 사실상 박탈당하게 되고, 이는 개별기관 경영진의 권한과 책임을 제약해 교섭과정에서 결정된 사항이 유보 또는 부정되는 경우를 나타내기도 한다. 해마다 열리는 협상테이블에서 교섭의 맞상대인 기관장들이 예산확정에 대한 문제를 재정경제원의 책임으로 전가하며 스스로 임금협상의 당사자임을 포기하는 모습이나, 93년 한국전력의 ‘퇴직금반환’ 요구투쟁의 경우 노․사간의 교섭과정에서 합의사항으로 결정났음에도 불구하고 경제기획원(현 재정경제원)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협상이 결렬된 사건 등은 바로 공공부문에서 사용자의 대표성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7)8)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한국통신 투쟁을 계기로 표면화되기 시작한 노동조합 전임자 축소문제는 공공부문에 대한 개혁 또는 경영합리화라는 명분으로 단협사항인 전임자의 문제마저도 강제하는 등 단체교섭권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있다.
② 단체교섭을 둘러싼 논의
공공부문의 단체교섭을 둘러싼 노동계 안팍의 논의과정은, 단체교섭의 주요측면인 임금결정방식과 교섭구조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논의의 흐름은 그동안의 공공부문 노사관계의 교섭경험과 맞물려 크게 ‘책임자율경영하의 자율교섭’과 ‘대정부 직접․공동교섭’ 그리고 ‘제3의 중립기관을 통한 결정방식’으로 나누어 진다.
최근에는 자율교섭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계나 노동계 내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첫째, 기업간 지불능력의 격차(독점과 비독점 사업간, 성장산업과 사양산업간 등)와 교섭능력의 차이로 임금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점. 둘째, 기업별로 진행되는 교섭의 한계로 공공부문 노조간의 연대가 저하될 것이라는 점. 셋째, 기업간에 격심한 임금인상 눈치보기로 교섭이 지연되어 결국 교섭구조를 기업별체계로 공고화시킬 것이라는 점. 네째, 자율교섭과 함께 자율경영이 얘기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자율경영은 책임경영이 아니라 오히려 규제를 강화한 것이거나, 공공부문을 민영화시키는 논리로 연결되어 왔다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후에도 예산규제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직․간접적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은 ‘자율교섭’이 가지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단체교섭을 유명무실화 시킬것이라는 예상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정부 직접․공동교섭’도 난관이 있다. 이 해결방안 또한 구체적인 교섭으로 들어가면 다소 복잡한 문제를 노정하고 있는데, 첫째, 노조측 교섭단위와 교섭능력의 문제이다. 사용자 대표인 정부에 대응할 공공부문노조의 단일한 조직을 결성하는 문제와 단일한 조직에 참여하는 다양한 조직간의 공동교섭에 대한 경험의 부재. 둘째, 기업간 임금격차에 대한 해소가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정부 직접․공동교섭’에서는 개별기업의 임금요구를 교섭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요구, 전년도 임금인상율,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하여 1차적으로 임금인상에 대한 커다란 범주가 양대표자간의 단체교섭을 통해 확정되어질 것이다. 그 후 그 범위를 기준으로 공공부문 개별기업별로 실정에 맞게 보충교섭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각 단위별 지불능력과 교섭능력의 차이에 따라 여전히 임금격차가 일정정도 벌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셋째, 사용자이기를 완강히 거부하는 정부를 공공부문의 사용자로 직접 나서게 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그리고 노동자의 요구에 의해 정부가 직접 교섭당사자로 나서더라도 ‘노동의 좋은 고용주’로 나타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일례로 정부는 지난 95년 10월 ‘96년도 공통지침’과 함께 「정부투자기관관리제도개선방안」을 이례적으로 발표하였다. 내용은 ①임금인상치침이 폐지 될 경우 경제적 효율을 무시하고 높은 임금수준을 유지할 가능성 ②임금타결에 많은 시간소요 ③기관별 지불능력의 차이에 따라 임금격차가 확대될 가능성 ④투자기관장 단독으로 임금인상 압력을 통제할 수단이 없는 실정 등을 이유로 임금가이드라인 정책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면서 단체교섭 방식이 아니라 임금결정주의에 입각하여 공공부문 임금을 결정할 것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또한 이것의 연장으로 일본의 인사원제도를 적극 수렴하여 공공부문의 단체교섭을 중립적 전문가기구를 통해 중재하거나 권고하는 공공부문노사관계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은 향후 공공부문 노조의 단체교섭을 유명무실화 시킬 수 있으며, 노동조합의 존립자체도 부정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대정부 직접․공동교섭’에도 이러한 장애요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정부정책의 기조가 임금가이드라인이나 공공부문노조 전체에 대한 탄압으로 현실화되고 있고, 공공부문의 임금가이드라인 정책은 개별적인 단체교섭 자체를 무력화시킨다는 점에서 ‘대정부 직접․공동교섭’은 당연한 요구라 하겠다.
‘제3의 중립기관을 통한 결정방식’은 원만한 교섭을 위해 중립적 공익기관의 조정이나 중재를 받는 것을 의미하거나, 일본의 경우처럼 공공부문 임금인상율을 처음부터 제3의 기관이 권고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러나 서구의 중재제도가 노동자측 의견을 대부분 반영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에 비해 우리 나라에서는 노동자의 요구에 반하는 결정을 내려온 역사적 경험이 있다. 때문에 공익기관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을 감안한다면 이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는 어렵다.
3) 단체행동권
단채행동권은 헌법상 기본권의 하나이다. 단체행동권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이 무의미해진다는 점에서 사회경제적으로 약자인 노동자가 반드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생존권적 권리인 것이다. 단체행동권에 대한 일반의 우려와는 달리 노사간 이익분쟁을 둘러싼 단체행동은 이익분쟁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수단으로 헌법에서는 물론 국제법에 의해서도 확고한 합법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현행 헌법에는 공무원의 경우 단체행동권을 금지하고 있다. 87년 개정된 노동쟁의조정법에서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방위산업체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하여 지정된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노동운동이 금지된 일반공무원 뿐만아니라 노동운동이 허용된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공무원의 신분없이 정부기관에 고용된 자까지도 단체행동권을 박탈하고 있다.
공무원을 제외한 공공부문에서는 공익사업장을 제외하고 단체행동권이 허용되고 있다. 공익사업의 범위는 정치변화에 따른 노동법개정 때마다 계속 확대되는 경향을 보여오다 87년 노동법개정 당시 현재의 수준으로 축소되었으나 여전히 그 범위는 외국의 경우에 비해 광범위하다. 현재 공익사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노동조합원만도 53만명이 넘어 전체 조합원수의 1/3이나 된다.
<표2> 공익사업체 노동조합수 및 노동조합원수 (93년말 현재)
분 류 |
소 속 노 조 |
조합 수 |
조합원 수 |
공공운수 |
택시노련, 자동차노련, 철도,
지하철, 서울지하철,부산교통공단 |
1,980개 |
267,756명 |
수도, 전기,
가스, 정유 |
전기안전, 전력노조, 쌍용정유
가스공사, 수인가스, 호유, 유공, |
7개 |
33,670명 |
공중위생 및 의료사업 |
|
144개 |
53,085명 |
은 행 |
농?축?수협의 신용부문포함 |
80여개 |
약 12만명 |
방송, 통신 |
한국통신 등 |
21개 |
57,000명 |
총 계 |
|
2,232(31,2%) |
531,511(31.8%) |
전국 노조 |
|
7,147개 |
1,667,373명 |
자료 : 노동부, 「전국노동조합 조직현황」,참고
( )의 수치는 전국노조수 및 조합원수에 대한 비중
공익사업의 단체행동권에 대한 법적 규제는 노동쟁의조정법 내에 직권중재와 긴급조정을 두어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
노동쟁의조정법 제30조에 의해 직권중재는 강제중재가 인정되지 않는 일반사업의 경우와 달리 공익사업에서는 관할 행정관청의 요구나 노동위원회의 직권으로 강제중재에 회부된다. 강제중재에 회부되면 그날로부터 15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된다. 따라서 공익사업의 경우 쟁의발생을 결의하고서도 냉각기간 15일을 합쳐 최소한 30일간 쟁의가 금지되는 셈이다. 결국 공익사업장에서의 노동쟁의는 헌법에 보장되어진 단체행동권이 원천적으로 부정되는 것이다. 노동쟁의조정법 제40조 제1항의 긴급조정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거나 그 성질이 특별한 것으로서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할 때 쟁의당사자의 의사를 묻지 아니하고 노동부 장관이 직권으로 긴급조정에 회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공익사업에 대해서는 직권중재에 회부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조항의 실효성은 일반사업에서의 중대쟁의에 국한된다. 지금까지 긴급조정은 세차례(69년 조선공사쟁의, 93년 현대자동차쟁의, 95년 현대중공업)발동된 바 있다.
이상의 두가지의 독소조항으로 단체행동권을 사실상 부정하게 되어 단체교섭과 단결권마저도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공공복리를 위한 공익사업의 지정이 결코 친사용자적인 것이 아니라 대다수 국민의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공익사업에 대해서는 긴급조정에 의한 강제중재가 가능하므로 최소한 직권중재제도는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 하다.
공익사업의 파업권에 대한 국제노동기구(ILO)의 조약이나 권고는 아직까지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공익사업이라는 용어대신 보다 엄격한 의미로 필수서비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결사위원회는 필수서비스를 ‘그 중단이 인구의 전부 또는 일부의 생명, 개인의 안전 또는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는 서비스’로 정의하고 있다. 아직까지 필수서비스의 범주에 대해 확립된 기준은 없으나, 조폐, 정부간행물 인쇄업, 주류, 소금, 담배 등 국가전매업, 석유산업, 식료품 유통업, 항공기 수리업, 은행, 교육, 금속산업, 광업, 일반운수업, 도시수송업, 농업, 일반 부두하역, 라디오 및 텔레비젼 사업에 대해서는 필수서비스가 아니라는 판정이 내려진 바 있다. 그리고 외국언론에서 보도되어지는 경찰의 파업행위에 비추어 보았을때 우리 나라의 공익사업은 엄격한 의미에서 필수서비스에 해당되지 않는 사업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 범주가 지나치게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참고자료 >>
이원희, 「공공부문 노동쟁의에 대한 연구」 산업노동학회 창립기념학술발표회 자료, P24
P.B.Beaumont, Public sector industrial relations. London and New York, 92, p10
공공부문노동조합 대표자회의 자료집, P21
안용식, 오성호, 「정부투자기관의 단체협약에 관한 고찰」,ꡔ연세논총ꡕ, 89, P166
임종률, 「쟁위행위의 정당성의 한계」, ꡔ노사관계논총ꡕ, 91, P40
곽노현, 「공익사업에 대한 직권중재 및 긴급조정제도에 대한 법리적검토」,ꡔ제4차 민주노총정책토론회집ꡕ, 95
Tiziano Treu et al, Public Service Labor Relation : Trends and Future Prospect, 87
1) ILO의 규약에도 공공부문에 대한 명확한 개념규정은 없다. 다만 151호 협약 제 1절 적용범위 및 정의 제 2조에서 '공공부문근로자'라 함은 제 1조에 따라 이 협약의 적용을 받는 모든 근로자라고 지적하나, 제 1조의 내용 중 2항은 정책결정 또는 관리에 관계하고 있다고 통상적으로 생각되는 고위직에 있는 근로자 또는 고도의 기밀적인 성질의 임무를 가진 근로자에 관하여 이 협약에서 규정하는 보장을 (구체적으로)적용하는 범위는 국내법령에서 정한다는 명문규정 이외에는 없다. 따라서 공공부문의 개념과 그 적용범위는 각국의 정치관계, 노사관계 등의 영향에 의해서 결정되어진다.
2) 현행 노동법(노동쟁의조정법 제 4조)에서 규정하는 공익사업은 다음과 같다. ①공중운수사업 ②수도,전기,가스 및 정유사업 ③공중위생 및 의료사업 ④은행사업 ⑤방송, 통신사업으로서 공중의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아니되거나, 그 업무의 정지 또는 폐지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사업으로 쟁의시 직권중재와 긴급조정의 대상이 된다.
3) 1989년 2월 당시 ‘여소야대’국회는 6급 이하 공무원에게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노동조합법개정안을 통과시켰으나 대통령의 거부권행사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4) 1953년의 노동조합법은 ‘현역군인, 군속, 경찰관리, 형무관리와 소방관리’에게만 노조결성권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1961년 군사쿠테타 이후 현행과 같이 개악되었다.
5) 이들의 임금결정은 재경원과 총무처가 합의하여 일방적으로 결정하게 되어 있다. 물론 공무원 보수조정위원회를 구성하여 공무원 및 관계전문가의 검토를 거치도록 되어 있으나 명목에 불과한 것이고, 최근에는 거의 소집되지 않은 채 총무처의 명령(대통령령)만으로 공무원의 임금이 결정된다.
6) 舊헌법 31조 1항에는 노동자의 노동3권을 인정 하고 있지만, 3항에서 ‘국가․지방자치단체․공익사업체 또는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를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공공부문의 노조활동에 제약을 가하였다. 이 조항은 노조설립에도 큰 제약이 될 수 있는데,왜냐하면 단체행동권이 제한된 노조는 사용자와의 단체교섭에서 그 주장을 관철시키는데 한계를 가지게 되어 노조의 의의가 그만큼 축소되기 때문이다.
7)사용자 대표성의 문제는 공공부문노동조합운동에서 중요한 문제다. 지하철의 경우, 92년도 ‘합의각서’ 이행투쟁에서 각서에 대한 서명을 서울시장의 자필로 할 것을 둘러싸고 시비가 있었으며, 93년 3월 한국개발연구원 등 17개 정부출연기관노조들이 당시 이경식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한 것은 공공부문에서 사용자 대표성의 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내보여주고 있다.
8) 경제기획원 장관을 상대로 한 구제신청의 법적근거는 다음과 같다.
8) 경제기획원 장관을 상대로 한 구제신청의 법적근거는 다음과 같다.
현행 노동조합법 제 5조는 사용자의 범주에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해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포함시키고 있으며, 또 33조에는 ‘사용자단체’를 ‘사용자에 대하여 조정 또는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단체’로 규정해 놓고 있어 경제기획원 장관을 상대로 한 교섭요청은 법률적으로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노조는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는 정당한 이유없이 교섭을 거부할 수 없다’는 노동조합법 제 33조를 들어 중앙노동위에 기획원과 장관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출한 것이다.(한겨레신문,93.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