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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이하 사업장 근기법,산재보상보험법 적용투쟁 경과와 과제

현장에서 미래를  제10호
정순재

특집 3

상반기 투쟁과제를 점검한다(3)

4인 이하 사업장
근로기준법, 산재보상보험법 적용투쟁 경과와 과제


정 순 재 (서울지역인쇄노동조합 위원장,
「근로기준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전면 적용을 위한 지역노조연대회의」 대표)


95년 2월, 5개 지역노조(인쇄, 청계, 동부금속, 치기공, 제화)가 모여 지역노조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해 영세 사업장 문제를 논의하면서 지역노조 연대회의를 구성하였다. 그 첫번째 사업으로 4인 이하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과 산업재해 보상 보험법을 적용시키기로 결의하였고 95년 한해동안 지역노조 모든 역량을 이 부분에 투입하였다. 조합원들 교육부터 시작해서 대국민 선전전, 집회 장소마다 찾아 다니면서 근기법 적용의 정당성을 알려내었고 노동부 앞 항의집회, 국회청원, 대국민 서명운동,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조성에 힘쓴 결과 민주노총에서 4인 이하 사업장 문제를 공식 사업으로 확정하면서 96년도의 본격적인 투쟁이 시작되었다.

1. 4인 이하 사업장 96년 투쟁의 경과와 문제

95년 한해는 지역노조 연대회의 차원에서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직접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투쟁했다면 96년도는 노동자의 전국적 구심체인 민주노총에서 영세사업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조직강화 위원회를 설치하고 중소사업장 대책위를 구성한 것은 우리나라의 800만 미조직 노동자가 중소 사업장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건설된 지 몆 개월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화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민주노총에서는 지역노조 연대회의에서 진행해 왔던 4인 이하 사업장 근로기준법, 산업재해 보상 보험법 적용 투쟁을 받아 안으면서 이것을 토대로 이후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화하는 계기로 삼기로 하였다.
민주노총에서는 4인 이하 사업장 문제를 받아 안으면서 민주노총이 이 사업을 주도하고 사회적인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19개 사회, 시민, 노동 단체에 공동대책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하여 2월 27일 대책위를 구성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노동부의 조속한 법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하였다. 이후 공대위에 참여하는 각 단체에서는 실무자를 파견하여 집행체계를 구성하여 3월 6일, 3월 17일 두 차례에 걸친 종묘공원에서 대국민 캠페인, 4차례에 걸친 신도림역, 을지로, 청계천, 성수동의 영세사업장 밀집지역에서 현장 선전전을 진행하였고 추적 60분 방영을 통해 전국적으로 4인 이하 사업장 문제를 알려 내었다.
또한 노동부를 방문하여 조속한 법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노동부에서는 공대위에서 요구한 산업재해 보상 보험법과 근로기준법 (근로시간, 임금, 퇴직금, 휴일, 시간외, 야간 및 휴일근로, 월차휴가, 연차휴가, 산전산후휴가) 시행령 개정에 대해 전부 수용할 수 없으며 제조업에 대해 산재와 임금, 퇴직금 조항만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노동부의 이러한 입장은 영세사업주들의 반발, 서비스업 계통의 구멍가게 같은 곳에서는 임금대장 관리가 힘들다는 것과 근로감독관이 부족하다는 것을그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그 근거가 매우 부족할 뿐만 아니라 사업주 입장에서만의 논리다. 이러한 노동부의 움직임에 대해 공대위에서는 즉각적인 노동부 장관 고발과 함께 이후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4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실태가 전무한 상황에서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4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파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진행 경과에서도 보여지듯이 지금까지의 사업이 95년 지역노조 연대회의에서 진행해 왔던 사업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캠페인 위주로 진행되었다.
이렇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공대위에 참여하는 단체에 연구단체가 많아 실제 움직임이 용이하지 않고 민주노총 중소 사업장 대책위가 각 연맹 단위에서 실무자를 파견하여 구성하도록 되어 있는데 연맹들이 정비되지 않아 실무자 파견이 어려워 중소 사업장 대책위가 튼튼하게 굴러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노조 연대회의조차도 연대회의 사업이 공대위와 겹치면서 자기 중심을 세워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때문에 더욱 강력한 투쟁으로 노동부를 압박하지 못함으로써 노동부의 입장이 4인 이하 사업장 문제에서도 차별화 정책으로 나타나게 하고 있다.

2. 4인 이하 사업장 투쟁의 성과

그러나 앞에서 지적한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의 성과는 있다. 우선 영세 사업장 및 4인 이하 사업장 문제가 노동운동 내부와 사회적으로 부각되어지고 있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대규모 사업장의 문제로 인하여 작은 사업장의 문제가 묻혀 있었지만 이제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작은 단체에 이르기까지, 심지어는 한국노총까지도 영세 사업장 문제, 특히 4인 이하 사업장 문제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매우 긍적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전체 노동자의 13% 수준에 머물러 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노동조합으로 대부분이 조직되어 있고 나머지 중소 사업장은 노동조합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중소 사업장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앞으로의 노동운동에 매우 중요한 지점이 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관심을 어떻게 모아내고 어떤 과정을 통해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화해 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민주노총에서는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의 출발을 4인 이하 사업장 문제 해결로 시작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향을 잡아가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 문제는 지금부터의 과제가 될 듯하다.

3. 앞으로의 과제

4인 이하 사업장 시행령 개정 투쟁은 노동부의 입장에서도 보여지듯이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듯 하다. 이제 남은 문제는 법 적용 내용에 공대위의 요구안을 어떻게 관철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다. 노동부의 입장으로 볼 때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면서 제3자 개입금지, 복수노조 금지 조항과 연계시키려는 음모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캠페인 위주의 사업은 더 이상 노동부에 압력 수단이 되지 못할 것 같다. 이제 민주노총 중소사업장 대책위를 빨리 정비하여 좀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그러나 중소사업장 대책위를 현재의 틀로서 재정비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이유는 현재 연맹 단위에서 실무자를 파견하여 구성하게 되어 있는데 이렇게 재정비할 경우 여전히 발빠른 실천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영세사업장 노동자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역노조를 중소 사업장 대책위에 모두 참여시켜야 할 것이다. 이럴 경우 크게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첫째, 현재 진행중인 4인 이하 사업장 투쟁을 좀더 힘있게 전국적으로 전개해 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지역노조 연대회의가 실천동력이었지만 전국에 있는 지역노조가 대책위에 결합하게 되면 서울에서만 벌어지던 투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고 노동부에 좀더 공세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800만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화하는 틀을 갖추는 것이다. 산업별 노조가 아닌 우리나라에서는 지역노조가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하기에는 가장 용이한 틀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지역노조는 기업별 노조와 달리 사업장에 구애받지 않고 노동자를 조직할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의 경험 속에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함께 논의하고 실천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연맹 단위의 실무자도 결합해야 한다. 지역노조는 각 연맹별로 골고루 소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의 중소사업장 대책위를 강화함과 아울러 노동운동진영 내부에 영세사업장 문제, 4인 이하 사업장 문제의 중요성을 알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각 연맹 단위에서 4인 이하 사업장 문제를 인식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천에 있어서는 움직임이 매우 저조하다. 이러한 이유는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4인 이하 사업장 문제보다는 산적한 다른 문제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4인 이하 사업장 문제, 영세사업장 문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앞서 지적했지만 노동조합 조직률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그리고 대부분의 미조직 노동자들이 중소 사업장에서 종사한다는 점에서 영세사업장 문제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제 남은 문제는 4인 이하 사업장 투쟁을 어떻게 승리하는 싸움으로 만들 것인가와 이 싸움을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로 연결시켜 낼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것은 민주노총 중소사업장 대책위를 강화함과 아울러 각 연맹 단위에서 얼마나 이 투쟁에 적극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따라서 결정될 수 있다. 이제 4인 이하 사업장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으로 만들기 위해 좀더 공세적인 투쟁을 전개할 때이다. 한/노/정/연

1996-04-20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1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