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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간절한 절규 "살고 싶다!"
 노동자민중세상 - 투쟁

현장에서 미래를  제116호
이유철

노동자민중세상: 투쟁


하이닉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간절한 절규: ‘살고 싶다!’


이유철 / 학생


우리 조합원들 그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내 한 목숨 던져 평화적 해결을 맛볼 수 있다면 참으로 마음 편히 갈 수...... 사랑하는 제현아, 하은아. 늘 하나님 앞에 바른 삶을 살기 바란다. 늘 엄한 모습으로 야단 쳤던 아빠 용서하고, 엄마 말씀 잘 들어라. 여보 당신에겐 참으로 미안하구려......
- 하이닉스 매그너칩 비정규직 지회 비정규직 노동자 동지의 유서 중


지난 1월 19일에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하이닉스 매그너칩 본사가 위치해 있는 본사에서 노숙 농성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하이닉스 매그너칩 비정규지회 동지들을 찾아갔다. 농성 8일차인 이날 농성장 앞에는 이미 배치되어있는 전의경 버스 3대가 대기 중에 있었고 약 10여 명의 용역 깡패가 동지들의 농성장을 향해 서 있었다.

우락부락한 용역깡패를 마주보고 있는 농성장은 거대한 자본의 삭막한 빌딩 처마 밑에 겨우 친 비닐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 안에는 일주일이 넘긴 투쟁에 많이 지친 듯 조합원들은 모두 침낭 안에 누워있었다. 하이닉스 매그너칩 비정규직지회 오병웅 부지회장은 “지난 농성 동안 많은 조합원들이 감기로 고생하고 있다”고 말하며 농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매일 찾아와서 우리 조합원들을 진료해주는 한노보연동지들이 있어 다행이고 한노보연 동지들께 감사하다”며 상경 투쟁 중 연대해주는 동지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하이닉스 매그너칩 비정규직 투쟁은 전형적인 비정규직 투쟁이다. 이미 ‘비정규직 철폐’ ‘불법 파견 분쇄’ ‘원직 복직 쟁취’를 요구하며 투쟁을 진행한지 1년하고 4개월이 다 되었다. 그동안 지난 노동절 때와 같이 온몸을 던지는 투쟁부터 최근 하이닉스-매그나칩 문제 해결을 위해 충북범도민대책위원회(이하 범도민대책위)를 구성해서 종교, 시민단체, 사회단체 학계 등 범지역적 차원으로 연대를 조직하는 투쟁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측은 묵묵부답이다.

얼마 전에는 한국노총, 충북 도청, 지방노동위원회, 경총과 범도민대책위가 참여한 충청북도 노사정협의회에서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하이닉스 사측에게 즉각 성실한 교섭을 하라고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사측은 무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오병웅 부지회장은 “경총도 동의하고 있는데 하이닉스 사측이 무시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법률 부장인 양순직 부장은 “1년 4개월이 넘는 투쟁 가운데 많은 조합원들이 극빈층으로 전락했다. 영양실조에 걸린 조합원도 있다”며 “하루빨리 해결되어 직장에 돌아가는 것만을 원하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1년 이상의 투쟁으로 많은 조합원들이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수의 조합원들은 모두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으며 최근에는 밥을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려 응급실에 실려 가는 사태까지도 벌어졌다고 한다. 1년 4개월이나 되는 장기간의 투쟁으로 극빈층으로 전락해버린 조합원들. 더 이상의 방치는 이제, 죽음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상경 투쟁 6일째 되던 날인 1월 16일에는 투쟁 유서까지 작성했다. 조합원 100명의 유서에는 ‘죽지 않게 도와 달라’ ‘여보, 미안해’ ‘애들아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일자리로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빼곡이 적혀 있었다. 어느새 ‘비정규직 철폐’와 ‘원직 복직’에서 ‘살고 싶다!’는 말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노-사 관계 로드맵과 비정규직 보호 법안으로 인한 국회와 노동계, 그리고 진보운동 내부의 갈등이 심하다. 단병호 의원의 양보안, 그리고 대치동의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누워있는 하이닉스 비정규직 노동자. 과연 어떠한 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일까? 절벽 끝에 서있는 노동자들과 이 손을 붙잡는 척하는 지도부의 모습 속에서 과연 노동자가 하나인가? 지금은 노동자간의 끈끈한 동지애와 연대만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적 합의주의와의 단절! 절충주의와의 단절! 단절의 시작으로부터 노동자의 희망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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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병웅 부지회장과 양순직 법률부장

사진: 왼쪽부터 오병웅 부지회장, 양순직 법률부장


질문: 상경 8일차 이다. 많이 힘들지 않은가?
양 법률부장: 다들 감기에 걸려 고생중이다. 하지만 감기가 우리의 투쟁을 막을 수는 없다. 연대 오는 동지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연대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반드시 원직복직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다.

질문: 상경 투쟁 중에 있는데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양 법률부장: 침체되어 있다. 그리고 조합원들은 많이 예민하다. 서로 위로하며 끝까지 투쟁할 예정이다. 만약에 해결이 안 될 경우 극단적 행동을 할지 모른다. 노조간부들도 걱정이되 조합원들을 주시하고 있다. 빠른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질문: 최근 범도민대책위가 구성이 되었다.
오 부지회장: 그렇다.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학계,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하이닉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농성을 하는 우리를 보고 생존권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느껴 자발적으로 조직된 단체이다. 단지 노동조합만의 투쟁이 아닌 범지역적 차원의 투쟁이 되었다. 얼마 전에 충청북도노사정협의회에서도 성실교섭, 평화적 해결이라는 공동 성명 채택에 큰 힘이 되었다.

질문: 충북노사정협의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무엇인가?
오 부지회장: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바란다는 내용이다. 첫째로는 과격시위 자제, 민, 형사상 절차 취하,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다. 하지만 노사정협의회에 있는 경총도 조속한 대화를 이야기하고 있으나 하이닉스는 말을 듣고 있지 않다. 답답하다….

질문: 지회장님이 구속되었다. 근황은 어떠한가?
양 법률부장: 12월 26일부터 하이닉스 문제 해결을 위한 무기한 옥중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난방이 안 되는 등 열악한 공간에서 무기한 단식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었다. 그래서 얼마 전에 단식을 중단했고 지금은 병동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질문: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
오 부지회장: 1년이 넘는 투쟁으로 인해 많이 지친것은 사실이다. 상경 투쟁 중 반드시 해결할 것이다. 일단은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대화를 통한 해결의 물꼬를 틀 것이다. 하지만 사측이 계속 거부한다면 극렬한 저항을 할 것이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그 때 부터는 목숨을 건 투쟁이 기다릴 것이다.

질문: 전국의 동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양 법률부장: 연대! 노동자들은 하나다! 동지! 이런 말들을 들은 적이 많이 있다. 하지만 요새 그것들의 참뜻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것들이 간절히 필요한 시기이다. 전국에 계시는 동지 여러분의 계급적 연대를 바란다.
오 부지회장: 비정규직 싸움은 비정규직만의 싸움이 아니다. 연대해도 이 투쟁의 해결이 어렵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투쟁을 엄호 지지하고, 이와 함께 전국의 비정규직들이 모두 단결하고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기치아래 투쟁을 전개해 비정규직 철폐되는 세상을 향해 같이 투쟁했으면 한다.

2006-01-27 01:53:43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item=&no=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