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고자 복직과 노동조합의 작업중지권은 단체교섭 대상이다 |
현장에서 미래를 제12호
|
|
장임원
|
권 두 언
해고자 복직과 노동조합의 작업중지권은 단체교섭 대상이다
장임원(이사장, 중앙대 의대 학장)
해고노동자 복직과 유해․위험 노동에 대한 노동조합의
작업중지권이 노동시간의 단축과 더불어 올해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노총의
발표에 따르면 6월 25일 현재 단체교섭을 마무리한 노동조합은
163개에 이른다.
이들 노조 중 26개 노조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여 서울지하철,
부산교통공단, 한국통신 및 청주의료원 등 4개의 공공부문
노조와 고려화학 및 금호타이어 등 민간부문 노조가 해고자 복직
합의를 끌어냈고 노동조합 작업중지권은 64개 노조가 요구하여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 노조 등 13개 노조에서 관철함으로써
해고자 복직 및 노동조합 작업중지권의 타결율은 각각 23%와
20%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를 두고 재계가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발끈하고 나섰다.
경영자총연합회는 지난 21일 긴급 소집한 회장단회의에서 채택한
성명을 통하여 정부가 일부 공기업과의 단체협상에서 무원칙하게
해고자 복직을 허용했다고 비난하면서 힘의 논리에 밀려
법질서가 유린되어서는 안된다고 반발하였다. 이어서 지난
24일에는 경영자총연합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노사관계가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노동조합의 작업중지권은
남용될 소지가 크다’는 우려를 표명하면서 안전보건의 적절한
조치와 작업재개는 사업주의 의무이자 권한으로 노동조합이 갖는
작업중2지권은 단체교섭의 의무적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같은 재계의 반발과 주장에 대하여 정부는 어정쩡한 태도로
반응하고 있다.
먼저, 해고자 복직 요구는 개별적 권리구제의 문제로
개별사업장별로 노사화합의 차원에서 결정될 사안일 뿐,
단체협상의 대상은 아니라고 못박고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공공부문 사업장의 해고자 복직은 단체협약과는 별개라고
해명하였다. 그리고 노동조합의 작업중지권이 단체협상의 대상이
되느냐의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채
장마전선에 걸쳐 있다.
26일 하루 동안만 해도 노동부는 ‘현행법상의 불법’에서
‘단체교섭 대상의 인정’으로 선회하였다가 종국에는 “노조의
작업중지권 보장문제가 임․단협 교섭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모호한 입장으로 비켜갔다.
이상의 해고자 복직과 노동조합의 작업중지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노사의 갈등과 대립 그리고 정부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의 입장을
천명하고자 한다.
먼저, 해고자 복직 요구는 마땅히 단체교섭의 대상이어야
한다.
현행의 노동쟁의조정법은 그 제2조에서 ‘노동쟁의라 함은
임금․노동시간․후생․해고 기타 대우 등
노동조건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간의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법 제3조는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자를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함으로써 해고가 단체협상의
대상일 뿐 아니라 여기에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자를
포괄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김영삼 정권이 출범하기 이전의 해고노동자 1,600여 명과
김정권 이후의 해고노동자 240여 명은 제3자 개입금지와
복수노조를 허용하지 않는 등의 반노동자적 노동악법이 빚어낸
정치적 산물이다. 지난 4월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사대회에서
김영삼 대통령은 노사관계의 일대 개혁을 주장하면서 개혁의
기본방향으로 공동선의 극대화, 참여와 협력, 인간존중의 원칙
등을 제시하였는 바 이같은 원칙들은 해고자 양산을 가져온
정치상황의 청산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해고자
복직의 문제는 노동관계법상으로만이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단체협상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둘째, 노동조합의 작업중지권은 단체교섭의 대상일 뿐 아니라
사용자는 작업중지권을 보장하여야 한다.
지난해 1월, 개정된 현행의 산업안전보건법은 그 제26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산업재해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작업장소로부터 대피시키는 등 필요한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행한 후 작업을 재개하여야 한다’,
그리고 제2항에서 ‘근로자는 산업재해의 급박한 위험으로
인하여 대피한 때에는 지체없이 이를 직상급자에게 보고하고
직상급자는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작업중지는 사용자의 의무와 근로자의
권리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나아가서 이러한 입법의 취지가 산업재해 특히 중대재해를
억제하고자 하는 데 있음을 상기할 때 현행 규정을 좀더
효과적으로 발전시키는 방향 즉 노동조합의 작업중지권으로
나아가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단체협상의 대상은 포괄적
근로조건이지 어떠한 근로조건은 대상이 되고 다른 어떤 조건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산업재해율이 낮은
선진제국에서도 노동조합의 작업중지권을 보장하여 산업재해에
적극 대처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산업재해 및 중대재해율이 세계
4위인 한국에서 산업재해를 최선의 제도로 억제하여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노사관계 개혁의 기본 원칙 중 인간의
존중과 제도와 의식의 세계화를 다시 상기할 때 최소 최후의
노동권 보루인 노동자의 생명권은 철저히 보장되어야 한다.
우리의 이같은 주장들은 노동자에 대한 단순한 동지애적
발로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산업평화와 국가경제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 두고 있음을 정부는 물론 자본가에게
촉구하고자 함이 우리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의 충심이다.
한/노/정/연
|
|
1996-06-20 00:00: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