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여 혀를 풀어라 시/ |
현장에서 미래를 제117호
|
|
주봉희
|
시/
노동자여 혀를 풀어라
주봉희
찢어진 낙엽 날아와 목을 감는다.
등줄기 타고 흐르는 뜨거움이
찬이슬에 식어버리고
허리를 타고 종아리 굳어버리네
저려오는 팔목아지
달래줄 시간도 없이
어제도 오늘도 홍길동처럼 날아다니다
지쳐 주저앉는다.
왜이리 고달픈가
왜 이렇게 서러운가
오르락 내리락 오늘도 사다리를 타고
한푼 두푼 발품 팔아
남는 것은 종아리 근육질뿐이라네..
뺨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
머리카락 엉겨 붙어 너울져 춤을 춘다.
처참한 인생 학습지노동자
고독한 노동자 10만학습지 교사.
어떤 새끼가 우리보고 사장이라 했는가.
오밤중에 고양이 새끼처럼 이집저집 기웃거리는 사장놈 있나.
관리자의 혀 놀림에 가라 회원 만들어야 하는 학습지노동자.
이팔청춘 꽃망울에 머물다 학습지 자본에 꺾여버린 이정연 교사.
잊으란 말인가.
10만 학습지교사 노동자여.
혀를 풀어라.
혀를 풀어 잊혀진 것들을 찾아
흩어진 노동자 피를 모아.
살찐 가을 햇살에 몸을 씻고.
혀를 풀어
사랑에 굶주린 평화에 굶주린
인정에 굶주린, 학습지자본 아가리에
칵. 처넣으세. 구두 발로 콱 콱 밟아서.
2005. 12. 23.
* 주봉희 님은 1998년 6월 30일 KBS에 파견직 방송차량
운전기사로 입사했다가 정확히 2년만인 2000년 7월 1일
해고되어‘근로자 파견법’의 첫 번째 희생자가 된 이후 방송사
비정규 노조를 결성하였습니다. 그로부터 5년여 동안 파견법
폐지와 복직을 요구한 끝에 2004년 7월 KBS의 자회사로 재입사,
현재 방송국 차량 ‘배차반장’과 언론노조 방송사 비정규지부
위원장으로 투쟁하고 있는‘파견철폐’투쟁의 산 역사이자,
2005년 7월에 시집 어느 파견노동자의
편지(한국비정규노동센터 간)를 펴낸 ‘투쟁하는
시인’입니다.
|
|
2006-02-27 18:26:3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