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임단투의 열정으로 하반기 노동법개정투쟁을 |
현장에서 미래를 제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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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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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 동 ◦ 시 ◦ 평
상반기 임단투의 열정으로 하반기 노동법개정투쟁을
염 경 석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의장)
1. 들어가는 글
96년 상반기 투쟁은 민주노총 원년의 사업으로 향후 민주노총
발전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지역에서는 과거
지노협이나 대표자회의 또는 민주노총추진위 단위사업보다도 더
광범위하고 실천력있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2월에 지역본부가 결성되고 사업계획을 잡아가면서
임․단협투쟁에서 ‘지역본부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가’하는 문제가 무척 고민되어 졌다. 사무처에서 초안을
잡을 때 임․단협투쟁은 산별연맹이 구성되어 있는 노조는
산별연맹에서 지도․지원하고, 지역본부는 보조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계획을 하였으나 논의과정에서 현장 위원장들의
반론으로 임․단협투쟁을 지역본부사업 가운데 중요한
사업의 하나로 규정지었다. 그러나 여전히 임․단협투쟁에
대한 지역본부의 역할은 보조적인 것으로 계획하였다. 하지만
실제로 지역본부는 임․단협투쟁에 매몰되었다. 사무처의
사무체계도 정비되지 못했고, 회의체계도 본격적인
임․단투 기간에는 정례화되지 못했다. 재정 안정도
도모하지 못했다. 하지만 96년 상반기투쟁은 지역본부
집행책임을 맡고 있는 자로서는 새로운 힘과 가능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이 글은 전북지역본부의 평가와 입장보다는 본인의 사견이
많음을 밝혀둔다.
2. 전북지역 상반기 투쟁의 주된 내용과 특징
1) 투쟁준비과정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에서는 여러 차례의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대의원대회에서 96년 사업 방향을 다음과 같이
결정한 바 있다.
“96년은 민주노총 및 민주노총 지역본부가 건설되어 사업을
집행하는 첫 해로써 96년 사업의 성과가 이후 전북지역본부의
안정적 발전을 좌우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민주노총
지역본부는 전노협 시절과는 다른 활동영역을 갖는다. 전노협의
기초골간이었던 전북노련이 주로 임단투의 지지․지원 및
지역 차원의 연대가 주요한 임무였다면 민주노총 지역본부 역시
이러한 임무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런한 임무의 상당부분을
산별연맹 및 준비단위의 중앙과 지역지부 단위가 감당할 수 있고
또 감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건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그러므로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는 여전히 기존의 지노협과
마찬가지로 지역차원의 쟁의, 투쟁 등 연대활동과 교육, 선전,
조사활동 등을 수행해야 하는 여전히 중요한 임무를 가지고
있지만 노동자의 정치세력화와 지역내 제민주세력과의 연대강화
그리고 미조직노동자 조직화와 미가입노조 등의 조직사업 등은
앞으로 비중있게 추진되어야 할 새로운 활동 영역이다”.
이러한 기본방향에서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의 강화와
산별지역조직의 구축, 조합원의 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한
임․단투의 지도지원,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의 사회정치적
영향력 강화라는 3대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업들을 계획하였다.
2) 상반기 투쟁내용
먼저 임․단투 지도지원사업을 보면 지역본부 추진위
단위에서 지난 1월 26일 임․단투승리를 위한 간부수련회를
가졌다. 이후 2월 10일에 지역본부를 결성한 후 사무실 이전,
사무처 체계를 정비하는 동안 각 산별연맹과 단위노조들은 이미
96 임․단투를 위해 교육사업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었다. 따라서 지역본부에서 임․단투 교실을
계획하였으나 시기적으로 이미 늦은 상태였고 준비상태와 역량도
미흡하여 이를 실행하지 못했다. 4월 14일에는 지역본부 주최로
96임단투 승리를 위한 전북지역 노동자대동제를 20여 개 노조
400여 명이 모여 체육대회 형식으로 치루어 냈다. 노동절
기념집회도 과거보다 2배나 많은 1,500여 명이 참석하여 투쟁의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본격적인 임․단투를 앞두고
지역본부를 임․단투 상황실 체계로 전환하여
임․단투 속보를 발행하면서 상황을 전달하고 투쟁사업장
현장방문을 통해 임․단투를 지도지원했다. 그러나 처음
계획했던 각 단사별 상황책임자 회의는 참여부족으로 지속되지
못했다.
3월의 MBC파업부터 시작된 파업투쟁은 전북일보, AP, 삼립테코,
만도기계, 현자써비스 노조 3개 지부로 계속되었다. 파업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병원노동자들의 중식집회, 천막농성투쟁 그리고
한국통신노동자들의 농성 등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정치세력화 사업은 총선을 맞이하여 중앙의 방침에 따른 후보자
설문작업을 활발히 전개하였으며, 지역의 사회단체들과 연대하여
공정선거 감시활동을 펼쳤다. 전주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전주시장선거에 관한 민주노총 지역본부의 입장을 2차에 걸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였으며, 지역의 사회단체를 추동하여
함께 후보초청토론회를 준비하였으나 현행 노동단체의
정치활동금지라는 노동악법을 이유로 한 지방방송사들의 기피로
민주노총 지역본부가 주최단체에서 배제되는 아쉬움도
남겼다.
또한 노조 중간간부들의 정책수립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4차에
걸쳐 월례토론회를 지역본부가 단독으로 또는 지역의 학술단체와
공동으로 개최하였으나 노조간부들의 참여도가 낮아 한계를
보였다.
미가입 사업장과의 연대사업으로 한국통신과 지역의
민주단체들과 함께 전개한 PCS범대위 사업이 있다. 처음부터
시기의 촉박함과 대정부투쟁으로써 일정한 한계, 임단투
시기에서 오는 조직의 과부하가 예상되었지만 당위에 의해 이
사항을 실시했다. 비록 현장 조합원까지 확대하는 데는
실패했으나 지역본부는 나름대로 조직의 역량을 총력 동원하여
대국민 서명작업 등을 전개하였다.
3) 상반기 투쟁의 특징
상반기 투쟁의 특징은 한마디로 87년 이후 줄어들어 갔던 투쟁이
살아나 열띤 투쟁과 활발한 연대가 있었다는 점이다. 지역본부
소속 36개사업장 가운데 30개 사업장에서 임단투가
전개되었으며, 이 중 쟁발결의가 이루어진 곳은 20개 사업장,
쟁의행위가 이루어진 곳은 8개 사업장으로 예년에 비해 파업
사업장이 훨씬 늘어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과거보다 활발한
지역노동자들의 쟁의사업장 지지․지원방문이 있었다.
지역본부 임원단이나 사무처 차원 뿐만 아니라 단위노조대표자
및 간부들까지 힘찬 지지격려방문이 지속되었다. AP
투쟁지원같은 경우는 20여개 노조대표자들의
지지․지원방문과 2번의 지역집회에 연인원 1,100명이
참석하였으며, 쟁의기금마련 1일주막에 700여 명의
지역노동자들이 참석하여 700만원의 수익을 남기는 활발한
연대활동을 보여 주었다.
상반기 투쟁에 있어 또 하나의 특징은 산별연맹중심으로
임단투가 진행되고 지역본부는 보조적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시작 단계에서는 산별연맹의 지도지침에 의해
시작하지만 파업 국면으로 진전된 이후에는 산별연맹보다
지역본부의 사업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전국 단위의
노동조합이 아닌 지역 단위노조의 투쟁은 결국 지역본부의 주된
지도지원하에 임단투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경험한
것이다.
3. 상반기 사업에 대한 평가와 향후 과제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주노총 원년인 96년 상반기 투쟁에
있어 전북지역만큼은 과거에 비하여 월등한 대중동력의 확대와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하는 결집력이 강화되었으며 재정
부분에서도 완전한 재정자립은 아직도 과제로써 남아있지만
지역본부 의무금 납부율이 85%를 상회하여 지역본부 재정자립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역본부 조직확대에서도 3개의 신규노조가 가입하였으며
산별연맹에는 가입되어 있으나 지역본부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사무, 전문노련의 소속노조(지부)들을 규합하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과제를 안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상반기에 진행된 사회개혁 투쟁은 지나치게 형식적이었다고 할
것이다. 현재의 기업별노조 체계에서 임단투는 어느 정도 투쟁의
정형이 갖춰지고 투쟁의 성과물을 가져오고 있으나 민주노총이
제기한 사회개혁 투쟁은 투쟁의 대상이 개별기업이 아니라
정부이기 때문에 투쟁의 성과물이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과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노동자들과 국민들에게 선전해 내고
대중적 연대의 전선을 마련하지 않으면 구호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지난 해처럼 사회개혁 내용을 개별노조의 단협에 포함시켜
요구하는 방법이나 올해와 같은 교섭권 위임 투쟁은 실패라고
결론지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 사회개혁
투쟁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 조직체계를 산별노조체계로
전환하는 문제와 사회개혁투쟁을 위한 연대의 틀을 재검토하고
민주노총이 적극적으로 투쟁하지 않는 한 영원한 구호에
머무를지도 모를 일이다.
노동조합의 정치세력화 문제는 아직까지 계속되었던 구호이지만
준비와 실천에서는 너무도 미흡하다. 상반기 총선국면에서 3명의
후보를 내고 후보자 설문조사와 노동관련 총선정책을 제시하는
성과는 있었지만 민주노총의 정책을 각 당의 총선공약으로
담아내게 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지금부터라도 내부적 논의를
거쳐 중장기적인 정치세력화 계획을 마련하고 실천하는 사업을
전개하여야 한다.
민주노총 중앙에는 산별을 통해 가입되어 있지만 지역본부에는
가입되어 있지 않는 조직을 조직화해 내야 한다. 상반기 투쟁을
통해서도 경험했지만 산별연맹체계 하나로만 민주노총의 사업을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당장 집회 하나를 준비하더라도
중앙집중보다는 지역별 또는 권역별 집회가 동원의 규모나
비용의 문제에서도 유리하다는 점이다. 쟁의 사업장이나
노동운동탄압 사업장에 대한 응징에 있어서도 지역본부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할 것이다. 노동자들에 대한 관장력에 있어서도
지역본부가 훨씬 강력한 관장력을 갖고 있으며 지리적 근접성에
의해 사업의 발이 빠르다.
사실 지역본부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미조직 사업장을
조직해내는 일이다. 그러나 상반기 투쟁과정에서 기존 조직의
임․단투 지도지원과 중앙의 하달사업을 집행하다 보니
조직사업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또한 실무력을 보강하기 위해
재정이 필요하나 현상유지도 버거운 형편에서 불가능한
일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역본부의 재정은 취약한 형편이다.
의무금 납부율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지역에 따라 노동자의
수가 천차만별이며 의무금액수도 지역에 따라 5∼6배의 차이가
있다는 점은 전체 노동자의 대동단결에 장애가 되고 있다.
중앙에서 거론되고 있듯이 지역본부 의무금을 중앙의 의무금
인상으로 흡수하고 중앙에서 일정한 기준에 의한 지역본부
재정교부금제를 내년부터라도 당장 시행하여야 한다.
4. 전국민주노조 진영에 대한 제언
우선은 노동법개정투쟁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투쟁과제인 것이
사실이다. 확정된 계획에 의해 투쟁본부 체계로 전환하고 대중을
투쟁전선으로 동원해 내는 사업을 가장 중점에 두어서 투쟁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투쟁의 동력을 조직화하기 위해 투쟁
조직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아직도 지역본부 체계가
구성되지 않은 지역은 중앙 차원의 지도와 지역의 협의에 의해
시급히 조직하여야 한다. 산별연맹의 느슨한 관장력을
지역조직으로 보강하여야만 효과적으로 조직화 해내고 투쟁해 갈
수 있다.
상반기 투쟁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임단투 뿐만 아니라
중앙사업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도 산별연맹이 할 역할과
지역본부가 해야 할 역할을 구분하고 분담하여야 책임성 있는
집행이 이루어질 것이다.
올해 상반기 사업 중 임단투에 있어서 중앙의 방침은 교섭
요구내용과 주요 단협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지만 지난 해와 같이 시기집중 등 전체적인 전선을 중앙에서
마련하지 못해 각 산별연맹별로 시기집중 문제 등을 논의하다
보니 전선이 집중되지 않고 분산되어 임․단투의 힘이
집중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다. 기업별 노조 체계에서 정부에
대한 가장 강력한 압력은 파업시기 집중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내년 임․단투에 있어서는 중앙의 기조와 방침에
의해 전체 판을 중앙이 주도해 갔으면 한다. 그리고 전체
임․단투의 흐름에 있어 대규모 사업장의 쟁의가 중요한
변수가 되기 떄문에 대규모 사업장의 쟁의에 대해서는
중앙에서 지도해 내고 중소 사업장의 쟁의는 산별이나 지역에서
지도․지원하되 장기적인 쟁의 사업장에 대해서는
중앙차원의 강력한 지원과 불매운동 등을 조직하였으면 한다.
5. 하반기 노동법개정 투쟁을 온 몸으로 실천해야
부분적으로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노총 원년의 투쟁으로서 상반기투쟁은 노동운동의 지평을
확장해내고 노동운동 발전의 가능성을 보여준 투쟁이었다고
자평하고 싶다. 하반기투쟁은 87년 이후 지속되어 온 우리의
노동법개정투쟁 전선을 더욱 확대․강화하여 이후
노동운동발전의 새로운 도약대를 마련하여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노동법개정 투쟁에 대한 중앙의 방침을 각 산별과
지역에서 힘차게 추진하고, 상반기에 임․단투를 하던
열정으로 현장의 노동자를 추동해 낸다면 하반기 노동법개정
투쟁은 96년 민주노총 원년을 민주노동자 승리의 해로 장식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전국의 노동자 하나 하나가 투쟁의 주체가 되어
50만 민주노동자의 힘찬 투쟁, 1,200만 노동자의
총단결․총투쟁을 온 몸으로 실천해 나가자.
한/노/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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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7-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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