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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친구
 이정하의 세상 이야기

현장에서 미래를  제118호
이정하

대학생 친구

이정하


전 태일 열사의 바램중 하나가  대학생 친구가 있었으면 했다는 내용을 보았다. 나의 바램도 우리 집안의 바램도 대학생 아들을 두는 것이다. 우리 사촌들은 이 나라에서 제일 잘나가는 대학을 나와 학장이요 또는 교수로 잘 나가고 있다. 우리 부모님이 제일 부러워하시는 것이 그것이다. 세형제중 둘째 이면서 부모님을 모시느라 도회지로 못나가고 시골에서 일만하시느라 공부를 못하신 탓에 자식들을 못 가르치신 것이 평생의 한으로 갖고 계신 것이다.
그런 아버지가 나를 낳으신 것은 우리 아버지 연세 24이었을 때이다.
그런 내가 이곳 울산으로 공장 생활을 하러온 때는 내 나이 24이었다.
그해  2월 28일 이불 보따리 하나들고 울산으로 평생 처음 오는 이곳 경상도 땅으로 왔는데…….  우연인지 무엇인지…….
그러고 다시 24년이 지난 오늘 2월 28일 우리 아들을 고향땅으로 보낸다.
대학생 아들을 만들기 위해서…….
봄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칠흑 같은 밤길을 달리며 오랜만에 아들과 많은 얘기를 했다.
서로 간에 이야기라기보다는 일방적인 부탁이요 주문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못해온 인생의 되새김질 같은 이야기 일 것이다.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결정은 신중히 하고 약속은 반듯이 지켜야한다.
특히 시간 약속은 상대방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 되니 꼭 지켜야 한다. 어떠한 경우든 절대로 빛을 지지마라.
시간 낭비를 하지 말고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좋은 친구는 인생의 벗이다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고 좋은 친구일수록 항상 예의를 갖춰 대해야 한다.
청춘은 희망이요  기회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
세상을 살면서 절대 돈을 빌리지 마라 자본주의 세상에서의 돈은 그 사람의 노력이요 그 사람의 인생이라는 생각으로 돈을 생각해야한다. 객지에 나가서 제일의 효도는 몸 건강 한 것이다 몸 이건강해야 무엇을 해도 할 것이다.
할아버지께 일주일에 꼭 한 번씩 전화 드려라  
통상적인 얘기지만 남자는 세 가지 끝을 조심해야 한다.
이사회가 올바로 발전하는데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주문하고 싶은 말도 많고 해주고 싶은 말도 많다.
무엇이던 좋은 말은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막연한 기대감에 무언가모를 불안한 마음에 귀에 들어오지 않겠지만
자식 향한 부모 욕심이 끝이 없구나 하는 생각에 말을 멈췄다.
그래도 혼자 두고 돌아설 때 아무 말도 안 해주고 온 것이 섭섭하다.
요새말로 아들 홧팅! 이라도 해주고 올걸. 내려오는 내내 마음이 걸린다. 아들아 힘내라!  자신감 있게 / 당당하게 /
하여튼 대학생 아들이 좋은 대학생 친구가 되어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같이 하고 싶다.

2006-03-28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item=&no=2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