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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면직과 유덕상 위원장의 구속

현장에서 미래를  제17호
김인회

< 법과 노동 >

당연면직과 유덕상 위원장의 구속
김 인 회 ( 변호사 )

해고와 당연면직 또는 당연퇴직의 차이점을 아십니까.
우선 위 두 가지는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지만 용어도 다르고 또한 그 절차도 다르다. 하나는 이미 규정되어 있는 절차와 그 사유에 따라서 사용자가 그 사유를 제시하고 징계위원회나 상벌위원회 등을 개최하여 해고 여부를 결정한 다음, 공고나 통고를 해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사전에 특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무조건 면직되거나 퇴직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그 사유가 발생하면 특별한 절차를 거칠 것이 없이 당연히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법적으로 표현했을 때 해고는 사용자측의 해고하겠다는 의사가 표현되는 것임에 반해 당연면직 또는 당연퇴직은 사용자측에서 특별히 해고하겠다는 의사의 표시가 아니라 다만 면직 또는 퇴직되었으므로 이를 알려주는 것에 지나지 않아 관념의 통지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해고되었을 경우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자는 노동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안된다는 노동조합법 제3조 제4호 단서의 조항을 연결시켜 생각해 볼 때 흥미있는 문제가 생겨난다. 해고라는 표현을 쓰면서 그 직장에서 쫒겨 났을 때에는 당연히 해고에 해당하므로 해고의 효력을 다툰다면 노동자이므로 노동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고 해고자가 만일 노동조합의 간부라면 노동조합의 간부로서 계속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당연면직 또는 당연퇴직당하였을 때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 때에도 해고와 같이 그 효력을 다툰다면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자로 되어서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하고 노동조합 간부로서 계속 활동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다시 노동조합법과 노동쟁의조정법상의 제3자 개입금지 조항과도 관련이 있다. 이 말도 안되고,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도 없고, 국보위에서 얼렁뚱땅 만들어 한국의 노동운동의 발전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이 여기에서 다시 등장한다. 만일 당연면직 또는 당연퇴직된 조합원이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자로 되어서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하고 노동조합 간부로서 계속 활동할 수 있다면 그는 그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하여서는 제3자 개입금지 조항에 위배될 수가 없고 만일 그렇지 않다면 해고자, 아닌 당연면직 또는 당연퇴직자는 제3자가 되어 노동조합법과 노동쟁의조정법에 의하여 처벌받게 될 것이다.

이렇게 장황하게 사설을 늘어놓는 것은 이와 관련된 소송을 지금 내가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도 한국전기통신공사노동조합 관련 사건이라고 하였는데 이번에도 역시 한국전기통신공사 노동조합 관련 사건이다. 역시 가지많은 나무는 바람에 잘 날이 없는 법이다.
한국통신 노동조합의 간부들 중 11명이 당연면직처분을 받았고 이에 따라 이들을 대리하여 지금 당연면직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여 수행하고 있으며 위 간부 중 가장 중요한 유덕상 위원장이 구속되었는데 구속사유 중의 중요한 내용이 바로 제3자 개입혐의이다. 특히 당연면직처분의 법적 효력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처음부터 상담하였기 때문에 그 내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지금 위에서 말한 쟁점으로 민사재판과 함께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우선 한국전기통신공사의 인사규정과 취업규칙, 그리고 단체협약서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또는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사람’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유예의 기간이 만료된 날로부터 2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사람’과 같은 결격사유를 지닌 사람들은 피고 공사의 근로자로 입사할 수 없고 또 당연면직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유덕상 위원장 등은 1996년 5월 10일자로 당연면직처분을 받았다. 이들이 당연면직처분을 받게 된 것은 지난 해 한국전기통신공사 노동조합의 투쟁과 관련한 재판이 1996년 5월 10일 최종적으로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징역형과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는 판결을 받았으므로 당연히 면직되었다. 물론 이들은 포함하여 더 많은 수가 한국전기통신공사로부터 이미 1995년 6월에 파면 및 해임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파면 및 해임처분무효확인소송을 진행중이었는데 다시 재차 당연면직당하였으니 이에 대해서도 역시 소송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유덕상 위원장의 경우 비록 파면을 받은데다가 당연면직까지 된 상태이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전기통신공사 노동조합의 중앙본부 위원장이므로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지속적인 활동을 해 왔다. 그리고 한국전기통신공사에서도 1996년의 임금협상을 유덕상 위원장과 교섭하고 체결까지 하는 등 이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찌된 것인지 노동부의 해석에 힘입은 것인지 갑자기 유덕상 위원장의 대표권을 시비하게 되었고 검찰에서도 이를 조사하더니 덜컥 구속하고 말았다. 그것도 한국전기통신공사 노동조합의 전국대의원대회가 열리는 날 새벽에 말이다. 유덕상 위원장의 구속사유가 제3자 개입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내용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 과연 당연면직 또는 당연퇴직은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 것인가. 만일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 효력을 다투는 본안에 들어가기도 전에 소송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각하당하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그 소송을 제기한 본인은 물론 대리한 변호사마저도 무식하다고 욕을 먹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당연면직 또는 당연퇴직은 해고에는 일단 포함된다. 따라서 당연면직 또는 당연퇴직 처분을 받더라도 그 처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해고에 따르는 ‘정당한 사유’를 심사할 수 있고 따라서 소송 자체는 유지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명칭에 관계없이 본질상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이며 또 노동자에게 미치는 효과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인 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우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 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대법원 1993.10.26.선고 92다54210 판결, 1993.12.21. 선고 93다43866판결)이라고 하여 당연면직이나 당연퇴직을 해고의 일종이라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위 대법원 1993.10.26.선고 92다54210 판결의 사실관계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떻게나 지금내가 수행하고 있는 당연면직무효확인 소송과 유덕상 위원장의 제3자 개입혐의에 대한 형사소송가 유사한지 놀랄 지경이다.
위 사건에서 원고는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노사간에 임금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회사업무를 방해하고, 불법으로 태업, 파업을 하며 옥외집회를 열고 시위를 주동하였다는 이유로 구속되어 항소심에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위 판결은 대법원에서 상고기각되어 확정되었다.
한편 위 사건에서 피고 회사의 노사합의서 제23조에 의하면 정당한 사유없이 5일이상 무단결근하였을 때, 조합원이 정년에 달했거나 사망하였을 때, 형사상의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 금치산, 한정치산, 파산선고를 받았을 때, 전역일 또는 질병, 부상으로 인해 휴직한 자가 완치일로부터 2주 이내에 복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당연퇴직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취업규칙 제9조 제2항 제3호에도 위와 같은 사유(형사상의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경우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가 있는 경우에는 당연면직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또한 위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서는 당연면직과는 별도로 제15조 제2항 제1호에서 취업규칙을 위반하는 자에 대하여는 징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호에서 징계의 종류로 경고, 견책, 감봉, 정직, 해고를 규정하고, 제4호에서 당연퇴직사유와 다른 해고사유를 규정하고 있으며, 위 노사합의서 제25조에서도 위와 같은 징계 종류를 규정하고 있었다.
이에 피고 회사는 원고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받자 인사위원회를 열어 노사합의서 및 취업규칙상의 당연퇴직 사유가 발생하였다 하여 형식적인 심의의결을 거쳐 같은 날자로 원고가 당연퇴직되었음을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이러한 사실관계에서 대법원은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판단하면서 ‘원고에 대한 퇴직조처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당연퇴직으로 규정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위와 같은 의미의 해고의 일종이고, 다만 그 절차에서 다른 일반의 해고절차와 구분하기 위하여 회사가 내부적으로 그 명칭과 절차를 달리한 것이라고 볼 것이고,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조처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하는 바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이와 같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에는 퇴직처분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원심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조처가 관념의 통지인 것으로만 파악하여 본안에 들어가 원고에 대한 퇴직처분의 정당성에 관하여 판단하지 아니하고,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던 것이다.

결국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관계 단절이 해고인가 아닌가 하는 점을 판단하는데서 가장 중요한 점은 그 형식이나 명칭, 절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인가,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동일한가 아닌가 하는 점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측과 노동조합이 서로 합의하여 당연면직의 사유를 규정할 정도이면 그 규정 자체가 그렇게 비합리적이고 몰상식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본안에 들어가 심사할 때 승소할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위 사건의 당연면직 사유 자체도 그렇게 비합리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일방적으로 무조건 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당연면직시키는 것은 그 범죄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므로 그 유효성 여부를 다툴 여지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최소한 재판도 못해보고 재판이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하여 ‘부적법 각하’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름대로 자신있게 당연면직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였다. 지금 11명이 당연면직무효확인 소송을 하고 있는데 최소한 진짜로 억울한 몇 명 정도는 구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소송에 임한 것이다. 그리고 소송에 이르기 전에 위와 같은 내용을 의식적으로 찾아본 것은 법률가로서는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이고 만일 이 정도의 준비조차 하지 않아 법정에서 망신을 당하게 된다면 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갑자기 왠일인가. 유덕상 위원장이 구속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국전기통신공사 노동조합의 전국대의원대회가 열리는 날 새벽에 말이다. 우선 구속의 시기만을 놓고 보아도 참 황당할 정도로 너무 노골적이었다. 그리고 유덕상 위원장은 이미 검찰이나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유덕상 위원장이 조사를 받지 않는다고 하여 기소중지상태에서 수배까지 되었다가 조사를 받은 이후 수배가 해제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구속된 것이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은 구속의 사유 중 중요한 내용이 천하의 독소조항인 제3자 개입금지라는 점이다. 유덕상 위원장에 대한 구속이 너무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으므로 한국전기통신공사 노동조합의 요구에 따라 구속적부심을 청구하였으나 구속적부심도 기각되었다. 이후 구속의 사유는 거의 그대로 공소사실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서 우리 같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매우 간단한 삼단논법
전제 1 : 당연면직이나 당연퇴직은 해고의 일종이다. 이 결론은 대법원에서도 밝힌 내용이다.
전제 2 :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자는 조합원으로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고 따라서 제3자가 될 수가 없다. 이것은 노동조합법의 규정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은 국민학생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당연면직이나 당연퇴직된 근로자가 그 효력을 다투면 조합원으로서 노동조합활동을 할 수 있고 따라서 제3자가 될 수 없다.
그런데 당연면직무효확인소송을 하고 있는 유덕상 위원장은 제3자 개입금지 혐의로 구속되었고 또한 기소되었다. 법을 아는 사람으로서 이때 무엇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여러분이라면 과연 무엇이라고 할 것인가.
물론 약간의 문제는 남아 있기는 하다. 유덕상 위원장의 경우 이미 1995년에 파면 처분을 받았으므로 만일 위 파면처분이 유효하다고 한다면 당연면직은 그 자체로서 다툴 필요가 없게 된다. 왜냐 하면 파면처분으로 인하여 이미 한국전기통신공사의 직원도 아니고 조합원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 파면처분에 대해서도 그것이 무효라고 하여 그 효력을 다투고 있으므로 당연히 조합원으로서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당연면직처분에 대해서도 이전의 파면처분이 무효이므로 현재 직원이면서 조합원인데 당연면직이라는 이름의 해고를 당하였다고 하여 그 효력을 다투고 있다. 따라서 위 파면처분에 대한 소송이 끝나지 않는 이상, 그리고 당연면직처분 소송이 끝나지 않는 이상 유덕상 위원장과 간부들은 여전히 조합원이면서 조합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정도는 법률가라면 상식적인 내용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유덕상 위원장은 법률가인 검사에 의하여 제3자 개입 금지 위반 혐의로 노동조합법, 노동쟁의조정법위반으로 구속되었고 구속적부심에서도 기각되어 지금 재판을 앞두고 있다. 과연 어디에서 착각이 있었던 것일까. 당연면직이라는 용어에 현혹된 것일까. 아니면 대법원 판례의 내용을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이 모든 내용을 다 알면서 의도적으로 유덕상 위원장의 구속사유로 삼은 것일까.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대목에서 최근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신은경 사건을 얘기하고 싶다. 순 법률적으로만 말한다면 구속의 사유는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어야 하므로 신은경과 같이 수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또 유명인이고 연예인으로서 도주의 우려가 없으면 불구속 수사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구속이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과 같이 운용되지 못하였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지금까지 구속의 중요한 기준은 범죄의 경중이었다. 그런 면에서 신은경의 구속적부심 신청을 받아들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만은 틀림없다. 만일 법원의 말대로 지금부터 구속수사를 점차 줄여나가고 불구속 수사, 불구속 재판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 참으로 환영한다.
그러나 다른 구속 피의자, 피고인을 대리하고 있는 변호사들은 상대적으로 억울한 점이 없지 않다. 특히 유덕상 위원장의 구속사유는 단순히 제3자 개입 혐의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업무방해, 명예훼손, 일반교통방해,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가 있지만 위 내용들은 경미한 것으로서 굳이 처벌할 필요가 있는가, 굳이 처벌한다고 하여 굳이 구속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사안이다. 오히려 위와 같은 사안이 제3자 개입금지와 같이 묶여지니 사건이 더욱 크게 보이는 것 같다. 또한 유덕상 위원장도 신은경 만큼, 아니 오히려 신응경 보다 더 사회적으로 유명인사이고 또 직업 역시 확실하고, 이번 사건으로 근로감독관과 검사에게서 조사를 받았으니 특별히 도주할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작년 한국통신 투쟁이 끝나고 나자 유덕상 위원장 등 노동조합 간부들은 자수하기까지 했으니 이번 일에 대해서도 굳이 이를 피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5만명의 조합원을 대표하는 사람이 그런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경거망동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덕상 위원장은 구속되었고 구속 적부심 청구도 기각되었다.
구속적부심사 청구 심리 당시 유덕상 위원장은 이번 구속사유가 별것이 없다는 전제로 지난 해는 실제로 투쟁이 벌이지고 하여 구속되었다고 치더라도 올해는 투쟁을 피하고 한국전기통신공사측과 가능한 한 대화로 모든 문제를 풀기위하여 최선을 다해 왔다고 밝히면서 투쟁을 해도 구속이 되고 투쟁을 피하고 합리적으로 대화로 노사간의 문제를 풀어도 구속되니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적이 있다.

어쨌든 유덕상 위원장의 재판은 1996년 12월 5일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최소한 유덕상 위원장의 제3자 개입 혐의는 무죄라고 확신하고 있다. 보석 청구 등 필요한 모든 절차는 다 밟을 예정이다. 다만 그 시기는 적당한 순간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유덕상 위원장의 구속사건은 우선 내가 억울하다. 죄가 될 수 없는 것인데도 구속기소를 하니 법률가로서 내가 먼저 억울하다. 변호사가 억울한데 하물며 당사자는 얼마나 억울할 것인가. 변호사로서 당사자의 억울함을 같이 하는 방법은 유일하게 재판을 열심히 하는 것이리라.

1997-01-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2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