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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과 정치방침

현장에서 미래를  제22호
이수봉

노동조합과 정치방침


이수봉 / 현대그룹노동조합총연합 사무차장


이 글은 민주노총의 정치위원회 세미나의 보조발제용으로 작성한 것이다. 아직 조직에서 충분히 토론할 기회가 없었으므로 이글은 전적으로 개인적 의견에 불과하다. 다만 가능한한 조직의 분위기를 반영하면서도 문제점을 드러내어 활발한 토론을 이끌어내자는 의도를 갖고 정리한 것이다. 앞으로의 토론에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1. 노동조합 간부들의 다양한 입장

의도적 외면형 - 정치가 중요한 것은 아는데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항상 바쁜 형 - 지금 워낙 바빠서 도저히 다른데 신경 쓸 여유가 없다.
관조적 냉소형 - 우리가 뭘하나. 그냥 보고있지.
조급성 과잉반응 형 - 이번 기회에 콱 끝내버리자.

2. 노동조합의 객관적 상황

- 노동조합만큼 조직된 사회세력은 한국사회에서 없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영향력이 미미한 것은 정치적 역량을 제대로 축적하는 활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 사실 노동조합원의 잠재적 역량을 조합간부들이 충분히 끌어내고있지 못하다. 이것은 노동조합의 일상활동에도 심각하게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결국 정치적 활동이 제약받고있었던 것과 일정부분 연관되어있다.
- 이러한 사실에서 끌어낼 수 있는 결론은 현재 역량이 안되기 때문에 조합의 정치활동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아니라 조합의 정치활동이 봉쇄되어있기 때문에 집행부의 역량 또한 극대화되고있지못하다는 결론이다.

3. 대선에 임하는 원칙

- 민주노총은 현단계에서 정권교체에 일차적인 목표를 두어야 한다.
-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민주노총의 독자적인 후보전술보다는 전체 야권을 포함한 국민적 후보가 나올 수 있는 지형과 판을 구성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 이러한 역할을 하기위해서는 인적. 물적 토대를 갖추어야 한다. 즉 민주노총 세력이 하나의 정치적 세력으로 조직되고 활동해야 한다.
- 여기서 정치적 세력이란 꼭 당의 형태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노동조합은 그 자체로 한국사회에서는 일정한 정치적 성격을 가진다.

4. 노조의 정치활동 방향

1)노조의 지역사업
- 노조는 지역사업을 할 수 있는 단위를 구성해야한다.
- 조합원중 일정 지역구에 있는 조합원을 조직하여 지역사업의 구심체를 조직해야한다.
- 예를 들어 용산구 거주 현총련 소속조합원, 한통소속 조합원, 병원노조조합원, 전문노련 조합원 들이 모여 용산구 노조조합원 친목회를 결성한다.
- 이 친목회에서는 다양한 지역 주민사업을 지역의 약사회.목사,신부,변호사 등과 결합하여 취미별 ,공통관심사별 분과활동을 한다.
- 이러한 분과가 주도적으로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직사업을 전개한다.
- 노동조합은 이러한 활동의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 정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원의 내용을 만들어 공급한다.
예)현대자동차의 통반장 모으기운동

2)직장의 일상사업
- 노조가 직장에서 할 수 있는 정치사업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교육사업이다.
- 임단투 시기에 노조가 정치적 요구를 내걸고 지역주민과 대 국민상대의 지지를 모으는 것은 대단히 위력적인 사업이다. 예를 들어 사회개혁이나 경제민주화 투쟁은 노동조합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시키는 대중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다. 이러한 투쟁의 시기에 가능한한 다수 시민조직을 같이 조직하여 공청회 등을 조직하고 노조의 정책을 선전홍보해 내는 일은 곧바로 정치적 사업이다.
- 정치사업부는 이러한 이벤트 행사를 잘 포착하여 성과를 극대화시켜내어야 한다.

5. 문제점들

1) 노조가 이러한 활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조직구조의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 노조의 조직은 87년 이래로 거의 변화가 없이 기업별 노조조직을 전제로 한 부서별 활동체계로 되어있다. 이러한 부서에 정치활동을 조직적으로 담보할 체계는 없다. 부서가 없으니 활동이 체계적으로 안되는 것은 당연하다.
- 따라서 기업별 노조에 일정규모 이상의 조합은 반드시 정치사업부를 신설 설치하여 담당자를 둔다.
- 연맹은 이러한 정치사업담당부장을 지역별로 모아 정치사업의 내용을 제공한다.

2) 정치활동에 대한 뿌리깊은 무기력이 극복되어져야 한다
- 그동안의 정치행태에 대한 한편의 거부감과 과거 노동계급정당운동의 실패 따른 후유증이 정치활동에 대해 지극히 소극적이게 하고 있다 .

3) 노동조합의 활동 목적에서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지위향상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
- 노동조합은 단지 경제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대중조직의 성격을 기본으로 하지만 사회,정치적 지위를 향상시키지 않으면 그러한 이해관계 조차 제대로 대변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사회,정치적 활동은 노동조합의 본연의 임무에 속한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이 갖는 다양성과 이념성 때문에 대단히 접근하기 까다로운 문제로 되고 있다. 즉 다양한 조합원의 정서는 노동조합이 일정한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면 바로 조합의 고질적인 분열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합은 특정정치적 입장을 표명하기 보다는 가치중립적인 입장에 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이다.
- 그러나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은 어떤 특정한 정치노선을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고 정치적 지위의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의미이다. 민주노총에서 정치선언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어떤 내용과 방법으로 행해지는가와 그러한 행위의 결과로서 과연 조합원들의 정치적 위상이 강화되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6. 민주노총의 정치방침

- 민주노총의 정통성은 87년 노동자의 대투쟁을 계승하여 이땅의 자주화와 민주화 그리고 통일을 이룩하는 투쟁속에서 확인된다. 이러한 투쟁은 97년 대선에서도 분명히 관철되어야 한다.

- 민주노총의 투쟁정신이 이번 대선에서 분명히 발휘되기 위해서는 분명한 원칙이 세워져야 한다.

첫째, 87년 이래 좌절된 노동자의 투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정치투쟁에서 민주노총은 한발 물러서 있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원칙으로 임해야 한다. 현재 DJP가 추진하고 있는 내각제부분은 명백한 야합이다. 우리 국민들이 피어린 투쟁을 통해서 쟁취한 것이고 야당이 왈가왈부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더구나 내각제라는 것은 21세기를 향한 권력구조의 문제이다. 내각제와 후보단일화문제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단일화의 대가로 내각제를 주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국민을 팔아 집권만 하면 된다는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이다.

둘째, 대선은 권력투쟁이다. 이러한 권력투쟁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은 지극히 비주체적인 태도이다. 현재 야당은 민주노총을 부차적인 존재 혹은 전술단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 내부에도 이러한 시각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정치권력의 향방은 노동조합진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민주화투쟁의 역사성과 정당성이 민주노총진영으로 계승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주체적인 입장을 세워야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현실의 제반 조건을 검토해들어가야지 현재의 객관적 조건을 중심으로 상황을 보아서는 항상 부차적 존재로 될 수밖에 없다.

셋쨰, 민주노총이 제반 정치적 문제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큰줄기를 세우고 이를 전담할 정치위원회내 운영위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은 세세한 것까지 의결기구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큰 줄기만 의결기구에서 확정하고 세부적인 사항은 운영위에서 바로바로 성명서 형태로 언론에 배포하여 야당의 독주를 견제해 나가야 한다.

1997-06-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3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