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자의 정치세력화와 97년 대선 |
현장에서 미래를 제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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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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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97 대선’이라는 주제로 5월
7일 있었던
민주노총 간부토론회의 발제문이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동일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그 방향에 있어서는 매우 대조적인
두 편의 발제문을 실었다.
노동자의 정치세력화와 ’97 대선
박희석 / 전지협 정책기획실장
1. 들어가며
’87년 노동자 대투쟁은 이 땅에 비로소 민주노조운동을
뿌리내리게 하였으며, 그 이후 지난 10년의 투쟁을 통해
민주노조운동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엄청난 성장을
이루어냈다.
지난 10년을 통해 전노협을 비롯한 민주노조진영의 헌신적
투쟁이라는 물적토대 위에서 전국민주노조운동의 중심조직인
민주노총을 건설하였다. 총자본과 권력에 대항할 수 있는
총노동진영의 구심을 형성한 것이며, 이를 통해 민주노동운동의
조직역량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것이다.
이제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면서 민주노조운동은 산별노조 건설과
정치세력화라는 현실적 과제를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노개투
과정을 통해 민주노총이 노조운동진영 뿐만아니라 사회세력의
중심과 대안세력으로 급격하게 부각하면서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현시기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날 우리 노동자들은 합법적 파업투쟁마저도 폭력경찰의
뭉둥이와 곤봉세례를 받으면서 탄압받아왔고, 조금이라도 우리
편이겠지 하며 찾아갔던 야당에서도 문전박대를 받으면서
밀려났던 쓰라린 기억을 생생하게 갖고 있다. 정통야당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경찰력을 투입요청을 해 전해투 동지들을
쫓아내는 모습을 그저 바라보면서, 또 노동자와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겠다고 당을 만들었다가 혹은 집권당에 들어가서
무노동무임금을 반대하는 것은 칼을 든 강도와 다름없다며
노동자들을 매도하는 수많은 변절자들을 바라보면서 진정
노동자와 민중의 입장을 대변할 정치세력이 등장할 필요성과
정당건설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특히 지난 연말연초 노동법개악저지 총파업투쟁은
노동자대중에게 엄청난 정치적 경험과 각성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의미를 갖고 있다. 즉 정권과 자본을
상대로 한 투쟁에서 최고 권력자의 정치방침까지 수정시키는
투쟁의 위대한 힘을 맛보았으며 노동자계급의 단결의식을
고양시켰던 것이다. 둘째로 현정권과 자본의 본질을
재삼확인하고 기회주의적 보수야당의 본질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로는 노동자세력이 사회의 민주화투쟁과
정치세력화의 대안세력으로 확고하게 부상 자리매김하였다.
이제 지난 10년의 민주노조운동과 총파업투쟁의 성과를
모아가면서 당면과제인 정치세력화를 어떻게 이루어낼 것인가
하는 화두를 노동자대중의 대의를 모아내는 측면에서 보조발제를
시작하고자 한다.
2. 정치세력화의 올바른 상과 경로를 정립하자
노동자계급의 이익과 권리를 증진시키기 위한 투쟁은 가열차게
전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시기 대선 총선 등의 각종
선거시기에 민주노조운동은 무엇을 하였는가? 노동해방이라는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쳐대면서도 노동자들의 정치적 입장과
단결은 제각각이었다. 아니 입장은 아예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선거로 표출되는 정치적행위에 있어서도 지역과 자본에
종속되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여왔다.(13대 대선에서
노동자들의 투표 노태우-33.8%, 김영삼-31.5%, 김대중-23.6%,
14대 총선에서 영남노동자 83.4%가 PK출신후보-70.5%,
재벌후보-12.9% 호남노동자 93.4%가 호남권후보 지지함)
지금까지 노동운동의 지도자들 조차도 분명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또한 조직적 고민과 토론을 제기하지 않고
제3자적 입장에서 냉소적으로 바라보지는 않았는가? 특히
’92년 대선에서 민중후보론에 대한 지지나 비판적 입장조차도
표명하지 않았던 결과가 오늘 정치세력화의 실천적과제를 않고
있는 이시점에서 볼 때 장애물로 다가오고 있지는 않는가?
이제 정치세력화는 구호가 아니라 실천적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총파업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민주노조운동이 10년의
투쟁의 성과를 올바르게 수렴하여 이후 운동전망을 확실하게
열어제껴야 한다. 다만 아무리 절박하고 시급한 과제라 하여도
다음과 같은 사항을 철저히 점검하고 확인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가. 정치세력화에 대한 목표의 정립이다.
최근 한보사태를 보면서 한국자본의 취약성과 재벌위주의
경제구조에 대한 근본적 문제가 대중적으로 확인되었다.
일부에서는 재벌해체 또는 경제개혁이라는 요구가 분출되고
있다. 정치세력화를 지향하는 부분에서는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방향이 제시되어야 한다.
보수야당에 대한 비판근거의 하나가 재벌경제에 의존하려는
태도가 아닌가? 그렇다면 노동진영의 경제구조개혁에 대한
본질적 차별성을 어떻게 둘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마련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자본주의의 극단적 폐해현상의 대수술과 전환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의해서만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회적 병폐들이 자본주의 모순에서 연유되지만
정치구조가 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근본적 변혁의 장애요소가 전 분야에 걸쳐 벌려 있지만 이를
치유하기 위한 정치,사회,경제,문화 전반의 구조적 변혁적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최근 상승되는
민주노조운동세력의 위상에 고무되어 노동자의 숫자를 표로
계산하거나 대중여론조사의 숫치에 감화되어 특정한 사람중심의
사고나 인적,재정적,조직적 책임과 실천없이 무조건 하고
보자라는 식의 사고를 한다면 지난날의 패배를 재현하는 것이며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될 뿐이다.
나. 노동자정치세력화의 구성주체를 분명히 하면서 대중활동을
강화하자
민중당이나 개혁신당의 경험에서 보듯이 헌식적으로 사회제반의
모순을 제거하기위해 투쟁하는 노동자세력이 대중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과거와 같이 명망가 중심으로 청년그룹이나
소시민계급에 의해 이끌리는 정치세력화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단련된 선진노동자들과 활동가들이 과감하게 정치세력화에 대한
참여입장을 분명히 하고 노동자대중을 조직해내면서 대중적으로
확산해야 한다. 노동자 정치조직은 전체 민중운동조직과는
독자적으로 존재하면서 현장대중을 상대로한 대중활동을
방기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는 지난 시기 정치세력화가
정치활동만 하는 사업방식으로 인해 현장으로부터 유리되었다는
교훈으로부터 도출되는 것이다.
다. 연대의 대상과 범위에 대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최근 범대위를 발적전으로 해소하고 새로운 국민연대기구가
창립되었다. 시민운동단체로부터 변혁진영까지를 포괄하는 말
그대로 국민연대기구이다. 연대기구는는 양심있는 국민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는 확장된 틀로 이루어졌다. 물론 각각의 단위가
추구하는 정치적 지향에 차이가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사회의 모순구조에 대한 진단과 대안설정에서 최소한의
기본적 합의를 도출해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 대한 충분한
전제없이 정치세력화의 동반자적 지위를 부여한다면 우리의
항해는 순조로울 수 없다. 연대의 범위와 대상을 넓히는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이것은
노동자중심성의 대의와 원칙에서의 일탈을 우려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노동자정치세력화의 목표에 대한 대중적 합의를
이루어내고 이에 대한 동의수준을 근거로 그 대상과 범위에 대한
한계를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라. 투쟁속에서 정치세력화가 가능함을 다시 확인하자
노개투 총파업으로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장을 열었다면 일상의
총체적 투쟁(임단투와 개악된 노동법의 재개정투쟁)을 확고히
수행할 때 노동자정치세력화는 상당히 앞 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정권자 자본에 대한 단호한 저항을
통해 성장해온 민주노조운동의 투쟁속에서 확인된 인식이다.
따라서 노동자정치활동은 자본에 대항하여 투쟁하는 현장속에서
분명히 각인되고 살아 숨쉴 때 대중은 적극적인 주체세력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보수정치권의 활동메카니즘과 같은
국민대중을 대상화하고 선거라는 형식적 틀에 얽매여서는
노동자의 정치활동은 이루어질 수 없다. 노동자정치세력화는
노동자대중을 중심에 놓고 볼 때 당면의 현장투쟁을 확고히
수행해 내지 못한다면 그 생명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자칫
선거일정의 대응만을 중심으로 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면 이는
알갱이는 버리고 껍데기만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으로 전락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선거라는 공간이 대중의 정치적 관심을
집중시키는 장이라는 사실을 최대한 인정한다 할지라도
현장투쟁을 통한 대중적 쟁점의 형성되지 않는다면 선거는
개인적인 관심사로 전락하고 결국 지연,학연,혈연에 의한
투표행위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다.
3. 대선전술에 대하여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지만 드러내놓고 풀어가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다다르고 있다. 아직 발제자가 소속된 조직에서는
공식적인 기초적 논의는 있었으나 결정된 바 없어 명백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정서적으로 보면 주발제에서 제기하는
1안(독자적인 힘에 기초하여 참여하자는 입장)과 3안(대선을
그냥 경과하되 중장기적으로 보자는 입장)에 대한 의견이 많으며
2안(야당과의 연합을 주장하는 입장)에 대해서는 동의가 높지
않다. 이 문제는 추후 조직적 토론과 직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대중의 의견을 수렴해 조직입장으로 정리할 것이며, 여기서는
일반적인 수준에서 대선전술에 대한 입장을 밝혀보고자 한다.
가. 노동자후보라는 제안이 노동조합에서 추천했다거나 노동자
출신인 후보를 내는 것에 그 본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
후보의 선거정책과 공약을 제출하는 과정이 어떠했는가, 그
내용이 노동자계급의 관점에서 올바로 서 있는 것인가, 선거에
참여하는 방식과 후보의 결정과정이 노동자계급의 원칙에
부합하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며 이를 명확해야 한다.
상황에 의한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는 민중세력은 우리 후보를 내는 후보전술을 선택해야 한다.
다만 후보 추대과정과 원칙을 망각해서는 아니되고 사람을
설정하고 그 틀에 조직의틀을 끼워넣으려면 조직과 후보개인은
엄청난 정치적,조직적 손실을 받을 우려가 있다. 누가 후보로
나가는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후보를
추대하는가에 달려있다. 그렇다고 누가 나가느냐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민주노총의 투쟁방침에 입각한 사업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고 그런 속에서 대중적 권위와 지도력이
형성될 때 이와 같은 대중정치역량을 결합한 후보가 노동자와
민중의 후보로 자연스럽게 추대되어야 할 것이다.
나. 대선방침을 신속히 조직화해야 한다
신한국당, 국민회의 등 보수정당들의 후보선정절차들이 매스컴에
회자되고 있음에 비해 우리는 아직 초보적 수준에 불과하다.
노동자의 정치가 보수정상배들의 행태를 본받을 일은 없지만
우리의 조건과 상태가 선거대응에 불리함을 감안한다면 밀도있는
사업추진이 요구된다.
우선 우리후보를 당연히 내야 한다. 후보가 있다는 것은
선거에의 참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후보를 조직하는
과정,선거과정,이후 평가과정속에서 우리는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원칙과 경로를 획득해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정치조직 건설 등
이후의 사업에 대한 전망과 과제에 대한 풍부한 논의,계획 등이
필요하지만 결국 우리의 실력은 실천과정속에서 검증되고 확인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전의 노동운동에서 정치활동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대응이 요구되는 것에는 두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 전국적 총파업의 성과를 정치적으로 계승발전시켜
민주노조운동의 전망을 확실하게 세우자는 것이고, 둘째
민민진영의 단결고리가 그 어느때보다 양호한 현재의 조건에서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계급적 대안세력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자는 것이다.
이상으로 발제를 정리하면서, 정치위원회의 구성이 진행되고
있지만 논의구조에 여러가지 한계가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어
내용이 다소 거칠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마지막으로 모대학의 황모교수가 독자후보론을 2~3명의
민주노총 간부의 개인의견으로 비하시키면서 무가치한
개인의견을 과장보도한다는 등 불만을 털어놓고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은 7월중에 지역-계급연합론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예단한 것을 비판하면서 독자후보론으로
언론플레이를 하여 자신의 몸값을 부풀리려던 정치적 개인야심을
가진 민주노총간부들은 징계를 받던가 인사조치될 것이라는
주장을 보고 한참을 웃었다.
한국사회의 지식인이 보는 것처럼 노동현장은 그리 단순하지
않고 다양한 주장이 있으며, 노동자들은 그리 우매하지도 않다.
민주노총의 독자후보로 출세할 사람도 없고 그렇게 우리 조직은
빈약하지도 않다는 확신을 제기하며 노동자세력이 진정한
대안세력임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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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6-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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