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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플랜트건설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건강2

현장에서 미래를  제122호
송한수

노동자상태/


3) 여수건설노동자의 노동시간의 실태

중층의 하도급 구조 속에서 공기단축에 대한 압박은 상시적이다. 또한 건설노동자들을 대체할 수 있는 실업자 군이 광범위 존재하면서 노동자의 저항은 무력해진다. 이 때문에 건설업에서 장시간노동은 구조적으로 존재한다.
저임금 구조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추가노동을 해서라도 생계임금을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정규노동시간 이외의 노동시간이 연장됨으로써 실제로 전체 노동시간이 길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한국 건설노동자의 노동시간은 출혈적인 초장시간이라 할 만하다. 2002년 건설연맹에서 건설현장의 관리직, 기능직 노동자 1000명에게 설문조사 한 결과에 따르면 건설노동자의 65.9%(현장 기능직의 81.4%)가 휴일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휴일근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 ‘건설 산업 노동시간 단축에 관한 공청회’에서는 건설업의 장시간 노동의 폐해에 대해 지적했다. 조사방법과 조사년도에 따른 차이는 있겠으나 주당 65시간에서 70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제조업에 비해 주당 노동시간이 약 10-20시간정도 더 많은 것이다([표] 연도별 건설현장의 노동시간(건설 산업 노동시간 단축에 관한 공청회 자료에서 재인용). 2002년 7월 16일 사용자측 단체인 건설 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협회가 전국 111개 건설업체의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건설현장 노동자들의 주당 실제 노동시간은 54.3시간으로 근로기준법상 주당 노동시간인 44시간에 비해 10시간 이상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노동자들은 휴일근로, 연장근로로 인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되며, 이로 인한 산재, 직업병, 과로사는 다른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 건설노동자 건강에 있어 장시간노동은 가장 중요한 유해인자다.
여수비정규직건설노동자들의 경우도 과거에는 다른 건설노동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조직되기 시작하고 노조가 ‘1일 8시간 노동’을 최우선의 과제로 단체협상과 투쟁을 전개하였고, 그 결과 여수 건설노동자들의 실질적인 노동시간은 하루 8시간에 근접하게 단축되었다.

노동시간 단축의 계기는 2002년 단체협상을 통해 ‘8시간 노동제’를 공식화하고, 주월차수당 쟁취를 통해 초과노동을 줄임으로써 실질적으로 8시간 정규근무시간을 보장받았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동시간 단축은 주당 70여 시간, 50%가 넘는 휴일근로 백석근, 『건설 산업 노동시간 단축에 관한 공청회』2003.
를 하고 있는 다른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에 비하면 매우 양호한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파업이전하고 파업이후하고 완전히 차이가 나죠. 왜 그러냐면 옛날에는 실질적으로 우리가 11시간 ~ 11시간 반 정도를 했습니다. 왜 그러냐하면 지금은 아침 8시부터 일과시작이란 말입니다. 그러면 8시부터라는 것은 조회나 체조나 안전수칙의 모든 것을 8시부터 시작 해 가지고 일과시간이 포함되기 때문에 그럼 정리시간 1시간. 12시부터 1시 사이에 하고. 오후 4시 55분에. 옛날 같으면 실질적으로 아침 8시 못돼서 아침조회하고 나갔습니다. 아침 8시에 시작해서 오후 6시에 끝납니다. 그것은 9시간 근무에다가 실질적으로 9시간 반, 10시간한다고 봐야죠. 옛날에 비교하면은. 1시간이나 2시간이 줄어든 것이지요.(계전 27세 근속년수 4년 노동자)

그러나 공식적인 노동시간은 8시간으로 줄어들었지만, 잔업특근으로 인한 장시간 노동의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잔업 특근하는 실태)
특히 shut-down공정은 여수건설노조가 그 동안 벌여왔던 투쟁의 여러 가지 성과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이나 노동 강도 면에서 자본의 논리에 밀려나고 있다.
shut-down은 생산 공정을 중단시키고 진행하는 유지보수 작업이기 때문에 생산 공정이 중단시킨 만큼 자본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생산 손실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기단축의 압력을 가장 많이 받게 된다. 고용기간은 최소한으로 단축되고 가장 강도 높은 노동 강도가 요구되며, 잔업 특근도 흔하다. 실제로 2003년 여수건설노조의 조사에 의하면 여수건설노동자들의 노조활동으로 shut-down 근무시간을 제외한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8.7로 단축되었지만, shut-down 작업 시 1일 평균 노동시간은(오전 8시부터, 오후22시까지) 16시간에 이른다.


shut-down 기간 관련해서. 그러니까 ○○정유 15일 결렸어도 3000명 들어갔다, 작업자만. 그 다음에 보름. 왜 그러냐면 지그들은 하루 공장이 쉬면 150원 200원 그러다 보니까 최단시간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투입해서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한다, shut-down 관련해서. 근데 인력을 많이 투입을 하려고 해도 지금같이 일자리가 없을 때는 많이 투입이 된다. 3000명이고 4000명이고. 근데 여천산단이 활성화가 되고 신설공장이 많이 생기다보면 인원창출이 안되잖냐. 그러면 야간, 철야를 풀로 돌리는 거다, 교대제(?)로. 그런 부분. 오늘 철야하고 오전 갔다가 오후부터 다시 철야하고 이런 부분. 그러니까 안전에 관해서는 큰 데미지다.(0918-C-05-14~15p)


4) 여수비정규직건설노동자에 대한 노동통제의 실태

건설업은 일괄적인 테일러리즘적 노동통제 IMF경제위기 이후 자본은 이윤율의 저하경향을 상쇄하기 위한 전략으로 광범위한 노동의 유연화를 촉진시켰지만, 이러한 경향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었다. 20세기 후반 세계자본주의의 핵심 산업이었던 자동차산업에서는 테일러리즘적 작업통제, 즉 노동자들의 작업공정을 분석하여, 단순반복동작으로 환원함으로써 노동자로부터 노동의 주도권을 가져감으로써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통제가 가능해졌다(브레이어만, 노동과 독점자본). 이에 반해 산업의 특성상 테일러리즘적 노동통제가 어려운 경우, 자본은 노동을 통제할 수 있는 다른 효율적인 방식을 찾게 된다.
가 어려운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발주자-원청건설사’가 일정기간동안 고용하기 때문에, 노동자통제를 담당할 주체가 불분명하다. 게다가 기술, 인력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날씨 등 외부의 상황에 따른 변수가 많다. 따라서 중층의 하도급구조를 통한 하청업체수준에서의 경쟁, 또는 과잉인력에 따른 고용위기라는 외부적 조건을 활용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회사는 고용불안을 직접적인 노동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회사의 통제에 잘 따르지 않았을 경우 해고뿐만 아니라 다른 직장에도 취업을 제한시키는 경우도 있다. 정규직의 경우 직장에서 물의를 일으켰을 때 시말서를 쓰는 등 단계적인 벌칙이 있으나, 비정규직인 경우는 바로 해고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소위 블랙리스트를 통해 조직적으로 재취업을 제한하는 사례로 있었다. 필요에 따라서 노동조합활동을 통제하거나 무력화시키는 방편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같은 경우에 인터넷에 이름을 띄운다. 그 사람이름이 홍길동이라면, 홍길동이라는 사람은 △△에서 일 못하게 되어있다. 취업제한의 기간이 3년이라는 말이 있다... 3년 동안은 △△라는 회사에는 취업을 할 수가 없다. 퇴출된 노동자들은 회사정문에서 바로 출입정지를 시킨다. 내가 그 회사에 들어가면 회사정문에 비정규직 명단이 있어서 바로 출입을 막는다. 안되겠습니다, 출입정지 됐습니다. 이렇게. 그래서 친구 이름을 가지고 취업을 한 사람도 있다. 회사에서 그런 방침을 인터넷까지 띄워서 한 개인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가정과 삶을 망치고 있다. (0904-W/F-05-1~2p)

작업지시는 원청의 감독자가 하청 소장이나 과장에게, 하청의 소장이나 과장은 현장노동자에게 지시하며, 원청에서 직접 현장노동자들에게 작업 지시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간접적인 작업지시로도 충분하다. 원청건설업체는 하청업체를 퇴출시킬 수 있고, 하청업체는 건설노동자의 고용을 해지시키거나, 앞으로의 고용에서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청에서 직접 지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개 ○○전력 통해서 말을 한다. 작업자에게 말을 하는 사람들은 공사 감독관들. 공사 감독관들이 직접 와 가지고 이거 이렇게 하는 거 맞냐고 물어보면 설명을 해주고, 공사 감독관들이 여기에 뭐가 있다, 옮겨 달라고 그러면 그때 옮겨 주고. 원청에서는 거의 감독관들만 돌아다닌다고 봐야한다. 안전관리 하는 사람들하고. (0917-G-05-4~5p)


5) 플랜트건설현장의 복지시설 실태

여수건설노동자들의 작업현장에는 식사공간, 휴식공간, 화장실, 세면공간, 탈의실 등 기본적인 복지시설을 갖추지 않은 경우들이 많다. 최근에는 규모가 큰 신설공사장을 중심으로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휴식공간과 화장실정도가 설치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작은 규모의 공사에서는 설치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비정규직에 대한 인간적인 차별, 소위 ‘노가다’에 대한 천시와 육체노동에 대한 사회적 편견, 그리고 추가 비용을 꺼리는 원청건설사와 하청건설업체의 책임회피 때문이다.

하다못해 공장에서 같이 일하면. 자기들은 식당에서 먹지만. 땅바닥에서. 먹으면. 생각이 있다면 그렇게 해주겠습니까. 복지시설 면에서 상당히 안 좋죠. 같은 사람이면 그렇게 먹는다면. 자기가 그렇게 길에서 한 달 두 달 먹는다고. 그렇지 않습니까? 바람 불고 먼저 뒤집어쓰고 먹는데, 안 그렇습니까? 걔들 눈에는 우리가 그러는 게 당연하게 보여요.



2. 여수 비정규직건설노동자들의 사회보험적용 실태

1) 4대 보험 적용에서의 배제

우리나라의 경우 4대 보험은 안정된 임금노동자에게 먼저 적용된 후, 점점 대상을 확대하여 농어민, 도시지역 자영업자까지 확대되었다. 이러한 하향식확대과정으로 인해 보험관리가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나 영세 자영업자는 자연스럽게 배제되어 왔었다. 우리나라의 사회보험은 서구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났던 ‘밑으로부터의 확대’(bottom up가 아닌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서 나타난 ‘위로부터의 확대 top down과정을 거쳤다. 서유럽의 경우 최초의 사회보험적용자는 저임금 생산직 근로자이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고임금 근로자와 사무직 근로자 그리고 자영업자에게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라틴아메리카의 경우는 특수직역(군인, 공무원, 교사) → 은행, 에너지, 통신업에 종사하는 사무직·생산직 근로자→일반 도시 노동자 → 농업노동자 및 자영노동자, 그리고 농민의 순서로 사회보험이 확대되었다(Mesa-Lago, 1991:6;김연명, 1997a). 우리나라의 경우도 라틴 아메리카의 하향식 확대과정과 유사하게 진행되었다. 이러한 하향식 확대과정으로 사회보험의 기술상 자격관리나 보험료산정 및 부과, 징수가 어려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이나 영세 자영인 들이 자연스럽게 배제되었다.(김연명,『비정규 근로자와 사회복지』한국산업노동학회, 2001.)

항목
적 용 요 건
여수비정규직 건설노동자에게 나타나는 문제점들 요약
산재보험
2003년 법개정으로 1인 이상의 모든 건설현장에 적용됨. 2000만원 미만인 공사는 제외
사업주의 산재처리 회피, 고용불안으로 인한 노동자의 소극적 대응, 사업장의 잦은 이동으로 직업병의 직업 관련성을 규명하지 못하기 어려워 산재신청을 포기함. 낮은 보장성
고용보험
2004년 1월부터 1개월 미만의 일용노동자도 적용. 1개월 동안 60시간미만(1주간 15시간미만)인 경우는 제외
사업주의 회피, 잦은 사업장 이동, 실업의 반복으로 인한 미등록, 낮은 보장성
국민연금
직장가입 대상 - 2003. 7. 1.부터는 1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 단 일용근로자 또는 1월 미만의 기한부로 사용되는 근로자는 제외함
사업주의 회피, 지역가입일 경우 직장가입일 때보다 본인부담이 늘어남, 낮은 보장성
건강보험
직장가입 대상 - 2003년 7월 1일부터 1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 1월 미만의 기한부로 사용되는 근로자는 제외함
직장가입과 지역가입을 반복하거나, 지역가입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음. 지역가입이든 직장가입이든 대부분 적용되고 있다. 낮은 보장성
건강진단
모든 근로자
작업현장의 유해요인이 타 사업장에 비해 두드러짐에도 불구하고 특수건강검진이 이루어지지 않음. 다만 채용 전 건강검진만 이루어지는데 이는 사업주가 고용을 제한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음
<표 1> 공공노동복지의 종류와 비정규직건설노동자 적용여부

점차적으로 적용 근로기간 단축과 사업장 범위확대를 통해 적용이 확대되어 거의 대다수가 4대 보험의 대상자가 되었으나 실제로는 상당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회보험에서 배제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용주와 노동자의 기여회피’ 기여회피 contribution evasion 문제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사회보험의 당연 적용대상이 되나 고용주 또는 피보험자가 기여금을 의도적으로 기피하여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어도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다. ; 김연명,『비정규 근로자와 사회복지』한국산업노동학회, 2001.
와 ‘사회보험기관의 관리능력취약’이 주요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표 2> 2004년 국가인권위 비정규직 건강실태조사
- 여수지역 비정규직 건설노동자의 사회보장제도 가입여부(N=188)


여수비정규직건설노동자들의 사례를 보면 적용요건에는 해당되지만 이러한 이유로 인해 사회보험으로부터 배제되는 경우가 많았다. 여수비정규직건설노동자들의 노동계약기간은 수주에서 수개월로 다양하며 매번 사업주가 변경되기 때문에 직장가입형태의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에서 미등록되는 경우가 많고 사업주도 짧은 노동기간일 경우 보험가입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보험과 산재보험의 경우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일차적으로 낮은 보장성으로 인해 평균임금이 낮을수록 최저생계비용조차 지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져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산재보험에 있어서 까다로운 절차와 사업주의 산재처리회피로 인해 여수건설노동자에게 가장 많은 문제점을 유발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1) 산재보험으로부터의 배제

건설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주로 나타나는 문제점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산재처리보다 공상처리가 더 많으며, 경미한 사고일수록 공상처리 산재보험에서는 4일 이상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재해에 대해서만 보상한다. 따라서 3일 이하의 업무상 재해는 공상(公傷)처리를 하게 되는데 근로기준법에 따라 회사가 치료비와 임금을 직접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4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재해에 대해서도 사업주가 위법적으로 공상처리를 하는 사례가 많다.
되는 경우가 많았다. 2003년 여수지역 건설노동자 건강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체 응답자 167명 중 사고나 재해를 당한 경우 산재로 치료받았다고 응답한 사람은 20.4%에 불과했다. 46.7%가 공상으로 치료하였으며 28.7%는 본인부담으로 치료비를 부담하여 전체 재해발생의 75.4%가 은폐되고 있었다. 많은 건설노동자들이 치료기간이 짧은 가벼운 질환은 대부분 산재보험처리를 하지 않고 본인부담으로 치료하고 있거나, 직업병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제 산재 직업병 규모는 노동부 통계상으로 드러난 것 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실제 산재보험이 여수비정규직 건설노동자들의 경우에 있어서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향이 초래된 것은 사업주의 책임회피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산재처리건수가 많은 하청건설업체의 경우 공사입찰 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은 구조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사업주의 작업환경개선을 의무를 회피하게 하며, 노동자에게는 공식적이고 제대로 된 보상과 치료 후 작업복귀를 더욱 어렵게 한다.
둘째, 사고성재해의 경우 직업 관련성 인정이 비교적 쉽지만, 누적성 질환인 경우에는 직업 관련성 인정이 어렵다. 장기간 같은 업종에서 일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주가 끊임없이 바뀌었고, 비정규직 건설노동자의 노동환경에 대한 유해요인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기 때문에 직업병임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 그 결과 여수건설노동자들이 직업병으로 산재인정을 받은 사례는 매우 드물다. 직업병에 대한 입증책임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노동자에게 전가되어 있는 이상 여수비정규직 건설노동자의 직업병은 거의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산재보험의 보장성이 낮았다. 특히 휴업급여액이 부족하여 생계유지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여수비정규직건설노동자들의 경우 일용직으로 분류되어 통상근로계수(0.73)의 적용을 받음으로써(일당×0.73=평균임금)오히려 더 적은 휴업급여(일당×0.73×0.70=약 50%)를 받고 있다. 또한 요양기간 중 치료비 또한 최저수준에서 보험적용이 되기 때문에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산재보험이 부담해주지 않은 추가적인 의료비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산재요양기간에 가계유지에 더욱 큰 압박을 받게 된다.
넷째, 단기간 계약직이라는 특성 때문에 산재요양 이후 작업 복귀에 대해 어떤 사업주도 책임지지 않으며, 오히려 사업주들은 산재요양을 했던 사람에 대한 취업제한을 하고 있다. 단기간 계약직 노동자인 경우, 건강하지 않은 노동자들은 고용에서 배제된다. 채용 전 건강검진은 건강하지 않은 노동자를 고용에서 배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 그 결과 질병이나 재해로 건강이 나빠진 노동자들은 퇴출되고 건강한 노동자들만 남아있게 되는데 이를 건강노동자효과(healthy worker effect)라고 한다. 산재요양을 했던 과거력이 있다는 것은 건강하지 않으며 앞으로 또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주들은 이들을 고용에서 배제시키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여수비정규직건설노동자들은 중대한 손상이 아닌 이상 산재처리를 두려워한다.

조금 다쳤는데 산재 처리를 해주라고 하면 다음날 우리가 그 회사를 가가 지고 벌어먹을 수가 없어요. 그런 여건이 많지요. 다른 데도 산재 처리를 하면 그것이 이미 리스트가 올라가기 때문에 다른 현장에서 벌어먹기 어려워요. 산재 처리를 해서 몸이 나아서도 벌어먹기 어렵습니다. 산재 처리 해버렸다 하면은 그 사람은 나아도 현장에서 뛰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10건 생기면 2건 산재 처리되고 8건 공상처리 됩니다.(0905-F-07-4p)

(2) 고용보험으로부터의 배제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이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03년 7월 1일부터 5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단계적으로 가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상시근로자를 기준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같은 업종에 종사하면서도 계속해서 사업주가 바뀌고 반복실업을 겪고 있는 여수건설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실질적인 적용에 어려움이 많다.
첫째, 실업급여 신청일 이전에 1개월간 근로한 일수가 10일 미만이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노동부는 피보험자격취득의 고용보험 상 효력발생시기를 신고 등을 통하여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확인한 때로 보고 있다.『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노동법 해설』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회 2004, 114P.
따라서 여수비정규직 건설노동자처럼 1년에 수차례 사업장이 바뀌고, 실업기간도 얼마나 될지 예측을 할 수 없는 경우엔 신고가 늦어져 고용보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업수당 여부

<표 3> 2004년 국가인권위 비정규직 노동자 건강실태조사
- 여수지역 비정규직 건설노동자의 실업수당 여부(N=188)


둘째, 2004년 이전까지는 고용보험법상 피보험자격의 취득과 신고는 원칙적으로 사용자가 하게 되어 있는데, 사용주가 신고를 회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2004년부터 사용자가 신고하지 않은 경우 노동자가 직접 고용안정센터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여수 비정규직건설노동자들의 경우 노동자 스스로의 적극적인 신고가 여전히 어렵다.

요즘은 의무적으로 1인 이상 사업체는 가입을 해야 하니까 고용보험이 있고. 고용보험 자체도 우리들한테 현실적으로 와 닿는 부분은 좀 멀다. 왜 그러냐면 대기기간이 14일 있고, 105만원 정도를 받을 수가 있다, 우리들은, 기본급에 한해서는. 105만원을 받고는 살수가 없다, 현실적으로. 4인 정도의 가족이고, 뭐 부양가족 있고 많게는 7인 정도 있는데, 어머니 동생들 애들 둘이 각기 해서 100만원 받고 살수가 있겠냐. 아무리 보험이고 나라의 정책이지만. 그러니까 고용보험 자체를 신청을 안 한 거다. 혹시나 일이 내일 모레 될까, 다음 주는 될까.‘어이, 형님 일자리나 해주시오.’‘응, 다음주안에 연락할게, 한 20일 10일만 있어봐라’ 있다, 있다, 있다 보면 3주일, 4주일 흐르는 거야.(0918-C-05-11p)

고용보험의 낮은 보장성도 문제가 된다. 실업급여는 실직 전 평균임금의 50%를 지급받고 있는데, 저임금계층의 노동자는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실업급여를 지급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실업노동자의 생존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처하게 됨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재취업활동을 수급자격조건으로 설정하고 취업알선과 직업훈련을 거부할 경우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실업급여가 실업기간동안의 생계보장이라는 사회보장적 차원보다는 고용안정사업 및 직업능력개발사업과의 연계성 속에 노동자들의 실업예방과 실업기간의 최소화를 위해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강현아,『실업증가와 고용보험제도의 한계』, 산업노동연구.
이번에 여수비정규직 건설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업수당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186명 중 40명이 그렇다고 대답했고(21.5%), 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한 노동자들은 평균 84.8만원의 실업수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4인 가족 최저생계비는 1,055,090원, 5인 가족 최저생계비는 1,199,637원. 최저생계비는 어떤 한 가구가 최소한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비용으로 2000년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구 생활보호제도, 영세민 지원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한 가구의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생계비, 의료와 교육, 주거지원을 해 주게 되어 있다.


(3)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 - 직장가입으로부터의 배제

여수비정규직건설노동자들은 같은 직종에서 수년간 일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상시근로자에 해당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이 지역가입으로 되어 있다. 국민건강보험의 경우 직장의료보험과 지역의료보험이 통합되면서 지역가입과 직장가입의 보험료가 큰 차이가 없지만, 국민연금의 경우는 지역가입인 경우 본인이 전액 부담하는 반면 직장가입인 경우는 사업주가 50%, 본인이 50%를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지역가입자에게 불리하다.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은 해당 규정에 상시근로가 아닌 경우 1개월 미만의 기간 동안 고용된 경우는 직장가입 적용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여수비정규직건설노동자에게는 직장가입적용에 해당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2004년 7월1일부터 고용보험적용 사업장도 국민연금 사업장이 되면서 적용이 확대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공사기간이 1개월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업주가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직장가입으로의 적용여부를 떠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보장성 부족으로 인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2) 건강진단으로부터의 배제

건설업은 유기화학물질, 소음, 분진, 용접흄, 중량물운반, 진동 등 각종 유해요인에 노출되어 있고, 타 산업에 비해 중대재해 사망이나 3개월 이상의 요양을 요하는 재해를 말한다.
의 발생률이 높고, 산재직업병이 다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건강진단은 유해한 노동환경으로부터 유래하는 건강장애를 조기에 발견하여 조기에 치료함으로써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수비정규직건설노동자들에게 건강진단은 건강악화를 감시하고 예방하는 기능을 상실하여 건강진단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박탈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업주의 고용통제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여수비정규직건설노동자에게 건강검진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건설노동자의 경우 단기 계약직이며 이직률이 높기 때문에 짧게는 1년의 2회, 길게는 2년에 1회로 규정되어 있는 건강검진에 누락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건강검진<노동부조사결과> 1999년 160여만 명으로 추정되는 건설노동자 중 건강검진을 받은 노동자는 15만 5천명으로 10%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오랫동안 같은 직종에서 일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직업의 특성에 맞는 건강검진을 받을 권리를 박탈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지금까지 건설노동자에 대한 건강진단을 살펴보면 대부분 ‘채용 전 건강진단’으로만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건강진단의 대부분이 업무적합성 평가의 근거로 활용되기보다는 불건강자를 색출하여 고용에서 배제하는 방법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에 정우기업 회사 자체에서 신체검사를 집중적으로 했어요. 채용을 했을 때 우선 허리를 봤거든요. 그래서 예를 들어 디스크 6번, 7번. 6번, 7번 이상 있다고 한 사람들 다 떨어졌어요. 허리에 부황 놓은 자리 있는 사람들도 다 떨어졌어요. 저 같은 경우 신체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해서 입사를 했거든요. 입사를 해서 내가 이런 일이 발생을 해서 8월 1일날 이래가지고 8월 말일까지 한 달 정도 자비로 치료를 했어요. 8월 말에 회사에 말을 해서 그래서 지정병원에 9월 1일부로 해갖고 내가 금요일 까지 거기 있다가 20일 여기로(현재 요양중인 병원)왔죠. 거기서도 인자 두 번째 사진을 찍었어요. (P-0924-W-03-p1)

따라서 여수비정규직건설노동자들의 경우 채용 시 건강진단이 질병의 조기발견과 조기치료라는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노동권’을 제약하는데 악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노동자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실업상태’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왜곡하고 있고, 사업주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보호할 의무를 회피한 채 산재직업병에 의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여수비정규직 건설노동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질환을 숨기고 있다. 사업주의 경우 채용 시 건강진단이나 불확실한 소문만으로도 고용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산재직업병으로 인한 회사 측의 손실을 최대한 줄이려고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실제 현장에서는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적절하게 치료 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는 노동자가 많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함으로써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계속)

2006-07-31 17:10:14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item=&no=3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