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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노총

현장에서 미래를  제23호
이상춘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노총

이 상 춘 / 전국병원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
노동시평


노동법 날치기 통과로 전국을 한달 동안 마비시켰던 총파업 투쟁의 성과와 가능성에 대해 수많은 찬사와 평가에도 불구하고 현장으로 복귀한 노동자들은 여전히 고용불안, 노동강도 강화, 노동조합 탄압을 개인의 몫으로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임․단협 투쟁에서 금속연맹의 핵심조직에 속하는 한라중공업 노동조합의 무쟁의 선포는 바로 이러한 결과라는 것을 누구도 크게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특히 노동법 개악 이후 총자본의 탄압은 무엇보다도 노동조합 활동을 무력화하기 위한 경제위기 이데올로기 공세와 함께 임금과 고용 중에 양자 선택을 요구하거나 단협의 개악안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방침은 총자본의 이데올로기 공세나 탄압의 성격에 대하여 적극적인 대응 방침보다는 총파업 기간에 노동자의 계급적 이해를 대변할 정치조직이 없었다는 현실적 평가가 주요하게 부각되면서 정치세력화와 대선방침 수립에 주력하고 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민주노총은 정치세력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그것은 노동자를 중심 세력으로 한 정당건설이어야 하며 그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서 민주진영이 연합해서 야권 후보단일화를 강제해낼 수 있는 국민적 신망과 지지도를 갖춘 국민후보를 낸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난 총파업투쟁의 성과와 한계를 되짚어보면서 노동자 정치세력화, 정확히 표현하면 대선방침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
성과적인 측면을 보면 90년대 초 동구권의 사회주의 사회가 붕괴되면서 남한사회의 노동운동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그것이 일부 선진노동자에게 혼란을 가져왔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에도 그러한 영향은 계속 남아 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도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자본의 신경영전략에 따른 노동계급의 투쟁은 계속 일어나고 있다.
프랑스 공공부분 노동자들의 파업, 독일금속노조의 파업, 97년 남한의 총파업투쟁은 파업투쟁에의 참여인원의 거대함과 장기적이고 폭발적인 투쟁 양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총파업은 전세계적인 신자유주의 확산과 자본의 신경영전략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노동계급의 중심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여전히 투쟁의 중심세력은 노동자계급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미루어 볼 때 민주노총의 대선 방침에 대한 논의는 노동자의 계급적 의식 강화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나라 경제 살리기’(지금은 나라 바로세우기로 수정됨)와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노총’이라는 구호, 신한국당 해체를 외치던 노동자들이 총파업 투쟁이 끝나기 무섭게 제고 여지없이 파업으로 인한 회사의 경제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잔업철야를 자청하는 상황들은 총자본의 경제위기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노동자의 계급의식을 강화해 나가는데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동의한다면 민주노총의 대선 방침의 핵심은 합법적인 테두리에서의 의회진출이 아니라, 총자본의 신경영전략과 경제위기 이데올로기로 인해 산업현장의 노동자들과 민중들이 어떻게 착취되어지고 있는가를 폭로해 나가는, 노동자가 중심이 되어 다수 민중의 이해를 대변해 나가는, 노동자계급의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이어야 한다.

사회개혁, 제도개선이 몇몇 민주적인 인사가 의회로 진출한다고 이루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고 진정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노총’이 되기 위해서는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투쟁이 아니라,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대중과 민중들의 권리를 위해 자본가들의 이데올로기와 끊임없이 투쟁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훈련되고 단련되면서 제도권 정치를 넘어선 노동자들의 정치를 만들어 나갈 때 진정한 의미의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노총이 될 것이다. 한/노/정/연

1997-07-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3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