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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임단투는 무엇을 보여 주었는가

현장에서 미래를  제25호
이은숙

97임단투는 무엇을 보여 주었는가

- 그 양상과 특징 -



이 은 숙 / 연구기획실장






1. 글을 시작하며

올 임단협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우리는 올해의 노동조합운동 과정이 앞으로 우리나라 노동운동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정세적 조건에 의해 규정받고 있다고 판단해 왔다. 특히 지난 연말연초의 노동자 총파업투쟁이 ‘일시’ 마무리되면서 임단투 국면으로 되었기 때문에 올해의 임단투가 가지는 정세적인 무게는 확실히 예년과 다른 것이었다.

연말연초의 총파업투쟁이 형성한 정세조건과 바뀐 노동법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안(특히 일터에 대한)과 불만으로 인해 당초 올 임단투는 상당한 정도의 전국적 쟁점들을 형성하면서 역동적으로 전개될 것이 예상되기도 했다. 자본측의 상황(세계시장에서의 경쟁 조건의 변화)과 그에 입각한 그들의 공세, 노조운동 내부의 여러 가지 고통의 지점이 총파업과정에서부터 이미 드러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한국노총 할 것 없이 전체 노동조합운동 진영이 바뀐 노동법에 대한 ‘무효화투쟁’ ‘불복종운동’을 선언하고 임단협 투쟁을 그 연장선에 위치지우고 있었기 때문에, 임단투라고 하는 시기적 투쟁사안을 통하여 총파업투쟁정신에 기초한 ‘무효화․불복종’운동 전개와 그 논리적인 귀결로서의 노동법 재개정투쟁이 임단투 과정에서 전국적인 쟁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향적으로’ 해석하였던 탓이다.

총파업 이후의 정세를 자본측이 주도하는 가운데 임단투가 노동자총파업의 역규정1)을 받으면서, 각 사업장 단위의 각개 투쟁 양상이 계속됐다. 지난 3월부터 준비과정에 들어가서 4월말부터 서서히 교섭에 착수한 전국의 임단투는 9월초 현재까지 각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양각색의 자본측의 공세에 대하여 전국적이고 효과적인 투쟁전선을 형성해내지 못한 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역사적인 총파업투쟁을 전세계 노동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수행해낸 이 땅의 노동자들은 지금 총파업에도 불구하고 ‘날치기법’과 별다름 없는 ‘개정’노동법의 굴레 속에서 각 사업장별로 각개약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사업장별 현안(특히 일터의 불안정)들은 이미 개별노조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고 소위 ‘고용문제’라고 하는 끝없는 미로를 연출하고 있는데, 당하고 있는 개별노조들만이 싸우고 있다. 한 노조가 당했을 때 전국전선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좌시하고 있다가 다른 노조가 또 당하고 있다.2) 왜인가? 특히 올해는 임단투 과정을 거치면서 자본측이 초기 불안하게 출발되었던 개정노동법하의 임단투에서 주도권을 강화시켜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실은, 노동법이 자본의 노동시장 ‘탄력화’와 ‘노조개입 배제’를 주내용으로 하는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요구를 대폭 수용하면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러운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이런 문제인식 아래 이 글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올 임단투 과정과 양상을 분석하고 그에 기초하여 노동운동의 과제를 다시금 추출해 내는 것이 목적이다. 기초자료로는 민주노총의 「투쟁속보」[1호(97.4.25) ~ 16호(97.7.25)]와 「단체협약 요구 및 타결현황」(97.5,6,8), 「97년 임투진행 현황」(97.8.13)을 사용하였다.


2. 올 임단투의 전개과정과 특징적 양상

올 임단투는 총파업과 노동법 개정과정에서 형성된 정세적 조건의 규정을 받아 실질적으로는 총파업투쟁의 연장선으로서 자리하고 있었다.3) 그와 동시에 ‘임단투’가 가지는 ‘경제적 요구투쟁’으로서의 고유한 성격과 ‘대중적인 삶의 문제’라는 데서 오는 동력4)이 있기 때문에 올해와 같은 정세하에서는 임단투의 그러한 동력이, ‘답답하게’ 마무리된 총파업투쟁의 미진함5)을 씻어낼 전국적 전선을 형성해야 할 과제를 가지고 있었다.

더욱이 총파업을 통하여 어느 해 보다 대규모의 수준 높은 연대투쟁을 수행해낸 올해는 노동법 개악 때문에 수많은 쟁점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실제로 노동법 개정에 대해 노동자들은 ‘재개악’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전국적 전선은 이미 형성된 가운데서 임단투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6)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임단투는 전체적으로 보아 전국적인 집중성보다는 사업장 단위의 원심력이 더욱 크게 작용하는 가운데 수행되었다. 투쟁하는 사업장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개악된 노동법을 근거로 한 자본측의 단체협약 개악 기도 및 임금동결(이는 실질적으로 임금인하) 공세에 저항하였고, 어느 해보다도 많은 단식투쟁과 상경투쟁이 이어졌다. 전국적인 쟁점이 될 투쟁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삼미특수강 ‘고용승계’ 투쟁에서 볼 수 있듯이, 이미 ‘정리해고제’ 도입으로 예고되고 있었던 대량해고사태가 시작되고 있었고, 덕부진흥, 한국후꼬꾸, 한국타이어의 사례처럼 자본측의 야만적인 테러와 탄압이 꼬리를 물고 발생하고 있다. 해당 노동자들의 완강하고 끈질긴 투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전국적인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1) 시기지연

올 임단투의 특징적 양상을 전개과정과 함께 살펴 보자.

우선, 임․단협 둘 다 시기지연이 두드러진다. 요구안 확정에서부터 교섭시작, 그리고 타결 속도 등이 전반적으로 지연되었다. 민주노총을 비롯하여 산하 각 상급연맹들의 요구안이 예년에 비해 2~3개월 가량 늦게 제출되었고, 각 단위노조의 요구안 확정 속도도 대단히 늦어졌다.

4월 24일 현재, 민주노총의 집계대상 928개 노조 가운데 임금인상 요구안을 확정한 노조는 274개로서 29.5%에 불과했다.7) 또 같은 시기에 교섭을 시작한 노조는 9.7%에 그쳐, 96년 4월16일 현재의 17.7%에 비해 현저하게 지연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표 1> 임투 진행 현황

 

교섭시작노조

타결노조

전체

제조업

비제조업

전체

제조업

비제조업

'97

'96

4.24

90개

(9.7%)

17.7%

23개

(8.9%)

67개

(10.0%)

22개

(2.4%)

1개

(0.4%)

21개

(3.1%)

5.22

386

(42.0)

52.4%

157

(63.3)

229

(34.1)

63

(6.8)

10

(4.0)

53

(7.9)

7. 3

540

(58.4)

66.5%

203

(81.2)

337

(49.9)

173

(18.7)

52

(20.8)

121

(17.9)

8.13

570

(61.3)

 

217

(85.4)

353

(52.2)

383

(41.2)

143

(56.3)

240

(35.5)

주 : 괄호안의 %수는 ‘전체’는 전체노조대비 %, 제조업은 제조업노조전체 대비 %, 비제조업노조는 비제조업노조전체 대비 %이다.

자료 : 민주노총, 「투쟁속보」 1~16호, 「97년 임투 진행현황」, 1997. 재구성


위 <표 1>에서 알 수 있듯이 작년에 비해 1개월 이상의 시차를 가지고 교섭에 돌입하고 있다. 8월13일 현재 집계대상 노조의 40% 가까운 노조가 교섭을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제조업 노조의 경우는 85.4%가 교섭에 들어갔지만 비제조업 노조는 7월과 8월을 거치면서도 절반 가량의 노조만이 교섭을 시작하고 있다.

타결속도 역시 8월13일 현재까지 전체적으로 41.2%의 노조만이 임투를 마쳐(제조업노조의 56.3%, 비제조업노조의 35.5%) 전반적으로 더디게 진행되었다. 한편 교섭돌입 노조수에 대비한 타결 속도에서는 제조업이 65.9%, 비제조업이 68.0%의 진도율을 보여 비제조업의 교섭기간이 제조업보다 짧게 나타나고 있다. 단협 역시 비슷한 속도로 예년에 비해 지연되고 있다(<표 2> 참조).


<표 2> 단체협약 교섭 및 타결 현황

 

전체

제조업

비제조업

개

%

개

%

개

%

집계대상 전체노조

933

100

267

100

666

100

교섭시작노조

5.15.현재

324

34.7

122

45.7

202

30.3

6.13.현재

419

44.9

137

51.3

282

42.3

8.13.현재

442

47.4

151

56.7

291

43.7

타결노조1)

6.13.현재

59

14.1

18

13.1

41

14.5

8.13.현재

228

51.6

91

60.3

137

47.1

주 : 1) 같은 기간의 교섭시작 노조와의 대비임.

자료 : 민주노총, 「단체협약 요구현황」(97.5), 「단체협약 요구 및 타결현황2」(97.6), 「97 단체협약 타결현황」(97.8)


2) 낮은 요구율과 낮은 타결율, 그리고 ‘고용안정’ 요구 급증

두 번째 특징적인 양상은, 예년에 비해 낮은 임금인상 요구율 및 타결율, 노동시간 단축보다는 고용안정 요구가 증대된 점이다(<표 3>, <표 4> 참조).


<표 3> 임금인상 요구율 및 타결인상율

 

요구율(%)

타결인상율(%)

1990

23.4

14.4

1991

26.4

17.5

1992

22.8

14.0

1993

15.8

8.5

1994

15.6

10.5

1995

16.0

11.6

1996

15.5

10.7

1997.8.13        

12.3                     

8.2                     

 

제조업

15.1

12.8

비제조업

12.2

8.0

주 : 97년의 인상율 및 타결인상율은 총액기준.

자료 : 민주노총, ?97년 단위노조 대표자 수련대회 자료집?, 97.8.29

       민주노총, ?97년 임투진행현황(8월13일 현재)?, 1997.8.


한편 전국적으로 무교섭타결과 임금동결선언 사업장이 예년에 비해 월등하게 증가하였다. 지난 6월 21일 현재 임금동결 업체는 422개, 무교섭타결 사업장은 186개로 작년에 비해 각각 560%, 300%씩 증가했다.8)

이런 현상은 현시기 정세를 주도하고 있는 자본측의 ‘경제위기’ 공세와 구조조정의 와중에서 노조운동이 대단히 수세적 위치에서 임단투를 치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체협약에서도 마찬가지의 양상이 나타난다. 단협에 들어간 노조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고용안정’과 ‘경영참가’ 문제이다.

<표 4> 주요내용별 단체협약 요구 및 확보 타결 현황

주요요구

구분

전체

제조업

비제조업

개

%

개

%

개

%

고용안정

요구1)

175

18.8

  75

28.1

100

15.0

타결2)

  62

35.4

  27

36.0

  35

35.0

 

정리해고시

노조와 합의

요구

165

17.8

  69

25.8

  96

14.4

타결

  53

32.1

  20

29.0

  33

34.4

 

고용안정위원회

설치

요구

  43

  4.6

  29

10.9

  14

  2.1

타결

   9

20.9

   7

24.1

   2

14.3

경영참가

요구

121

13.0

  20

  7.5

101

15.2

타결

  38

31.4

   4

20.0

  34

33.7

주당

노동시간단축

요구

  86

  9.2

  69

25.8

  17

  2.6

타결

  13

15.1

  12

17.4

   1

  5.9

사회개혁관련

요구

  71

  7.6

   3

  1.1

  68

10.2

타결

  34

47.9

   2

66.7

  32

47.1

전임자 임금

요구

  63

  6.8

  22

  8.2

  41

  6.2

타결

   2

  3.17

  -

  -

   2

  4.9

총파업불이익 금지

요구

  54

  5.8

  35

13.1

  19

  2.9

타결

  28

51.9

  20

57.1

   8

42.1

해고자 복직

요구

  28

  3.0

  13

  4.9

  15

  2.3

타결

  13

46.4

   8

61.5

   5

33.3

작업중지권

요구

  21

  2.3

  18

  6.7

   3

  0.5

타결

   4

19.0

   3

16.7

   1

33.3

주 : 1) 비율은 <표 2>에서의 집계대상 전체노조 중에서 차지하는 %임.

     2) 요구별 타결율은 요구노조 대비 타결노조 비율임.

자료 : 민주노총, 「단체협약 요구현황」(97.5), 「단체협약 요구 및 타결현황2」(97.6), 「97 단체협약 타결현황」(97.8) 에서 재구성


전체 집계대상 노조 중 18.8%인 175개 노조가 ‘고용안정’ 조항을 두자고 요구했다. 제조업의 75개, 비제조업의 100개 노조가 요구했고 연맹별로는 병원노련(58개)과 금속연맹(46) 소속 사업장에서의 요구가 많다. ‘정리해고시 노조와 합의’ 조항을 단협에 명시하라는 것과 ‘고용안정위원회 설치’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를 요구한 대부분의 노조(175 중 165)가 전자를 요구해서 53개 노조가 타결을 본 것으로 집계되어 있다. ‘고용안정위원회 설치’는 43개 노조가 요구해서 9개 노조가 타결을 보았다. ‘고용안정’ 요구는 일단 노동법에 ‘정리해고’ 조항과 변형근로시간제 등이 도입됨으로써 노동조건 악화와 일터의 불안정성 증대를 저지하고자 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경영참가’ 요구가 많은 것도(121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표 5> 연맹별 고용안정 조항 요구 및 확보 노조수

 

 

건

설

공

익

금

속

대

노

협

대

학

민

철

노

병

원

사

무

언

론

자

동

차

통

신

현

총

련

화

물

화

학

대

구

울

산

계

고용관련

요구

8

 

46

1

1

1

58

6

7

12

1

2

4

14

2

1

175

타결

2

 

16

1

1

-

23

1

3

4

1

2

1

5

-

1

62

노동시간단축

요구

2

-

51

-

-

1

-

2

5

7

1

2

3

10

-

-

86

타결

-

-

9

-

-

-

-

1

-

3

-

-

-

-

-

-

13

자료 : 민주노총, 「97년 단체협약 타결 현황」, 1997.8


하지만 작년에는 107개 노조가 요구하여 가장 많았던9) ‘노동시간 단축’은 올해 86개 노조가 요구하는 데 그쳤고, 그 대부분이 제조업 노조들(69개)이다. 그 중 42개 노조가 주40시간을, 39개 노조가 주42시간을 요구했고, 5개 노조는 ‘노동시간 단축’이라고 요구했다. 8월13일 현재까지 13개 노조가 타결을 보았는데, 주 40시간을 쟁취한 노조는 1개(사무노련의 ANT커뮤니케이션)이고, 11개 노조가 주42시간제를 명문화시켰다. 노동시간 단축 요구가 전면에 나서지 못한 것은 정세 주도권의 변화를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3) 심각한 고용문제10), 그러나 ‘고용안정’ 요구의 함정

고용안정 요구는, 그것이 만일 전 국가적인 고용창출노력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다시 말하면 일자리의 양적 증대가 없을 경우)는 지금 현재의 개별 사업장에서의 일자리 보장 요구에 다름 아니다. 이것은 매우 수세적인 요구라고 할 수 있는데, 만일 해당 기업주가 그 사업장의 핵심적인 경영상의 문제를 소위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고 하면서 그 중심적인 처방을 ‘생산성증대와 낭비요소 제거’라고 제시한다고 가정해보자(이것은 가정이 아니라 지금 현재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지만). 그런데 그런 사업장의 노조가 ‘고용보장’ 단협(‘정리해고시 노조와 합의’ 혹은 ‘고용안정위원회 설치’)을 쟁취하였다고 하자. 그럴 경우, 그 사업장 자본측이 보장할 수 있는 내용은 최대치가 ‘해고 없이 자연감원분의 인원을 충원하지 않는 것’이다. 만일 자연감원분의 인원을 신규충원하지 않은 채, 기존의 물량(또는 업무)를 현재 근무하는 인원이 다 소화해내야 한다면 그것은 즉각적인 노동강도의 강화로 귀결되는 것은 하나의 상식이다. 한편, 만일 어떤 사업장에서 노조가 매우 공세적으로 고용안정을 요구했다고 치더라도 문제는 계속 남는다. 그럴 경우는 자본측이 신기술 덕택이지 노동강도 강화가 아니라고 주장하기 십상이다. 마치 생산성 향상에 대하여 노동 기여분이 있고 자본 기여분이 따로 있다고 하는 논리와 마찬가지로, 자연감원 인원을 충원하지 않는 대신 기계를 도입했지 않느냐고 자본측이 강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기술을 도입했을 때 노동강도가 세진다는 것은 많은 연구결과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또 자본측이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잉여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기본 성격을 감안할 때, 신기술 도입에 들어간 비용을 자본측은 어디에서건 뽑아내지 않으면 산술적으로 우선 수지가 맞지 않는다. 또, 그 비용만 뽑아내는 것은 플러스 마이너스 해서 0이 되므로 자본측에게는 남는 장사가 전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인하여 필연적으로 노동강도 강화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행 개정노동법으로 인하여 ‘변형근로시간제’가 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사업장 안에서의 직무 불안정성도 덩달아 증대되게 되었다. 이런 현실은 대량실업과 노동강도 강화, 노동자간의 ‘일자리 경쟁’으로 인한 더더욱의 노동조건 악화를 예고하고 있다.

‘고용안정’으로 표현된 이번 단협의 요구(혹은 슬로건)에 대해 또 하나 생각해 볼 문제는, 이 요구가 총노동의 계급적 요구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요구는 가장 일차적으로 현재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들의 것이다. 노동조합의 요구이기 때문에 그 자체에 대해 문제제기 할 수는 없지만,11) 현재 자본측의 구조조정 과정이 격렬하게 추진되면서 현재의 정규직 조합원들의 직장불안정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규직 위주의 운동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전국의 실업자는 통계청이나 노동부 통계에서 나타나는 60만명선을 훨씬 넘는 1백만명 이상이라는 보고(삼성경제연구원)가 있다. 정부측에서는 이런 실업률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12) 이런 상태에서 우리가 ‘고용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게 심각한 ‘고용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고용안정’ 요구로 나타나는 것도 역시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노동자에 대한 자본측의 정책들에 대응하는 노동자측의 대안들이 ‘혹시 그 자체가 우리의 발목을 옭아매는 것이 아닐지?’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고용문제’는 자본측의 ‘효율화․유연화․경쟁력’ 논리에 입각한 새로운 축적조건의 지반조성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이다. 최근 임시직과 일용직이 크게 증대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13) 이처럼 자본의 공세가 총체적으로 가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현재의 고용관계를 유지․안정화한다는 것은, 어쩌면 사상누각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최근의 ‘기아사태’ 등에서 보듯이 대단히 제한적인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4) 투쟁의 집중성 확보, 산별건설 토대 구축을 목표로

   ‘교섭권 위임’ 전술 채택

민주노총은 올 임단투에서 창립 후 처음으로 ‘교섭권 위임’을 임단투의 핵심 전술로 채택했다. 민주노총은 교섭권 위임 전술을 양 측면에서 중요하게 의미부여하고 있었다. 요컨대 ‘전국적 투쟁전선 구축’과 ‘산별노조 건설의 토대 구축’이다. 민주노총이 설정하고 있었던 제1의 투쟁방침은 ‘민주노총 주관 하에 전국적 투쟁전선 구축’이었는데, 교섭권 위임전술은 “전국적 투쟁전선 구축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교섭전술과 투쟁전술을 구사할 수 있게 해, 노동조합의 교섭력과 투쟁력을 높이고 산별노조 건설을 앞당긴다”14)고 하였다. 이와 같은 민주노총의 방침에 따라 산하 각급 조직들에서는 4월말에서 5월 중순까지를 교섭권 위임시기로 잡고 준비에 들어가 교섭권 위임이 시작됐다.


<표 6> 임단협 교섭권 위임 현황과 교섭방식  (단위: 노조수)

조직명

금속

공익

건설

대노협

대학

민주금융

6.12.현재

80

52

18

전체노조

10

전체노조

교섭방식

집단/대각선

집단/대각선

대각선

 

(대각선)

 

 

병원

언론

자동차

현총련

화물

화학

90

3

16

9

9

3

집단/대각선

대각선

대각선

(그룹공동)

(대각선)

 

    자료 : 민주노총, 「투쟁속보」 제8호(97.6.13)


그러나 교섭권 위임전술은 임단투 시기가 예년에 비해 매우 늦어지면서 당초 민주노총이 설정한 의미 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5월 6일 현재 260여개 노조가 상급단체에 교섭권을 위임한 즈음에 민주노총은 “교섭권 위임의 내용이 각 조직의 조건에 따라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교섭권 위임전술 자체가 형식화되면서 투쟁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15)고 평가하였다. 공동교섭 경험이 있는 연맹(공익, 병원)의 경우는 비교적 조직적인 준비과정(교섭단 구성에서부터 교섭방식에 이르기까지)을 거치고 위임받은 노조들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전술을 구사였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기본적으로 단위노조가 교섭을 하되 어려운 경우만 지원교섭에 나서는 정도로 설정하는 등 편차가 심하다는 것이다. 경험이 없는 조직이 더 많아, 전국적 시기집중성을 높이기 위해 채택했던 교섭권 위임전술이 오히려 임단투 시기를 지연시킨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한편 교섭권 위임전술은 각 기업별 단위노조가 자신의 핵심적인 권한에 해당하는 교섭권을 상급단체에 위임함으로써 조직적인 결합력을 증대시켜 산별노조의 실질적인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의의를 가지고 있다.

교섭권 위임전술이 가지는 한계도 또한 존재한다. 기업별 노조체계에서 하나의 연맹이 아니라 전국적인 총연합단체에서 일정하게 집중성을 발휘하는 전술이 되기 위해서는 민주노총 산하 각 연맹, 그리고 연맹 산하의 각 기업별 노조가 강력한 결합․결집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노동법 개정 총파업 투쟁 과정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그러한 결합력을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올 임단투 시기는 지난 총파업투쟁 전야와는 크게 달랐던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총파업 이후 투쟁의지를 되살려낼 수 있는 전선을 형성해 내지 못하고 있었던 점이, 교섭권 위임전술에서도 가장 큰 질곡점이었다.

대규모 사업장 노조들의 경우 교섭권 위임에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냈고, 투쟁의 집중과 전국적인 긴장감이 부재한 가운데서 ‘교섭권 위임 전술’이 내용성을 갖기는 어려웠다.

5) 투쟁 양상 : 전국적 전선 부재, 사업장 각개 분투

전국적인 차원에서 ‘교섭권 위임’ 전술은 있었지만 ‘투쟁전술’은 솎아내기가 어렵다. 올 임단투 시기에는 전국적 전선의 부재가 두드러졌는데, 이것은 전국적인 투쟁방향의 변화과정과도 관련되어 있다.

민주노총은 5월에 접어든 시점에서부터 임단투를 통한 전국적 전선 설치가 어렵다16)고 보았으며, 따라서 이후 투쟁방향을 ‘사회적 파급력이 큰 경제개혁-정치개혁투쟁, 민주노총 합법성 쟁취 투쟁 등과 함께 종합적인 투쟁전선을 구축해야 한다’17)는 방향으로 잡았다. 그리고 이런 연장선에서 전국적 공동요구 마련에 들어가 ‘나라바로세우기 13대 사회개혁 요구’(5월)를 내놓으면서 사회개혁요구와 임단협 과정에서의 현안문제를 통한 전국적 공동요구와 공동투쟁 전선 형성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민주노총의 ‘총력투쟁’ 시기로 설정되었던 7월 초․중순경에 파업 사업장이 20여 개를 넘고 쟁의행위 결의 및 조정신청 노조까지 포함하여 1백여 개 노조가 쟁의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쟁의 사업장의 시기집중은 이루어지고 있지만, 투쟁의 내용적 집중성, 즉 전국적 쟁점의 형성과 대규모 연대투쟁은 전개되지 못하고 사업장 각개 분투 양상으로 진행되었다.18)

<표 7> 시기별 투쟁 노조수

 

6/3

6/19

7/3

7/10

7/16

8/13

파업

-

5

8

22

26

10

쟁의행위 결의

10

15

28

24

43

17

조정신청

7

16

66

59

40

14

계

17

36

102

105

109

41

* 한국타이어 해고자 단식농성투쟁 : 6/11~7/23. 42일간의 투쟁

* 삼미특수강 고용승계투쟁 : 9/5.현재 166일째.


3. 다시 98년을 열어가는 길목에선 노동운동의 중대과제

    - ‘고용문제’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이상에서 임단투 진행과정과 특징적 양상을 개괄적 수준에서나마 살펴본 결과, 노동운동의 과제와 관련하여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자본의 공세에 대해 전체적으로 돌파지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투쟁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경제위기’ 공세와 그 연장선에서 추진되고 있는 구조조정 와중에서 심각하게 떠오르고 있는 ‘고용불안’ 문제이다.

이하에서는 ‘고용문제’ 해결의 방안은 어떻게 찾아져야 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결론을 대신하고자 한다.


1) ‘고용문제’ 해결의 두 가지  길

     - 노동시간 단축과 비정규직․외국인과의 차별금지

앞서의 단협 요구와 관련하여 ‘고용안정’ 요구가 대단히 수세적인 요구가 될수밖에 없는 이유를 언급하였다. 반면 노동시간단축 요구는 어떠한가? 노동시간 단축 요구는 실업과 불안정고용문제를 총노동자의 입장에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다.


“대량실업 혹은 고용불안 문제와 관련해서는, ‘해고반대’와 같은 소극적인 방침으로는 대량해고, 대량실업 사태를 방지할 수 없다.…… 노동자계급과 노동조합의 대응은 보다 적극적인 것이지 않으면 안된다. 고도의 생산력과 자본주의적 생산과 완전(?)고용이 그래도 당분간이라도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노동의 공유(labor sharing)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의 노동자계급이 당분간이라도 대량실업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당장 ‘노동 공유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길은 바로 노동시간을 대폭적으로 삭감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 8시간씩 세 사람이 할 일을 한 사람이 6시간씩 한다면 네 사람이 할 수 있고, 그만큼 고용은 증대한다. 이 경우 ’6시간 노동에 생활임금 보장‘이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19)

지금 8시간 일하고 있는 대신 6시간을 일하고 2시간분의 일을 다른 노동자에게 주자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시간 단축은 ‘임금삭감’ 대신에 주어져서는 안된다. 지난 89년 주44시간 노동제가 법제화시켜졌을 때, 자본측에서는 인건비가 올라간다고 아우성이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자본측은 노동시간 단축요구에 대해서는 임금삭감요구로 대응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20)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단협에서 13개 노조가 주당 노동시간을 단축해냈는데, 작년과 달리 올해 노동시간을 단축한 사업장은 대부분 중소 사업장으로서 그 의미가 대단히 크다.


한편, 이번 단협과정에서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고용(불안정)문제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유력한 방안은 ‘비정규직․외국인노동자’ 등과의 차별대우 철폐이다. 최근 각 사업장에서 자본측은 비정규직(임시직, 일용직, 파트타이머 등) 노동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최근 3년 사이에 외국인 노동자 채용도 급속하게 증대하고 있다.21)

여자노동자의 노동시장 진입도 급증22)하고 있는데, 이는 임시직, 파트타이머(‘단시간근로자’)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급증세와 관련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상용․정규직 노동자는 줄어들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중이 늘고 있는데,23) 이것은 사용자가 자기들의 필요에 따라 해고와 채용, 배치전환을 자유로이 구사하고자 하는 것이다(노동력의 ‘수량적’ 유연성 추구). 현행 기업별 노조체계에서는 거의 대부분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합원으로 조직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자본은 비정규직 고용을 통하여 자신들의 의도를 관철해 나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리해고제를 도입한 것은 이러한 과정을 노동조합이나 노동자들의 집단적 저항에 직면하지 않고 원활히 추진하기 위한 것에 다름 아니다.


이와 같은 비정규직 고용 증대는 정규직․비정규직 할 것 없이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야기한다. 지금과 같은 자본의 운동방식 아래서는 정규직 노동자라고 하여 언제까지 정규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게 되어 있고, 비정규직은 비정규직이기에 항상 불안하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노동시장 유연화는 노동자간 경쟁을 통하여 노동조건 악화를 동반하게 된다.

때문에 비정규직․정규직으로 구분되어 있는 현재의 노동시장 구조가 단일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그런 점에서 모든 종류의 노동에 대한 차별을 철폐해 나가는 것이 고용문제 해결의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노동조합이 비정규직․정규직간, 내국인노동자․외국인노동자간, 남․녀간, 등등의 모든 종류의 차별을 거부하는 방향에서 운동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조직체계의 개편을 통한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 방안 강구일 것이다.24) 물론 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미조직 노동자를 조직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광범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조직함으로써 노동자간 격차를 해소해 나가는 것은 고용문제 해소의 긴요한 과제이자 노동조합의 조직발전과도 맥락이 일치하는 사안이다.

세계적인 자본간 경쟁의 격화와 국내 대자본 중심의 축적 조건의 재편성을 위한 구조조정은 총파업을 경과하고 노동법 개악을 거치면서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자본의 운동방식이 노동자들에게는 고용불안정과 실업문제로 나타나고 있음은 우리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그대로이다. 그러나 현시기 고용불안에 대해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것은 대단히 수세적인 내용을 가질 수밖에 없다. 노동시간의 단축-생활임금 쟁취를 통한 일자리 창출, 그리고 노동자간의 일체의 차별 철폐 과정만이 지금 우리가 요구하는 ‘고용안정’의 내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노동자간 차별 철폐의 유력한 방안으로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와 산별노조 건설․전환과제가 동시에 수반된다.(1997.9.10.)

한/노/정/연

   


1) 임단투가 총파업의 역규정을 받고 있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에서이다. 자본측이 총파업을 딛고 서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켰다는 의미가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자들이 총파업 이후 전자로 인한 패배감을 씻어낼 계기(전국적인 방어전선 형성)를 갖지 못함으로써 무교섭타결, 무쟁의선언, 임금동결로 나아가거나 자본의 공세에 대항하여 투쟁하더라도 전망이 보이지 않는 양극상황이 심화되면서 총파업의 역사적 성과보다는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2) 삼미특수강노조의 ‘고용승계’투쟁은 166일째(9월5일 현재) 계속되고 있지만 전국적 전선으로 형성되고 있지 않다. 기아그룹 ‘부도유예조치’는 정부의 ‘기아그룹 해체방침’으로 또다른 삼미특수강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3) 올 임단투는 총파업과의 연관 속에서 설명될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총파업을 전후하여 조성되었던 정세, 총파업 그 자체, 그리고 노동법‘재개정’ 과정이 통틀어 임단투의 조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임단투를 규정했던 정세조건은 이번 특집면의 앞글(곽탁성, “다시 요구되는 ‘계급현실’과의 결합”)에서 총체적으로 다루어졌기 때문에 여기서는 별도로 다루지 않는다. 다만, 총파업 전부터 가해지기 시작한 ‘경제위기론’ 공세가 각종 실물경제 하락과 적신호 지표들을 동반하면서 기세를 더하여 1월23일 한보철강 부도사태를 시작으로 노동법 재개정안의 국회처리를 전후하여 ‘실물’로서 연달아 제시되면서 정세의 역규정성이 증대되기 시작했다는 점만을 지적해 둔다.


4) 임단투는 기본적으로 노동조건을 개선해 나가기 위한 노동자계급의 가장 대중적인 투쟁이자 노동자의 삶의 기초를 확보하는 생존투쟁이다. 기본적으로 임단투는 성격상 노동자 전체의 생활향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목표하는 경제적인 요구투쟁이다. 그런 한편 노동자 전체의 생활향상과 노동조건 개선 요구는 항상 자본의 이해와 대립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자본은 일단 노동자의 노동력을 싼값에 사서 많은 이윤을 내는 것이 생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노동자의 경제적 요구투쟁 자체는 이미 정치적인 성격을 갖게 된다. 또한 노동자의 경제적 요구투쟁은, 이를테면 노동자 한 사람이 ‘내 임금 올려주시오’라고 해서는 그 요구가 달성되지 않는다. 노동자를 부리는 쪽(자본)에서 자신의 필요가 없는 이상은 임금인상은 물론이고 노동조건의 개선이라는 것은 고려되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조건의 개선은 자본의 입장에서 보면 ‘공돈이 나가는 일’이고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며, ‘낭비적인 것’이다. 만일에 노동자들이 다 죽겠다고 일손을 놓아 버리면 그제서야 자본은 마지못해 노동자의 요구를 그것도 부분적으로, 더욱이 무슨 큰 혜택을 베푸는 듯이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단결된 집단적 주체에 의한 ‘우리 임금 올려주시오’로 발전해 나온 것이 임단투인 것이다. 노동조합운동은 이러한 기본적인 경제적 요구투쟁을 통하여 발전해 왔으며, 경제적 요구투쟁이 완결된 형태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만으로는 안된다는 대중적인 자각을 조직하게 된다.


5) “노동자 총파업투쟁의 최고의 성과는 민주노조운동이 그 투쟁을 통해 노동자들로부터 ‘노동자대중의 가슴 속에 살아 숨쉬는 노동운동’으로 신뢰받을 수 있게 된 점, 그리고 자신이 노동자임을 부인해 온 많은 노동자들에게 노동자임을 자각토록 만들고, 노동자라고 생각할지라도 투쟁에는 참여하지 못한 많은 노동자들에게 투쟁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해준 점이다. …… 그러나 노동자 총파업투쟁이 획득한 최고의 성과는 온전한 것이 아니라, 타오르다가 꺼지기 시작함으로써 잿 속의 불씨와 같은 것이 되었다. 총파업투쟁은 투쟁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도 커다란 패배감을 안겨주었다. 게다가 한국 노동운동은 현 시기에 이르러 운동의 동력을 잃고 있고, 방향 상실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김세균, ‘노동운동, 어디로 가야 하나? - 민주노총 노선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대안적 해결책의 모색을 중심으로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1997년 6월호, 32쪽)

5) “노동자 총파업투쟁의 최고의 성과는 민주노조운동이 그 투쟁을 통해 노동자들로부터 ‘노동자대중의 가슴 속에 살아 숨쉬는 노동운동’으로 신뢰받을 수 있게 된 점, 그리고 자신이 노동자임을 부인해 온 많은 노동자들에게 노동자임을 자각토록 만들고, 노동자라고 생각할지라도 투쟁에는 참여하지 못한 많은 노동자들에게 투쟁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해준 점이다. …… 그러나 노동자 총파업투쟁이 획득한 최고의 성과는 온전한 것이 아니라, 타오르다가 꺼지기 시작함으로써 잿 속의 불씨와 같은 것이 되었다. 총파업투쟁은 투쟁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도 커다란 패배감을 안겨주었다. 게다가 한국 노동운동은 현 시기에 이르러 운동의 동력을 잃고 있고, 방향 상실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김세균, ‘노동운동, 어디로 가야 하나? - 민주노총 노선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대안적 해결책의 모색을 중심으로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1997년 6월호, 32쪽)

   총파업투쟁으로 인한 패배감의 요인은 두가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투쟁의 1차적 목표가 노동법 개정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개악되었다는 점. 지난 3월에 통과된 개정노동법은 ‘상급단체 복수노조 허용’ 등과 같이 부분적으로 개선된 점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노동자들이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었던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시간제’가 입법화되고, 더욱이 기업별 노조체계로 되어 있는 현재의 노조조직구조로 보아 그 활동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밖에 없는 독소조항들이 대폭 도입됨으로써 “무엇을 위한 총파업이었는가?”를 되묻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둘째, 오히려 ‘개악법’의 족쇄가 하나둘씩 현실로서 노동자들을 옭아매고 있는데도 그것을 방어할 수 있는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구축하지 못함으로써 총파업투쟁의 미진함을 씻어낼 계기를 상반기 내내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6) 민주노총은 당초 총파업투쟁을 마무리하면서 임단투 과정과 연계하여 노동법 ‘불복종운동’을 벌여 나갈 방침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2월 임시국회에서 노동법이 개정되지 않거나 극히 부분적으로 개정된다면, 그리고 자본측이 탄압을 멈추지 않는다면, 97년 임단투는 총파업투쟁의 연장선에서 전개될 수밖에 없다. 97년 임단투는 민주노총의 총괄 책임과 주관하에 전국적 투쟁전선을 구축하고 요구와 시기, 투쟁전술을 집중한다. 금년은 총파업투쟁으로 전국적 통일성과 집중성이 제고되었기 때문에 과거 어느 해보다 민주노총이 총괄하는 전국적 투쟁전선 구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강조는 원문). “날치기 개정 노동법의 문제점은 크게 보아 (1) 정리해고・변형근로시간제 등 근로기준법 개악 (2) 복수노조금지・공무원과 교사의 단결금지・공익사업 직권중재 등 ILO가 개정을 권고한 결사의 자유 침해조항 미개정 (3)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쟁의기간 임금지급 금지・쟁의기간 대체근로 허용・임금협약유효기간 연장・벌칙강화 등 노조활동을 제약하는 독소조항 신설 3가지 범주로 나뉜다. 만약 2월 임시국회에서 이상의 독소조항이 전면 개정되지 않는다면 임단투 기간에 노동악법 불복종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여, 정권과 자본 스스로 이들 조항을 개정하지 않는 한 산업평화 내지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만든다”(민주노총, ꡔ제4차 대의원대회 자료집ꡕ 62~63쪽, 1997.2.13)


7) 4월24일 현재 제조업 노조의 37%, 비제조업 노조의 26.7%만이 요구안을 확정했다. 연맹별로는 사무노련이 6.0%로 가장 낮았고, 공익노련(구 전문노련)이 63.8%로 가장 높았다. 5월9일 현재부터 집계대상 노조는 930개.(「민주노총 투쟁속보」 제1호, 제3호)


8) 노동부, 「새 노동법 시행 100일 산업현장, 어떻게 달라졌나」, 1997.6.23.


9) 96년도에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한 107개 노조 중 58개 노조가 시간단축에 성공하였다. 기아자동차노조와 데이콤노조는 주41시간제를 쟁취했고 그외 대부분의 노조는 42시간을 확보했다.(민주노총, ꡔ97년 임시 대의원대회 자료집ꡕ,  1997.3.27, 86쪽)


10) 현시기 ‘고용문제’의 근본적 원인과 대응방향에 대해서는, 채만수 ‘경제위기 공세와 노동운동의 대응방향’,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ꡔ정세토론회 자료집ꡕ, 1997.5.2 참조.


11) 물론 노조는 일차적으로 조합원들의 요구에 기초하여 투쟁하지만, 조합원만의 조직일 때는 ‘조직이기주의’ 이상을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그래서는 곤란하다. 미국의 노조가 철저히 조합원만의 조직으로서 활동함으로써 미국 노동운동은 ‘조직부문/비조직부문’으로 양분되고 노조의 세력이 나날이 줄어들었듯이 노조운동의 발전을 보장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8월4일 시작되어 18일까지 보름 동안 진행된 미국의 UPS(United Parcel Service) 파업은 기존의 미국 노조운동과는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서는 원영수, ‘UPS 파업, 신자유주의 공세의 정면 돌파’,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9월호 기획번역에 소개되어 있다.


12) 97년 3월의 실업률은 3.4%, 실업자는 724천명을 기록하였고, 1/4분기 전체로 보면 실업률은 3.1%, 실업자는 646천명에 달했다.(노동부 「고용안정대책」, 97.5.22) 작년에 2.0%였던 실업률은 올해 2.9%까지 대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한국노동연구원, ꡔ최근의 고용동향 분석과 전망ꡕ, 97.5.13).


13) 97년 1/4분기 현재 36시간 미만의 단시간 노동자가 24만명 증대하여 16%나 늘어났으며, 임금노동자 중 상용은 0.9%가 감소한 반면 일용직 노동자는 8.9%나 늘어났고 임시직 노동자도 5.6%나 증대하였다(각각 96년 1/4분기 대비).(한국노동연구원, 「최근의 고용동향 분석과 전망」, 97.5.13) 통계청 통계에 따르면 올 1/4분기 현재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 13,032천명 중 44%인 5,731천명이 일용+임시직 노동자이다.


14) 민주노총, ꡔ제4차 대의원대회 자료집ꡕ, 1997.2.13, 63쪽 ; ꡔ97년 임시대의원대회 자료집ꡕ, 1997, 3.27, 65쪽.


15) 민주노총, 「투쟁속보」 제3호, 1997.5.9


16) “현재 임단협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조건은 대단히 불리한 상황이다. 경제위기론 때문에 이미 ‘임금인상’은 사회적인 쟁점이 되지 못하고 있고, 단체협약은 중심사업장들이 빠진 상태에서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그리고 한보사태 이후 …… 임단협투쟁이 사회적인 쟁점으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의 조건에서 임단협만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전선을 구축하는 것은 요구의 측면에서나 시기집중의 측면에서나 매우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민주노총, 「투쟁속보」 제3호, 1997.5.9, 4쪽)


17) 민주노총, 「투쟁속보」 제3호, 상동.


18) 임단투의 각개 분투적 양상을 포함하여 상반기 투쟁에 대한 분석은 곽탁성, “다시 요구되는 ‘계급현실’과의 결합”,ꡔ현장에서 미래를ꡕ, 9월호 특집 참고.


19) 채만수, ‘경제위기 공세와 노동운동의 대응방향’,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ꡔ정세토론회 자료집ꡕ, 52쪽, 1997.5.2.


20) 경총은 올 4월 회원사에 배포한 임단협 지침서 속에서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항목을 두고 그 아래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1.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할 때에는 임금을 삭감하고, 임금협상과도 연계한다. 2. 근로시간이 단축된다고 하더라도 시급이 인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3.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될 경우에는 노동생산성의 증가를 전제로 해야 한다. 4. 단체협약에 의해 근로시간이 단축되더라도 총 근로시간이 44시간 이내이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음을 명확히 한다. 5. 연/월차 유급휴가 및 법정휴일을 사용하도록 한다. 6. 연장근로에 대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법에서 정하는 범위 내에서만 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정한다.”(한국경영자총협회, 「임단협 지침서」, 1997.4.21) 이 중1항, 2항과 4항은 노골적으로 임금삭감을 주장한 것이며, 3항은 노동강도 강화를 통해, 5항은 연월차수당만큼의  간접적인 임금삭감 효과를 주장한 것이다.


21) 국내에 연수생 혹은 불법체류취업자로서 취업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총수는 96년 현재 210,494명으로 집계되어 있다. 94년의 81,824명에 비하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노동부, 「노동시장 효율화를 통한 고용안정대책」, 97.6.16)


22)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자의 경제활동 인구는 올 2/4분기 현제 9백만여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가 증가하였다. 이는 95년 대비 96년 같은 기간의 2.0% 증가의 두 배 이상 되는 것이다. 또 올 2/4분기의 취업자 증가에서도 남자는 0.7% 늘어난 데 그쳤지만 여자는 3.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여자는 실업률도 높다. 2/4분기의 실업자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로 137천명이 증가했는데 그 중 남자는 20.8%가 증가했지만 여자는 60.0%로 대폭 증가했다.(통계청, 「97년 2/4분기 고용동향」, 1997.8.13)


23) 올 2/4분기 중에 임시직 노동자는 282천명이 늘어나 작년 같은 기간보다 7.3%나 증가하였고, 일용직 노동자는 122천명이 늘어 6.8% 증가를 보인 반면에 상용 노동자는 오히려 2.0%(147천명)가 줄어들었다.(통계청, 「97.2/4분기 고용동향」, 1997.8.13)


24) 주지하다시피 현재 우리나라의 노조는 기업별 체계로 조직되어 있다. 기업별 노조는 하나의 기업(또는 하나의 사업장)에 고용되어 있는 노동자만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그 기업(사업장)의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통해 노동조건에 대한 노사간의 집단적 협약을 체결한다. 원리적으로는 한 사업장(기업)에 속하는 사용자그룹을 제외하고 모든 ‘종업원’이 조직대상이지만, 일반적으로 정규직(일시고, 일용직, 파트타이머 등의 비정규직을 제외한 정규직)만을 조직하고 있으며, 제조업의 경우에는 생산직 위주로 조직되고 있다. 기업별노조체계는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특유한 제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체계하의 노조는 각 단위노조마다 독자적인 규약과 재정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잘 알다시키, 각 단위노조들은 산업별로 협의체(연맹)를 만들어 기업별 노조로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는데, 노조의 기본 단위가 기업노조이기 때문에 산업별 또는 업종별, 나아가 전국적인 상급단체를 구성하여도 협의체로서의 성격 이상을 넘어서기 어렵다. 또한 기업별 노조는 기본적으로 노사간의 집단적 관계가 그 기업(또는 사업장)에서의 고용관계에 기초하기 때문에 ‘회사의 운명은 나의 운명’이 되어 애사주의적(혹은 기업/회사주의적) 경향을 갖게 되고,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고 관철시키는 독자성 보다는 회사노조(Company Union)로서 회사측의 노무관리 기관으로 전락하게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기업별 단위노조는 민주적 운영과 회사로부터의 독자성이 확보될 경우, 그리고 조합원으로부터의 신뢰가 강할 경우, 기업별 벽을 넘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여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전노협을 결성해낸 노조들이 바로 그러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투쟁력도 총자본의 공격이 집중적으로 가해져서, 이를테면 산업구조조정 대상 산업이거나 혹은 자본간 경쟁에서 패하여 부도가 발생하였을 경우, 그 회사 노조의 노동자들은 결정적으로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게 되고 노조는 자신의 존립근거를 잃어버리게 된다. 즉 기업별 노조의 최대 약점은 기업이 사라지면 노조도 사라진다는 점이다. 최근의 ‘기아그룹 부도(유예)사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듯이, 우리나라 노조들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단체협약을 쟁취하고 있고 지난 총파업과정에서도 활발한 활동력을 보여주었던 기아자동차노조도 회사가 부도사태에 직면하자 절대적 곤경에 빠지는 바로 그러한 점이 기업별 노조의 가장 큰 취약점이다. 반면 산업별 노조는 직종이나 직업, 사업장에 관계 없이 동일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를 조직하는 것을 조직원리로 하고 있다. 산업별 노조는 기본적으로 전국적 단일노조이며, 전국 1산업 1노조의 체계를 조직원리로 한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산업별 노조체계로 전환하거나 혹은 새로이 산업별 노조를 건설하거나 한다면, 현재의 단위노조들은 그 새로 건설되는 산별노조의 지부 혹은 분회가 되는 단위이다. 전국 1산업에 1 단위노조로 조직되기 때문에 그 산업에 속하는 전국의 모든 노동자가 조직대상이 되며, 그 산업노조가 체결하는 단체협약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 산업별 노조는 특정기업에 속하여 근로하고 있지 않아도 조직될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도 정규직/비정규직(심지어 실업상태에 있는 노동자까지도)에 관계 없이 조합원 자격을 가질 수 있다. 산업별 노조의 단체협약 상대는 그 산업의 사용자단체가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노조의 교섭대상은 자동차산업 사용자들의 협의체(이를테면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자동차공업협회가 있는데)의 장이 될 것이다. 그런데 어떤 형태이든지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기본적인 대중조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조합은 기본적으로 노동자의 계급조직적인 성격을 띠지만 그 자체가 정치조직은 아니다. 노동조합의 형태 가운데서는 기업별 노조보다는 산업별 노조가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이해를 보다 잘 표현하고 대변할 수 있다. 현시기 노조운동 상황에서 산별노조 건설이 대단히 긴급한 과제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의견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산업별 노조 역시 정치조직이 아니고 노동조합 조직인 만큼 산업별 노조 건설이 노동운동의 최대과제라고 할 수는 없다. 산별노조건설 과제와 관련된 기본적 착목 지점에 대해서는, 김세균, 「노동운동, 어디로 가야 하나?」, ꡔ현장에서 미래를ꡕ 1997년 6월호를 참조할 것.


1997-09-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