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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정치실천단의 임무와 과제

현장에서 미래를  제27호
고영주


노동시평
민주노총 정치실천단의 임무와 과제


고 영 주 / 민주노총충남대전지역정치위원회 위원장





9월 5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권영길 위원장을 진보진영의 대통령 후보로 추대할 시 동의한다는 것을 결의한 후, 대선투쟁과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해 민주노총의 모든 인적․물적 역량을 투입한다는 결정을 내린바 있다. 이중 가장 핵심적인 사업중의 하나는 정치실천단에 관한 내용이다.
민주노총은 9월말까지 핵심실천단 2,000명과 10월말까지 일반실천단 4만명, 11월중순까지 10만명 확보를 목표로 모집사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진척속도는 매우 늦었다. 민주노총 정치위원회 활동 중단, 산별연맹과 지역본부 역할의 혼선, 중앙의 취약한 정치사업과 단위사업장 대표자나 조합간부들의 소극적인 태도와 이해부족이 주된 이유였다. 여기에는 정치경험의 부재와 정치역량의 부족, 낮은 정치의식, 후보의 성격논쟁을 비롯한 정치세력화에 대한 견해 차이, 현장의 당면 투쟁 등이 주요하게 작용하였다.
지난 10월 20일 민주노총은 활동이 중단되었던 정치위원회 제8차 회의를 열고 현 상항의 절박성을 공유하고 사업목표와 계획을 심의․확정하였다. 주요 골자는 정치실천단 모집을 본격화하고 핵심실천단, 일반실천단 구별없이 정치위원회 산하 정치실천단으로 편재하여 활동을 활성화한다는 것이었으며 구체적인 내용으로 10월말까지 3만명, 11월 8일까지 10만명 모집을 목표로 하며, 노동자대회 때 중앙정치실천단장과 각 연맹․지역본부 정치위원회별 정치실천단장을 임명하고 정치실천단 발대식을 갖기로 하였다. 실천단 교육을 강화하여 현장에서의 선전․홍보활동, 대중투쟁에의 적극적 결합을 추동하고 주소록을 확보하여 지역․거주지별 정치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 이후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조금씩 움직임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정치실천단의 결성과 주요과제

민주노총 대전충남지역본부 정치위원회는 9월중순 각 연맹 및 주요 조직별 정치위원을 10여명 선임하고 정치위원회 회의를 정례화하면서 정치위원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열흘 간격으로 정치위원회 신문을 ‘현장의 함성’이라는 이름으로 발행하고 있다. 정치위원회 및 정치실천단 활동과 지역에서의 정치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별도로 단위사업장별 분담금 납부를 결의하고 기존의 임단투실천단을 정치실천단으로 전환하였으며 사업장별 정치실천단 대표자회의를 정례화하는 한편 정치실천단이 지역의 투쟁에 적극 결합하도록 해왔다.
그리고 중앙정치위원회 결정사항을 실천에 옮기고 정치세력화에 대한 확고한 결의를 다지기 위해 지난 10월 25일 갑사 유스호스텔에서 민주노총 대전충남지역본부 정치위원회 노동자 정치실천단 발대식을 가졌다. 기존 임단투실천단으로 활동해 왔던 정치실천단은 현장투쟁 때문에 오히려 참석을 많이 하지 못한 가운데 신규 실천단으로 가입한 조합원들을 포함하여 약 100여명의 현장 조합원 및 간부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진 이날 발대식에서는 정치세력화의 의의와 방향에 대한 심도있는 교육과 토론 및 향후 정치실천단 활동 방안 그리고 운영방안을 심의․통과시켰으며 결성선언문을 채택하였다.
발대식에 참가한 실천단원들은 결성선언문을 통해 87년 노동자대투쟁과 민주노총 건설, 97년 총파업을 거치며 노동자들에게 부여된 산별노조와 정치세력화라는 역사적 과제와 책무를 현장에서 실천하면서 자주적․민주적 노동운동의 기풍을 세워내고 노동운동의 계급적․정치적 진출과 인간의 존엄성 및 자유와 평등, 평화가 보장되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을 분명하게 결의하였다.
또한 97년 대선공간 속에서 노동자들의 계급적 각성을 높여내고 자본의 공세적 이데올로기를 폭로․저지하며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진출을 가로막는 온갖 장애물 제거에 앞장서는 한편 ‘국민승리 21’을 계급적으로 강화하면서 실질적인 정치세력화의 토대를 구축하는데 선봉적 역할을 수행할 것을 결의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정치실천단은 지역 노동자 및 현장 대중투쟁의 연대에 앞장서며 대중이 주체가 되는 현장정치, 대중정치를 관철하고 노동자계급이 국민대중에게 신뢰할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 올바로 서는 것이 정치세력화의 요체임을 학인하였다.
이날 채택한 정치실천단 구성 및 운영방안은 위상, 정치실천단 회원 구성과 자격, 회원모집, 운영방안, 조직체계, 임무와 역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상과 관련하여 정치실천단은 민주노총 대전충남 지역본부 정치위원회 소속으로 하며 ‘국민승리 21 대전충남본부’에 독자적 조직으로 힘있게 결합한다는 점과 사업집행에 있어서는 추진위원, 핵심실천단, 일반실천단의 구별을 두지않고 정치실천단 명의로 공동실천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그리고 주요하게 현장 일상투쟁 전개, 총파업준비 및 지역투쟁과 적극 결합, 현장 조합원에 대한 일상적 선전활동 전개, 민주노총 정치위원회 방침의 현장 집행력 강화, 지역투쟁과 정치위원회, ‘국민승리 21’ 각종 행사에 조합원을 적극 조직하고, 동원한다는 임무와 역할을 설정하였다.
산하에 조직국, 선전홍보국, 문화국을 두며 대전충남 지역 조합원, 해고자, 미조직노동자 5,000명의 정치실천단 조직화, 열흘 간격의 정치위원회 신문발행과 체계적인 배포, 다양한 문화사업을 전개하기로 하였으며, 각 사업장별 실천단 책임자를 두고 매주 책임자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이후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정치실천단 발대식에서는 이번 대선투쟁과 향후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의미와 절박성을 공유하였으며, 올바른 방향설정과 구체적이고 창의적인 헌신적 실천을 통해 정치세력화의 토대를 확대․강화해 나갈 것을 결의하였다는 점과 이후 본격적인 활동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중한 성과를 남겼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실 민주노총 중앙정치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나 구체적인 실천력을 담보해낸다는 점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 대선투쟁과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의미와 기조를 명확히 하고 정치세력화의 지역적 토대를 구축한다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한 정치세력화 추진의 의미

현시기 민주노총 및 진보진영의 정치세력화 시도는 예년의 정치세력화 시도와는 확연히 다른 특징적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80년대 진보적 지식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다양한 정치세력화 시도와 달리,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성장해온 노동운동을 중심적 변수와 힘으로 설정하고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단순히 대선참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대선 이후 본격적인 노동자정치세력화로 나가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에는 DJ에 대해 비판적지지 입장에 서있던 전국연합이 전체는 아니지만 함께 결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민주노총이 많은 조직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데는 신노동법 제정, 고용불안, 퇴직금 우선변제 축소·폐지, 정리해고 특별법 및 근로자 파견법 제정 움직임, 이데올로기 공세와 신인사제도 등으로 노조약화 등 기존 노조 조직력조차 보존하기 어려울 정도의 총체적인 자본의 공세속에 정치세력화를 더이상 늦추기 어렵다는 절박한 심정과 총파업 과정에서 확인된 국민적 지지가 대선 참여와 정치세력화 추진의 주요 동력을 제공하였다.
지금 시기 시급하면서도 중요한 지점은 민주노총이 정치세력화의 상과 성격, 경로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이며 이에 기초해서 정치실천단 조직과 활동을 강화할 때라는 점이다.
조직화되는 정치실천단이 정치세력화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지 못할 때, 진정한 노동자정치세력화는 실패로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지배권력과 자본의 대선구도

대선을 둘러싸고 지배권력과 자본의 의도는 성장하는 노동자의 정치적 진출을 봉쇄하고 자본의 신자유주의적 공세를 정치적으로 뒷받침하는 새로운 정치구조를 창출하려는 데 있다. 그 동안은 노동자․민중의 저항을 잠재우고 자본축적을 관철하기 위해 분단상황과 경제성장 이데올로기 및 지역주의 정치형태를 골간으로 사용해 왔었다. 그러나 지난 총파업 때처럼 지배세력의 신자유주의 공세는 노동자․민중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였고, YS집권 기간동안 각종 대형사고와 부정부패, 각종 실정으로 인해 국민들의 심대한 비판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방식의 축적구조를 도모하게 되었다.
형식적으로는 정권재창출, 정권교체, 세대교체라는 구호에 부딪혀 있지만 핵심적으로는 대선을 노동자․민중을 배제한 체 보수정치 제분파들의 권력투쟁으로 몰아가고 이원집정부적 내각제 혹은 권력 분점적 정치형태를 창출하는 것을 주요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현재 어느 정파도 주도적 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이는 결국 제 정파간의 연합과 연대로 나타나고 있으며, 핵심고리는 내각제로 표현되는 권력분점인 것이다. DJP 단일화와 TJ등 TK일부 세력의 결합은 내각제 합의를 그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회창 진영과 YS 진영의 혈투도 결국 대선 이후의 권력 분점을 염두에 둔 행보일 뿐이다.
누가 대권을 잡더라도 노동자․민중의 이해와 민주주의 진전과는 전혀 무관한 자본지배의 보수정치로 귀결될 것이며, 권력분점 과정에서 정파간의 권력투쟁은 있겠지만 노동자의 정치적 진출을 봉쇄한 체 자본의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반노동자적, 안정적 보수권력으로 자리잡고자 할 것이다.
결국 노동자는 고용불안과 실업증대, 실질임금의 하락, 노동강도의 강화, 공공서비스 및 사회복지의 부재상태로 내몰릴 것이며 노동운동의 약화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현시기 정치세력화는 기존 진보 엘리트 중심의 민중없는 민중의 정치세력화나 계급적 관점을 상실한 민족민주운동의 독자적 정치세력화가 아니라 명확하게 노동의 문제를 전면화하고 노동자가 정치세력화의 전면에 나서면서 대중에게 신뢰받는, 힘있는 세력으로 바로 설 때만 성공할 수 있다.


현장정치, 계급정치, 대중정치

또한 정치를 제도권으로 어렵게 진출한 잘난 사람들의 전유물로 만들어 노동자·대중을 대상화시키면서 정치인 몇명에게 운명을 내맡기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이 당면하고 있는 고용불안과 민중적 투쟁에 결합하면서 대중이 정치의 주체가 되는 현장정치, 계급정치, 대중정치로의 지향을 명확히 실현할 때만이 올바른 정치세력화가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정치실천단이 현장에서, 지역에서 이러한 정치세력화의 근본성격을 올바로 이해하면서 정신적으로 무장하고 현장투쟁과 힘있게 결합하게 하는 것이 정치실천단의 가장 핵심적 임무와 역할로 될 것이다.
민주노총 대전충남 지역본부의 임단투 실천단이 정치실천단으로 전환하면서 의욕적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며 정치실천단 운영방안과 결성선언문 및 이후의 활동 계획속에 그러한 기조가 분명히 녹아들어가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후에 정치실천단 확대․강화와 현장 및 지역에서의 정치활동 과정에서 이러한 기조가 계속 유지되느냐 않느냐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이며 대선이후의 지속적인 활동여부도 중요한 고민이다. 지금은 끊임없는 교육, 훈련과 선전홍보, 현장투쟁 결합, 지역내에서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정치사업 전개도 필요하며, 민주노총 중앙과 ‘민주와 진보를 위한 국민승리 21’이 정치세력화의 올바른 방향과 이에 기초한 구체적 실천방침 및 사업을 내오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이다. 한/노/정/연

1997-11-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4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