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노정연 > 현장에서 미래를 > 글읽기 ]

민주노총 2기에 바란다

현장에서 미래를  제32호
백석근


민주노총 2기에 바란다

백 석 근 / 전국건설일용노동조합협의회 사무처장


IMF라는 국가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민주노총 2기가 출범하였다. 정권교체 이후 노사정위원회의 파고에 의해 지도집행력이 심대하게 훼손된 가운데 민주노총의 하부로부터의 개혁을 주장하며 탄생한 제2기 이갑용위원장 체계는 산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해고, 근로자파견제 등 노동법이 개악된 현실에서 노동계는 실업대란이라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5월 이후 대대적으로 이루어질 제조업의 정리해고를 감안하면 실업의 문제는 이제 한계상황을 넘고 있다. 또한, 철거민, 노상, 농민 할 것 없이 경제적 어려움은 극에 달하고 있다. IMF를 빌미삼아 개혁이라는 어줍잖은 이슈를 내세워 극한 핍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통분담'이라는 구호는 이미 퇴색되고 말았다. 고금리시대에 불안한 설비투자를 하느니 이자수익이 낫다는 가진자들의 논리가 민중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정도가 되었다. 경제 파탄의 원흉들에 대한 처벌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고 재벌들의 구조조정은 오리무중이다. 정부는 외환위기 극복을 빌미로 고금리,저성장, 긴축재정, 노동의 유연화를 요구한 IMF협약에 대해 현실의 문제를 내세워 재협상요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힘을 믿지 못하고 엉거주춤하고 있다.
정부는 7조9천억의 재원을 마련하고 150만명의 실업구제에 나섰다. 그러나 과연 장기적이고 구체적 대안일 수 있는가 의심스럽다. 주당 1시간 미만의 근로를 기준으로 파악한 실업대책이 과연 옳은 정책이 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비정규직의 실업문제는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2기 지도부는 최근의 고용구조조정에 대한 대응과 민중생존권에 대한 문제까지를 시대적 요구로 받아 안아야 한다.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첫째, 기존의 조직을 강화하고, 정규직노조의 확대에 못지 않게 미조직 노동자의 대부분인 비정규직 조직사업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민주노총이 산별조직을 실효성 있게 결성해 나가는데 있어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는 중요한 문제이다.

둘째, 당면한 정리해고, 근로자파견제에 대한 정확한 방침을 중심으로 조합원들의 총의를 모아 투쟁을 조직하고 올바른 대안을 제시해 나가야 한다.
셋째, 1998년도에 가장 주요한 사업 중 하나가 실업대책 활동일 것이다. 실업문제의 해결 없이 노동조합이 강화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민주노총 2기는 실업 문제에 대해 적극적 행동을 하여야 한다. 조만간 IMF가 끝나지 않는다면 더더군다나 실직자에 대한 올바른 사업이 필요하다. 이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실직자가 노동조합원이 될 수 없다는 법적 해석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한다. 민주노총이 200만이 넘을 실직자의 문제에 선봉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넷째, 제 민족민주단체와의 연대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1997년 국민승리21의 활동을 올바르게 평가함으로써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현정권의 통일정책의 변화에 따른 민주노총의 대응도 중요하다. 통일운동의 활성화에 대한 방안을 수립하여야 한다. 제도개선에 있어서도 노동자적 관점을 견지하는 가운데 민중의 생존권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서야한다.

다섯째, 민주노총의 지도집행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떤 투쟁에 있어서도 대중성을 겸비한 강력한 지도력만이 승리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업종과 기업의 틀을 넘어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전화하기 위한 지도부의 노력이 요구된다. 1996년말부터 시작된 민주노총의 총파업투쟁 열기를 되살려 조합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지도부가 되어 주길 바란다.

이상의 바램을 정리하면서 동시에 산하 조직들의 대동단결을 요구하고 싶다.민주노총은 우리의 자랑이며 희망이다. 제2기 집행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불협화음을 일소하고 제2기 집행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 사무관리직, 공공부문, 제조업, 비정규직 등 할 것 없이 지도집행력을 민주적 절차를 통해 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산하 연맹별로 구체화 하여야 한다.

제2기 이갑용 위원장이 1년 임기를 천명하고, 3기 집행부를 직선을 통해 구성한다는 방안을 선거과정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과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적 문제가 좋지 않은 모습으로 불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당면한 투쟁을 앞세우고 조합원들과 대의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현명하고 옳은 판단이 있었으면 한다.@

1998-05-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5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