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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규탄

현장에서 미래를  제43호
금속산업연맹

■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 성명서

노동자 대의를 저버리고 정권의 분리공작에
놀아나는 한국노총을 규탄한다




우리는 한국노총의 최근 행동에 깊은 우려를 넘어 노동자의 대의를 저버리고 정권의 분리공작에 놀아나는 행태로 규탄한다.
서울지하철노조 등 공공부문 2만여 노동자가 전면파업투쟁에 돌입한 날, 민주노총이 총자본을 상대로 고난에 찬 4~5월 총력투쟁의 일대격전을 시작한 날, 총자본이 파업 한 시간만에 경찰병력을 투입해 정당한 파업현장을 짓밟고 파업 지도부 60여명에게 사전영장을 때리고 3,000여명을 직권면직하겠다고 협박하며 노동자에 대한 전면탄압에 나선 날, 1999년 4월19일, 한국노총 박인상 위원장은 이기호 노동부 장관과 김창성 한국경총 회장과 만나 이른바 노사정위원회법 제정에 합의하였다. 이를 두고 언론은 한결같이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하려는 신호탄'이라느니, '정부가 한국노총을 끌어안고 민주노총을 탄압한다'느니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현장의 노동자들은 '투쟁은 민주노총이 하는데 떡고물은 한국노총이 챙긴다'면서, '한국노총이 정권과 자본의 품에 안겨 노동자 투쟁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다.
천민재벌과 무능한 정치모리배들이 IMF환란을 불러들인 것도 모자라 그 모든 책임과 부담을 노동자와 서민들에게 떠넘기는 현실에서 노동자의 생존권과 일자리를 지키는 길은 오직 강력한 단결투쟁 뿐이다. 19일 시작된 1999년 민주노총 총력투쟁은 바로 일자리를 빼앗기고 거리를 헤매이는 400만 실업자를 비롯한 1천300만의 염원을 대변하여 정리해고 중단과 노동시간 단축을 쟁취하려는 성스러운 투쟁이다. 이 투쟁 앞에 민주노총이 따로 없고 한국노총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런데 한국노총이 노동자투쟁에 함께 하지 못하는 것까지는 조직역량의 한계로 이해할 수 있다 해도, 미묘한 시기에 노동자를 탄압하는 정권과 자본의 손을 잡고 '화해몸짓'을 연출하는 것은 노동자의 대의를 저버린 것으로 비판받아야 한다.
김대중 정부 노동정책의 핵심은 당근과 채찍을 동원한 분리공작이다. 투쟁에 나선 민주노총은 모든 대화와 교섭을 거부하고 강경탄압하면서, 한국노총한테는 공식교섭과 함께 '성의표시'를 하는 교활한 전법을 펼치고 있다. 19일 노사정위원회법 제정 합의에 이르기까지 최근 한국노총의 움직임은 바로 정부의 교묘한 노동계 분리공작에 놀아나는 행태로, 그 결과 당장은 한국노총에 작은 이익이 될지는 몰라도 전체 1,300만 노동자에게는 엄청난 생존권 박탈과 고용불안으로 돌아올 것이다.
38년전 1961년 4월19일은 노동자와 서민을 탄압하던 이승만 독재정권의 몰락일이자 어용 대한노총의 제삿날이었다. 만약 김대중 정부가 계속 노동자의 분노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재벌과 부유층, 초국적자본만을 위한 구조조정․정리해고를 강행한다면 1999년 4월19일 시작된 노동자 총력투쟁은 정부를 상대로 한 전면투쟁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시점에서, 유신과 전두환 노태우 군사독재 시절 한국노총이 걸어온 길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한국노총의 행태는 참으로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우리는 한국노총이 정권의 분리공작에 놀아나지 말고 지금 당장 4~5월 총력투쟁에 합류하여 노동자 대의에 복무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1999년 4월 20일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

1999-05-01 00:00:00

☞ 원문 : [ http://kilsp.jinbo.net/maynews/readview.php?table=organ2&item=&no=667 ]